국내 AI, 기술 뛰어나지만 활용도는 '저조'
국내 인공지능(AI) 기술은 수준급이지만, 실제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이달 '2022년 정보화통계집 및 정보화통계조사 최근 3년간 분석 결과'를 발간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AI 연구 성과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지만, AI 도입률은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인 이상 기업체의 AI 활용 수준은 3년간 평균 2%에 그쳤다. 2021년에는 기업 5천492곳이 AI를 사용해 전체 2.7%를 기록했다. 2020년은 2.7%, 2019년은 2.5%다. AI가 산업에 쓰여도 문제다. 특정 산업만이 AI를 활용했다. 주요 AI 활용 분야는 '모니터링 및 진단'이 42%로 가장 많았다. 고객지원·관리(37.6%)와 개인맞춤형 제품·서비스 개발(31.2%), 품질관리(19.4%), 재고관리(13.6%)가 뒤를 이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AI를 도입한 기업은 14.7%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14.7%에서 대기업이 차지한 비율을 빼면 평균 5%도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AI 도입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낮았다. IBM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22년 AI 도입 지수' 보고서에서 한국 AI 활용도는 22%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상위권인 중국(58%), 인도(57%)보다 3배 이상 낮았다. 전 세계 기업의 AI 평균 도입률(34%)보다 적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AI 개발 규모·수준과는 정반대다.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AI 연구 실적과 규모가 늘고 있다. 국내 AI 연구개발(R&D) 투자는 지난해 기준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연평균 17%씩 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3년(2020~2022년)간 34개 AI 기업이 코스닥·코스피에 상장했다. AI 연구 성과도 뚜렷하다. 네이버는 지난해 글로벌 AI 학회에서 정규 논문 100건을 발표했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멀티모달 AI 기술은 세계 컴퓨터 비전 학회 'CVPR 2022'에서 상위 4%에 들었다. AI 특허 출원 순위는 일본이나 독일보다 높다. 이에 네이버클라우드 하정우 AI랩 소장은 "AI 기술이 연구에 그치지 않고 산업에 고루 퍼지려면, 정부의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난해 한 포럼에서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내 AI 기술이 산업 곳곳에 들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