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채용시장까지 뒤흔든다…어떤 변화 불러올까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자기소개서(자소서)에 활용되면서 변별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자소서가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AI의 개입으로 신뢰도를 잃을 수 있어 채용 방식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인적성검사(인성검사·적성검사)와 AI를 활용한 면접, 과제 등이 지원자 변별력을 기르기 위해 다양하게 쓰일 전망이라, 채용 플랫폼과 기업 인사 담당자들도 이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 채용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소서 작성이나 첨삭에 챗GPT 활용이 늘어나면서 변별력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다. 채용 플랫폼 회사들도 챗GPT를 활용한 자소서 코칭 서비스와 함께 구직자 검증 서비스 출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사람인은 챗GPT를 자소서 서비스에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사람인은 이미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에 기반한 AI 자기소개서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대화형 인공지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이 서비스에 챗GPT 도입을 추가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사용자가 자소서 생성 시 자동으로 AI가 잘못된 문장이나 맞춤법을 알려주고, 글을 고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크루트는 구직자들이 자소서 작성 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 챗GPT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잡코리아는 챗GPT를 사용한 자소서를 분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중이다. 원티드랩은 챗GPT를 활용한 'AI 면접코칭 서비스'를 출시하며 자소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챗GPT 사용이 자소서 수준 올리겠지만 변별력은 '글쎄' 업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하면 전체적인 자소서 수준이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구직자의 간단한 정보 입력으로도 그럴듯한 자소서가 만들어질 수 있고, 첨삭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챗GPT가 작성해 주는 자소서가 천편일률적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더 개인화된 내용을 담고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챗GPT가 자소서를 첨삭하면서 진부한 표현을 걸러낼 수 있고, 개인화 요소를 강조할 수 있는 문장을 추천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챗GPT 사용이 보편화되면 자소서의 변별력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정길 사람인AI 랩 실장은 "챗GPT로 자소서 수준은 올라갈 수 있으나, 되려 모든 자소서가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자소서가 변별력을 갖기 위해 구직자들의 능력이 개입될 수밖에 없고, 여기서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인크루트에서는 다양한 검증 수단이 떠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가 지원자 검증을 위해 메타검사를 선보인 이유다. 지난해 11월에 정식 출시한 메타검사는 지원자의 다차원 지능을 진단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게임(PSG)과 기업별 인재상과 핵심가치 등에 맞게 진단 항목을 최적화할 수 있는 'AI PnA(Personality and Adaptability)'로 구성됐다. 채용 검증도구에 게임적 요소를 접목해서 지원자의 지능과 역량을 검증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신입 채용에서는 이력서와 자소서 검토가 경력 채용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챗GPT 활용으로 자소서 중요성이 낮아진다면, 기업들은 다음 단계인 인적성이나 면접에 힘을 더 실을 수 있다"며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챗GPT 등 AI 기술, 회사에 더 유리할 수도” AI가 작성한 자소서를 걸러낼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면서 채용 담당자들도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챗GPT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가 자기소개서 검토 시 AI 분석을 통해 표절률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처럼, AI가 오히려 AI 자소서 감별사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대기업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도 챗GPT 를 활용할 수 있겠지만, 회사도 이미 AI 서류 분석이나 AI 면접을 도입한 데가 많다”며 “결국 최종 당락이 결정되는 면접에서는 AI 기술이 사측에 유리하게 적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채용 담당자는 “AI가 써주는 게 획일적이라고 하면 채용 관점에서 후보자 검증을 위한 또 다른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고, 자소서는 참고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