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와 해외 소매상을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꿈은 삶의 이정표이자 동력이다. 꿈은 곧 미래의 삶이다. 꿈은 그래서 소중하다. 꿈은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만큼 다채롭다. 스타트업이 꾸는 꿈도 그럴 것이다. 소중하고 다채롭다. '이균성의 스타트업 스토리'는 누군가의 꿈 이야기다. 꿈꾸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꿈꾸는 사람을 소개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편집자주] “K-브랜드와 해외 소매상을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세계 116개 국가의 소매상 2100여 곳이 탐색하는 한국 사이트가 있다. 우리나라가 만든 트렌디한 상품을 찾기 위해서다. 이 사이트를 통해 국내 300개 기업의 제품이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다. 예스비(yesbee)가 그곳이다. 예스비를 운영하고 있는 아이오앤코코리아 전재훈 대표는 이 사이트가 갖는 역할에 대해 'K-브랜드 글로벌 커넥터'라 설명한다. “예스비는 디지털 무역 플랫폼입니다. 국내 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비대면 영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해외 바이어에게는 국내 인기 상품을 실시간으로 탐색하도록 해주고요.” ■ 한류 열풍 속에 피어난 사업 아이템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주도형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부품과 완제품, 자동차, 조선, 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의 경우 해외 영업과 판매를 대부분 직접 한다. 주요 수출국에 직접 진출하는 형태다. 노래 영화 드라마 등의 K-콘텐츠가 일으키고 있는 한류 열풍이 K-브랜드를 더욱 더 확장시키고 있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예스비 트래픽을 보면 놀라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이름마저 생소한 국가에서도 한국 상품을 탐색하고 있어요. 남미나 중동 그리고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을 예로 들 수 있지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한류가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예스비는 이 트렌드에 올라탄 사업 아이템이다. ■ “틈새를 메우는 게 수출 다변화죠” 예스비가 타깃하는 국가는 국내 기업이 직접 진출하기 좋은 나라나 이미 터전이 잘 닦여진 곳이 아니다. 그보다 시장이 비교적 작아 직접 진출하기 어려운 곳이다. 또 오프라인의 대형 바이어보다 각국의 마켓플레이스에서 활동하는 중소 규모의 온라인 소매상이다. 한 마디로 기존 수출에서는 비어 있는 틈새시장이다. “우리가 세운 가설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온라인 유통이 대세가 되면서 소품종 대량발주를 특징으로 하는 오프라인 대형 바이어보다 다품종 소량 발주를 특징으로 하는 온라인 소매상의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국내에서도 젊은 세대의 창업이 늘어나면서 트렌디한 K-브랜드의 모수도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 둘을 결합시키면 새로운 시장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지요.” 전 대표가 보기에 그것이 곧 수출 다변화이다. ■ “경기도 안성에 물류 센터도 말들었지요” 전 대표는 예스비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키우고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두 가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글로벌 확장이 그 하나이고 플랫폼과 연계한 물류가 나머지 하나다. 이를 위해 '예스비 하이브 센터'란 물류 시설을 구축했다. 이 센터는 경기도 안성에 있으며 약 2000평 규모다. “하이브 센터는 △국내 기업의 B2C 물류 대행 △B2B 수출 물류 대행 등을 하고 있어요. 현재 약 20개 기업이 이용합니다. 이곳에서 국내는 물론 전세계 배송처리가 가능하죠. 예스비와 연계해 해외진출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 “해외 바이어를 찾아가기도 하고 알아서 오기도해요” 전 대표의 이야기를 듣던 중 이름도 알기 어려운 해외 마켓플레이스 소상공인들을 어떻게 접촉하는 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5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접촉한 해외 소상공인은 2만 곳 정도 됩니다. 초기에는 해외 마켓플레이스를 일일이 뒤져 한국 상품에 관심을 갖거나 팔고 있는 소상공인을 접촉했지요. 지금도 그렇게 바이어를 찾아가는 영업도 하고 있고요,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알아서 예스비에 들어오는 해외바이어들도 있어요.” 지난 7년 동안 해외 바이어와 상담한 규모는 약 1조원에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매출로 전환된 건 약 1천300억원 가량이다. “매출 전환 비중이 적은 게 아쉽지만, 달리 생각하면 더 성장할 여지가 그만큼 크다고 할 수도 있어요.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통해 한류 콘텐츠가 유통되는 국가가 190개죠. 전통적인 사고에선 틈새시장이지만 그 규모는 결코 작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시장을 얼마나 더 개척하느냐가 결국 우리의 역량이 되겠지요.” 예스비는 2025년까지 현재 진출국 116개를 190개로 늘리고 바이어 숫자도 현재 2100개에서 3만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류로 시작했지만 그 이상이 되고 싶어요” 한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살짝 걱정도 되었다. “예스비를 창업한 게 한류 역향이 컸고, 지금도 한류에 기반한 비즈니스가 주력이지만, 점차 글로벌 브랜드를 취급한 플랫폼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홍콩 법인을 만들었고, 자그맣게 글로벌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어요.” ■“매출은 연평균 30%씩 늘고 있어요” 예스비의 지난해 매출은 약 280억 원이다. 연평균 30% 가량 성장하는 추세라고 한다. 예스비는 지난 2020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만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물류센터 확장 및 자동화 설비 투자 등으로 지난해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월별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기업공개도 조금씩 준비할 계획이다. ■중국 유학이 기업가의 길을 걷게 하다 전재훈 대표는 중국 북경대학교 법학과를 나왔다. 가족 권유로 유학을 갔다. 하지만 대학 3학년 때 법률가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말았다. 꿈이 사라지자 새 길을 만들어야 했다. 세 가지 길이 있었다. 학자가 되느냐, 직장인이 되느냐, 창업을 하느냐. 지인 중에 지마켓 출신으로 큐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온라인 커머스를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중국에서 살고 있는 이점을 활용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가 조언한 이유였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창업했다. 중국산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 올려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시작하자마자 매출이 나오고 해마다 매출이 커졌다. 하지만 길게 가지는 못했다. 단순 판매상이었고 특별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었고 점차 중국 기업들에 밀리기 시작했다. 예스비는 두 번째 창업이다. 이전 사업을 통해 온라인을 통한 국경 사이의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여기에 독창성과 지속가능성을 덧붙여 본격적인 비즈니스로 성장시키고 싶었는데 그게 예스비였던 것이다. 그것은, 다른 이들이 잘 하지 않는, 특별한 온라인 한상(韓商)이고, 그게 전 대표다. 덧붙이는 말씀: 전재훈 아이오앤코코리아 대표가 다음 인터뷰 대상으로 추천한 사람은 이커머스 솔루션 회사 비플로우의 이진욱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