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 의원 "국중박 수어 서비스, 오류·오인식은 집계도 없어"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어 인식 서비스가 품질평가에서 91%가 넘는 정확도를 기록했지만, 정작 실제 관람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오인식·미응답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통계가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천안병)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실시된 수어 인식 품질평가에서는 총 213건의 테스트 표현을 대상으로 91.27%의 인식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수어 아바타가 제공하는 정보를 농인 이용자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2025년 수어 콘텐츠 이해도 평가에서도 90.2점을 기록해 목표점수인 80점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 결과와 달리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이용 현황과 오류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키오스크 이용 통계가 메뉴별 페이지 단위로만 구축돼 있어 전시 유물별 페이지뷰를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류·미응답·오인식 역시 별도의 통계 로그가 구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시험환경에서는 수어 인식 정확도 91.27%, 수어 콘텐츠 이해도 90.2점이라는 성능을 확인했지만, 실제 박물관을 찾은 농인 관람객이 어떤 전시품의 수어 해설을 얼마나 이용했는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인식 실패나 오인식·미응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별도로 파악하기 어려운 셈이다. 최근에는 수어 해설 서비스의 실제 현장 이용 범위와 품질을 둘러싼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6000여점 가운데 수어 해설이 제작된 유물은 277점이지만 전시품 교체 등의 영향으로 현재 키오스크에서 실제 수어 해설을 이용할 수 있는 유물은 125점에 불과하다. 일부 유물에서는 수어 해설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안내가 반복됐고, 수어 해설이 제공되는 경우에도 AI 아바타의 표정과 동작이 부자연스러워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용 장벽 없는 스마트 전시관' 사업의 특성상 특정 시점까지 모든 전시품의 배리어프리 콘텐츠 구축을 완료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시 상황과 이용 수요에 따라 매년 콘텐츠를 추가·개선하는 계속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다솜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사는 “박물관은 전시 개편과 전시품 교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모든 전시품에 대한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특정 시점까지 일괄적으로 구축하기는 어렵다”며 “주요 전시품과 장애인 관람객의 이용 수요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연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이미 구축된 콘텐츠의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하는 한편 농인과 수어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수어 콘텐츠의 정확성과 이용 편의성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신규 전시품과 주요 전시품을 중심으로 관련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전시 부서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 2027년 주요 전시품 약 100점에 대한 수어 설명을 추가하고 수어 인식률 개선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2026년에는 수어 인식 개선을 위해 2350개의 학습데이터를 활용한 재학습을 실시하고 AI 모듈을 개선했다. 다만 사업이 연차적으로 계속되는 만큼 콘텐츠 확대와 함께 실제 이용 과정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시품별 이용량과 오류·미응답·오인식 발생 현황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이용 수요가 높은 콘텐츠와 개선이 시급한 서비스를 구분하고 향후 사업의 우선순위를 보다 객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문 의원은 “수어 인식률이나 이해도처럼 시험환경에서의 성능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리어프리 서비스의 궁극적인 성과는 실제 이용자가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실제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미응답, 오인식 등을 상시적으로 확인하고 전시품별 이용 현황까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단순히 콘텐츠를 몇 건 추가했는지를 성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농인 관람객이 실제로 얼마나 이용하고 얼마나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