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사상 첫 희망퇴직…노조 "패잔병 취급" 반발
이마트가 25일부터 사상 첫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하 노조)가 직원들을 패잔병 취급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용진 신세계 회장에게 “이 엄혹한 시절에 본인은 회장 되고, 직원들은 구조조정 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 백화점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이제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열거 하기도 힘든 사업과 투자 실패는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시킨대로 일 한 사원들과 현학적인 뜬구름 같은 미사여구를 믿은 주주들”이라면서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을 선도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쫓아 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새로 온 한채양 대표는 업의 본질을 이야기하더니, 결국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 보여준 것이 없다”며 “1분기 실적은 좀 나아진 듯 하나,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별다르지 않는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노조는 이마트의 관료화된 조직문화를 지적하며 회사의 냉철한 반성이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노조는 “온라인이 미약할 때 유통 1등이라는 노스텔지어에 취해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문화는 후진적이다 못해 관료화 돼있다”며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으나, 냉철한 자기 반성과 분석이 있어야 시장과 구성원들이 공감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노조는 “벌거 벗은 임금님에 간신들이 난무하는 회사에 아무리 KPI를 바꾼들 무슨 소용이 있냐”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희망퇴직은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돼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임을 고객과 시장, 사원들이 공감 할 수 있도록 경영하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마트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공지를 올렸다. 퇴직 신청 대상은 과장(밴드3)부터 수석부장(밴드1) 직급으로, 2009년 3월 1일 이전 입사해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다. 희망 퇴직 신청 기간은 이달 25일부터 4월12일까지다. 이마트는 희망퇴직 대상들에게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급 40개월치인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천500만원을 제공한다. 또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천만원~3천만원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