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건강] 국내 간암 환자 4명 중 3명은 '간염'이 원인이다
국내 간암 환자 4명 가운데 3명은 간염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간염은 간에 발생한 염증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간염 중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염은 유형에 따라 A·B·C·D·E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발병 빈도는 B·A·C형 순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A·B·C형 간염의 감염 경로 및 증상, 예방, 치료법에 대해 소개한다. 경구 전파되는 A형간염, 손씻기가 필수 보통 어린이가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더라도 경미한 감기증상이나 장염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그렇지만 성인은 80% 이상에서 심한 피로감·구역·구토·발열·근육통·메스꺼움·황달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급성 A형간염은 한번 앓고 나면 대개 재발하지 않고, 평생 면역되며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수 주 내로 저절로 호전된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 신부전·간부전·담즙정체성 간염 등의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드물게는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20대∼40대가 A형간염에 가장 취약하다. A형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 보유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생활수준과 함께 위생수준이 높아지면서 어린 시절 A형간염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부터 국가기본예방접종항목에 A형간염이 포함돼 있다. A형간염은 대변에 오염된 물·우유·음식물을 통해 감염된다. 특히 오염된 물에서 자란 조개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또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수혈을 받거나 오염된 주사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변에 오염된 쓰레기를 손으로 만지거나 A형간염이 유행하는 지역에서 수입된 과일이나 어패류, 동물 등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 A형간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A형간염은 약 4주 정도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거친 후 피로감·감기몸살·식욕 감소·발열·구역·구토·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성인은 눈이 노래지는 황달이나 소변 색이 짙어지기도 한다. 1주~2주 이내 증상이 호전되지만 1% 미만에서 급성 간부전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보통 어린이가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증상이 심해진다. A형간염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철저하게 손을 씻자. A형간염 바이러스는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식사 전후와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음식물은 충분히 끓여서 먹어야 한다. 85도 이상에서 1분만 끓여도 A형간염 바이러스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행주나 물수건은 자주 삶아 햇빛에 말려 쓰도록 하는 등 평소 생활 습관에서 깨끗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A형간염은 백신이 잘 개발되어 있으며 백신 효과도 95% 이상인 것으로 보고돼 있다. 만약 A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급성A형간염은 자연적으로 잘 회복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 공급과 휴식이 중요하다. 술과 검증되지 않은 각종 약제 등은 삼가야 한다. 심한 운동이나 장기간의 육체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암 연관 B형간염, 예방접종 필수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9천만 명 정도의 인구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도 성인 인구의 약 2.7%가 바이러스 보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의 지난 2021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중에서 간암이 폐암에 이어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간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바로 B형 간염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면역 체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되면 6개월 이내 정도로 급성 간염을 앓고 대부분의 경우 완전히 회복된다. 그렇지만 급성B형간염의 5%~10%가 결국 만성으로 진행하게 된다. 만성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감염 당시 연령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아의 경우 90% 이상, 성인에서는 5% 정도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B형간염의 자연경과는 간수치가 지속적으로 양호하며, 간조직에 염증이 없거나 경미한 면역관용기를 거친다. 나이가 들어가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시작되는 e항원 양성 면역활동기에 접어든다. 이후에는 간의 염증이 경미해지는 면역비활동기에 접어들고 이후에는 다시 간수치가 상승하고 섬유화율이 높아지는 e항원 음성 면역활동기로 진행한다. 만성간염을 심하게 오랫동안 앓으면서 점점 간의 정상구조가 파괴되고 심한 섬유화가 초래되어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거나 간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B형간염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혈액·체액·분비물로 전염된다. A형간염 바이러스처럼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오염된 면도날·주사바늘·칫솔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아이를 출산할 때 전파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급성B형간염은 식욕부진·구역·구토·우상복부 불편감·황달·미열 등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다. 만성B형간염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으며 일부 무력감·권태감·소화불량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성B형간염이 악화될 때 미열·황달·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B형간염 환자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상태는 오래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B형간염은 약 95% 이상 거의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만성B형간염으로 진행되면 상황에 따라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이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B형간염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의 양성 상태를 빨리 종식시켜 염증이 지속되는 것을 막고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B형간염은 백신접종으로 예방해야 한다. 수직 감염이 B형간염의 주 감염경로 중 하나인데, 우선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는 백신과 함께 면역글로불린(HBIG)을 같이 주사해야 한다. 면역글로불린과 백신 접종을 제대로 완료해도 3~12% 가량에서는 수직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B형간염 임산부의 경우 간기능이 양호하더라도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농도가 높으면 임신 후반부에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해 수직감염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 모유수유로 인한 B형간염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은 분유 수유를 했을 때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출생 직후 신생아가 면역글로불린 주사와 B형간염 예방접종 주사를 맞았다면 모유 수유를 금하지는 않는다. 숨겨진 시한폭탄 'C형간염' C형간염 바이러스는 급성간염·만성간염·간경변증·간암을 초래할 수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5천800만 명이 C형간염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의 유별률은 약 0.6%. 하지만 일단 한 번 감염되면 약 70%~80%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고, 이 중 약 30%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간암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간암 발생 원인의 약 10%를 C형간염이 차지하고 있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는 않는다. B형간염 바이러스처럼 혈액·체액·분비물로 전염될 수 있다. 정맥주사 약물남용·주사침 찔림 손상·비위생적인 피어싱이나 문신·불법 시술·오염된 면도날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전신피로감·미열·근육통·기침·콧물·오심·구토·식욕부진·복부 불쾌감·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전신적인 자각 증상과 함께 소변이 콜라색처럼 진한 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후 눈과 피부에 황달이 생기는데, 황달이 생길 때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C형간염에서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C형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 이외의 예방법은 따로 없다. C형간염은 만성화율이 높고 간경변증 및 간암 발병 원인의 약 10%를 차지하는 만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C형간염의 치료목표는 간세포와 혈액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 여러 경구용 치료제들이 개발되어 이제는 8∼12주간의 단기간의 치료를 통해 98~99% 가량의 C형간염바이러스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WHO는 오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단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이 위험한 이유는 간암으로 발전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간암 발생의 4분의 3 가량이 간염이 원인이며, 그 중 60%가 B형간염, 10% 미만이 C형간염이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C형 간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고, 간경변증은 간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