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에 꽂힌 재계 총수들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재계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수소 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H2 서밋)'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2021년 발족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총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정기선 HD 현대 정기선 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 등 17개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리 부상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사들은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수소 정책 수립 시 산업계의 수렴된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앞으로 E-메탄올 협의체, 산업공정용 수소 활용 협의체, 운송용 수소 활용 협의체, 글로벌 수소 표준 및 인증 체계 수립 협의체 등 국내 수소 관련 협의체 운영 추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사말에서 "현대차그룹은 수소사회 대전환을 지지하고 있고 그룹차원에서 2045년 탄소중립달성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수소전기차 개발과 더불어 여러 기업과 함께 수소사업에 공동투자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베코와는 유럽 청소차 시장을 주도하는 파운그룹과 계약을 체결해서 3년간 총 1천100기의 수소전지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올해부터 시작되는 액화수소 생산과 함께 액화수소충전소를 SK와 협력해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H2광저우 수소연료전지 공장에서 6500기 공급 예정 ▲올해 북미에 수소트랙터 공개 ▲2025년 넥쏘 후속차 출시 ▲철강 주요 사업장인 울산, 당진 등을 중심으로 수소 물류트럭으로 전량 전환을 추진 ▲해외사업장서 완성차 신공장 건설 초기 단계부터 수소물류체계 구축 등의 계획을 밝혔다. ■ 블루수소 필요성 역설…기업 간 협력 정부 지원 강조 최재원 SK그룹 부회장은 "카본(탄소)을 없애는 에너지를 썼을 땐 전 세계적으로 수소는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요에 비추면 아직 인프라 측면이 떨어지며, 특히 국내에선 수소 충전소가 많이 필요하므로 조금 더 지원에 나서 수소 충전소 등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블루수소(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수소)는 가스를 개질해서 만드는 것으로 대부분 가스전과 협력하는 식의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며 "여러 기업과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수소를 그룹 핵심 미래사업으로 두고 있으며 북미 등 그린수소 프로젝트 시행 중이고, 국내 CCUS 통해 청정수소 생산할 계획"이라며 "탄소중립을 위한 작은 제철소 위해 수소버스로 바꾸고 수소 충전소도 금년 내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선 국내에서도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원전과 청정수소 CCS 역량, 블루수소 생산이 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 국가간 이동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므로 수소 및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구축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수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 개발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50만t, 2050년까지 700만t의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은 "2000년부터 CNG 충전사업, LNG, 수소충전소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장 저변 확대에 노력해 왔고 국내에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건설했다"며 "울산에 건설 중인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직영하는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국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효성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소재로, 향후 수소차량 증가 등 시장 성장에 발맞춰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HD현대는 2021년 수소 사업 비전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룹 내 계열사들의 인프라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담았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이날 총회에서 "그린수소 생산기술, 액화수소운반선 등 바다로부터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수소 비즈니스는 어느 한 기업이 하기엔 어려운 일로, 여러 협력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얼마 전 미국 기업들과 체결한 블루수소 사업 협력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은 "코오롱은 언제나처럼 풍력과 연계한 수소 산업을 탐색하고 있다"며 "서밋이 공감대를 만들고 국제미래에 공감대를 만드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