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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를 둘러싼 규제를 생각해 본다

요즘 딥페이크를 이야기하면 철 지난 화제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런데 딥페이크야말로 인공지능(AI) 위험을 보여주는 일단면으로 여겨질 때가 많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아무런 죄가 없는 딥페이크가 죄인이 된 적이 있다. 딥페이크를 이용해 허위 정보가 확산될 수 있고 사람들이 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단 우려 때문에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허위 정보는 딥페이크에 가려지고 딥페이크가 죄인이 됐다. AI 기술을 규제하는 입법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이른바 '딥페이크 선거운동' 금지 조항이 생겼다. 식품표시광고법에는 AI로 만든 의사·약사 등 전문가가 제품을 권하는 듯한 광고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규정이 들어왔다. 또 AI 기본법 이외에 AI 서비스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 법률을 만들자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피해를 낳는 만큼 법이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지금의 입법 흐름이 정말 '무엇이 위험한가'를 충분히 따진 결과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딥페이크를 규제하는 이유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 딥페이크가 문제인 이유는 AI로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실재하지 않는 장면을 실재처럼 믿게 만들어 사람을 속이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후보자의 가짜 발언을 진짜로 믿거나, 소비자가 가짜 전문가의 권유를 믿고 제품을 사거나, 가족 목소리를 흉내 낸 전화에 속아 돈을 보내는 상황이 그렇다. 보호해야 할 법익은 개인의 인격권과 재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그리고 공론장에 대한 신뢰다. 그러므로 규제 대상도 '기술의 사용'이 아니라 '기만과 그로 인한 피해'여야 한다. 그런데 최근 입법들을 보면 이 출발점을 놓치고 기술 자체를 겨냥한다는 인상을 갖게 된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8이 대표적이다. 이 조항은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운동을 위해 AI 기술 등으로 만든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 음향·이미지·영상을 제작·편집·유포·상영·게시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다. 그 밖의 기간에는 가상정보라는 사실을 표시하면 허용한다. 그런데 실제 있었던 일을 딥페이크로 만들어 보여주면 그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할까? 표시의무를 부과해 표시하도록 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선거일 전 90일부터 진실된 내용도 딥페이크를 통해서 알려주지 못한다는 건 과도한 규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식품표시광고법의 AI 전문가 광고 금지 조항도 같은 구조를 보인다. AI으로 만든 가상의 의사나 약사가 건강기능식품을 권하는 듯한 광고를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런 광고가 문제인 이유는 분명하다. 소비자는 흰 가운을 입은 '전문가' 말을 믿고 그 신뢰가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조항은 AI으로 만든 가상 인물에만 적용된다. 실제 의사나 약사가 직접 출연해 같은 말을 하면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필자가 보기에는 위험의 크기와 처벌의 대상이 서로 어긋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보호가 목적이라면 규율의 초점은 '누가 어떤 근거로 효능을 보증하는가', 그리고 '소비자가 그 보증을 오인할 위험이 있는가'에 맞춰져야 한다. AI에 대한 규제를 만들 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현재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AI 이용자 보호법 제정에도 앞선 논의를 적용해 보고 싶다. '이용자 보호'라는 목적은 누구나 동의한다. 그러나 이용자가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는지, 그 피해가 기존 법제로는 왜 해결되지 않는지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AI 서비스에서 생길 수 있는 피해의 경로는 다양하다. 잘못된 답변을 믿어 손해를 보는 경우, 추천·평가 알고리즘 때문에 불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 입력한 정보가 학습에 쓰여 사생활이 침해되는 경우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개인정보 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전자상거래법, 약관규제법 등에서 다루고 있다. 피해 유형을 구분하지 않은 채 'AI 서비스'라는 기술 범주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그렇다면 AI 규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보호법익과 위험 경로를 먼저 특정해야 한다. 이 규제가 막으려는 피해가 무엇인지, 그 피해는 어떤 경로로 발생하는지, 기존 법으로 왜 막을 수 없는지를 입법 단계에서 분명히 해야 한다. 선거라면 유권자의 오인, 광고라면 소비자가 잘못된 정보에 따른 구매 결정으로 입는 손해 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 둘째, 기술 중립적이면서 위험 비례적인 규제를 담아야 한다. 'AI을 이용해'라는 수단 요건보다 '실제와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허위의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과 같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사항을 규정해야 한다. 셋째, 입법 전에 영향평가를 하고 입법 후에 점검해야 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위험을 고려해 모든 위험을 차단하는 방식보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거나 발생 시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을 기준으로 차단하는 방식을 취하되, 이러한 위험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과도하거나 무의미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럽연합 AI법(AI Act)이 위험 수준에 따라 의무를 차등화한 것도, 우리 AI기본법이 '고영향 AI' 개념을 도입한 것도 모두 위험이 다르면 규제가 달라져야 한다는 원칙을 반영한 것이다. 개별 법률에 AI 조항을 넣거나 새 법률을 제정할 때에도 이러한 위험 기반 접근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나아가 시행 후에는 실제 피해 사례와 규제 비용, 표현 위축 효과를 점검해 조항을 다듬는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AI는 이제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일상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도구를 규제하는 법은 결국 그 도구를 쓰는 모든 사람에게 부담을 지우면서도 진짜 위험을 방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느려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발생가능한 위험을 명확히 겨냥하는 입법이 필요한 때다.

2026.10.27 15:27윤주호 컬럼니스트

[기고] 눈 앞에 다가온 AI기본법, G3 향한 이정표가 되기를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 기본법이 2026년 1월 22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AI 산업 육성과 안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1대 국회에서부터 시작된 논의가 22대 국회에서 그 성과를 거둔 이후, 이제 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치닫는 현시점에서 이번 법 시행이 단순히 대한민국이 AI 사용량에서 1위를 달리는 국가가 아니라 AI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 AI 기본법 시행의 가장 큰 의미는 AI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다는 점과 AI 산업 규제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부여됐다는 점이다.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산업지원의 경우에는 예산만 확보됐다면 그 근거 법률이 필요하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산업 육성책을 체계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밑그림인 법률이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런 점에서 AI기본법은 AI 산업 진흥에 있어서 큰 획을 그은 것으로 볼 수 있다. AI 산업이 본 궤도를 타지 않은 시점에 AI 산업에 대한 규제는 시기상조라는 논리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너도나도 AI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규제의 틀거리를 마련해 시행하는 건 필연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기업들은 고영향 AI 등에 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법적 안정성에 근거해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보는 게 보다 합리적이다. 이번 AI 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개별 기업들에게 예측가능성이라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 이외에 기업 입장에서 AI 기본법에 따른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여, 우리가 제공하는 AI는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슬로건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경쟁력을 넘어서 윤리적인,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찾는 이용자 관점을 반영해 AI 산업 주도권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법 시행은 완성이 아닌 '균형'을 잡기 위한 긴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규제 무게가 AI 산업의 혁신 또는 성장을 억누르면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누군가 AI 기술의 10년 후를 물었더니, AI 전문가가 1년 뒤도 예측하기 어려운데 10년 뒤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하는 것처럼, 현재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AI 기본법 규제 체계가 완성됐다는 것보다는 발전하는 AI 현실을 받아들여 AI 산업계와 영향받는 자인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결국 AI 기본법 시행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이후 AI 기본법이 얼마나 잘 작동해 AI 산업을 진흥시키고, 예측가능성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정부와 현장 간 호흡에 달렸다. 정부는 법 시행 초기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심으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고, 이미 추진하기로 한 과태료 시행 유보 등 과감한 제도 안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6년은 대한민국 AI 산업의 '대항해 시대'가 열리는 원년이다. 그 과정에 AI기본법이 본래 달성하려고 한 목표를 이루고 AI 산업 진흥에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2026.01.19 05:00윤주호 컬럼니스트

"우리 기업도 털렸나"…태평양,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新조직으로 선제 대응 나섰다

최근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보안 위협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법무법인 태평양이 전문팀을 구성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 태평양 미래금융전략센터는 이달 초 '정보보호 전략컨설팅팀'을 신설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업들의 정보보호 정책 정비, 정보보안 리스크 분석 및 대응체계 구축, 정보보안 교육 지원 등 보안 거버넌스 구축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신설된 정보보호 태평양 전략컨설팅팀은 기업의 전방위적 정보보호 체계 구축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요 업무 분야는 ▲정보보호 정책 정비 및 거버넌스 구축 ▲사이버 보안 위협 분석 및 리스크 평가 ▲정보보안 대응체계 설계 및 구축 ▲개인정보 유출 사고 대응 및 신고 절차 수립 ▲임직원 정보보안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지원 ▲정보보안 관련 내부 감사 및 점검 체계 구축 ▲클라우드 보안 및 원격근무 보안 정책 수립 ▲서드파티(Third-party) 업체 보안 관리 및 평가 체계 구축 ▲전자금융거래법·신용정보법·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 컴플라이언스 체계 마련 등이다. 최근 발생한 사이버보안 사고를 계기로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보안을 관리하고 강화하는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태평양 정보보호 전략컨설팅팀은 ▲현재 회사의 IT 정보보호∙보안 체계 진단 ▲관련 법령에 따른 보안 필요사항 식별 ▲IT 대응 체계 보고서 작성 지원 ▲담당직원 교육 등 IT컴플라이언스를 위한 통합 서비스를 구성했다. 특히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 외부 전문 보안회사와 기술적인 협업도 지원한다. 태평양 정보보호 전략컨설팅팀은 미래금융전략센터의 최고 실력의 전문가들과 연계해 운영된다. AI 및 개인정보보호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윤주호 변호사가 팀을 이끈다. 주요 구성원으로는 ▲전자금융 전문가 김영모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금융기관 검사 및 규제당국 대응 경험이 풍부한 노미은·임세영·김현정 변호사 ▲금융감독원 및 금융위원회 출신 박영주·최지혜·조광현 변호사 ▲AI 및 개인정보보호 전문가 윤주호·상지영 변호사 ▲금융규제와 컴플라이언스 체계구축 전문가 김지이나 변호사 ▲IT 및 보안 분야 김남수·여돈구 전문위원 ▲디지털 포렌식팀의 김광준 변호사, 원용기 전문위원 등이 협업을 통해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허성욱 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과 이수화 전 비바리퍼블리카 법무총괄을 영입하며 개인정보보호, 핀테크∙금융보안, 디지털금융 분야의 전문성도 강화했다. 태평양 정보보호 전략컨설팅팀을 이끌고 있는 윤주호 변호사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직면하는 사이버 보안 위협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단순한 기술적 대응을 넘어 법적 컴플라이언스와 실무 운영을 통합한 체계적인 정보보호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변화하는 보안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태평양 한준성 미래금융전략센터장은 "디지털 경제 시대에 정보보호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정보보호 전략컨설팅팀을 통해 기업들이 안전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6.18 08:35장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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