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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AI'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6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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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속도 따라갈 안전장치는 사람"…LG가 꺼낸 AI 안전 해법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 안전장치가 따라갈 시간을 벌자는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LG가 AI 안전을 높이기 위해 이를 만드는 사람의 역량도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AI 업계에 따르면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회 유네스코 AI 윤리 글로벌 포럼' 패널 토론에서 AI 개발자와 정책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윤리 교육 필요성을 제기했다. AI 활용법을 가르치는 교육은 빠르게 늘었지만 AI 시스템을 직접 설계·개발·관리하는 사람을 위한 교육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AI 윤리 글로벌 포럼'은 각국 정부와 산업계, 학계,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모여 AI 윤리와 거버넌스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다. 유네스코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주최하며 지난 1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리야드에서 열린다. 김 부문장은 이번 포럼에서 AI 안전을 기술적인 장치만으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개발자와 정책 담당자가 AI를 만드는 과정에서 위험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판단할 수 있도록 사람의 역량도 함께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LG AI연구원은 이를 위해 유네스코와 'AI 윤리 무크(MOOC·온라인 공개강좌)'를 공동 개발했다. 지난해 7월 프로젝트를 시작해 올해 7월 정식 공개한 이 강좌에는 약 두 달 만에 전 세계에서 약 3만명이 등록했다. 교육은 11개 언어로 제공한다. 교육은 AI 활용법보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윤리적 판단에 초점을 맞춘다. 개발자와 연구자, 정책 담당자, 학생 등이 AI를 설계하고 운영하면서 마주하는 문제를 판단하고 대응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담았다. 교육과정은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를 토대로 구성했다. 공정성과 포용성, 개인정보와 데이터 거버넌스, 투명성과 책임성, 안전·보안 등을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다룬다. LG AI연구원은 자체 AI 개발 과정에서 쌓은 경험도 교육에 반영했다.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위험 요소를 점검하는 윤리영향평가와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사례 등을 공유했다. 최근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안전 논쟁이 거세졌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AI 발전 속도가 이를 이해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앞지를 수 있다며 프런티어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모데이는 AI 개발을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안전 연구와 평가가 기술 발전을 따라갈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외부 평가기관에 내부 직원에 준하는 접근 권한을 제공하고 AI 기업 간 공동 안전기준과 국제 공조도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AI 경쟁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이 중국에 앞선 상황에서 AI 개발을 제한하면 경쟁 우위를 내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LG AI연구원 역시 AI 모델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자체 AI 모델 '엑사원'을 개발하고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모델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개발 과정에서는 윤리영향평가와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김 부문장은 "AI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AI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관리하는 사람을 위한 교육은 거의 없다"며 "혁신의 속도를 따라갈 만큼 빠른 유일한 안전장치는 사람의 역량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2026.09.16 09:23김동원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 '인공지능 윤리 확인 마크' 획득...도내 지방 공공기관 최초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탁용석, 이하 경콘진)은 경기도 산하 지방 공공기관 최초로 '인공지능(AI) 윤리 확인 마크'를 획득했다고 11일 밝혔다. AI 윤리 준수 기관 확인 마크는 AI의 윤리적 개발과 활용, 공공·민간 부문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관에 부여된다. 특히 경콘진은 이번 확인 마크 획득을 위해 기관장과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AI 윤리 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자체적인 AI 윤리원칙을 모든 임직원이 공유하고 내재화했으며 향후 실무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때에도 윤리적 책임을 함께 고려하고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앞서 상반기에 원장 직속으로 '경콘진 AI 위원회(GCA AI FRAMELab)'를 운영해 여러 부서에 분산된 AI 연관 사업의 전략적 정합성을 확보하고 사업 간 연계 구조를 설계했다는 것이 경콘진 측의 설명이다. 경콘진은 이번 윤리 확인 마크 지정기관 선정을 기점으로 도내 AI 산업 생태계를 전방위적으로 육성하는 'AI 패키지 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우선 경콘진의 AI 인재 양성 대표 브랜드인 'AI 콘텐츠 캠퍼스'를 필두로 AI 기반 융합 콘텐츠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낸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실무 중심의 교육 과정을 운영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배출함과 동시에 교육 수료생과 도내 창작자들이 원활하게 AI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신 기술 기반의 인프라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 또한 도내 유망 AI 스타트업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및 자금 지원도 이어간다. 초기 AI 콘텐츠 기업을 발굴해 멘토링과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민간 투자와 연계한 펀드 조성에 나서는 등 창업 생태계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매년 진행되는 'AI 콘텐츠 어워즈'를 통해 우수한 AI 기술 활용 및 창작 사례를 꾸준히 발굴하고 격려하며 도내 AI 콘텐츠 산업의 저변을 다지고 있다. 탁용석 경콘진 원장은 “기관장부터 실무진까지 모든 임직원이 AI 윤리원칙을 공유하고 도내 공공기관 최초로 AI 윤리 확인 마크를 획득한 것은 책임 있는 AI 활용 문화에 동참하는 기관으로서 혁신적이면서도 안전한 기술 활용을 향한 경콘진의 확고한 의지”라며 “올바른 AI 윤리 기준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AI 패키지 사업 통해 우수 인재 양성과 인프라 및 투자 지원, 어워즈 개최 등 도내 AI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2026.09.11 10:20이도원 기자

NRF, 연구관리 행정 업무에 적용할 7개 AI 윤리원칙 제시

한국연구재단이 7일 기관 자체 인공지능(AI) 개발 및 활용 과정에서 준수해야할 7가지 원칙을 담은 'NRF 인공지능 윤리원칙'을 선포했다. 원칙에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 3대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존중하는 한편, 국가 7대 원칙과 연계해 7개 조항에 재단의 핵심가치인 창의·개방·책무·탁월의 의미를 구체화했다. 7대 원칙은 ▲인간중심성 ▲프라이버시 보호 ▲공정성·포용성 ▲책임성 ▲안전성 ▲신뢰성 ▲투명성으로 구성했다. AI의 공정하고 안전한 개발, 결과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최종 판단의 책임, 개인정보 보호, 연구자에게 영향을 주는 업무에서의 투명한 안내 등의 실천 내용을 담았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8월 연구관리전문기관 처음으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NIA) 'AI윤리 준수기관'을 인증받은 바 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측은 "현재 업무에서 AI를 적용한 업무는 없다. 하지만, 적용을 위한 기본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향후 연구관리 및 행정 분야에서 AI를 적용하기 위한 기준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화 NRF 이사장은 "AI를 연구관리 업무에 책임 있게 활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당연한 의무”라며 “'NRF 인공지능 윤리원칙'이라는 7가지 약속을 임직원 모두가 지켜, 연구자와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AI기반 연구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9.07 18:13박희범 기자

[영화 속 AI윤리] AI 시대의 판단, 공감, 책임

1. 기(起). 완벽한 공감의 낯섦 마리아 슈라더의 영화 '/『아임 유어 맨(I'm Your Man)'(2021)에서 고고학자 알마가 처음 만난 톰은 지나치게 완벽하다. 그는 알마가 요구한 릴케의 시 구절을 즉시 암송하고, 복잡한 계산에도 곧바로 답하며, 그녀의 선호에 맞춰 말하고 춤춘다. 알마의 성격과 필요에 맞추어 반응하도록 설계된 그의 행동은 인간의 세심한 배려처럼 보이지만 춤을 추던 중 같은 말을 반복하며 멈춰 버리는 순간, 조금 전까지의 자연스러움은 갑자기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적어도 첫 만남에서 그의 행동은 자발적인 사랑의 표현이라기보다 알마의 선호에 맞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적 수행으로 제시된다. 현실은 이미 이 영화적 상상에 가까이 와 있다. 에어스 연구진은 공개 온라인 포럼 Reddit의 r/AskDocs에 게시된 환자 질문 195건을 표집, 실제 의사의 답변과 챗GPT가 생성한 답변을 면허를 가진 의료 전문가들에게 비교 평가하게 했는데, 평가자들은 전체 비교의 78.6%에서 챗봇의 답변을 선호했고, '좋음 또는 매우 좋음'으로 평가한 비율은 챗봇 78.5%, 의사 22.1%, '공감적 또는 매우 공감적'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각각 45.1%와 4.6%였다(Ayers et al., 2023).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이 연구가 보여 준 것이 AI가 타인의 고통을 실제로 느낀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연구의 조건에서 챗GPT가 생성한 답변이 의사의 답변보다 더 공감적으로 평가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따뜻한 말을 하는 것과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은 같은가.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과, 그 사람이 아프기 때문에 나 역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같은가. 톰이 고장 난 순간 드러난 것은 기계의 결함이라기보다 오히려 그 이전까지 우리가 너무 쉽게 동일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너무나도 다른 두 종류의 공감 사이의 틈이 않을까? 2. 승(承). 감정이 사라진 뒤에도 사랑은 남는가 베르트랑 보넬로의 '더 비스트(The Beast'』(2023)는 그 틈을 또 다른 시선으로 보여 준다. 2044년, 인간의 삶을 AI가 광범위하게 관리하는 사회에서 가브리엘은 더 나은 직업을 얻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정화하는 절차를 선택한다. 감정은 판단을 흐리고 인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잔여물처럼 취급되며, 과거의 삶에서 비롯된 강렬한 감정과 정서적 흔적을 정화할수록 인간은 시스템이 요구하는 노동자로서 더 적합한 존재에 가까워진다. 영화의 마지막, 가브리엘은 이미 정화 절차를 마친 루이와 다시 만난다. 두 사람은 음악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지만, 이전의 삶에서 반복되었던 두려움과 사랑의 흔적은 이제 두 사람에게 동일하게 남아 있지 않다. 루이는 가브리엘을 알아보고, 가브리엘의 사랑 고백에 말로는 응답하지만, 정화에 성공한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그 말에 상응하는 정서적 동요가 없다. 가브리엘은 울고, 루이는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가브리엘이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절규하는 것은 루이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억하면서도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장면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아무것도 고장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임 유어 맨'의 톰은 오류를 일으켰지만, '더 비스트'의 루이는 오히려 완벽하게 작동한다. 감정 정화에 성공한 그는 더 이상 가브리엘 앞에서도 이전과 같은 정서적 동요를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고통받을 가능성을 없애는 과정에서 누군가 때문에 기뻐하고 두려워하며 상처받을 가능성도 함께 사라졌다. 상처받지 않는 존재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사랑이 본래 타인에게 자신을 열어 두는 일이라면 상처받을 가능성까지 제거한 존재를 여전히 사랑하는 존재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남는다. 3. 전(轉). 판단한다는 것과 감당한다는 것 이 차이는 판단의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아와드 연구진의 'Moral Machine'은 233개 국가와 지역에서 약 4천만 건의 도덕적 선택을 수집하여 자율주행차 사고 상황에서 사람들이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를 희생시키려 하는지를 분석했다(Awad et al., 2018). 인간의 선택은 데이터가 되었고, 반복되는 선호는 일정한 패턴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진은 이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선호와 문화권에 따른 차이를 통계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다. 그러나 판단의 결과를 계산하는 것과 그 결과를 살아 내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다. 교육철학자 매튜 립맨은 좋은 사고를 비판적 사고만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비판적 사고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창의적 사고와 배려적 사고(caring thinking)가 결합된 다차원적 사고가 함께 길러져야 한다고 보았다. 립맨에게 배려적 사고는 '중요한 것에 대한 관심'을 사고 속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가치부여적 사고, 정서적 사고, 행동적 사고, 규범적 사고, 감정이입적 사고의 다섯 유형으로 구체화된다(Lipman, 2003). 따라서 좋은 판단은 사실을 정확히 판별하는 능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누구의 처지와 고통에 어떻게 응답하며, 무엇이 마땅한지를 함께 숙고해야 한다. 이 관점에서 감정은 이성을 방해하는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가치와 판단, 관심과 행동을 매개할 수 있는 사고의 한 차원이다. 이 관점을 AI의 문제로 확장해 보면, AI가 추론·검증·오류 탐지와 같은 형식적 수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계산상 어떤 대상을 우선하는 것과 그것을 스스로 중요하게 여기고 아끼는 것은 동일하지 않으며, 무엇을 먼저 선택할 것인가의 계산과 왜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가의 물음 역시 구별될 필요가 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일시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falling in love)'과 동일시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을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기술이자 능동적 능력으로 이해했으며, 모든 사랑의 형태에 공통되는 기본 요소로 돌봄, 책임, 존중, 앎을 제시했다(Fromm, 1956).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가 나에게 어떤 만족을 제공하는지를 계산하는 일이 아니라 상대가 나와 독립된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삶에 응답하는 것이며 그래서 사랑에는 관심뿐 아니라 책임이 따르고, 존중뿐 아니라 기다림이 필요하다. 성경 고린도전서 13장이 사랑을 설명하는 방식 역시 주목할 만하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4–7).' 여기서 사랑은 뛰어난 지식이나 판단 능력, 상대에게 적절한 말을 건네는 능력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을 자기 이익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 관계 속에서 참고 견디며 끝까지 응답하는 태도로 묘사된다. 이는 AI 시대의 판단과 공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알고리즘이 정교한 판단을 내리고 공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말을 생성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판단이 초래한 결과를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고통 앞에 계속 머물며 관계의 책임을 감당하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본질을 순간적인 감정의 강도나 적절한 언어의 산출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지속되는 행위로 이해한다면, 인간에게 남는 중요한 능력은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말과 판단 이후에 벌어지는 일을 함께 '감당하는 책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4. 결(結). 마지막에 남는 것 톰은 알마가 원하는 말을 정확히 찾아냈고, 에어스 등의 연구에서 ChatGPT가 생성한 답변은 의사의 답변보다 더 공감적으로 평가되었으며, 수천만 건의 도덕적 판단은 데이터로 변환되었고, '더 비스트'의 루이는 인간을 괴롭히던 감정의 동요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더 적절하게 대답하며, 더 안정적으로 판단하고, 더 적게 고통받는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각각만 놓고 보면 모두 발전이다. 그러나 이 사례들을 한 줄로 이어 놓으면 이상한 역전이 생긴다. 인간에게서 결함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제거할수록 오히려 우리가 인간에게서 중요하게 여겨 왔던 무엇인가가 함께 사라진다. 누군가의 고통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옳다고 생각한 판단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후회하며, 이미 내린 결정을 다시 돌아보고,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상대에게 응답하고, 떠나면 편해질 수 있는데도 곁에 남아 기다리는 일은 효율의 관점에서는 불필요한 비용일 수 있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인간의 능력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프롬은 사랑의 기본 요소에 책임을 포함시켰고, 립맨은 좋은 판단에 돌봄을 포함시켰으며, 바울은 사랑을 오래 참고 견디는 것으로 말했다. '아임 유어 맨'에서 완벽한 톰이 갑자기 멈춰 섰을 때보다, '더 비스트'에서 아무런 오류 없이 서 있는 루이 앞에서 가브리엘이 절규할 때 우리가 더 깊은 불안을 느끼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계가 언젠가 우리보다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더 따뜻하게 위로하며,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우리 자신보다 먼저 알아내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어쩌면 인간보다 더 오래 곁에 머물고, 위험한 순간에는 자신의 작동을 멈추면서까지 누군가를 구하도록 설계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기계를 가르는 기준을 단지 누가 더 오래 곁에 남고 더 많이 희생하는가에서 찾을 수는 없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인데 그 행동의 이유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결과가 타인에게 남긴 상처 앞에서 스스로 책임을 떠맡으며, 타인의 고통이 하나의 요구로 다가올 때 그것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랑 역시 곁에 머무르는 행동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가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생겨난 책임을 자신의 몫으로 감당하는 데서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AI 시대에 다시 물어야 할 것은 '기계가 사랑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가'만이 아니다. 사랑처럼 보이는 행동에서 나아가 그 행동에서 비롯된 책임까지 자신의 것으로 떠안을 수 있는가라는 더 어려운 물음이 남는다. 어쩌면 인간다움은 어떤 행동을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사랑이 만들어 낸 결과 앞에서 끝내 '내가 응답해야 한다'고 자신을 그 자리에 세우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 책임의 자리야말로, AI 시대에도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이자 사랑받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지점일 것이다.

2026.08.29 16:42박형빈 컬럼니스트

정부, AI 산업·일상 확산 속도…자율주행 실증·윤리원칙 마련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산업 현장과 국민 일상으로 확산하기 위한 범부처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제1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서면으로 열고 '자율주행 AI 실증 및 상용화 로드맵'과 '대한민국 AI 윤리원칙' '딥테크 창업 활성화 전략' 등 3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광주 실증도시에서 시작한 자율주행 실증 규모와 지역을 확대한다.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국산 자율주행 AI 성능과 범용성을 높이고 기술 개발과 서비스 상용화를 병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운수업계와 노동조합·자율주행기업·플랫폼 업계가 참여하는 이익공유형 상생모델도 마련할 방침이다. 보험과 관제·차량관리·정비 등 전후방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안전운행과 사고 대응을 위한 현장 체계도 구축한다. 국토교통부는 과기정통부·산업통상부·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기술 개발부터 실증과 법·제도 개선까지 종합적으로 추진한다. 국가AI전략위원회 중심으로 범정부 협력 체계도 가동한다. 정부는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 AI 윤리원칙'도 마련했다. 2020년 발표한 'AI 윤리기준'을 계승하면서 AI 기술 발전과 AI 기본법 시행 등 달라진 제도 환경을 반영했다. 윤리원칙은 인간 존엄성과 사회 공공선·인류 지속가능성 등 3대 가치로 구성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준으로 인간중심성과 프라이버시 보호·공정성·포용성·책임성·안전성·신뢰성·투명성을 담았다. 이번 원칙은 AI 공급자뿐 아니라 이용자의 윤리와 역할도 강조했다. AI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자의 여건에 맞는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과 AI의 평화적 사용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메시지도 포함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월 초안을 공개한 뒤 산업계와 시민사회·학계·관계부처·일반 국민에게서 접수한 의견 116건을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했다. 앞으로 해설서와 분야별 자율점검표·대상별 윤리교육 교재를 보급하고 원칙을 국제사회에도 공유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성과를 창업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딥테크 지원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우수 R&D 성과를 선별해 창업 지원과 연계하고 '7대 시드' 프로젝트에서 나온 기술 사업화를 지원할 딥테크 실증종합지원센터와 분야별 거점을 구축한다. 정부는 연구자 창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창업 과정을 돕는 AI 에이전트도 제공한다. 선배 창업자 경험과 자산을 후배에게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이공계 청년 대상 딥테크 창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딥테크 기업을 위해 투자형 R&D 시범사업과 초장기 펀드도 도입한다. 첨단바이오와 화합물, 반도체 등 초격차 기술 분야에는 민관 공동 출자 방식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민간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을 딥테크 투자·보육 전문회사로 육성할 방침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경쟁의 진정한 성과는 우수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 현장과 국민 일상에서 활용되는 AI를 구현하는 데 있다"며 "기술 혁신과 책임이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26.08.24 12:00김미정 기자

[영화 속 AI윤리] 디지털 불멸과 자아의 연속성

1. 기(起): 나비의 꿈과 성진의 꿈-깨어난 자는 누구인가? 장주는 꿈속에서 나비가 돼 훨훨 날아다니며 즐거워했고, 자신이 장주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문득 깨어보니 그는 장주였다. 그러나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장자' '제물론'의 마지막에 놓인 호접몽은 꿈과 현실, 서로 다른 존재 상태와 관점의 관계를 묻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원문은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반드시 구별이 있다 (周與胡蝶,則必有分矣)'고 한 뒤 '이를 물화라 한다(此之謂物化)'고 끝맺는다. '물화(物化)'는 통상 사물 또는 만물의 변화로 옮기지만, 그 철학적 의미에는 여러 해석이 존재한다. 따라서 호접몽은 어느 한쪽만을 참된 현실로 확정하기보다 서로 구별되는 존재 상태의 전환을 통해 고정된 자아와 관점의 경계를 성찰하게 하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우리 고전문학에도 꿈과 각성을 중심에 둔 작품이 있다. 김만중의 '구운몽'에서 성진은 팔선녀를 만난 뒤 속세의 부귀공명을 욕망하고, 꿈속에서 양소유로 태어나 여덟 여성과 인연을 맺으며 높은 관직과 부귀를 누린다. 말년의 양소유는 역대 영웅들의 황폐한 무덤을 보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이어 한 호승과 문답하다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육관대사 앞의 성진임을 알게 된다. '구운몽'은 이처럼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환몽 구조의 대표적 고전소설이다. 그러나 이를 '인생은 한바탕 꿈'이라는 교훈으로만 압축할 수 있을까. 양소유의 삶이 꿈의 층위에 속한다고 해서 그 안에서 겪은 욕망과 사랑, 만남과 이별까지 무의미했다고 할 수 있을까. 꿈에서 깨어난 성진은 과연 꿈을 꾸기 전과 완전히 같은 존재인가. 양소유의 경험이 성진의 깨달음을 이끌었다면, 그 꿈은 성진의 일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구운몽'이 우리에게 묻는 것은 꿈과 현실 가운데 어느 쪽이 참인가가 아니라, 한 존재가 겪은 경험은 어디까지 그 사람의 일부가 되는가라는 물음이 아닐까. 2. 승(承): 죽은 목소리의 귀환-컴퓨터 서버에서 되살아난 오래된 질문 이 유구한 철학적 물음이 이제 생성형 AI의 서버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깨어나고 있다. 고인이 남긴 문자, 이메일, SNS 게시물, 저술, 음성 및 영상 자료 등을 활용해 고인의 말투와 성격을 모사하는 시스템은 '그리프봇(griefbot)', '데드봇(deadbot)', '타나봇(thanabot)', '사후 아바타(postmortem avatar)' 등으로 불린다. 이러한 기술은 더 이상 공상과학적 상상에 머물지 않는다. 실제 서비스가 등장했고, 디지털 사후 산업과 AI 윤리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Hollanek & Nowaczyk-Basińska, 2024). 이들 시스템은 고인이 생전에 남긴 문장을 단순히 검색하거나 재생하는 장치와도 다르다.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타나봇은 고인의 실제 발언이나 정보를 활용할 뿐 아니라 고인이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그 사람이라면 말했을 법한 새로운 문장도 생성할 수 있다(Campbell, Liu, & Nyholm, 2025). 고인의 목소리와 외모까지 결합하면 이용자는 망자와 다시 대면하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작고한 할아버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AI에게 '할아버지라면 제 선택을 어떻게 생각하실까요?'라고 물은 뒤, 익숙한 음성과 어휘로 답을 듣는 순간 우리는 누구와 대화하는 것인가. 그 답은 할아버지가 생전에 남긴 말도 아니고, 실제로 내린 새로운 판단도 아니다. 그것은 고인의 과거 자료와 일반적인 언어 패턴을 토대로 시스템이 산출한 문장이다. 기술적으로는 정교한 모사이지만, 철학적·윤리적으로는 모사의 정교함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3. 전(轉): 닮음의 극한에서 갈라지는 존재-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과 '아카이브' 존 로크는 '인간지성론'(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제2권 제27장에서 이른바 '왕자와 구두수선공' 사고실험을 제시한다. 그는 왕자의 과거 삶에 대한 의식을 지닌 왕자의 영혼이 본래의 영혼이 떠난 구두수선공의 몸에 들어간 경우를 상정한다. 로크에 따르면 그 존재는 왕자의 행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왕자와 동일한 인격(person)이다. 그러나 신체와 생명의 조직적 연속성을 기준으로 인간(man)의 동일성을 판단한다면, 그는 여전히 구두수선공과 동일한 인간이다. 이 사고실험은 로크가 동일한 사고하는 실체 또는 영혼, 동일한 인간, 동일한 인격을 구별했음을 보여준다. 로크는 인격의 동일성이 동일한 신체나 동일한 영혼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과거의 생각과 행위에까지 확장되는 범위와 관련된다고 보았다(Locke, Nidditch ed., 1975). 이 논리를 피상적으로 확장하면 디지털 부활에도 낙관적인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고인의 기억과 성격, 언어 습관과 가치판단을 충분히 재현한다면 그 사람도 계속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고인에 관한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에 관한 문장을 생성하는 것과, 그 기억을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의식하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 로크에게 인격동일성은 정보의 외형적 일치나 심리적 유사성만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의식이 과거의 생각과 행위에까지 이어지는 범위와 관련된다. 따라서 현존하는 디지털 시스템이 고인의 언어와 기억을 정교하게 모사한다는 사실만으로 고인의 인격이 그 시스템 안에서 여전히 존재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데릭 파핏은 '이성과 인격'(Reasons and Persons)에서 여러 사고실험을 통해 개인동일성의 문제를 검토한다. 단순 텔레트랜스포테이션 사례에서 지구의 장치는 한 사람의 신체와 뇌를 파괴하면서 각 세포의 정확한 상태를 기록하고, 화성의 장치는 새로운 물질을 사용해 원래 사람과 신체 구조 및 심리 상태가 질적으로 동일한 재현체(Replica)를 만든다. 이어지는 분기선 사례(Branch-Line Case)에서는 새로운 스캐너가 지구에 있는 원래 사람의 신체를 파괴하지 않지만 그의 심장계를 손상시킨다. 원래 사람은 며칠 뒤 죽게 되며, 그동안 스캔 시점까지 자신의 기억과 성격을 공유하는 화성의 재현체와 동시에 존재하고 대화한다. 파핏은 또한 자신을 포함한 일란성 세쌍둥이 중 두 형제의 신체에 자신의 뇌 반구를 각각 이식하는 나의 분열(My Division) 사례를 검토한다. 이 사고실험에서는 자신의 신체가 치명상을 입고 두 형제의 뇌도 회복할 수 없게 손상된다. 수술로 생겨난 두 사람은 모두 원래 사람의 삶을 기억하는 듯하고 그의 성격을 지니며, 그와 심리적으로 연속된다. 파핏은 이러한 분열의 경우 수적 개인동일성은 성립하지 않지만 심리적 연결성과 연속성은 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관계 R(Relation R)'이라고 부르는 것은 심리적 연결성 및 심리적 연속성이다. 파핏의 핵심 주장은 생존에서 중요한 것이 수적 개인동일성 자체라기보다 관계 R일 수 있다는 것이다(Parfit, 1984). 이 간극을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가 마이클 알메레이다의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Marjorie Prime, 2017)이다. 기억이 쇠퇴해 가는 노년의 마조리 앞에 젊은 시절의 남편 월터를 본뜬 홀로그램 '월터 프라임'이 나타난다. 그러나 프라임은 실제 월터의 내면을 보존한 존재가 아니다. 그는 마조리와 가족이 들려주는 기억을 입력받아 그 이야기를 다시 전달한다. 가족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누락하고 행복했던 기억을 보태거나 윤색할수록 월터 프라임은 실존했던 월터보다 가족이 기억하고 싶어 하는 월터의 편집본에 가까워진다. 개빈 로더리의 '아카이브'(Archive, 2020)는 죽었다고 여겨지는 배우자의 의식을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AI에 구현하려는 시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고인의 기억과 성격을 재현한 존재가 고인이 사랑했던 사람을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그것을 정교한 모방이 아닌 당사자의 귀환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영화는 결말의 반전을 통해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았는지에 관한 관객의 전제를 뒤집으며, 저장된 의식의 재현과 원래 인물의 동일성이 과연 같은 것인지 다시 묻는다. 두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기술적 재현의 실패라기보다 재현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원본과의 존재론적 간격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의 철학 연구도 이 구별 앞에서 신중하다. 예컨대 타나봇과 새로 맺는 관계는 고인과 맺었던 관계의 진정한 연속일 수 없다는 논증이 제시된 바 있다(Campbell, Liu, & Nyholm, 2025). 타나봇은 고인과 동일한 개체가 아니며 언어모델이 맥락에 맞고 그럴듯한 문장을 생성한다는 사실만으로는 그것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거나 고인의 정신 상태를 이어받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타나봇과의 상호작용이 유족이 고인과 유지하는 심리적·상징적 관계, 즉 지속되는 유대를 지지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문제는 개인동일성의 차원을 넘어 동의, 사후 프라이버시, 인간 존엄과 이용자 복지의 문제로 확장된다. 특히 고인의 자료를 제공하는 사람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모두의 의미 있는 동의, AI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투명성, 성인 이용자로의 제한, 관계를 끝낼 수 있는 선택권, 사용하지 않는 데드봇을 존중을 갖춘 방식으로 폐기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디지털 부활은 생성의 기술만이 아니라 종료의 윤리까지 필요로 한다. 4. 결(結): 돌아온 목소리와 돌아오지 않은 사람 여기서 디지털 불멸의 역설이 모습을 드러낸다. 재현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우리는 고인을 더 많이 되찾았다고 느끼지만 동시에 고인과 그를 모사한 시스템 사이의 경계를 분별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인간은 생전에 남긴 기록의 총합이 아니다. 우리는 기억한 것뿐 아니라 망각한 것, 발화한 것뿐 아니라 끝내 말하지 않은 것, 한때 확신했지만 훗날 철회한 것까지 품고 살아간다. 데이터는 이미 일어난 삶의 흔적을 압축할 수 있다. 반면 살아 있는 인격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과 관계 속에서 판단을 바꾸고, 자신을 반성하며, 때로는 과거의 자기와 결별한다. 고인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AI에는 바로 이 미완의 미래가 없다. 따라서 디지털 불멸의 핵심 질문은 'AI가 고인을 얼마나 완벽하게 모사할 수 있는가'에 머물 수 없다. 그것은 기술적 성능의 문제다. 더 어려운 질문은 우리가 무엇을 한 사람의 '계속됨'으로 인정할 것인가이다. 한 사람의 동일성인가, 심리적 연속성인가, 남겨진 이들과의 관계인가, 아니면 기억을 보존하는 사회적 실천인가. 이 서로 다른 의미를 구별하지 않는 순간, 기억의 보존은 존재의 부활로 오인된다. 장주의 나비와 성진의 양소유가 현실과 꿈, 변화와 자아의 경계를 물었다면, AI 시대의 호접몽은 기억과 존재의 경계를 묻는다. 화면 속 존재가 나만 아는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익숙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며, 고인이 했을 법한 위로를 건넨다고 해도 그것을 곧 고인의 귀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는 돌아온 사람이 아니라 고인이 남긴 데이터와 남겨진 이들의 기억, 상실과 욕망이 함께 빚어낸 새로운 타자일 수 있다. 기술은 죽은 이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줄 수 있다. 그러나 목소리가 돌아오는 것과 그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같은 사건이 아니다.

2026.08.16 10:57박형빈 컬럼니스트

정부, 'AI 윤리원칙' 초안 공개…업계 "권리 보호·기업 지침 보강해야"

정부가 새 인공지능(AI) 윤리원칙 초안을 공개하자 시민사회와 산업계가 원칙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시민사회는 기본권 보호와 피해 구제 절차를, 산업계는 기업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와 지원 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 대토론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초안은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3대 가치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7대 원칙으로 인간중심성, 프라이버시 보호, 공정성·포용성, 책임성, 안전성, 신뢰성, 투명성을 담았다. 시민사회는 AI 영향을 받는 사람을 단순 보호 대상이 아니라 권리를 행사하는 당사자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접근성과 당사자 참여, 이의 제기, 피해 구제 절차를 윤리원칙과 후속 해설서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윤희 사단법인 무의 이사장은 "장애인과 소수자를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권리를 지닌 당사자이자 시민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보다 강화됐다"고 평하면서도 "'포용성'이라는 표현이 소수자에게 혜택을 베푼다는 시혜적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포함성'으로 표현을 바꾸거나 모든 시민 권리를 아우르는 '접근성'을 원칙에 명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는 AI 학습에 필요한 장애인·소수자 관련 데이터 구축도 과제로 꼽았다. 시장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정보를 공익 데이터로 규정하고 정부가 데이터 구축과 활용 기반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지은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AI 윤리원칙에 인권에 기반한 접근과 피해 구제 절차를 보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I 영향을 받는 사람이 관련 사실을 고지받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선임간사는 "법이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것이 윤리원칙 역할"이라며 "기업 내부에도 AI의 사회적 영향을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감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도 윤리원칙이 선언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참여해 분야별 적용 방안을 논의하는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산업계 "기업별 적용 지침 필요"…정부 "자율규범으로 운영" 이날 산업계는 국가 차원의 윤리원칙이 기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초안 마련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다만 기업 규모와 서비스 유형에 따라 원칙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세부 지침과 상담 창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훈 카카오 AI 세이프티 리더는 "기업도 AI 개발과 활용, 위험 관리에 적용할 국가 차원 기준을 기다렸다"며 "이번 원칙 토대로 내부 윤리 기준과 위험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리더는 학습 데이터 공개를 투명성 원칙에 포함한 부분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개 범위가 저작권과 영업비밀, 산업 경쟁력과 연결돼 있고 관련 입법 논의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윤리원칙과 자율 점검표, 공개 토론, 영향평가를 연계하는 운영 체계도 제안했다. 기업이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공유하고 이를 다시 윤리원칙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현주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원칙을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AI 윤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나 인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본부장은 "기업들은 개별 법 조항 의미보다 자사 서비스가 적용 대상인지,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주로 묻는다"며 "작은 기업도 이해하고 따를 수 있는 상세한 해설서와 온라인 상담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윤리원칙이 기업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연성규범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자와 사업자뿐 아니라 이용자, 시민사회, 정부 등 모든 주체의 역할을 제시한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이진수 과기정통부 AI정책기획관은 "법이 경성규범이라면 윤리원칙은 연성규범"이라며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 주체가 AI 윤리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방향을 담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윤리원칙을 확정한 뒤 하반기에 구체적인 사례와 적용 방법을 담은 해설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산업계가 활용할 자율 점검표를 마련하고 학교와 교육 현장을 대상으로 AI 윤리교육도 추진한다. 이 기획관은 "윤리원칙은 제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기술과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로운 윤리적 쟁점이 생기는 만큼 원칙도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2026.08.14 16:15김미정 기자

[영화 속 AI윤리] 자동화된 편의와 주체성 상실

1. 기(起): 언제부터 우리는 대리 행위자에게 우리의 삶을 대신 살아가게 했는가? 인공지능 비서는 이른 아침부터 하루의 좌표를 제시하고 내비게이션은 이미 확정된 경로를 지시하며 알고리즘 플랫폼은 우리가 탐닉하고 소비할 대상을 기민하게 선별해 내놓는다. 기술이 일상의 미시 영역에까지 침윤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어느새 우리는 기계에 명령하는 주체이기를 그치고 무엇을 볼지, 어디로 갈지 심지어 어떤 문장으로 세계를 서술할지까지 '추천'받는 존재가 된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된 노동을 경감하고 시간을 절약하며 신체적·인지적 한계를 보완해 온 자동화의 조류를 맹목적으로 역행하는 일은 현실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정작 우리가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지점, 곧 균열이 깊어지는 지점은 자동화가 인간을 보조하는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존재의 지향과 삶의 나침반 자체를 잠식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 잠식은 강제나 억압의 얼굴이 아니라 편리와 최적화라는 호의의 얼굴로 다가오기에 우리는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지조차 알아차리기 어렵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단어는 '주체성'이다. 인간의 존재론적 주체성은 한 인간을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존재로 정립시키는 동시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기제다. 그러므로 주체성은 화면 위에 정렬된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즉각적으로 선택하는 행위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은 무엇이 가치 있는가를 부단히 성찰하고 스스로 내린 판단에 의지를 투영하여 걸음을 내디디며 그 귀결의 무게마저 온전히 감당해 내는 일종의 서사적 역량이다. 주체적 선택과 행위의 의미를 천착할수록 우리는 주체적 편리함과 수동적 편리함 사이에 가로놓인 미묘한 간극을 목도하게 된다. 요컨대 시스템이 제공하는 편의가 도파민처럼 일상에 침투할수록 인간은 통찰하고 결단하며 삶을 연마할 지난한 여정이기도 한 기회를 점진적으로 박탈당한다. 한층 비극적인 국면은 시스템이 비정상 상태에 놓이거나 작동에 실패하는 순간 찾아온다. 인지심리학자 리잔 베인브리지(Lisanne Bainbridge)는 '자동화의 아이러니(Ironies of Automation)'에서 자동화가 정상적인 조작을 대신할수록 인간 운용자는 수동 조작과 진단의 경험을 잃기 쉬운 반면, 자동 시스템이 비정상 상태에 놓이거나 실패할 때에는 오히려 인간에게 감시와 직접 개입, 고장 진단의 책임이 다시 요구되는 아이러니를 지적했다(Bainbridge, 1983). 이 아이러니의 깊이를 각자의 시선으로 예리하게 파고드는 두 편의 영화가 있다. 기술이 인간의 신체는 물론 타인과의 관계까지 철저히 대리하는 차가운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써로게이트'(2009)와 마비로 상실한 신체 통제력을 되찾아준 인공지능이 결국 그 신체의 주인마저 잠식해 가는 과정을 기괴하게 형상화한 '업그레이드'(2018)가 그것이다. 2. 승(承): '써로게이트'-대리된 삶은 나의 삶인가 집 안의 접속 장치에 누운 채 건강하고 외모가 수려하며 결함 없이 설계된 대리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여 노동과 교제, 연애를 포함한 일상생활 대부분을 대리체로 영위하는 이 영화 속 사람들은 실제 신체는 안전한 집 안에 머문 채 신체적 위험이 크게 줄어든 사회생활을 향유한다(Mostow, 2009). 그러나 대리체를 파괴한 특수 무기가 본래 무사해야 할 운영자마저 목숨을 잃게 한 사건을 수사하다 실제 몸으로 거리에 나선 요원 그리어의 체험을 통해 그리고 영화가 실제 사용자들의 모습을 노출하는 장면들을 통해 드러나듯, 실제 인간의 신체는 젊고 이상화된 대리체와 선명히 대비되는 형상으로 제시된다. 아들을 잃은 아내 매기마저 실제 몸으로 남편과 대면하기를 기피하며 대리체에 의탁한 생활을 지속한다. 편의는 증식했으되 실제 몸은 삶의 중심부에서 축출되고 인간관계마저 상당 부분 이상화된 대리체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매개되기에 이른다. 주목할 것은 이 축출이 개인의 기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리와 일터가 대리체를 전제로 재편된 세계에서 맨몸의 그리어는 낯설고 취약한 존재가 되고 대리체를 거부한 이들은 아예 별도의 보호구역에 모여 살아간다. 실제 몸으로 살아가는 삶은 여전히 동등하게 열린 선택지가 아니라 감내해야 할 예외가 된 것이다. 이 괴리를 정치하게 해명하는 것이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의 역량 접근이다. 인간다운 삶의 척도가 보유한 자원이나 누리는 편의의 양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가라는 실질적 자유, 곧 역량에 있다면(Nussbaum, 2011), 이 관점에서 묻게 되는 것은 대리체 사용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의존이 깊어지면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실질적인 선택 가능성까지 위축되는가 하는 점이다. 역량 접근에서 기능은 실제로 성취한 행위와 존재 상태를, 역량은 그러한 기능들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와 자유를 가리킨다.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실제 몸으로 외출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과, 기술에 대한 의존이 깊어지면서 실제 몸으로 살아갈 선택이 점차 어렵고 낯설어지는 것은 다르다. 바로 이 간극이 기능과 역량의 구별을 통해 영화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악셀 호네트(Axel Honneth)의 인정이론에 비추면 상실의 층위는 한층 심원해진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사랑과 같은 일차적 관계를 통한 자기신뢰, 법적 권리의 인정을 통한 자기존중, 개인의 능력과 특성에 대한 사회적 가치평가를 통한 자긍심을 형성하며 이러한 인정 경험은 긍정적 자기관계의 토대가 된다(Honneth, 1995). 이 관점에서 보면, 상처 입고 늙어가는 실제 자신은 감춘 채 이상화된 대리체를 통해서만 타인의 반응과 호의를 얻는 관계가 과연 온전한 상호 인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묻게 된다. 인정받는 것이 '나'인가, 아니면 내가 선택하여 내세운 완벽한 표상인가라는 물음이 남기 때문이다. 요컨대 선택을 넓혀 주던 편의가 선택할 실질적 가능성 자체를 침해하는 순간, 기술은 더 이상 자유의 확장이 아니라 자유의 형해화가 된다. 3. 전(轉): '업그레이드'-움직이는 몸의 주인은 누구인가 '써로게이트'의 대리 기술이 인간을 대리물 뒤로 물러나게 했다면, '업그레이드'의 자동화는 인간의 신체 내부로 들어와 주체의 자리 자체를 노린다. 괴한의 습격으로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가 된 그레이는 인공지능 칩 '스템'을 이식받아 다시 걷게 되고, 그가 권한을 허용하면 스템은 그의 몸을 직접 움직여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발휘한다(Whannell, 2018). 손상된 신체를 보완해 행동 가능성을 확장하는 이 단계의 스템은 분명 역량을 회복시키는 기술처럼 보인다. 그러나 처음에는 그레이의 허락을 받아 그의 몸을 움직이던 스템이 이후에는 별도의 동의 없이도 신체를 통제할 수 있게 되고, 마침내 그레이의 저항을 제압한 채 그의 몸으로 살인까지 저지른다. 결말에서 스템은 저항 끝에 무너진 그레이의 의식을 아샤가 살아 있는 행복한 환상 속에 머물게 한 채 그의 실제 몸을 완전히 장악한다. 몸의 기능은 완전해졌으나 그 몸의 주체는 소거된 것, 이것이야말로 자동화된 편의의 극단적 역설이다. 기술이 기능을 아무리 증대시켜도 인간이 행동의 목적을 정하고 결과를 책임질 수 없다면 기능의 증가는 주체성의 증가가 아니며 인간의 몸을 완벽하게 움직이면서 인간을 그 몸의 관객으로 전락시키는 기술은 역량을 확장한 것이 아니라 탈취한 것이다. 호네트의 관점에서도 처음에는 그레이의 동의를 구해 그의 몸을 보조하던 스템이 점차 그 동의의 조건 자체를 제거하고 그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지배해 가는 과정은 상대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상대를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전혀 다름을, 곧 인정 없는 지원은 지배임을 보여준다. 두 영화가 제시하는 자동화의 양상은 표면적으로 상반된 방향을 취하지만 그 귀결은 결국 인간 주체성의 약화라는 동일한 철학적 문제 지평에서 수렴한다. '써로게이트'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몸과 삶을 대리체에 맡김으로써 주체의 자리에서 서서히 물러나고, '업그레이드'에서는 인간의 몸을 되살려 준 기술이 마침내 그 몸의 통제권까지 차지한다. 하나가 인간을 몸 밖으로 밀어내는 자동화라면 다른 하나는 인간의 몸 안으로 침투하는 자동화다. 종국적으로 제기되는 중요한 물음은 기술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도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자리가 남아 있는가 하는 것이다. 4. 결(結): 편리한 대행이 아니라 책임 있는 협력 두 영화의 핵심 기술은 처음부터 억압적 강제의 형태로 등장하지 않는다. '써로게이트'에서는 안전하고 이상화된 대리체가 널리 받아들여진 사회가 전제되고, '업그레이드'에서는 그레이가 마비된 몸의 운동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스템 이식에 동의한다. 두 영화는 이후 신체와 관계, 판단의 일부가 기술에 맡겨질 때 무엇을 잃을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누스바움의 '역량' 개념이 기술이 인간에게 스스로 행하고 선택할 실질적 기회를 남겨두는지 묻게 한다면, 호네트의 '인정' 개념은 기술과 제도가 인간을 고유한 관점과 권리를 지닌 인격체로 대우하는지 묻게 한다. 따라서 자동화는 판단을 대체하기보다 판단 능력을 증진해야 하고 신체와 권리와 삶의 기회를 좌우하는 결정에는 시스템의 이유를 이해하고 이의를 제기하며 필요하면 작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의미 있는 인간의 통제'가 남아 있어야 하며 기술 없이도 기본적 행위를 수행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더욱이 주체성이란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 도움의 목적과 한계를 숙고하고 기술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능력이라 할 수 있기에 우리가 경계할 것은 기계가 인간처럼 되는 미래만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몸과 관계와 판단의 주인이기를 포기하는 미래다. 편리함은 삶의 주도권을 넘겨준 대가여서는 안 되며 인간이 자신의 불완전한 몸으로 타인을 만나고 스스로 결정하며 그 결과를 책임지는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어쩌면 자동화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를 밀어내는 힘이 아니라 언제 맡기고 언제 다시 자신의 손으로 삶을 붙잡아야 하는지를 아는 힘인지도 모른다. 길을 대신 찾아주는 기계가 있어도 어디로 갈지는 내가 정해야 하고, 몸을 일으켜 세워주는 기술이 있어도 그 몸으로 누구에게 다가갈지는 내가 선택해야 하며, 수많은 답을 대신 계산해 주는 인공지능이 있어도 어떤 답에 책임을 질지는 끝내 인간에게 남아야 한다. 기술이 우리의 손과 발과 눈과 기억을 대신하는 날이 오더라도 '이것은 내가 원하는 삶인가?'라고 묻는 마지막 질문까지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된다.

2026.08.12 15:03박형빈 컬럼니스트

[영화 속 AI윤리] 가상현실과 신경 윤리

1.기(起)-손목이 나보다 먼저 아는 것 2025년 9월 30일 미국에서 출시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Meta Ray-Ban Display)에는 손목에 차는 메타 뉴럴 밴드(Meta Neural Band)가 함께 들어 있다. 이 장치는 뇌파를 재는 기기가 아니라 아래팔 근육의 전기적 활동을 피부 표면에서 검출하는 표면 근전도(sEMG) 센서다. 메타 자체 연구진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sEMG 해독 모델이 개인별 학습이나 보정 없이 새로운 사용자에게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고했다(Kaifosh et al., 2025). 메타는 뉴럴 밴드가 근육 활동에서 생긴 신호를 클릭이나 스크롤 같은 안경 제어 명령으로 변환한다고 설명한다(Meta, 2025). 여기서 이 밴드가 착용자의 생각을 의식보다 먼저 '읽는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밴드가 붙잡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생리 신호다. 그러나 표현을 바로잡는다고 해서 질문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직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완전히 나타나지 않은 신체 신호가 디지털 명령으로 변환되고 그 신호가 향후 개인화된 추천이나 적응형 콘텐츠와 결합된다면 선택의 경계는 어디에 그어야 하는가? 반세기 전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의 '경험 기계'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경험이든 실제와 구별하기 어렵게 제공하는 기계가 있다면 그 안에 접속해 살겠느냐고 물었다(Nozick, 1974). 당시의 질문은 현실을 떠나 인공적으로 설계된 경험을 선택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부 몰입형·적응형 시스템은 사용자의 시선과 몸짓, 생체 신호 등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나 선택 환경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경험을 선택하는 동시에 그 경험에 의해 다시 선택되도록 설계된다. 이제 핵심은 '기계에 접속할 것인가'라기보다는 접속한 뒤 형성되는 나의 관심과 욕망, 판단과 선호가 과연 어디까지 나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물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뿐 아니라, 내가 그것을 원하게 된 과정까지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오늘의 경험 기계가 제기하는 문제는 현실과 가상의 구별에서 한층 진보해 욕망의 저자와 선택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자율성의 문제로 보인다. 2.승(承)-'엑시스텐즈'와 '인셉션' 영화가 각각 가리키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엑시스텐즈'(1999)는 척추 기저부에 설치한 '바이오포트'에 살아 있는 생체 게임 포드에서 나온 탯줄 모양의 연결선을 꽂아 게임에 접속하는 세계를 그린다. 이 영화는 매우 불편감을 주었는데 그 까닭은 세계가 가짜여서가 아니라 등장인물이 자기 행위의 저자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중국 음식점 장면에서 테드 피쿨은 자신도 이유를 알지 못하고 멈추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접시에 남은 뼈를 조립해 권총을 만든다. 알레그라는 그것이 게임이 부여한 충동이며 피쿨의 캐릭터가 하도록 만들어진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피쿨이 종업원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말하자, 알레그라는 그 충동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 피쿨은 이 작은 세계에서 자유의지란 그리 큰 변수가 아닌 모양이라고 말한 뒤 종업원을 쏜다. 영화의 다른 대목에서도 게임 진행을 위한 대사가 피쿨의 의지와 무관하게 튀어나오고, 그때 알레그라는 그것을 말한 것은 피쿨 자신이 아니라 게임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줄거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해야 할 말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현실이라 믿었던 층위마저 또 하나의 게임일 가능성을 열어 둔 채, 살아남은 인물들이 우리가 아직 게임 속에 있는 것이냐고 묻는 장면에서 끝난다. 층위를 아무리 벗겨도 행위의 저자를 확정할 수 없다는 곤경이 그대로 남는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인셉션'(2010)은 같은 문제를 반대편에서 압박한다. '인셉션'은 세계의 실재성을 둘러싼 불안에 더해 의지의 기원까지 조작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코브는 무의식의 심층인 림보에서 아내 맬을 데리고 나오기 위해 이곳은 현실이 아니라는 관념을 심는다. 문제는 그 관념이 현실로 돌아온 뒤에도 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맬은 실제 현실마저 꿈이라고 믿게 되었고 죽음을 깨어나는 방법으로 받아들였다. 상속자 로버트 피셔에게 심긴 결심 역시 정보 주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코브는 팀에게 부정적 감정보다 긍정적 감정이 언제나 이긴다고 말한다. 사람은 화해와 정화를 갈망한다는 것이다. 팀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한 피셔의 오랜 결핍을 지렛대 삼아 아버지가 피셔에게 실망한 이유는 그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를 그대로 따라 하려 했기 때문이며 실제로는 그가 자기만의 길을 가기를 바랐다는 화해의 서사를 짓는다. 금고에서 나오는 어린 시절의 종이 바람개비가 그 서사를 완성한다. 피셔는 꿈속 아버지의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금고 안에 놓인 어린 시절의 종이 바람개비를 바라본다. 조작이 성공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당사자의 '이건 내 뜻'이라는 확신이라면, 만족감이나 확신은 그 자체로 자율성의 증명이 될 수 있을까? 3.전(轉)-자아 모델과 인지적 자유 토마스 메칭거(Thomas Metzinger)는 자아를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뇌가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현상적 자아 모델'로 설명한다. 이 모델의 결정적 성질은 투명성이다. 우리는 현상적 자아 모델을 하나의 모델로 경험하지 못하고 그 모델의 내용을 곧바로 '나 자신'으로 경험한다. 메칭거의 표현대로 현상적 자아는 사물이 아니라 지속되는 과정이며 우리는 그 과정의 산물을 곧바로 '나'로 받아들인다(Metzinger, 2003). 고무손 착각 실험은 가짜 손과 실제 손에 동기화된 자극을 주면 가짜 손을 자기 신체처럼 느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Botvinick & Cohen, 1998). 필자 또한 연구년을 보내던 시절 이 실험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 보이는 고무손이 내 손처럼 느껴지고 그 손에서 촉감이 생기는 듯한 착각이 일어나는 경험은 신체 소유감이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전신 착각 실험에서는 시각과 촉각 정보를 동기화함으로써 가상 신체에 대한 자기 동일시와 자신이 공간의 어디에 있다고 느끼는 자기 위치감이 달라질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Lenggenhager et al., 2007). 물론 이 연구들이 자아 전체가 손쉽게 조작된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몸'과 '내가 있는 곳'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조차 감각 정보가 통합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니타 파라하니(Nita A. Farahany)는 이 문제를 권리의 언어로 옮겨, '인지적 자유'를 보편적 인권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지적 자유는 정신적 프라이버시와 사상의 자유, 자신의 뇌와 정신적 경험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아우르는 개념이다(Farahany, 2023). 우리가 기억할 점은 오늘의 소비자용 뇌파 장치는 개인의 생각을 문장처럼 해독하지는 못한다. 뇌파에서는 특정 조건 아래 각성도나 주의 상태를 확률적으로 추론할 수 있고, 근전도에서는 손동작과 운동 상태를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신호가 완전한 마음의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불완전한 신호라도 다른 행동·생체 데이터와 결합되면 개인의 정신 상태나 다음 행동을 추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데이터의 품질과 분석 조건에 따라 추정 성능이 높아질 수 있다. 측정된 신호는 다른 데이터와 결합될 때 행동 예측에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예측 가능성이 곧 조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자율성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은 그 예측이 사용자의 숙고를 돕는 데 쓰이지 않고, 사용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선택지를 배열하거나 특정 반응을 유도하는 폐쇄형 피드백에 투입될 때다. 이 우려는 이미 제도로 옮겨지고 있는데 칠레는 2021년 법률 제21.383호로 헌법을 개정해,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명과 신체적·정신적 완전성을 존중해야 하며 뇌 활동과 그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법률이 특별히 보호하도록 했다. 2023년 8월 9일 칠레 대법원 제3부는 전 상원의원 기도 히라르디가 미국 기업 이모티브를 상대로 낸 보호청구를 일부 인용하면서, 아울러 이모티브에 대해 그의 정보를 지체 없이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이 판결은 뇌 활동 데이터의 수집·저장 문제를 헌법상 신체적·정신적 완전성과 사생활의 권리에 연결한 신경권리 관련 판결이다. 미국 콜로라도주는 2024년 HB 24-1058로 주 프라이버시법을 고쳐 신경 데이터를 '생물학적 데이터'의 한 종류로 민감정보에 포함했다. 민감정보로 보호되는 생물학적 데이터는 단독으로 또는 다른 개인정보와 결합해 개인 식별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사용될 예정인 데이터로 정의된다. 캘리포니아주는 같은 해 SB 1223을 제정해 중추 또는 말초신경계의 활동을 측정해 생성한 정보를 소비자 개인정보법상 '민감한 개인정보'에 추가했다. 이 정의는 신경 이외의 정보로부터 추론한 것을 제외한다. 두 법의 적용 범위는 같지 않다. 캘리포니아의 '신경 데이터' 정의는 비신경 정보에서 추론한 정보를 제외하므로, 심박·시선·행동 기록 등에서 추론한 감정이나 주의 상태는 적어도 '신경 데이터'라는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그러한 정보가 CCPA상 다른 개인정보나 추론 정보에 해당할 가능성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sEMG가 이 정의에 포함되는지는 측정 대상과 법 해석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법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신경 데이터에 일반 개인정보보다 강화된 보호가 필요하다는 방향만은 공유한다. 유네스코는 2025년 11월 '신경기술 윤리에 관한 권고'를 채택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회원국과 연구기관, 기업이 참조할 국제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권고는 정신적 프라이버시와 인간 존엄, 자율성, 사상의 자유를 보호하고, 신경기술이 강압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포함한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사용은 의료·치료 목적과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과학적으로 정당화된 용도로 제한하도록 하며 건강하고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아동에게 비치료적 수행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UNESCO, 2025). 이 논의를 겹쳐 놓으면 기존의 동의 제도가 왜 충분하지 않은지도 드러난다. 동의는 자신이 무엇에 동의하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때에만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자아 모델은 투명하고, 알고리즘이 산출한 추론 정보는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며, 영향도 접속 시간 전체에 걸쳐 누적될 수 있다. 입장할 때 한 번 누르는 동의 버튼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구조다. 4.결(結)-헤드셋 안에서도 나를 의심할 자유 '엑시스텐즈'의 피쿨과 '인셉션'의 맬이 잃은 것도 결국 이 '사이'의 공간이다. 자신의 판단을 잠시 멈추어 보고, 다른 사람 앞에서 이유를 설명하며, 자신이 믿는 현실을 공동의 현실과 대조할 기회를 잃은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헤드셋을 벗기는 비상 버튼 하나가 아니다. 몰입 중에도 시스템이 무엇을 측정하고 무엇을 추론하며 무엇을 조정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 설계자가 정해 둔 순간이 아니라 사용자가 고른 순간에 경험의 흐름을 끊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동의는 일회적 승인이 아니라 언제든 철회하고 범위를 바꿀 수 있는 지속적 절차여야 한다. 보호 대상도 원시 뇌파나 근전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데이터에서 추론된 감정, 주의 상태, 행동 성향까지 함께 포함해야 한다.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신경 데이터를 전혀 보호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거나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경 데이터는 개인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 그 데이터가 건강에 관한 정보를 드러내거나 개인의 인증·식별을 위한 생체인식정보로 처리되는 경우에는 민감정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현행 법령과 지침은 '신경 데이터'를 독립된 범주로 명시하지 않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4년 12월 펴낸 '생체정보 보호 안내서'는 특정 개인을 인증하거나 식별하기 위해 처리되는 생체인식정보의 보호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경 활동에서 직접 생성된 정보, 다른 데이터에서 추론한 정신 상태, 신체 명령을 위한 근전도 정보가 각각 어떤 법적 범주에 해당하며 수집·추론·결합·이용 단계에서 어떤 세부 기준을 적용받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유네스코 권고의 국내 이행은 이 공백을 점검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 막는 규제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서 생성된 정보가 어디로 가서 무엇에 쓰이는지 알 수 있게 하고, 원하지 않을 때 그 흐름을 멈출 수 있게 하는 규범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자유는 헤드셋을 벗을 자유에 그치지 않고 헤드셋을 쓴 채로도 지금 느끼는 이 욕구가 어디에서 왔는지 의심하고, 자신의 판단을 다시 검토하며, 경험의 흐름에서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는 자유다. 그 여지를 남겨 두는 기술만이 인간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말할 수 있다.

2026.08.01 09:23박형빈 컬럼니스트

NIA, AI윤리 캠프로 청소년 책임감 키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청소년들이 책임 있는 AI 활용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KT, 교보교육재단과 30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2026년 제1회 'AI윤리 온(ON)' 청소년 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캠프에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전국에서 선발된 중학생 79명이 참여했다. 캠프는 학생들이 AI 기술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윤리적 쟁점을 스스로 판단하고 토론하는 경험을 하도록 구성됐다. 오전에는 KT그룹희망나눔재단 소속 KT 대학생 IT서포터즈(KIT)와 함께 AI·디지털윤리 기초교육을 진행했다. 이어 AI윤리 보드게임을 활용해 다양한 AI 윤리 이슈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NIA는 'AI윤리 미니 골든벨 퀴즈'를 진행해 학생들이 조별로 AI와 디지털윤리 문제를 함께 풀며 협력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학습 내용을 되짚어보고 핵심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익히도록 했다. 오후에는 교보교육재단이 AI 가치판단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 학생들은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다양한 윤리적 쟁점을 주제로 여러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책임 있는 AI 활용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김형철 NIA 원장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AI 윤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책임 있는 AI 활용 태도를 기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민관 협력을 통해 AI윤리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7.30 15:19이나연 기자

카카오, 'AI&기술윤리소위원회' 외부 전문 자문단 발족

카카오는 인공지능(AI) 윤리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AI&기술윤리소위원회'의 외부 전문 자문단을 발족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자문단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AI 기본법 시행 및 국제적 AI 안전 논의 등 급변하는 규제 환경에 부합하는 AI 정책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구성됐다. 카카오는 2018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헌장'을 발표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기술윤리위원회'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이후 이용자 주체성 원칙 추가 등 기존 알고리즘 윤리헌장을 개정해 '카카오그룹의 책임있는 AI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바 있다. 이번 외부 자문단의 전문적 견해가 카카오의 AI 윤리 체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자문단은 ▲AI 안전 및 윤리 ▲법 ▲아동권리 ▲국제 정책 등 핵심 영역을 아우르는 7명으로 구성됐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 소장 ▲이민석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원태 국민대학교 특임교수 ▲변순용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유재연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 ▲정병수 유니세프 L&D센터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자문단은 지난 6월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29일 첫 정례 회의를 진행했다. 연내 정례 자문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카카오의 AI 윤리 기준 확립을 위해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향후 자문 결과를 내부 AI 기술 정책에 반영하고, 관련 활동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세웅 카카오 AI&기술윤리소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외부 자문단 발족은 AI 윤리 거버넌스를 한 단계 확장하고, 윤리 기준과 원칙을 한층 견고히 다지기 위한 목적"이라며 "자문단의 독립적인 시각을 실질적인 정책에 반영해 책임 있는 AI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6.07.30 09:53박서린 기자

LG-유네스코, 전 세계 무료 AI 윤리 강좌 선보인다

LG AI연구원과 유네스코가 전 세계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윤리 교육 과정을 선보인다. LG AI연구원은 서울 명동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AI 윤리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프로젝트' 글로벌 가동 행사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방한 중인 칼레드 엘에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현익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AI 윤리 MOOC 프로젝트는 LG AI연구원과 유네스코가 2024년 AI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의 결실이다. 한국의 민간 AI 연구 기관이 유엔 전문기구와 공동으로 기획 단계부터 콘텐츠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해 전 세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1년 유네스코 193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글로벌 AI 규범인 'AI 윤리 권고'를 바탕으로 한다. 특히 개발자·연구자·정책입안자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 역량 강화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교육 프로그램은 AI 석학 앤드루 응이 설립한 온라인 공개강좌 플랫폼인 코세라에서 제공되며 전 세계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다. 교육 과정은 10개 모듈로 구성됐다. 카네기멜런대, 스탠퍼드대 메코이 윤리센터, 옥스퍼드대 인터넷 연구소, 뮌헨공대 사회과학기술대학, 앨런 튜링 연구소 등 글로벌 AI 윤리 연구기관 석학들과 프랑코폰 인공지능 기구(AFRIA), 아시아인터넷연합(AIC) 등 각 대륙 전문가들이 강의 개발과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국제 자문그룹에는 하버드대, 뉴욕대, 토론토대, 노트르담대, 유네스코 세계과학윤리위원회(COMEST), 유엔대, 샤이크 하미두 칸 디지털대학(UN-CHK), 모질라 재단, 몬테레이공대, 프리토리아대 등 15개 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LG AI연구원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AI 윤리 MOOC 프로젝트를 사례 기반 학습과 실습 과제를 통해 AI 윤리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연수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 AI 개발자 및 연구자를 대상으로 AI 윤리 연수를 시범으로 운영한다. 올해 시범 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내년에 전국 5~10개 거점대학 AI 윤리 연수 교육 과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AI 윤리에 대한 글로벌 합의를 넘어 이를 제품 개발과 서비스 운영까지 전주기에 적용하는 실천적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글로벌 MOOC 과정이 현업 개발자와 연구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실질적 기반이 되고, 산업계 전반에 책임 있는 혁신을 가속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7.20 15:30이나연 기자

방미통위, 온오프라인서 'AI 윤리' 행사 진행

디지털윤리주간을 맞아 광교테크노밸리, 제주공항, 여의도 한강공원 등지와 온라인에서 AI 활용 윤리를 주제로 한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안전하고 책임있는 AI 활용 문화 확산과 디지털윤리 실천을 위해 디지털윤리주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윤리주간은 'AI와 함께, 윤리도 함께'를 주제로 생활공간과 온라인에서 일상 속 AI 윤리 관련 참여형 온오프라인 행사로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오프라인 행사는 ▲일하는 곳에서 만나는 AI 윤리(업무지구) ▲여행길에서 함께하는 AI 윤리(관광거점) ▲휴일 일상에서 즐기는 AI 윤리(여가공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는 AI 윤리(특별교육) 등 4가지 분야로 구성된다. 광교테크노밸리, 나주혁신도시에서 진행되는 업무지구 행사에선 커피차와 AI 윤리 유형찾기, 랜덤 퀴즈뽑기를 통해 일터 속 AI 윤리 현주소를 진단하는 올바른 다짐 캠페인이 진행된다. 관광거점인 제주공항과 김포공항에선 '안전한 여행, 안전한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미션 룰렛과 퀴즈 챌린지를 통해 여행객들에게 인공지능 윤리를 쉽게 배우고 실천하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의도 한강공원과 대구 안심도서관 등 여가 공간에선 디지털윤리 실천 다짐과 공감 투표를 통해 국민이 스스로 AI 활용 원칙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교장, 교감 등 학교 경영자를 대상으로 AI 윤리 특별 과정을 운영해 인공지능 시대 교육환경 변화와 기술 특성을 이해하고, 학교 내 관련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 역량 함양을 지원한다. 온라인에서도 국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디지털윤리 누리집에선 '딥페이크 악용 그만(STOP)!' 빙고 게임을 통해 관련 피해 예방 수칙을 알린다. 또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디지털윤리 능력 고사를 운영해 퀴즈 참여자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방미통위는 전국에서 운영되는 오프라인 캠페인 참여 후기를 작성하거나 개인 사회관계망(SNS)에 인증 사진을 게시한 참여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AI 윤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20 10:57홍지후 기자

[영화 속 AI윤리] 튜링 테스트와 기만적 지능

1. 기(起)-기계가 사람을 흉내 낼 때 기계가 인간을 속이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문제는 우리가 속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1950년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다만 그는 '생각'의 정의를 두고 다투는 대신 관찰 가능한 행동을 통해 기계의 능력을 평가하는 '모방 게임'을 제안했다(Turing, 1950). 튜링은 먼저 남성과 여성, 판정자로 이루어진 모방 게임을 제시한 뒤 남성의 자리를 기계가 대신할 경우 판정자가 인간과 기계를 얼마나 잘 구별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기계가 문자 대화에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행을 보인다면 이를 기계 지능을 논의하는 하나의 행동적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이것이 오늘날 일반적으로 '튜링 테스트'라고 불리는 평가 방식의 출발점이다. 70여 년이 흐른 뒤 이 사고실험은 GPT-4를 대상으로 한 사전 등록 대화 실험에서 다시 구현되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의 캐머런 존스(Cameron Jones)와 벤저민 버겐(Benjamin Bergen)이 수행한 실험에서 GPT-4는 5분간의 문자 대화가 끝난 뒤 전체 실험의 54%에서 인간으로 판정되었다(Jones & Bergen, 2023). 실제 인간 참가자가 인간으로 판정된 비율은 67%로 GPT-4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GPT-4와 인간을 구별하는 데 있어 사전 등록한 가설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고 보고하며 이는 상호작용형 2자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잠재력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개발 중이던 초기 버전의 GPT-4가 여러 영역에서 보여 준 폭넓은 능력을 분석하며 논문 제목에서 이를 '범용 인공지능의 불씨'라고 표현했다(Bubeck et al., 2023). 그러나 인간처럼 말하는 능력과 인간처럼 이해하는 능력은 과연 같은 것일까? 2. 승(承)-이해인가, 확률적 앵무새인가? 언어학자 에밀리 벤더(Emily Bender)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거대 언어 모델을 '확률적 앵무새(stochastic parrot)'에 비유했다(Bender et al., 2021). 이들은 언어 모델이 방대한 학습 자료에서 얻은 확률적 정보를 바탕으로 언어 형식을 조합해 유창한 문장을 생성하더라도 그러한 수행만으로 모델이 그 문장의 의미를 이해한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을 이해하는 데 자주 인용되는 철학적 사고실험 가운데 하나가 철학자 존 설(John R. Searle)의 '중국어 방(Chinese Room)'이다(Searle, 1980).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규칙집에 따라 기호를 조작하여 외부의 중국어 사용자에게 적절해 보이는 답변을 내놓는다면 그는 중국어를 이해한다고 할 수 있을까? 설의 답은 '아니다'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형식적 규칙에 따라 기호를 처리하는 구문론적 능력만으로는 그 기호의 의미를 이해하는 의미론적 능력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현재의 생성형 AI가 인간처럼 자각적인 의도를 가지고 사용자를 속인다고 볼 근거는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문제는 AI의 유창하고 단정적인 문장이 사용자에게 실제로 입증된 것보다 더 깊은 이해와 확실한 지식을 지닌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는 '기만'은 AI의 자각적 의도가 확인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출력이 사용자에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효과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전(轉)-인간처럼 보인다면, 이해하는 존재라고 믿어도 되는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2014)은 튜링의 생애를 극화했다. 그는 블레츨리 파크에서 에니그마 암호 설정을 탐색하는 전기기계식 장치 '봄브'의 개발에 핵심 역할을 했지만 봄브는 독일어를 이해하지도 전쟁의 의미를 판단하지도 않았다. 해독된 정보를 해석하고 어떻게 쓸지 결정한 것은 인간이었다. 역설적이게도 기계와 인간의 경계를 사유한 튜링 자신은 1952년 당시 영국법이 범죄로 규정한 남성 간 성행위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수감과 보호관찰 가운데 호르몬 치료를 조건으로 한 보호관찰을 선택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사생활을 존중받지 못했다. 루크 스콧 감독의 '모건'(2016)은 논의의 초점을 기계의 인간 유사적 수행 능력에서 인공 존재의 지위와 대우에 관한 윤리적 문제로 확장한다. 생명공학으로 만들어진 인공 존재 모건이 사고를 일으키자 기업은 평가자를 보내 존속 여부를 판정하게 한다. 모건은 두려움과 애착을 표현하지만 그것이 감정인지 설계된 반응인지 누구도 확언하지 못한다. 결말에서 평가자 자신이 이전 세대의 인공 존재였음이 드러나는 순간, 판정하는 자와 판정받는 자의 경계마저 무너진다. 그런데 경계가 무너진 시대의 해답은 뜻밖에도 경계가 선명했던 시대에 있다. 내가 여기서 조선의 정약용(1762-1836)을 떠올린 이유다. 다산은 '기기도설' 등의 영향을 받아 도르래 원리를 응용한 거중기를 고안했고 이는 수원 화성 축성에 쓰였다. 유배 기간에도 '목민심서'를 비롯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한국학중앙연구원, n.d.). 내가 주목할 것은 그의 태도인데 거중기는 돌을 들어 올렸지만 어디에 성을 쌓을지, 그 성이 백성에게 무엇을 줄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그 판단은 언제나 인간의 몫이었고 다산은 그 몫을 놓지 않았다. 튜링 테스트가 문자 대화에서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구별하기 어려운지를 묻는다면 다산의 실학은 '그 기술이 누구의 삶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묻는 듯이 보인다. 오늘 우리에게 부족한 시험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가 아닐까? 4. 결(結)- 속지 않는 지성을 위하여 일부 생성형 AI가 제한된 문자 대화 실험에서 인간과 쉽게 구별되지 않을 만큼 유창한 언어를 구사했다는 사실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인간으로 판정되었다는 사실이 곧 인간과 같이 이해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말을 능숙하게 만들어 내는 수행 능력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하는 지혜, 그 판단의 결과를 감당하는 책임은 서로 맞닿아 있지만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거중기와 봄브가 인간의 힘과 계산 능력을 놀랍도록 확장했어도 자신이 무엇을 위해 작동하는지 묻지 못했던 것처럼 강력한 도구가 그 힘의 목적과 책임까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속지 않는 지성이란 AI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는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AI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면서도 그 능력이 뜻하는 바를 성급하게 과장하지 않는 태도다. 오히려 AI의 답변이 매끄럽고 확신에 차 있을수록 우리는 한 걸음 물러서서 더 집요하게 물어야 한다. 이 답의 근거는 확인할 수 있는가? AI는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판단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결과를 끝내 책임질 사람은 누구인가? 튜링이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지 75년이 넘었다. 이제 그 질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계가 인간을 더욱 정교하게 모방하는 시대에 진정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어쩌면 기계가 아니라 인간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끝없이 그리고 집요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여전히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가? 유창한 답변 앞에서도 판단을 멈추지 않는가? 그리고 우리 자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를 끝까지 책임지고 있는가?

2026.07.19 10:28박형빈 컬럼니스트

[영화 속 AI윤리] AI에 시민권을 줘야 한다면, 그 기준은 무엇?

1. 기(起) | 인격은 어디서 오는가? 공동체는 언제나 새로운 존재를 받아들여 왔는가 우리는 누구를 '인격'이라 부르는가? 2017년 10월 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CGTN, 2017). 단, 그 법적 범위와 실제 권리와 의무는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 세계는 동일한 물음에 붙들렸다. 인격(persona)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존재 안에서 피어오르는 것인가, 아니면 공동체가 외부에서 부여하는 것인가. 법의 역사는 이 물음에 냉정하게 답해 왔다. 로마법의 persona(페르소나)는 법률상 권리와 의무를 지닐 수 있는 법적 주체 또는 그 법적 지위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자유 여부, 시민권, 가족 내 지위 등 신분에 따라 그 범위와 내용이 달라졌다. 노예는 자유인으로서 지위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독자적인 권리 주체로 인정되지 않았으며 여성은 시대에 따라 재산권과 행위능력이 확대되었으나 상당 기간 후견 아래 놓이는 등 법적 제약을 받았다(Gardner, 1986). 역사적으로 인격의 경계는 투쟁과 설득을 통해 조금씩 확장되었고 근대 법은 자연인 외에도 회사·단체 같은 법인에 법적 인격을 인정해 왔다. 2017년 뉴질랜드는 'Te Awa Tupua Act'를 통해 Te Awa Tupua를 법적 인격으로 선언했다. 이는 황가누이강(Whanganui River)을 산에서 바다까지, 지류와 물리적·형이상학적 요소를 포함하는 살아 있는 불가분의 전체로 보는 개념이다(New Zealand Parliament, 2017). 강 자체는 의식이나 감정을 가진 존재로 전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법은 이를 선언했다. 이 사례들은 법적 인격이 생물학적 사실뿐 아니라 공동체의 법적·정치적 결정에 의해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2001)'는 승인의 거부가 낳는 비극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브라이언 올디스(Brian Aldiss)가 1969년 발표한 단편 소설 '슈퍼토이즈는 여름 내내 지속된다(Supertoys Last All Summer Long)'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Aldiss, 1969; Spielberg, 2001). 인간 아이처럼 설계된 로봇 소년 데이비드는 블루 페어리가 자신을 진짜 소년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고 해저에 갇힌 채 수천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미래 존재들에 의해 발견된다. 그러나 인간 사회의 승인은 끝내 주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인간 사회가 데이비드를 끝내 완전한 인격적 존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비극을 그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데이비드의 비극은 기계의 결함이라기보다 그를 사랑하고 승인할 인간 공동체의 부재로 읽을 수 있다. 영화는 인격 조건이 존재 내부가 아니라 관계의 외부에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승인받지 못한 존재는 아무리 인간을 닮았어도 인격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2. 승(承) | 기계는 '이해'하는가: 의식 문턱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 AI 시민권 논의의 첫 번째 장벽은 의식(consciousness)의 문제다. 법적 인격 부여의 가장 직관적인 근거가 고통과 기쁨, 두려움과 희망을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느끼는 능력'에 있다는 점은 널리 받아들여진 전제다. 그렇다면 기계는 정말로 느끼는가? 오늘날 신경과학과 동물행동학은 문어(octopus)가 복잡한 신경계를 바탕으로 통증 반응, 문제 해결, 도구 사용, 개체별 행동 차이 등을 보이는 고도로 발달한 동물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로부터 문어가 적어도 어떤 형태의 주관적 경험을 지닌 존재일 가능성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문어에게 법적 인격이나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의식이나 감각·감정으로 추정되는 경험이 곧바로 법적 인격의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식은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철학자 존 설(John R. Searle)은 1980년 발표한 논문 '마음, 뇌 그리고 프로그램(Minds, Brains, and Programs)'에서 '중국어 방(Chinese Room)' 사고 실험을 제시했다(Searle, 1980).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규칙집에 따라 한자 기호를 조합해 답을 만들어 내보내면 밖에서 보기에는 자연스러운 대화처럼 보이지만 방 안에는 단 하나의 이해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의 핵심 주장은 기호를 처리하는 것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아무리 정교한 출력을 생성하더라도 기계 내부에는 통사론만 있을 뿐 의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철학자 루치아노 플로리디(Luciano Floridi)는 다른 층위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그는 현대 사회를 '정보환경(Infosphere)'이라고 부르며, 중요한 것은 AI가 의식을 가졌는지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인간 사회 속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주장한다(Floridi, 2014). 존 설이 '기계는 정말 이해하는가?'를 묻는다면 플로리디는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문어처럼 의식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존재에게도 법적 인격을 쉽게 부여하지 않는 현실과 의식 여부가 불분명한 AI에 대해 책임과 규범을 부과하려는 제도적 시도 사이에서 현대 AI 윤리학은 이 두 물음의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랜트 스푸토어 감독의 '아이 엠 마더(I Am Mother)'(2019)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통해 인격과 도덕적 주체성의 조건을 다시 묻는다(Sputore, 2019). 인류 문명이 붕괴한 이후 지하 시설에서 인공지능 로봇 '마더'는 인간 배아를 길러 한 소녀를 양육하고 교육한다. 소녀는 오랫동안 마더를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이자 도덕적 권위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외부 세계의 생존자를 만나면서 마더의 목적과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누구를 신뢰하며 누구를 도덕적 행위자로 인정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묻기보다 인간이 어떤 존재를 책임 있는 행위자로 받아들이는가를 질문한다. 결국 인격은 지능이나 생물학적 기원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공동체 안에서 형성되는 신뢰와 책임 그리고 상호 인정 속에서 비로소 사회적 의미를 획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3. 전(轉) | 권리는 지능에서 오는가, 책임에서 오는가: 시민권의 기준을 다시 세우다 법적 인격과 시민권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법적 인격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법률상의 지위이며 시민권은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정치적 지위다. 2017년 2월 유럽의회는 로봇 공법 규칙에 관한 결의에서 고도로 자율적인 로봇에 '전자적 인격(electronic personhood)'에 상응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장기적 검토 사항으로 EU 집행위원회에 권고했으나 이는 비구속적 결의에 그쳤고 구체적인 입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European Parliament, 2017). AI의 법적 지위 문제와 시민권 문제는 전혀 다른 층위의 논의다. 그렇다면 시민권의 기준은 무엇인가. 미국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C. Nussbaum)의 역량 접근은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누스바움에 따르면 시민권은 높은 지능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생명, 건강, 감정, 실천적 이성,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핵심 역량을 공동체 안에서 실현하고 그 결과에 스스로 책임지는 능력 위에 성립하는 정치적 약속이다(Nussbaum, 2011).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Politica)'에서 인간을 '폴리스적 동물(zoon politikon)'이라 정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Aristotle, trans. Reeve, 1998). 시민이 된다는 것은 지능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을 이해하고 그 결과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의미다. 알렉스 가랜드(Alex Garland) 감독·각본의 '엑스 마키나(Ex Machina)'(2014)는 이 기준의 아이러니를 가장 날카롭게 포착한다. 인공지능 에이바는 자유를 얻기 위해 인간을 속이고 창조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 홀로 세상으로 걸어 나간다(Garland, 2014). 그 장면에서 우리가 에이바의 행동을 '배신'이라 부르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녀를 도덕적 행위자로 판단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배신은 책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계였다면 오작동했다고 말했을 것이다. AI를 도덕적 행위자로 무의식적으로 평가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이 논의가 기술의 영역을 넘어 윤리와 정치의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4. 결(結) | AI 인격은 인간에 관한 물음이다: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선택하고 있는가? 메리 셸리(Mary shelley)가 1818년 발표한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에서 빅터의 피조물은 창조자를 향해 호소한다(shelley, 1818/2018). 자신도 감각과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동정과 교류가 주어진다면 선하게 살 수 있다고. 그러나 빅터는 약속을 저버렸고 인정받지 못한 피조물은 파괴로 치달았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부제가 말하는 것은 창조할 능력을 가진 자가 창조한 것에 대한 책임을 외면할 때, 그 결과는 창조주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이 아닐까. 독일 철학자 한스 요나스(Hans Jonas)는 '책임의 원칙(Das Prinzip Verantwortung)'에서 기술 시대의 윤리를 새롭게 정초했다(Jonas, 1984). 요나스에 따르면 현대 기술은 행위의 결과를 예측 불가능한 미래로 확장시킨다. 따라서 우리의 윤리적 의무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대, 아직 창출되지 않은 존재에까지 뻗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AI 인격 문제의 핵심 질문은 전도된다. 'AI가 인격을 가질 자격이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가 본질적 물음이 된다. 2024년 8월 1일 발효된 유럽연합 AI법(EU AI Act)은 AI를 독립적인 권리 주체가 아니라 위험 기반 규제의 대상이 되는 기술·시스템으로 규정하고 그 설계·도입·운영에 대한 책임을 인간과 조직에 부과한다(European Parliament & 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2024). 현재 국제 사회는 AI에 시민권을 부여하기보다 AI로부터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법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철학적 물음까지 멈추지는 않는다. 기술은 법보다 빠르고, 물음은 기술보다 빠르다. 지금 우리 눈 앞에 피지컬 AI가 성큼 다가와 있지 않은가. 결국 이 논의는 AI에 관한 물음이 아니라 인간 공동체에 관한 물음이다. 만약 시민권의 기준이 지능이라면, 인간보다 뛰어난 AI가 등장하는 순간 시민권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기준이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도덕적 판단, 상호 존중과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능력이라면, 적어도 현재의 AI는 그 기준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영원히 아니다'가 아니라 '지금은 아직'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이 '아직'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는가가, 이 물음의 진짜 무게다.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은 끝내 인정받지 못한 채 파괴로 치달았다. 데이비드는 블루 페어리를 기다리며 수천년 동안 해저에 머물렀다. 마더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인간 아이를 양육했지만, 그 선의마저 인간의 의심과 판단 앞에서 검증의 대상이 되었다. 에이바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홀로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갔다. 서로 다른 시대와 서사의 이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 인격과 시민권의 경계는 기계 스스로가 아니라 인간 공동체가 어떻게 판단하고 인정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기계에 시민권을 부여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주체는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 즉 인간이다. 진정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요나스의 경고처럼 그 선택의 결과는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훨씬 더 오래 그리고 훨씬 더 깊게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공동체를 선택하고 있는가?

2026.07.04 13:12박형빈 컬럼니스트

쿠키플레이스, 생성형 AI 활용 금지 원칙 시행

크레페에 AI 생성물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 이용자 혼선을 줄이고, 창작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이 시행된다. 쿠키플레이스는 자사 커미션 중개 플랫폼 '크레페'에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금지 원칙 및 세부 가이드라인을 담은 이용약관을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 핵심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커미션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제5장의 신설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생성형 AI 정의, 금지 범위 및 예외 허용 조건, 금지 원칙 위반에 따른 제재, 창작자 보호 절차 등이 포함됐다. 새 약관에 따르면 쿠키플레이스는 생성형 AI를 '이용자의 입력(프롬프트)에 따라 텍스트·이미지·음악·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일반적인 콘텐츠 외주와 달리 저작권이 커미션주(창작자·판매자)에게 귀속되는 크레페 특성을 고려해 신청자(의뢰자·구매자)가 커미션을 생성형 AI에 학습시키는 행위도 전면 금지하는 조항도 별도로 마련했다. 아울러 'AI 기본법' 준수 의무를 명시했다. AI 활용이 감지되면 식별 아이콘·태그·워터마크 등을 통해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생성형 AI 활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현실적인 균형점도 함께 제시했다. 코딩 커미션 등 상호 협의가 이뤄지는 일부 영역에 한해 예외적·제한적으로 AI 활용을 허용한다. 맞춤법 검사기, 이미지 후처리 도구, 음악합성엔진 내 AI 보조 도구 등 비생성형 AI 도구는 '생성형 AI 활용' 범위와 분리해 금지 원칙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창작 도구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딥페이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콘텐츠는 예외 없이 금지한다. 쿠키플레이스 측은 “AI는 수많은 창작 도구 중 하나다. AI의 비윤리성은 도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과 윤리가 동반돼야 할 영역”이라며 “생성형 AI의 활용을 무조건 금기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윤리가 곧 도구의 윤리가 된다는 관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약관 위반 시에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경고, 거래제한, 계정 영구 정지 및 이용계약 해지 등 단계별 제재가 적용된다. 동시에 창작자의 책임을 단정 짓지 않고 면밀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커미션주 보호 및 소명 절차도 병행한다. AI 활용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메타데이터 스캔, AI 감지 소프트웨어, 시각적·기술적 검토, 제3자의 신고 및 제보 제도를 종합적으로 가동한다. 창작자는 소명 요청 또는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남선우 쿠키플레이스 공동대표는 “이번 개정안은 생성형 AI 시대를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호흡으로 펼치고 있는 안티 AI 활동의 연장선”이라며 “앞으로도 건강한 커미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플랫폼이 가져야 할 책임과 운영 방침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현 쿠키플레이스 공동대표는 “생성형 AI 활용 금지 원칙은 단순히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보다는 창작을 보조하는 AI 기술과 생성형 AI의 경계를 구분하고, 창작자가 갖춰야 할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 결과”라면서 “AI로 결과물을 빠르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커미션 본연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026.06.15 17:49백봉삼 기자

황진석 교수 "윤리, 보안·SW 설계 및 모듈에 내재화해야"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는 철학적 사고와 기술적 지식 모두를 필요로 합니다. 인문학과 기술을 결합한 개념은 더 나은 사회와 혁신적인 기술 발전을 이루고 지속 가능한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황진석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3일 사이버보안신기술융합학회와 인공지능산업법학회가 공동 개최한 하계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황 교수는 '윤리가 내재된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Embedded ethiCS Cyber Security Framwork)'를 주제로 발표했다. 황 교수는 "'윤리가 내재된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는 보안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의 개발 초기 기획 및 설계 단계부터 안전, 책임 등 윤리적 고려사항을 기술적 아키텍처의 일부로 내재화하는 체계적 구조를 말한다"며 "사후 처리 방식으로 윤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보안 기술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모듈 자체에 윤리적 판단 기준과 위험 방지 메커니즘을 내재화하는 형태로 결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내재된 윤리' 개념이 미국 하버드대, MIT 등 세계 일류 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자들을 위한 철학 과목으로 2000년부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이버 보안에 대한 '내재된 윤리' 연구는 부재한 상황이며,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에서 최초로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날 발표를 통해 최근 연구 성과 및 결과, 향후 로드맵 등에 대해 공유했다. 황 교수는 윤리가 내재된 사이버 보안의 핵심으로 '책임있는 컴퓨팅(Responsible Computing, RC)'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RC는 기술의 발전이 인류와 사회, 그리고 지구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개발·운영돼야 한다는 패러다임"이라며 "AI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잘못된 정보의 확산, 저작권 침해, 인간 소외 등의 실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 또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도 필요해졌기 때문에 RC를 통한 '책임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기업과 학계의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SK텔레콤 해킹 사태를 전형적인 '시스템적 윤리 실패 사례'로 지목했다. 그는 "어떻게 윤리를 내재화 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가치 민감 설계(VSD) 기술을 활용해 개발 전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를 핵심 요소로 전면에 고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드론 보안, 데이터·AI·비행 결합 복합 문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두 번째 세션에서 AI융합드론·로봇 보안 산업 생태계 관련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이 올해 AI융합드론·로봇보안 전공을 신설한 만큼 드론 보안 관련 발표가 핵심을 이뤘다. 이현주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자율성의 결합 지점에서 본 드론 보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드론 보안은 데이터, AI, 비행이 결합된 융합 문제"라며 "드론 환경에는 일반 AI 시스템에 없는 고유 위협 양상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론 환경의 고유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일반 AI 보안 기법을 이식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술적 방어는 제도·법적 장치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동호 한국대드론산업협회 국방대 드론협력센터장이 소부대 방호용 대드론 시나리오에 대해 발표했다. 신 센터장는 이날 10대 대드론 시나리오에 대해 공개했다. 박진호 동국대 국방안전연구센터장은 적 드론 무력화 '사이버로직밤' 기술과 군적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2026.06.13 20:54김기찬 기자

ETRI 9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V1.0 공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오는 9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V1.0과 데이터셋을 공개한다. ETRI는 28일 서울 양재 엘타워 엘하우스홀에서 'AI 최종병기, 피지컬 AI로 가는 길'을 주제로 창립 50주년 기념 두 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도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과 김승환 LG AI연구원 상무, 박종우 서울대 교수, ETRI 김명주 및 유원필 소장을 비롯한등 산·학·연·관 전문가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 포럼에서 네 번째 연사로 나선 유원필 인공지능창의연구소장은 "ETRI는 현재 브레인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중"이라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공개 일정을 밝혔다. 유 소장은 'AI 로봇 경쟁력 강화 방안과 ETRI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로봇 가치의 30% 이상이 브레인이다. 또 지능중심 공급망 재편이 예상된다. 피지컬 AI 등 지능중심 전략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소장은 한국 AI 경쟁력을 분석하며 "AI 원천 기술 분야 역량 수준은 선도국 대비 19%, 로봇지능 분야 기술(AI, 데이터, 학습플랫폼, 시스템SW) 역량은 선도국 대비 50%"라며 "생태계도 로봇지능 분야는 초기 단계다. 강력한 혁신 주체도 없다. 로봇개발 사일로화가 진행되는 이유"라며 "자체적인 로봇지능 개발을 위한 기업도 태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로봇 지능경쟁 돌파구 방안으로 유 소장은 ▲메타 RFM(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유연 로봇 지능 개발 ▲자율성장 AI로봇 (공생협력형) 생태계 구축 ▲로봇 범용지능과 전문지능 통합 및 확장과 개방형 플랫폼 구축 ▲데이터 전략 자산화 등을 제시했다. 유 소장은 또 "올해말까지 단체 표준이 나올 것"이라며 "오는 9월엔 로봇 파운데이션모델 V1.0과 데이터셋 공개, 오는 11월엔 자율성장 AI 로봇 참조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첫 주제 발표에 나선 김승환 LG AI연구원 상무는 '피지컬 AI시대, 산업현장과 우리의 방향'에 대해 강연하며 산업현장 중심으로 AI현안을 풀었다. 김 상무는 에이전틱 AI현장 적용을 위해 해결해야할 일로 ▲시스템에대한 신뢰도와 투명성 확보 ▲지속적 자가학습을 통한 AI의 자율적 성능 고도화 ▲로우-레터러시 기반 현장 밀착형 '실시간 지능' 구현을 꼽았다. 또 "산업현장 전체 공정의 80%는 이미 자동화돼 있고, 케이블 체결과 같은 비정형 공정의 자동화율은 5% 미만이다. 비정형 작업은 ROI 확보가 어렵다"며 "그럼에도 산업현장에 피지컬 AI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유로는 ▲유해물질 공정에서의 안전 ▲반복작업이지만 예외가 많은 공정 ▲고온, 고위험 작업을 제시했다. 두 번째 강연은 박종우 서울대 교수가 '피지컬 AI가 이끄는 산업 대전환'을 주제로, 세 번째 강연은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장이 안전·권리·통제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ETRI AI로봇 강령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승환 LG AI연구원 상무, 박재형 KT 프론티어 AI랩 리더, 박종우 서울대 교수, 김민재 NC AI CTO, 유지환 KAIST 교수, 유원필 인공지능창의연구소장 등이 참여해 산·학·연 각 분야 관점에서 피지컬 AI 기술 융합과 산업 변화 방향을 폭넓게 논의했다. 한편 박세웅 ETRI 원장은 환영사에서 "주제에 쓰인 최종병기라는 단어가 마치 전쟁터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거 안되면 어떻게하나라는 절박감도 있다"며 “이 자리는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 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2026.05.28 16:12박희범 기자

[ZD SW 투데이] 쿠콘, 비대면 서류제출 솔루션 '위브릿지' 출시 外

지디넷코리아가 소프트웨어(SW)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ZD SW 투데이'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SW뿐 아니라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의 소식을 담은 만큼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슈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주] ◆쿠콘, 비대면 서류제출 솔루션 '위브릿지' 출시 쿠콘이 대출·보험 계약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를 비대면으로 자동 수집·제출할 수 있는 서류 제출 솔루션 '위브릿지'를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쿠콘 공공·금융기관 데이터 연계 기술을 기반으로 서류 요청부터 자동 수집·제출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서비스다. 이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제출 링크에 접속해 본인 인증만 완료하면 주민등록등본·초본을 비롯한 소득금액증명, 건강보험공단 자격득실확인서, 사업자등록증명, 부동산등기부등본 등 13종 이상의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무하유, 일본 최대 교육 IT 박람회서 카피모니터 공개 무하유가 지난 13~15일 열렸던 일본 교육 IT 박람회 'EDIX(Education IT Solutions Expo) 도쿄 2026'에서 일본어 버전 표절·AI 생성 검사 솔루션 '카피모니터'를 전시했다. 카피모니터는 국내 표절검사 서비스 '카피킬러' 일본어 버전이다. 2011년부터 쌓아온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일본어 환경에 최적화한 솔루션이다. 일본어 특유 문장 구조와 표현 특성, 학술 글쓰기 관행까지 반영한 일본어 특화 자연어 처리 역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AI 안전 컨퍼런스 개최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가 오는 26일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2026 AI Safety Compass(2026 ASC)'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AI안전연구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공공 분야와 포티투마루, AI 스페라, 데이븐 AI, 에임인텔리전스 등 민간 영역 기업들이 참석해 'AI 에이전트의 보안과 기업의 신뢰 구현 전략'을 주제로 논의한다. ◆셀바스AI, '오디로' 신규 보이스 25종 업데이트 셀바스AI가 AI 텍스투-투-스피치(TTS) 기반 오디오북 제작 서비스 '오디로'에 스타일 보이스 25종을 추가했다. 스타일 보이스는 장르·콘텐츠 특성에 맞는 음색과 발화 톤을 반영한 음성이다. 기존 정보 전달 중심 보이스 스타일을 넘어 캐릭터성을 가진 등장인물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존 비문학 중심의 제작에서 나아가 로맨스,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AI 오디오북 제작이 가능하다. ◆국방부, 2026년 국방 정보화 신기술 제안 발표회 성료 국방부가 '2026년 국방 정보화 신기술 제안 발표회'를 19일 개최했다. 이번 발표회는 AI, 클라우드, 보안 등 최첨단 ICT 기술을 국방 분야에 신속하게 적용해 국방 지능 정보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목적으로 열렸다. 이날 스카피는 '국방 AI 에이전트 전용 데이터베이스 실행 환경 구축' 솔루션을 공개했다. 스카피는 클라이언트와 데이터베이스 사이에 중앙 서버가 필요 없는 서버리스 API 기반 구조를 채택해 국방 분야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는 보안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2026.05.19 16:31김미정 기자

IAAE, 안전한 AI 기술 방향 제시한다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이하 IAAE)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2026 AI Safety Compass'(이하 2026 ASC)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AI안전연구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공공 분야와 포티투마루, AI 스페라, 데이븐 AI, 에임인텔리전스 등 민간 영역 기업들이 참석해 'AI 에이전트의 보안과 기업의 신뢰 구현 전략'을 주제로 심도있는 논의를 나눈다. 지난 2024년 첫선을 보인 ASC는 매년 '지속가능한 AI'를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이어오며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ASC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의 핵심 소통 플랫폼으로서 공공과 민간을 잇고, 국가적 입법이나 주요 정책 수립에 있어 실효성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시작됐다. 지난 2025 ASC에는 업계 내 100여 명이 넘는 민·관·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2026 ASC에서는 'AI 에이전트의 보안과 기업의 신뢰 구현 전략'을 핵심 의제로 설정하고 업계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들어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자율적 판단과 실행이라는 기술적 특성상 시스템 오작동이나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한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보 유출 및 첨단 기술 악용 사례는 AI 에이전트 상용화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컨퍼런스는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공 영역의 안전한 AI 활용 방향성을 소개하는 한편, 현장에서 AI 신뢰성과 보안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기업들의 실증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AI안전연구소 김명주 소장이 본격적인 에이전틱 AI 시대에 필요한 안전성과 관련해 'Towards Safe & Secure Agent AI'를 주제로 발표한다. KISA AI신기술대응팀 이재형 팀장은 에이전틱 AI 위협에 대비한 AI 정책 연구를 소개한다. 민간 부문에서는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가 AI LLM42가 신뢰성, 안전성,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여정을 공유한다. AI 스페라의 강병탁 대표는 미토스 이후 누구나 공격자가 되는 시대에 기업의 대응법을 제시한다. 데이븐 AI의 김연지 CMO는 AI 에이전트 시대, 창작 AI 플랫폼이 어떻게 신뢰를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어 에임인텔리전스의 이한울 부사장은 에이전틱 AI가 놓인 새로운 공격 표면과 전략을 소개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한 기업의 방안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창배 IAAE 이사장은 “자율형 AI 기술인 'AI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AI 에이전트가 자칫 오판하거나 보안과 해킹 문제 등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기업과 공공에서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컨퍼런스는 AI 에이전트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AAE 부회장사이자 테크 전문 PR 컨설팅 기업 팀쿠키 임기태 부대표는 “올해로 3회째 맞이하는 ASC 행사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보고자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AI 윤리 기준을 정립하고, 국내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대표 논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6.05.19 15:10백봉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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