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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이 배제된 AI는 사상누각"…ICTK, 저장되지 않는 보안으로 승부수

"보안이 배제된 AI 시스템은 사상누각과 다름없습니다." 유승삼 아이씨티케이(ICTK) 부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I 인프라 경쟁의 다음 승부처를 이같이 진단했다. 유 부회장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초대 대표를 지내며 국내 IT 생태계의 기틀을 다져온 인물이다. 지난해 차세대 하드웨어 보안 팹리스 기업 ICTK에 합류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끌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그가 하드웨어 보안으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국산 원천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 사례가 드물다는 오랜 갈증이 있었다. 유 부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최근 방한에서 AI 시대를 위한 전력 인프라가 강조된 논의를 지켜보며 확신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한 전력망 위에서 구동되는 데이터와 기기의 신뢰성이야말로 AI 인프라의 핵심 축"이라며 "이 신뢰성 없이는 아무리 정교한 AI 시스템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저장하지 않는 보안"…'VIA PUF' 기술로 차별화 ICTK 경쟁력의 근간은 독자적인 물리적 복제 방지 원천기술 'VIA PUF(비아 퍼프)'다. 반도체의 층과 층을 잇는 미세 통로 '비아홀(via hole)'을 설계 규칙보다 작게 만들어, 전기적 단락 여부가 50%의 무작위 확률로 결정되게 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고유값은 반도체 하나하나의 대체 불가능한 '지문'이자 'DNA' 역할을 한다. 유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암호화는 저장된 키(Key) 값이 해킹 표적이 되지만, VIA PUF는 필요할 때마다 고유값을 새로 만들어내 훔쳐낼 저장된 값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국제표준(ISO/IEC 20897)의 요구 조건을 모두 만족하며, 90억 개 이상의 셀 양산으로 물리적 값이 변하지 않음을 실증했다. 실제로 ICTK는 검증 기준이 까다로운 글로벌 빅테크의 실증 문턱도 넘어섰다. 2022년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한 곳과 IoT 액세서리 정품인증 보안칩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4년여의 설계·검증·공급망 구축을 거쳐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공급을 본격화했다. 유 부회장은 "온도 변화에도 고유성을 잃지 않는 PUF 기술과 국내 통신사·디바이스·전력사 상용화 실적이 더해지며 빅테크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여권 규제, 새 성장동력으로 ICTK는 해당 기술을 앞세워 배터리 정품인증 및 이력 관리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연합(EU)에서 내년 2월부터 시행하는 '배터리 여권' 제도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배터리 여권제도는 전기차·경량이동수단·2kWh 이상 산업용 배터리에 개별 식별자와 사용 이력 추적을 의무화하는 제도다. 유 부회장은 "배터리 식별자가 위변조되면 배터리 여권 제도는 무의미해진다"며 "ICTK의 MTB 칩은 정품인증과 수명카운터 기능을 이미 갖추고 있어 규제가 요구하는 '위변조 불가능한 개별 식별'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ICTK는 전동 모터사이클, 전기자전거, 로봇청소기 등 모바일 피지컬 AI 시장에서도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양자 시대 대비한 PQC+PUF, K-Security의 미래 ICTK가 그리는 궁극적인 비전은 양자컴퓨터의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K-시큐리티 생태계'의 완성이다. 유 부회장은 "PQC(양자내성암호)의 키를 PUF가 만들어내는, 저장되지 않는 값으로 보호하는 융합 구조가 우리가 지향하는 차세대 표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양자기술기업 BTQ와 1500만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로 양자보안칩(QCIM) 설계를 마쳤으며, 차량용 반도체 국제 신뢰성 기준(AEC-Q100)도 확보했다. 그는 "국내 통신사 및 방산·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적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배터리 안전관리, ESS(에너지저장장치), 로봇 제어보안 등 보안의 혜택이 미치지 못했던 영역까지 원천기술을 확장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보안 생태계를 완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6.09.07 16:34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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