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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49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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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헤리티지산업포럼, 2.0 전환 추진...학계·산업계·예술 사업 통합 플랫폼 구축

K헤리티지산업포럼이 정부의 K-헤리티지 세계화와 산업 육성에 발맞춰 2.0 전환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디지털콘텐츠, 관광, 전시, 식품, 패션, 라이프스타일, 유통, 게임 등 이종산업 간 협업과 사업 교두보의 역할을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K헤리티지산업포럼(의장 이석민)은 올해 하반기부터 기존 전문가·기업 네트워크를 실제 프로젝트와 성과로 연결하는 '포럼 2.0' 체제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K헤리티지산업포럼, 2.0 전환...전문가 중심 협업 박차 포럼 측에 따르면 이번 2.0 전환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부터 구축해온 사람과 전문성, 기업과 현장의 연결을 보다 밀도 높은 협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박차를 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기존 운영 거버넌스는 유지하면서 신규사업부터 프로젝트형 워킹그룹을 적용하고, 실행의 책임을 프로젝트별 책임자에게 분산한다. 포럼은 '연결의 기반을 만든 1.0에서 그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는 2.0으로의 전환'을 새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는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재현하던 단계에서 AI 기반 문화데이터와 생성형 콘텐츠, 디지털트윈과 미디어아트, 스마트관광과 도시브랜딩으로 활용 범위도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흐름도 반영했다. 정부 정책은 문화의 산업적 가치와 K-컬처의 외연 확대를 추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업무계획에서 K-컬처 산업의 외연을 콘텐츠뿐 아니라 푸드·뷰티·패션 등 생활산업과 소비재·제조업으로 확장하고, 전통 지식재산(IP)을 활용한 타 산업과의 협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국가유산청도 올해 주요업무계획에서 K-헤리티지 세계화와 산업 육성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이창근 K헤리티지산업포럼 운영위원장은 “K-헤리티지 산업의 외연이 넓어지려면 문화유산 분야 안에서만 답을 찾기 어렵다”며 “기술을 가진 기업과 시장을 가진 기업, 문화적 전문성과 창작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 분야 경험이 없는 기술기업이라도 자체 솔루션과 경쟁력이 있다면 새로운 적용시장을 찾을 수 있고, 문화콘텐츠 기업 역시 기술과 유통 파트너를 만나 사업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며 “포럼 2.0은 서로 다른 산업이 K-헤리티지를 매개로 새로운 시장을 함께 탐색하고 협업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유산 밖으로 넓어지는 산업의 접점...전문가 집단을 통한 산업 간 시너지 포럼은 K-헤리티지를 둘러싼 산업 간 시너지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를 포용하고 있다. 실제 포럼에는 학계와 산업계, 예술현장의 전문가와 다양한 분야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석민 의장(법학박사)을 중심으로 이창근 운영위원장(예술경영학박사)과 정주호 사무총장이 포럼의 운영을 맡고 있다. 뷰티 분야의 이하늘 전문위원과 국악 분야의 최한이 전문위원 등도 각 전문영역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학계와 자문 분야의 전문성도 포럼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박진호 부의장(카이스트 AI대학원 초빙교수)을 비롯해 이유경 백석문화대 교수, 이은진 명지전문대 교수, 정지윤 중앙대 교수 등이 AI와 게임, 미디어, 예술공학 분야의 전문가도 합류했다. 여기에 산업계와 예술현장의 디지털콘텐츠, 전시·미디어,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 역량이 결합되면서 서로 다른 전문성이 프로젝트 단위의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러한 구조는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기업이 하나의 구체적인 프로젝트에서 서로의 빈칸을 채우고, 새로운 협업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월에는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현장을 찾아 세계유산 정책과 콘텐츠·산업 흐름도 살폈다. 포럼의 활동은 회원들의 자체적인 현장 참관과 네트워킹으로 진행됐다. K헤리티지산업포럼 2.0, 프로젝트 중심 산업 플랫폼 구축 포럼 2.0 전환에는 회원 수보다 활동 회원에 초점을 맞춘 실행원칙을 중심으로, 새 역할도 부여된다. 프로젝트 중심 산업 플랫폼 구축에 사전 포석이다. 무엇보다 포럼 측은 상반기 활동과 현장 경험을 토대로 외형이나 행사 숫자를 키우기보다 실제 사업기회와 책임자가 존재하는 프로젝트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포럼의 새 역할은 모든 사업 단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닌, 정책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산업 의제와 사업기회를 발굴해 적합한 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하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워킹그룹에서 협업구조와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실제 제안과 계약, 개발·제작과 사업수행 단계에서는 전문성과 실행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구체적인 협력체계를 구성해 참여한다. 신규 사업은 실제 사업 또는 과제가 존재하고 프로젝트 책임자와 참여기업·전문가, 추진기간과 구체적인 결과물이 확인될 때 워킹그룹으로 전환한다. 워킹그룹은 단순한 논의기구가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참여 주체의 전문성과 역할을 구체화하는 실행 준비단계다. 공동기획과 파일럿을 통해 협업모델과 역할구조를 다듬고, 실제 사업이 구체화되면 참여기업과 전문가의 역량에 따라 컨소시엄 등 구체적인 실행체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실행 가능성이 높은 협업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공동기획과 파일럿, 제안과 사업화 등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포럼 측은 설명했다. 포럼은 하반기 외형 확대보다 실제 공동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산업역량을 가진 기업과 전문가 연결에 드라이브를 건다. 가능성을 타진한 이후 실제 사업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는 의제와 협업구조도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이창근 운영위원장은 “기업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직함보다 새로운 시장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며 “포럼의 가치는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회원사들이 만나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 가능성을 함께 발견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업을 한꺼번에 벌이는 것보다 작은 성공사례를 하나씩 제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성과가 다시 다음 프로젝트와 새로운 기업의 참여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포럼 2.0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헤리티지를 새로운 산업과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기존 업종의 경계는 중요하지 않다”며 “학술과 기술, 콘텐츠와 예술, 상품과 시장이 서로 연결될 때 지금까지 없었던 K-헤리티지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6.08.19 10:20이도원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글로벌 AI 문화유산 홍보대사 2기' 활동 성료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공동 추진한 '글로벌 인공지능(AI) 문화유산 홍보대사 2기' 활동이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글로벌 AI 문화유산 홍보대사 2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2기 홍보대사 76명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6일까지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정보 속 한국 문화유산 관련 오류와 왜곡 사례를 수집하고 올바른 가치를 알리는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했다. 특히 이번 2기 활동에서는 글로벌 AI 속 문화유산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덕수궁 석조전 앞 분수가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와 유사한 연못 형태로 생성되는 오류를 발견해 냈다. 이 외에도 '반구천의 암각화' 관련 쇼트폼 영상, 카드뉴스,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버전 무령왕릉 소개 팟캐스트 등을 직접 제작해 올바른 문화유산 정보 확산의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원과 반크는 이번 2기 활동우수자 19명을 선정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9월 중 문화유산 현장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답사 기회와 성과 공유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앞으로도 미래세대가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바르게 지키고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2026.08.18 08:58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2026년 하반기 '덕수궁 밤의 석조전' 행사 운영...대한제국을 만나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조규형)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오는 2026년 하반기 '덕수궁 밤의 석조전' 행사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이 행사는 다음달 9일부터 10월 18일까지 진행한다. 기존 야간 관람 시 볼 수 없는 덕수궁 석조전의 내부를 탐방하고 공연과 체험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해설사와 함께하는 석조전 내부 관람 ▲석조전 테라스 카페 체험 ▲대한제국 시기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 관람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참가자들은 상궁의 안내에 따라 석조전으로 이동한 후,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석조전 내부를 관람한다. 이후 2층 테라스에서 클래식 연주를 배경으로, 덕수궁 야경을 감상하며 고종 황제가 즐겼던 '가배(커피)'와 다과를 맛본다. 다과는 카스테라, 레몬 미니 파운드 케이크, 초코 버터쿠키가 제공되며, 음료는 총 4종(따뜻한 가배(커피), 차가운 가배, 감비차, 오디차) 중 1종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대한제국 황실을 배경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뮤지컬 '석조전의 밤'을 관람한 후, 석조전을 배경으로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인생궁(宮)컷' 사진 촬영 기회도 마련되어 가을밤의 운치를 더할 예정이다. '덕수궁 밤의 석조전' 행사 참가자는 추첨제로 모집한다. 참가 응모는 티켓링크에서 진행되며,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25일 오후 11시 59분까지 한 계정(ID)당 1회만 가능하다. 당첨자 발표는 27일 오후 5시다. 당첨자는 8월 28일(금) 오후 2시부터 8월 31일(월)까지 예매(최대 2매)할 수 있고, 참가비는 1인당 3만 5000원이다. 잔여석에 대한 선착순 예매와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및 국가보훈등록증 소지자에 대한 전화 예매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대한제국 황궁인 덕수궁의 역사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역사적 가치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궁궐 활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6.08.14 10:31이도원 기자

국가유산청-국가유산진흥원, 독립유공자 초청 기획 행사 '기억의 예우' 개최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과 함께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 6·10 만세운동 100주년,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창경궁 문정전에서 독립유공자 초청 기획 행사 '기억의 예우'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기억의 예우'는 조선시대에 나라에 공을 세운 공신들을 치하하기 위해 개최됐던 왕실 연회(공신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시대의 참된 공신인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에게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전달하고자 기획된 행사다. '문화의 힘으로 세계에 행복을 주는 나라'를 염원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국가가 궁궐 전통예술로 화답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독립운동 선열들의 유지를 받들어 올곧은 민족정기를 세우는 데 앞장서 온 광복회와 협력해 추진된다. 다음달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개최되는 올해 행사는 총 3막으로 구성된다.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환대', '소명', '영원'이라는 주제별 이야기로 꾸민다고 국가유산청 측은 설명했다. 먼저 1막 '환대'는 정갈한 궁중병과와 함께 품격 있는 궁중정재(宮中呈才) 공연을 감상하는 것으로 포문을 연다. 공신에게 내리던 왕실의 다과상으로 귀빈들을 극진히 대접한 후, 참가자 중 한 명의 숭고한 사연을 직접 읽어 내려가며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2막 '소명'에서는 암흑의 시기 조국의 빛을 밝힌 영웅들의 기개와 숭고한 소명의식을 판소리와 미디어 파사드, 레이저 아트 등의 현대 기술과 장엄한 군무로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3막 '영원'은 독립운동 당시의 절박함과 숭고함을 담은 독백 무대로 포문을 열며, 소리꾼과 뮤지컬 배우의 웅장한 협연이 이어진다. 창경궁 문정전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태극기와 독립운동 역사의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지며 압도적인 광경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희생과 독립의 참된 의미를 함께 나누고 기억하기 위해 일반 관람객들도 관람 가능하다. 참가 신청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회차당 50명씩, 사흘간 총 150명이 선착순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보훈등록증 소지자에 한하여 선착순 전화 예매도 가능하다. 일반 관람객과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대를 넘어 뜻깊은 역사적 감동을 공유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번 행사가 독립 영웅들의 숭고한 헌신을 조선 왕실의 고귀한 격식으로 예우하고, 우리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이름들을 다 함께 가슴에 품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8.14 09:42이도원 기자

광복절 앞두고 日 환수 안중근 유묵 공개…허민 청장 "조국수호 정신 회복"

광복절을 앞두고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옥중에서 남긴 묵직한 일갈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를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13일 오전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린 이번 언론공개회는 지난해 11월 국내 반입에 성공한 해당 유묵의 존재와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유묵은 지난해 5월 국외재단이 현지 협력망을 통해 정보를 처음 입수했으며, 면밀한 협상을 거쳐 환수됐다. 박정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엄밀한 자료 조사와 현지 조사를 거쳐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모셔와 첫선을 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문화유산을 발굴 환수하고 그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국민과 함께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번 유묵은 1910년 2월 사형 선고를 받은 안 의사가 느낀 국제법의 무력함과 냉엄한 현실 자각을 내포하고 있다. 참모중장 자격으로 만국공법에 따른 재판을 요구했으나, 단순 살인죄를 적용한 제국주의 힘의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냉엄한 국제 정치 속에서 안 의사가 느꼈던 가슴 아픈 자각이 담겨 있다"며 "이러한 서사는 후손들에게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며 뼈아픈 역사를 되새겼다. 서체적 가치와 디테일도 눈길을 끈다. 안 의사 특유의 일필휘지가 돋보이며, '만(萬)'자를 초서로 표기한 점은 다른 진본 작품과 일치하는 독자적인 서풍이다. 작품 하단에는 선명한 손도장(장인)과 함께 순국 직전인 1910년 3월에 작성됐음을 알리는 묵서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뒷면 묵서를 통해 구체적인 전승 경로도 명확히 파악됐다. 수감 기간 안 의사에게 인간적인 배려를 베풀었던 뤼순감옥 형무소장 구리하라 사다키치가 최초 소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스스로를 '평문광생 뇌협일인'이라 밝힌 인물이 이를 넘겨받아 유묵을 표구하고 훼손 없이 보존해 온 사실이 기록돼 있다. 허 청장은 "국외 유산을 되찾아온 물리적 회복을 넘어, 선조들이 조국을 지켜왔던 정신을 오롯이 회복하는 일"이라며 이번 유묵 환수가 가지는 근본적인 의의를 짚었다. 정치권에서도 뜻깊은 환수를 반기며 정책적 지원 의지를 다졌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국외 유산의 체계적인 환수와 전담 기관 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안 의사의 숭고한 철학을 비교 연구할 수 있도록 2022년 지정 보물 유묵인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도 함께 공개됐다. 1910년 3월 뤼순감옥 간수과장 기요타에게 써 준 것으로, '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동양평화론에 입각한 인애 정신을 보여준다.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봉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유묵 공개가 현재 추진 중인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작업에 더욱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해외 현지 협력망을 바탕으로 국외 문화유산 발굴 및 환수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허 청장은 "국외재단의 유럽, 일본, 미주 사무소를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환수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2026.08.13 11:20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강화 정족산 전등사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이 정족산의 자연지형과 삼랑성, 전등사, 정족산사고, 사찰림 등 다양한 인문환경이 어우러진 '강화 정족산 전등사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국가유산청은 '강화 정족산 전등사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강화 정족산 전등사 일원은 고려시대 가궐과 국가 불교의례, 조선시대 사고와 선원보각, 병인양요 승전지 등 여러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한 공간에 중첩된 역사적 장소다. 고려시대 이색을 비롯한 문인의 유람 기록과 고문헌을 통해 장소성을 입증하고 있으며,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조선왕조실록', '강화전도' 등 다양한 문헌과 고지도에 역사와 경관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경관적으로는 정족산 지형을 활용한 포곡형 산성 삼랑성과 자연 사면을 따라 배치된 전등사, 사찰림과 노거수가 어우러져 자연과 인문환경이 하나의 경관구조를 형성한다. 전통 산지가람의 입지와 자연지형에 순응한 산성 및 사찰 배치가 뛰어난 경관 가치를 보여준다. 아울러 삼랑성과 전등사를 잇는 옛길은 과거 참배와 유람, 지역 주민의 생활 통로로 활용돼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더한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6.08.10 14:25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2026 세계유산축전' 개최…가야고분군·제주·안동서 순차 전개

국가유산청이 전국 대표 세계유산을 무대로 각 지역의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2026 세계유산축전'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산하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가야고분군을 시작으로 제주, 안동에서 '2026 세계유산축전'을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세계유산축전은 우리나라 세계유산이 지닌 보편적 가치와 의미를 공연, 체험, 전시 등으로 전달하는 대표 국가유산 활용 사업이다. 먼저 오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김해, 함안, 합천, 고령, 고성, 남원, 창녕 등 가야고분군이 위치한 7개 지자체에서 유네스코 등재 후 첫 공동 축전을 개최한다. 함안박물관 개막식을 시작으로 '별 보러 가야로!', '나도 해보자 유물 발굴'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이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는 오는 10월 3일부터 18일까지 '유산, 그 너머로!'를 주제로 행사가 열린다. 거문오름에서 월정리 해안까지 약 21km를 걷는 '불의 숨길' 탐방을 비롯해 비공개 구간인 벵뒤굴·김녕굴·만장굴을 둘러보는 '특별탐험대', 5박 6일간 세계자연유산 전역을 탐방·야영하는 '숨길원정대', 7.4km 만장굴 전 구간을 탐험하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안동에서는 오는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서원, 병산서원을 무대로 축전이 전개된다. 하회마을 고택과 도산서원 공간을 활용한 지역 문화단체의 공연·전시, 봉정사의 '명상, 그리고 봉정사'와 '봉정사에서 하룻밤', 병산서원 만대루의 야간 조명 공연 '풍류병산' 등을 선보인다.

2026.08.10 14:09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월출산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이 '월출산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경상북도 영암군에 위치한 '월출산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월출산은 화강암 풍화 지형과 우수한 생태·인문적 가치를 동시에 보유한 복합 유산이다. 월출산은 '삼국사기'에 월나군(현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군) 소재 '월내악'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수록됐다. 월출산 천황봉은 통일신라 시기부터 국가 제사를 지냈던 영산이자, 고려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서남부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한 역사적 공간이다. 월출산 내 사찰인 무위사는 선종사찰의 전통과 조선 전기 왕실 후원으로 조성된 극락보전, 벽화 등을 간직하고 있다. 도갑사는 통일신라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계곡, 수림, 암반,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경관을 자랑하며, 이는 고지도와 시문, '백운동도' 등 옛 자료의 기록과도 일치한다. 지질·생태적으로는 평야에서 급격히 솟아오른 독립 화강암 산괴로서 선캄브리아기부터 백악기까지의 화강암류가 분포한다. 돔형 암봉과 성곽형 암릉 등 풍화 지형이 발달했으며 식충식물 등 특이 식생이 분포한다. 천황봉과 구정봉을 중심으로 한 북동-남서 방향의 스카이라인 및 기암절벽은 원경, 중경, 근경별로 다양한 조망적 가치를 제공한다. 아울러 구정봉의 9개 우물 관련 설화, 월내악·소금강·천불 등 시대별 명칭, 정약용·김창협 등의 유산기와 시문 등 기록유산적 가치도 갖췄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6.08.07 16:30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국가유산청이 안동댐 건설에 따른 수몰 위기 속에서도 원위치를 지키며 16~18세기 건축 원형을 간직해 온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 국가유산청은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한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7일 밝혔다. 문헌에 따르면 예안향교와 대성전은 1411년 건립됐으며 1569년과 1723년 중수됐다. 특히 대성전 목부재에 대한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1569년 중수 당시 부재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건축 원형의 보존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예안향교 대성전은 명륜당의 강학공간과 대성전의 제향공간이 지형 조건에 따라 배치되면서 '전학후묘'와 '좌학우묘'의 2개 축 배치형태를 함께 갖췄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로 전면 개방된 전퇴를 두었으며, 전면 퇴칸의 바깥기둥은 각기둥, 안기둥은 원기둥으로 서로 다르게 구성하고 고식 기법의 창호를 적용한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다. 구조적으로는 주요 부재에 다듬어진 곧은 나무를 사용했으며, 지붕 하중을 받는 공포 부분에 장식을 배제하고 직선 부재를 설치해 횡력과 압축력을 보강했다. 위쪽 보 위에는 도산서원 상덕사와 전교당 등에서 볼 수 있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의 공(工)자 모양 받침대공을 사용해 건축학적 가치를 더했다. 국가유산청은 향후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조사·발굴해 체계적으로 보호하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2026.08.07 16:04정진성 기자

[인사] 국가유산청

◇ 고위공무원 임용 ▲궁능유적본부장 일반직고위공무원(일반임기제) 조규형 ◇ 국장급 전보 ▲문화유산국 역사유적정책관 일반직고위공무원 김동대 ▲자연유산국장 일반직고위공무원 황권순 ▲무형유산국장 학예연구관 이종훈 ◇ 과장급 전보 ▲대변인 서기관 안호 ▲문화유산국 건축유산팀장 과학기술서기관 김재길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운영과장 서기관 반지연

2026.08.07 08:57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진흥원, 8월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 전국 각지서 개최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8월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무형유산의 가치를 국민과 나누고 전승자의 기량을 직접 선보이는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를 다채롭게 개최한다. 국가유산청과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은 국민들이 직접 무형유산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조각장, 한산모시짜기 등 전통기술부터 밀양백중놀이, 승전무 등 대중의 더위를 식혀줄 전통예능 공연까지 다양한 종목이 마련됐다.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는 6일부터 9일까지 '악기장'(보유자 고흥곤, 김종민, 이정기) 행사가 열려 가야금, 편종·편경 등 전통 악기 제작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21일 발에 탈을 쓰는 '발탈'(보유자 조영숙), 22일 가야금 선율과 노래가 어우러진 '가야금산조 및 병창'(보유자 정옥순) 행사가 진행된다. 대구무형유산전수교육관 조각장실에서는 21일부터 23일까지 '조각장'(보유자 김용운) 행사가 열린다. 평각, 투각, 고각, 육각, 상감, 입사 등 금속기물에 무늬를 새기는 다양한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충남 서천 한산모시관 안채에서는 15일부터 17일까지 '한산모시짜기'(보유자 방연옥) 시연이 펼쳐진다. 기능성과 단아함을 갖춘 여름 옷감이자 마을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작업 과정을 선보인다. 경남 지역에서는 13일 창원 가곡전수관의 '가곡'(보유자 조순자)을 시작으로, 22일 밀양 퇴로리 일원에서 농번기 후 지주들에게 하루 휴가를 얻어 노는 '밀양백중놀이'가 열린다. 이어 29일 통영 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병사들의 사기를 돕고 승전을 축하하며 추었던 '승전무' 공개행사가 무대에 오른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앞으로도 대국민 체험 기회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2026.08.06 09:29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하반기 3대 핵심과제 발표…허민 청장 "국가유산 향유·적극행정 이어갈 것"

국가유산청이 상반기 국제무대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K-헤리티지의 글로벌 확산과 인공지능(AI) 기반 안전망 구축, 대국민 규제 혁신 등을 담은 2026년 하반기 핵심 추진과제를 가동한다. 국가유산청은 '국민과 함께 지키고,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국가유산'을 비전으로 3가지 역점과제를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지난 달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코모로 대통령 등 162개국 3140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위원회에서는 '부산 선언' 채택과 여수·고흥·무안·서산 갯벌의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가 이뤄졌으며 13만 7천여 명이 대한민국관을 찾았다. 규제 허가 수요가 2025년 2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141건(13%) 줄었고, 상반기 궁능 외국인 관람객은 29% 급증했다. 하반기 첫 과제인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창출을 위해 2027년 '부산 포럼'을 개최한다. 11월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의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등재를, 12월에는 '한지제작'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이집트 라메세움 신전, 가나 고성 등 8개국 대상 보존 지원(ODA)을 실시하고 튀르키예 퀼테페, 베트남·몽골 수중유산 다국적 발굴을 주도한다. 8월 중에는 환수 문화유산인 안중근 의사 유묵을 언론에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빈틈없는 안전망 구축을 위해 9월부터 중요 유산 180건(358개 CCTV 채널)에 지능형 감지체계를 도입한다. 안동 봉정사 등 5개소에 대형 스프링클러를 시범 설치하고 재난 발생 시 최대 2천만 원을 즉각 지원하는 긴급보호조치를 운영한다. 국민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 5개소의 녹지를 시범 개방하는 '쉼표' 프로젝트와 'K-헤리티지 스테이'를 추진한다. 오는 10월부터 11월까지는 국립고궁박물관 야외 은행나무 공간을 실제 예식 장소로 개방한다. 대규모 국책사업 지원을 위해 발굴현장합동지원단 등 신속 처리제(패스트 트랙)를 운영한다. 지난 20년간 동결된 궁능 관람료는 11월 중 새 기준을 발표하고 2027년 1월부터 현실화해 적용할 방침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제적인 관심 속에 세계유산위원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국가유산의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혁신을 추진하는 적극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6.08.05 17:14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7회 퀼테페 국제회의' 공동 개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등 현지 기관과 협력해 고대 도시 퀼테페 유적의 식문화 및 최신 발굴 성과를 조명하는 국제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튀르키예 카이세리의 퀼테페 유적 일원에서 '제7회 퀼테페 국제회의'를 공동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이번 회의는 퀼테페 유적을 중심으로 고고학, 문헌학, 식·동물고고학 등 다학제적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과 튀르키예를 비롯해 미국, 독일 등 11개국 31개 기관 및 대학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총 32건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개막식에서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의 영상 축사를 시작으로, 초기 중앙집권 사회의 식량 통제와 고대 카네시의 식문화를 다루는 2건의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이어 지난 3일까지 음식 조리, 퀼테페 최신 발견, 음식 소비 등 총 7개 분과의 주제발표가 열렸다. 고대 아시리아 문헌에 기록된 식문화와 식·동물 유체를 통한 식생활 복원 등 다양한 성과가 소개됐다. 특히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앙카라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지난 1일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퀼테페 유적 동부 지역 헬레니즘 문화층의 최신 공동발굴 성과를 국제 학계와 공유했다. 회의 마지막 날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논문집 발간과 후속 공동연구 및 학술교류 방안이 논의됐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망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2026.08.05 09:50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고래뼈에 박힌 사슴뿔 작살촉'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신석기시대 한반도인의 실제 포경 활동과 생업 기술을 증명하는 유물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울산박물관이 소장한 '고래뼈에 박힌 사슴뿔 작살촉'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유물은 지난 2010년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고래의 꼬리뼈와 어깨뼈 부위에 사슴뿔로 만든 작살촉이 각각 1개씩 박힌 상태로 발견됐다. 강도가 높은 사슴뿔을 뾰족하게 갈아 선사시대 사냥 도구로 활용한 사례다. 작살촉이 고래뼈에 직접 박힌 채 발견된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희소하다. 신석기시대 도구의 제작 목적과 사용 흔적, 도구와 사냥 대상 간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증명해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2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 속 고래잡이 그림이 단순한 상징이 아닌 실제 이뤄진 선사시대 포경 활동이었음을 입증하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향후 울산박물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유물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치가 높은 민속문화유산을 선제적으로 발굴·지정하는 행정을 지속할 방침이다.

2026.08.05 09:33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제 문화유산 보존기술 연수' 실시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전 세계 문화유산 전문가를 국내로 초청해 한국의 우수한 보존·관리 기술과 연구 성과를 전수하는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르완다, 우즈베키스탄, 부탄, 에콰도르, 몰디브의 문화유산 전문가 5명을 초청해 '2026 국제 문화유산 보존기술 연수(ICPC)'를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오는 10월 1일까지 60일간 진행되는 이번 ICPC는 지난 2005년부터 20년간 아시아 19개국 120명의 전문가를 양성해 온 '아시아 문화유산 보존·관리 전문가 초청연수(ACPCS)'의 참가자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한 프로그램이다. 올해 처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된 모집에는 총 31개국이 지원했다. 연구원은 연구계획의 적합성, 활용 가능성, 국제협력 잠재력, 면접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최종 5명을 선발했다. 참가자들은 고고 유적, 불교 조형물 안료 분석, 고대 목판 보존, 전통건축 보존기술, 기후변화 대응 등 각국이 당면한 주요 문화유산 보존 과제를 연구 중인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번 연수는 참가자별 전담 멘토가 연구 전 과정을 함께하는 1대1 멘토링 방식으로 운영돼 실질적인 기술 전수와 연구를 지원한다. 또한 서울 궁궐을 비롯해 경주, 익산, 부여 등 주요 문화유산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한국의 보존 및 활용 사례를 체험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올해를 시작으로 ICPC 참여 인원과 연수 기간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이크롬(ICCROM)과 공동 운영 중인 'CollAsia' 등 기존 국제연수 프로그램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관은 향후 중남미, 아프리카, 도서국 등 보존 역량 강화가 필요한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K-헤리티지를 중심으로 세계유산 보존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2026.08.04 11:30정진성 기자

국가유산청, 선암사 측간 등 사찰 '해우소' 3곳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전남 순천 선암사 측간을 비롯한 전통 사찰 뒷간(해우소) 3곳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순천 선암사 측간',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등 사찰 해우소 3개소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해우소는 승려공동체의 생활규범과 수행문화를 반영해 사찰의 생활민속을 엿볼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3곳은 건립 시기가 명확하고 초기 입지와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실제 사용 중이라는 점에서 희소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 해우소는 지붕 종도리 하부의 상량 묵서를 통해 건립 시기가 모두 확인됐다. 보덕사 해우소는 1882년,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는 1910년에 각각 건립됐다. 선암사 측간은 1928년 수리 상량 묵서와 사적 기록 등을 종합해 1920년대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적으로 세 곳은 모두 경사지를 이용해 앞면은 단층, 뒷면은 중층 누각식으로 조성됐다. 문 없이 가슴 높이의 칸막이만 두는 개방형 구조와 눈높이에 맞춘 살창을 설치해 채광과 환기를 모두 고려한 사찰 뒷간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아울러 분뇨를 왕겨, 낙엽 등과 함께 발효시켜 밭의 거름으로 되돌리는 전통적인 자원 순환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선종사원에서는 해우소를 대중 생활의 핵심 당우인 '칠당가람' 중 하나(동사)로 분류하며 중요하게 다뤘다. 이번 지정 예고는 사찰의 신앙 공간뿐만 아니라 수행공동체의 생활문화가 담긴 공간까지 국가유산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2026.08.04 11:10정진성 기자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2.0' 막 오른다…전국 12곳 수놓을 '빛의 향연'

국가유산을 새로운 감각으로 경험하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행사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오는 14일 진주성에서 열리는 '가온누리 진주성도'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해당 행사는 단순한 야간 영상 투사를 넘어, 국가유산의 역사와 장소성을 예술적으로 해석한 복합문화 콘텐츠다. 영상, 음악, 프로젝션 매핑, 증강현실(AR), 인터랙티브 기술 등을 융합해 관람객에게 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전달한다. 이달 말 군산을 거쳐 9월에는 익산 미륵사지, 경주 대릉원, 부여 정림사지, 강화 고려궁지, 철원 노동당사, 아산 이충무공 유허,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으로 무대가 확장된다. 이후 양산 통도사와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을 지나 11월 여수 진남관에서 올해 일정을 마무리한다. 각 지역은 왕도, 전쟁, 평화, 불교문화 등 고유의 역사와 기억을 콘텐츠로 풀어낼 예정이다. 시각적 화려함을 넘어 국가유산의 이야기를 지역만의 경험으로 설득력 있게 구현하는 것이 올해 사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장에서 구체화하는 '미디어아트 2.0' 국가유산청은 2026년 주요업무계획을 통해 지역 대표유산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야간 특화 콘텐츠 방향성을 '미디어아트 2.0'으로 제시했다. 내·외국인의 지역 체류를 유도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다만 세부 목표와 추진체계, 콘텐츠 자산화 및 사후 활용 등을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는 완성된 정책 집행보다는 전국 현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2.0의 실질적 내용을 채워가는 출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을 주관하는 국가유산청 교육활용과는 지역별 성과를 다음 연도 정책과 예산에 환류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관람객 수, 국가유산 인식 변화, 지역 소비, 콘텐츠 아카이빙 성과 등을 공통 지표로 축적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장 제안, 지역 정책연구로 확장 이창근 헤리티지랩 소장은 앞서 기술과 장비의 양적 확대를 넘어 유산 경험과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미디어아트 2.0의 구체적 방향을 제안한 바 있다. 지역 제작 콘텐츠와 디지털 에셋을 단년도 행사로 소진하지 않고 지식재산권(IP)으로 축적해 원소스멀티유즈(OSMU)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소장은 “유산이 지닌 시간과 이야기를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감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며 “콘텐츠 저작권, 지역경제 파급, 사후 활용 실적을 공통 기준으로 관리하고 다음 공모와 예산에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지역 정책연구로도 이어졌다. 박정숙 청주시정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4월 발간한 이슈브리프를 통해 청주 고유의 서사와 지역 예술자원, 야간관광을 결합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는 청주시립예술단과 연계한 융복합 공연, 육거리 야시장 등 기존 자원의 연계, 콘텐츠 디지털 자산화와 OSMU 전략 등을 주요 과제로 짚었다. 2027년 공모, 미디어아트 2.0 정책화는 과제로 국가유산청은 올해 행사와 함께 2027년 개최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2027년 공모계획의 평가항목과 배점 등 큰 틀은 사실상 2026년과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콘텐츠 지속 활용과 지역사회 기여라는 포괄적 기준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제안된 IP·OSMU나 디지털 자산화 전략 등이 2027년 공모의 독립적인 평가항목으로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업 규모와 행정관리 기준에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미디어아트는 지자체 사업 등 총 13건(전체 국비 109억 700만원)으로 추진되나, 2027년 공모계획에는 선정 지자체 6곳 내외, 전체 국비 54억 원 규모가 제시됐다. 동일 국가유산 중복 신청 금지 등 관리 기준도 강화됐다. 업계에서는 국가유산청이 제시한 미디어아트 2.0을 실질적 정책 전환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성과관리 체계의 후속 개편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전국 12개 현장은 미디어아트 2.0의 실제 내용을 채우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장의 성과가 객관적인 데이터로 축적되어 다음 공모와 중장기 육성정책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제도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026.08.03 09:20정진성 기자

[기자수첩] 부산서 맺은 첫 유산위 결실…13만 열광한 '대한민국관'이 보여준 가능성

한국에서 처음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29일 부산에서 11일간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포함해 총 28건의 세계유산 등재가 새롭게 승인되는 유의미한 결실을 맺었다. 개최지 부산이 얻은 외교적 성과도 컸다. 총회에 참석한 각국 유산 전문가들은 피란수도 유산의 중심지인 부산근현대역사관 등을 직접 둘러보며 호평을 쏟아냈다. 포용과 생존의 역사를 지닌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2030년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 기간 벡스코에 마련된 '대한민국관'은 누적 관람객 13만 명을 훌쩍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긴 대기열이 형성되며 무더운 야외 광장까지 입장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러한 흥행의 배경에는 전통 유산과 첨단 기술, K-콘텐츠의 영리한 융합이 자리한다. 국가유산 방문캠페인관, 이머시브 전시관의 미디어아트를 비롯해, 디지털 복원 기술을 뽐낸 HBIM 부스는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대중적인 게임 IP와 결합한 '쿠키런' 체험존, 현대적 미감을 더한 미미달의 K-공예 굿즈 등도 젊은 세대의 발길을 붙잡았다.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통 문화유산을 이종 산업과 융합해 대중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향유의 대상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흥행 이면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퀄리티 높은 전시와 쏟아지는 인파 대비 열흘이라는 행사 기간은 턱없이 짧았다. 예정보다 일찍 입장이 마감되면서 미처 입장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던 관람객도 부지기수였다. 한꺼번에 몰린 인파로 인해 대기열 관리 등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넘치는 대중의 관심에 부응하기에는 단발성 행사장의 수용 능력이 다소 벅찼던 셈이다. 물론 이번 대한민국관의 성공은 K-문화유산이 지닌 글로벌 경쟁력과 대중 친화적인 가치를 명확히 입증했다. 이는 국가유산청이 내세운 패러다임 전환이 대중의 요구와 맞아떨어졌음을 시사한다. 전통 유산이 첨단 기술, 콘텐츠와 결합할 때 미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현장에서 증명한 것이다. 이렇게 대중이 열광한 양질의 융합 전시와 K-콘텐츠를 일회성 행사로 소모하고 끝내는 것은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공들여 구축한 훌륭한 전시 인프라가 열흘 만에 철거되면서, 열기를 다시 느끼고 싶거나 미처 방문하지 못한 이들이 발길을 향할 공간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훌륭한 유산 콘텐츠를 내외국인들이 언제든 찾아가 체험할 수 있는 상시적인 구심점이 없다는 사실은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13만명이라는 넘치는 수요와 흥행 잠재력을 확인한 만큼, 단발성 이벤트가 지닌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유산위가 남긴 기분 좋은 성과를 일상으로 이어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전시 퀄리티를 지속하고, 더 많은 대중이 유산을 상시 경험할 수 있도록 K-유산 '상설 전시관'을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부산 유산위에서 나타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일상적인 향유로 정착시키는 것이 이번 유산위가 남긴 큰 과제다.

2026.07.30 09:56정진성 기자

[이창근의 헤디트] 세계유산은 해석을 통해 살아난다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이야기, 오래된 시간의 결이 담긴 헤리티지에 있습니다. 전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고 디지털 기술과 예술적 상상력을 더할 때 문화자원은 공연과 전시, 도시와 공간, 콘텐츠와 산업의 언어로 확장됩니다. 정책과 현장,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한국다움이 오늘의 콘텐츠와 경험으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이창근 칼럼니스트와 함께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29일 부산에서 막을 내렸다. 각국 대표단은 저마다의 나라와 유산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대한민국이 이어가야 할 과제는 남았다. 우리나라가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후 처음 열린 세계유산위원회였다. 부산에서는 새로운 유산의 등재와 기존 유산의 보존, 위험에 처한 유산과 국제협력에 이르기까지 세계유산의 주요 현안이 다뤄졌다.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도 의미 있는 성과다. 국가유산청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부산시가 함께 움직이며 대한민국의 문화외교 역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회의의 성과는 개최 실적이나 등재 결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세계유산의 의미를 오늘의 삶과 연결하고, 그 안에 쌓인 기억을 다음 세대와 세계에 전하는 일이 남는다. 세계유산은 그 자리에 존재한다고 저절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시대마다 다시 읽고 경험하게 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유산이 된다. 높은 문화의 힘, 대한민국의 방향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개회식에서 부산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굴곡과 회복을 품은 도시로 설명했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로 국가의 운명을 짊어졌고, 국제원조의 관문으로 세계의 도움을 받아 성장의 토대를 놓은 곳이다. 그런 부산에서 인류 공동의 유산을 논의한 것은 각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대통령은 문화를 언어와 국경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부드럽지만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 연설의 중심에는 백범 김구가 있었다. 김구가 바란 나라는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강한 나라가 아니었다. 높은 문화의 힘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나라에도 행복을 전하는 나라였다. 김구의 문화강국론은 오늘날 K-컬처의 성취를 치켜세우는 수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 사회가 자신의 역사와 기억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동시대의 언어로 해석하며, 국민과 세계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느냐에 관한 국가 철학에 가깝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다시 불러낸 '높은 문화의 힘'도 같은 방향을 향한다. 문화강국은 콘텐츠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를 넘어,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깊이 읽고 그 의미를 세계가 공감할 언어로 나누는 나라다. 세계유산은 그 철학을 가장 오래된 시간의 층위에서 실천하는 문화외교의 자산이다. 보존을 넘어 해석으로 유산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돌과 나무, 건축물과 풍경은 그 안에 쌓인 삶과 기억, 갈등과 상처를 저절로 설명하지 않는다. 과거의 시간을 오늘의 삶과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해석이다. 보존은 유산의 실체와 진정성, 주변 환경을 지키는 일이다. 해석은 그 유산이 무엇을 의미하며 오늘의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이해하게 하는 일이다. 둘은 분리될 수 없다. 해석 없는 보존은 유산을 시민의 삶과 멀어지게 하고, 보존의 원칙이 없는 해석은 유산을 일시적인 볼거리로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번 위원회의 보존 의제 논의를 마무리하며 유산 해석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가유산청과 외교부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해석설명국제위원회와 공식 부대행사를 연 것도 의미가 크다. 해석이 더는 홍보와 활용의 부속물이 아니라 세계유산 정책의 본질적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유산 해석은 안내판을 고치거나 체험 프로그램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구의 역사와 기억을 어떤 관점에서 보여줄 것인지, 지역공동체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진정성을 지키면서 오늘의 감각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를 설계하는 일이다. 문화강국의 역량은 유산을 소유하는 데서가 아니라 그 의미를 다루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한 사람의 목소리, 두 능의 시간 해석의 의미를 선명하게 보여준 사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을 소재로 한 포럼이었다. 배우 박정자는 낭독극 『영영이별 영이별』의 한 대목을 들려줬다. 세계유산 조선왕릉의 구성유산인 영월 장릉에 잠든 단종과 남양주 사릉에 묻힌 정순왕후의 시간이 한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현재로 이어졌다. 장릉은 단순히 단종의 무덤이 아니다. 정치적 격랑 속에서 폐위돼 영월에서 생을 마친 어린 왕의 비극, 그의 시신을 거둔 엄흥도와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기억까지 품은 세계유산이다. 사릉에는 단종과 헤어진 뒤 긴 세월을 홀로 살아낸 정순왕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두 능을 함께 읽을 때 권력과 상실, 충절과 기다림이 하나의 역사로 이어진다. 지난 4월에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주관으로 사릉에서 채취한 들꽃을 장릉의 정령송 주변에 옮겨 심는 행사가 열렸다. 1999년 사릉의 소나무를 장릉으로 옮겨 심었던 기억 위에 단종과 정순왕후의 이별을 다시 읽는 상징적 장면을 더했다. 의미는 행사의 규모보다 서로 떨어진 두 능을 하나의 역사적 서사로 바라보게 했다는 데 있다. 유산이 콘텐츠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를 임의로 덧씌우는 일이 아니다. 이미 그 장소에 존재하는 시간과 사람의 삶을 발견해 오늘의 감각으로 전하는 일이다. 좋은 해석은 상상력을 열어주되 역사적 근거와 유산의 진정성을 지킨다. 세계유산의 품격은 화려한 연출보다 역사와 장소를 대하는 정확한 태도에서 나온다. 해석하는 나라가 문화강국이다 그동안 필자는 K-헤리티지에서 K-콘텐츠를 거쳐 K-컬처로 이어지는 흐름을 하나의 문화전략으로 주목해왔다. 유산은 뿌리이고, 콘텐츠는 그 의미를 오늘의 감각으로 옮기는 언어이며, K-컬처는 그 경험이 국민과 세계의 삶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결과다. K-컬처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은 유행이나 플랫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른 나라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역사와 장소, 서사와 이미지, 공동체가 축적해온 감각에서 나온다. K-헤리티지는 바로 그 뿌리다. 사람은 유산의 이름보다 그 도시를 걸었던 감각을 더 오래 기억한다. 세계유산을 가진 나라와 세계유산을 경험하게 하는 나라는 다르다. 좋은 유산 도시는 많이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람을 다시 걷고, 머물고, 기억하게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유산을 많이 가진 나라를 넘어 제대로 관리하는 나라, 나아가 세계가 공감할 언어로 해석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보존 전문성과 콘텐츠·관광 역량, 지역공동체의 현장성이 함께 연결돼야 한다. 유산의 가치가 국민의 경험이 되고 지역의 문화적 활력이 되며 세계와 나누는 문화외교의 자산이 될 때, '높은 문화의 힘'은 정책과 삶으로 이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강조한 문화의 힘과 백범 김구가 꿈꾼 문화강국은 서로 다른 시대의 말이지만 같은 방향을 향한다. 문화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나라와 연대하며, 인류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하는 나라다. 세계유산은 과거가 남긴 완성품이 아니다. 오늘의 우리가 다시 읽고 경험하며, 다음 세대의 기억으로 이어가야 할 살아 있는 시간이다. 세계유산은 해석을 통해 살아난다. 그리고 자신의 유산을 깊이 읽고, 오늘의 문화로 만들며, 세계와 나누는 나라가 문화강국이다. * 헤디트(HEDIT) : Heritage(문화자원) + Digital(첨단기술) + Art(예술창작) 필자 이창근 예술경영학박사(Ph.D.). 콘텐츠 디렉터이자 예술-기술 칼럼니스트다. 헤리티지랩(Heritage LAB) 소장으로서 문화자원과 오래된 장소의 가치를 오늘의 감각으로 해석하고, 이를 콘텐츠와 디지털 기술, 공간과 도시 경험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부터 글로벌 IT 미디어 지디넷코리아(ZDNET Korea)의 오피니언 필진으로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K-헤리티지, 매력 도시 디자인』과 『우리는 왜 오래된 장소에 끌리는가』가 있다. 현재 도시 장면 설계 프로젝트 '명경(名景)'을 운영하고 있다.

2026.07.30 09:56이창근 컬럼니스트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서 폐막…'한국의 갯벌' 등 28건 등재

지난 19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세계유산 신규 등재 및 정책 개선 등 주요 현안 논의를 마치고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위원회를 통해 총 33건의 유산을 심사하여 신규 등재 25건, 확대 등재 2건, 기준변경 1건 등 총 28건의 세계유산 등재를 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승인에 따라 전 세계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총 173개국 1273건으로 증가했다. 문화유산 991건, 자연유산 240건, 복합유산 42건이 포함됐다. 당초 자문기구로부터 보류나 반려 권고를 받았던 4건의 유산도 최종 등재 결실을 맺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총 9건의 유산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의 '한국의 갯벌'(2단계)은 확대 등재가 승인돼 총 6개 구성요소로 이뤄진 연속유산으로 확대됐다. 일본의 '아스카·후지와라 고대수도'와 중국의 '경덕진 수공예 도자 산업 유적' 등도 새롭게 등재됐다. 아프리카 및 도서 국가들의 최초 등재도 이어졌다. 코모로의 '고대 술탄국의 메디나',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성 경관', 상투메프린시페의 '로사스'가 해당 국가의 첫 세계유산으로 기록됐다. 코모로의 경우 등재 결정 시 아수마니 대통령이 국가원수 최초로 직접 회의에 참석했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는 6건이 새롭게 추가돼 총 58건으로 관리된다. 수리남의 '파라마리보 역사 도심' 등이 포함됐으며, 오스트리아의 '빈 역사지구'는 장시간 논의 끝에 해당 목록에서 완전히 해제됐다. 위원회는 세계유산 정책 및 제도 개선에도 합의했다. 2025년 개최된 나이로비 회의 성과를 반영하기 위해 결정문을 채택하고, 군소개발도서국(SIDS)을 위한 지속가능한 유산 관리 및 역량 강화 세계유산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 차기 제4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027년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개최된다. 정부는 이번 부산 위원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2026.07.29 15:36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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