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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광복절 앞두고 日 환수 안중근 유묵 공개…허민 청장 "조국수호 정신 회복"

광복절을 앞두고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옥중에서 남긴 묵직한 일갈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함께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를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13일 오전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린 이번 언론공개회는 지난해 11월 국내 반입에 성공한 해당 유묵의 존재와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유묵은 지난해 5월 국외재단이 현지 협력망을 통해 정보를 처음 입수했으며, 면밀한 협상을 거쳐 환수됐다. 박정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엄밀한 자료 조사와 현지 조사를 거쳐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모셔와 첫선을 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문화유산을 발굴 환수하고 그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국민과 함께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번 유묵은 1910년 2월 사형 선고를 받은 안 의사가 느낀 국제법의 무력함과 냉엄한 현실 자각을 내포하고 있다. 참모중장 자격으로 만국공법에 따른 재판을 요구했으나, 단순 살인죄를 적용한 제국주의 힘의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냉엄한 국제 정치 속에서 안 의사가 느꼈던 가슴 아픈 자각이 담겨 있다"며 "이러한 서사는 후손들에게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며 뼈아픈 역사를 되새겼다. 서체적 가치와 디테일도 눈길을 끈다. 안 의사 특유의 일필휘지가 돋보이며, '만(萬)'자를 초서로 표기한 점은 다른 진본 작품과 일치하는 독자적인 서풍이다. 작품 하단에는 선명한 손도장(장인)과 함께 순국 직전인 1910년 3월에 작성됐음을 알리는 묵서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뒷면 묵서를 통해 구체적인 전승 경로도 명확히 파악됐다. 수감 기간 안 의사에게 인간적인 배려를 베풀었던 뤼순감옥 형무소장 구리하라 사다키치가 최초 소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스스로를 '평문광생 뇌협일인'이라 밝힌 인물이 이를 넘겨받아 유묵을 표구하고 훼손 없이 보존해 온 사실이 기록돼 있다. 허 청장은 "국외 유산을 되찾아온 물리적 회복을 넘어, 선조들이 조국을 지켜왔던 정신을 오롯이 회복하는 일"이라며 이번 유묵 환수가 가지는 근본적인 의의를 짚었다. 정치권에서도 뜻깊은 환수를 반기며 정책적 지원 의지를 다졌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국외 유산의 체계적인 환수와 전담 기관 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안 의사의 숭고한 철학을 비교 연구할 수 있도록 2022년 지정 보물 유묵인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도 함께 공개됐다. 1910년 3월 뤼순감옥 간수과장 기요타에게 써 준 것으로, '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동양평화론에 입각한 인애 정신을 보여준다.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봉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유묵 공개가 현재 추진 중인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작업에 더욱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해외 현지 협력망을 바탕으로 국외 문화유산 발굴 및 환수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허 청장은 "국외재단의 유럽, 일본, 미주 사무소를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환수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2026.08.13 11:20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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