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EU CBAM 전환 기간 돌입…韓 기업 대비해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6일 '미리 보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시범 시행 기간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이하 CBAM) 전환 기간 동안 적용될 이행 규칙의 주요 내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우리 기업의 영향을 분석했다. EU는 탄소 누출 방지와 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선언하고, 전환기간 동안 적용될 보고의무 등을 규정한 세부 이행 규칙을 발표했다. 기업은 전환기간 동안에는 CBAM 인증서를 매입해서 제출할 의무가 발생하지는 않으나, 탄소 배출량 관련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는 만큼 성실한 보고서 준비와 제출이 필요하다. CBAM 전환기간은 내달 1일부터 개시되나, 첫 보고서는 개시 후 첫 분기인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를 대상으로 2024년 1월에 제출하게 된다. 대상 기업은 매 분기마다 해당 분기 종료 후 1개월 이내 CBAM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제출된 보고서는 대상 분기 이후 2개월 이내에 수정 가능하다. 기업이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보고되지 않은 내재 배출량 1톤당 10~5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불성실 보고가 지속될 경우 할증된 과태료를 적용받게 되므로 기업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CBAM 보고 의무에 필요한 내재 배출량 산정 시, 보고자는 계산 기반 산정 방식 또는 측정 기반 산정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나, 2024년까지는 EU 이외의 제3국에서 시행되는 산정 방식이 허용된다. 제3국 내재 배출량 산정의 한시적 허용으로 업계의 부담이 일부 완화됐으나, 2025년부터는 EU 방식만 적용되므로 대상 기업은 EU식 내재 배출량 산정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對EU 수출액 681억달러 중 CBAM 대상 품목의 수출액은 51억달러로, 對EU 총 수출액의 7.5%를 차지한다. 특히, CBAM 대상 품목의 對EU 수출액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3%(45억달러)로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알루미늄(10.6%, 5억4천만달러)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현재 CBAM 대상인 6대 품목 외에 유기 화학물, 플라스틱 등을 포함시키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해당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철강 제품은 EU의 주요 철강 교역 상대국의 제품보다 탄소 배출 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한국 탄소배출권거래제(K-ETS)의 운영으로 인증서 구입비용이 일부 경감될 수 있겠으나, 배출량 산정, 보고서 작성 및 제출 등은 기업들에게 여전히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U CBAM은 역외국에서 기지급 된 탄소 비용을 공제할 수 있어, 한국의 탄소배출권거래제(K-ETS) 부담 금액도 CBAM 인증서 구입 비용에서 일부 상쇄될 수 있다. 또한 EU의 10대 철강 수입국 중 영국, 캐나다 이외에 탄소 가격제를 도입한 국가가 없거나 탄소 가격이 한국보다 낮아 단기적으로 한국의 감면 수준은 경쟁국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이정아 수석연구원은 “우리 기업은 CBAM 전환 기간 동안 보고 의무를 성실히 준수해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2025년부터는 한국식으로 산정한 탄소 내재 배출량이 허용되지 않는 만큼 기업에서는 불리한 산정 기준이 적용되지 않도록 내재 배출량에 대한 측정·관리체계를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요국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향후 저탄소 배출 상품으로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기업은 탄소 중립 경영, 저탄소 공급망 재편 등 장기적 탄소 경영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