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금리 또 올렸다…한국은행의 선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향후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4.25%로 결정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1년 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7월 0.5%p 인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고강도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연준도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0.25%p 인상한 5.25~5.50%로 결정했다. 이 조치로 미국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22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동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부터 이번달까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과의 금리격차는 각각 2.0%p, 0.75%p로 벌어졌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를 3.50%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란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취약차주 대출, 유가증권투자 및 유동성 관련 잠재 리스크 부담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은편”이라며 “하반기 수출경기 회복으로 경기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금융안정과 관련한 위협요인들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이창용 총재 주재로 예금취급기관을 대상으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기관 대출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금융시스템 안정에 대한 신호'라고 해석한 시각도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한은 대출제도 개편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우려를 사전에 방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 유동성 지원책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 하자니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와 1%대 성장률이 발목을 잡고 있고, 인하를 하자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가계부채와 근원 CPI, 환율 변동성 이슈가 걸린다”며 “금통위는 인상도 인하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면서도 “오는 9월까지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2.7%를 기록했으나 한국은행은 8월 이후부터 다시 반등해 연말에는 3%대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