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 힘 가했더니 유도만능줄기세포 생산 효율 4배 늘어
세포에 물리적 힘을 가하는 것만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3-4배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혔다.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줄기세포 치료를 보다 쉽고 저렴하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국대 치과대학 김해원·이정환 교수 연구팀은 물리적 힘에 의한 세포 리포로그래밍 효율 증진 메커니즘을 분석,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공개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는 이미 형성된 성체 세포를 다시 분화 이전 상태로 전환시킨 분화만능 줄기세포이다. 특정 전사 인자 유전자를 발현시켜 세포를 리프로그램해 만든다. 섬유아세포 등의 세포에 줄기세포를 유도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바이러스 등을 통해 넣어 배양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iPSCs 기술이 발전하면 환자맞춤형 장기나 신약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되나, 줄기세포 유도율이 낮은 것이 문제이다. 연구진은 섬유아세포를 iPSCs로 리프로그래밍 할 때 세포에 장력을 가하면 iPSCs 생성 효율이 3-4배 증가함을 확인하고, 관련 물리·생물학적 과정을 밝혔다. 이는 세포와 세포외 기질을 연결하며 바닥을 잡는 기능의 세포구조물 '인테그린'과 세포 골격구조물인 '액틴', 세포 핵의 물리적 변환(Mechano-trasduction)에 의한 작용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인테그린은 주변의 기계적·화학적 변화를 세포 안팎으로 전달, 눈이 없는 세포가 주위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인테그린은 액틴과 세포 내부 핵까지 물리적으로 축을 이루며 연결되어 있다. 연구진이 세포를 키우는 바닥을 10% 늘여 세포 자체에 장력을 주자 이 축을 따라 세포핵까지 힘의 영향을 받았다. 이 힘이 세포핵의 구조물에 영향을 미쳐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을 막는 후성유전 단백질 'H3K9me3'의 발현을 낮춰 iPSCs 생성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엔 섬유아세포가 다른 세포로 바뀌지 않도록 H3K9me3 단백질이 리프로그래밍을 막는데, 세포에 가해진 장력이 이 단백질의 발현을 막아 iPSCs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이정환 교수는 "기존 iPSCs 제조는 바이러스나 생화학적 방법을 주로 활용하는데, 생산 효율이 낮고 바이러스의 경우 신체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며 "간단한 물리적 자극으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바이러스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음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MRC 사업 지원을 받는 단국대 메카노바이올로지 치의학연구센터(센터장 김해원)에서 이뤄졌다. 메카노바이올로지란 세포 간, 또는 세포-기질 간 물리적 상호 관계를 이해하고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 분야다. 생물학을 물리나 기계 관점에서 연구하며 질병을 치료한다는 접근이다. 논문 제목은 Cyclic Stretch Promotes Cellular Reprogramming Process through Cytoskeletal-Nuclear Mechano-Coupling and Epigenetic Modification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