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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 테크놀로지스. 유니티 엔진'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9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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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소는 장소에서 시작된다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명소를 만드는 일은 이름난 거리의 풍경을 옮겨놓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그 지역이 품어온 시간과 생활, 사람들이 실제로 걷고 머무는 길을 읽는 데서 시작한다. 국가유산청은 2027년부터 '국가유산 기반 명소재생'을 추진한다. 개별 국가유산 중심의 활용을 넘어 유산과 상권, 주거지를 하나의 보행축으로 연결하고 사람들이 걷고 머물며 소비하는 국가유산 향유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31년까지 이른바 '제2의 황리단길' 10개소를 조성하고, 2027년 첫 시범사업으로 3개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제2의 황리단길'은 정책의 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황리단길의 무엇을 닮을 것인가가 아니다. 그곳이 왜 사람을 걷게 하고 머물게 했는지, 장소의 역사와 생활, 상권과 방문객의 움직임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읽는 일이다. 한옥과 골목, 카페와 음식점, 정돈된 거리와 야간경관은 눈에 보이는 결과다. 명소재생은 그 결과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각 지역이 가진 장소의 힘을 읽고 그것을 오늘의 경험으로 다시 엮는 일이어야 한다. 황리단길에서 배울 것은 풍경이 아니다 성공한 장소를 보면 건축과 거리, 점포와 음식,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풍경은 오랜 시간 쌓인 결과다. 그곳에서 살아온 주민과 장사해온 상인이 있고, 새로운 가게가 들어오고 방문객의 동선이 달라지면서 거리와 상권도 함께 변해왔다. 그래서 다른 지역이 먼저 살펴야 할 것은 황리단길의 모양이 아니다. 사람들은 왜 그곳을 찾아왔고, 어디를 걸었으며, 무엇을 보고 먹고 사면서 시간을 보냈는가. 장소가 사람의 움직임을 만들고 그 움직임이 다시 거리의 인상을 바꿔온 과정을 읽어야 한다. 지역마다 출발점은 다르다. 성곽과 오래된 시장이 중심인 곳이 있는가 하면 근대건축과 철도, 항구의 시간이 남아 있는 도시도 있다. 골목의 생활문화나 주민의 기억 자체가 중요한 자원이 되는 곳도 있다. 같은 명소재생 사업이라도 무엇을 읽고 어디에서 시작할지는 달라야 한다. 이번 공모에서 눈여겨볼 대목도 여기에 있다. 사업 대상을 국가유산 한 곳에 한정하지 않고 '유산-상권-주거지'를 잇는 보행축으로 본다. 신청서에도 대상지의 길이를 적고 국가유산과 중심거리, 문화시설, 주변 상권을 한 지도에 표시하도록 했다. 국가유산을 하나의 점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걷고 생활하는 장소의 범위 안에서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람은 유산 하나만 보고 도시를 기억하지 않는다. 유산으로 향했던 길, 우연히 들어간 가게, 시장에서 먹은 음식, 해가 진 뒤 달라진 거리의 분위기까지 함께 기억한다. 그래서 어느 국가유산을 중심에 둘 것인가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디에서 사람이 들어오고 어느 길을 걸을지, 어디에서 머물고 무엇을 경험할지, 그 움직임이 시장과 골목의 상점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를 함께 그려야 한다. 국가유산청의 사업구조도 이런 흐름을 담고 있다. 대상지의 육성전략과 공간계획, 브랜딩을 세우고 국가유산의 이야기를 체류형 프로그램과 지역특화 상품, 식음료로 이어가도록 했다. 각각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소 경험으로 엮는 일이 중요하다. 상품 하나에도 왜 이곳에서 나왔는지가 있어야 하고, 음식 하나에도 장소와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 역시 행사가 열리는 동안 사람을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음 거리로 걷게 하고, 다른 공간에 머물게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장소를 읽는다'는 것도 결국 이 과정이다. 무엇을 보존할지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장소에서 무엇을 발견할지 정하고 그것을 오늘의 경험으로 다시 만드는 일이다. 장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콘텐츠가 달라지고, 콘텐츠가 달라지면 사람의 동선과 공간의 쓰임도 달라진다. 명소의 힘은 관계와 운영에서 이어진다 공간과 콘텐츠를 잘 만든다고 장소가 오래 살아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국가유산을 관리하는 행정이 있고, 그 주변에서 살아가는 주민과 오랫동안 장사해온 상인이 있다. 새로 들어오는 창업자와 처음 찾아온 방문객, 다시 찾는 사람도 있다. 명소재생은 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장소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공모가 협력부서와 상인·주민 조직, 주민과 청년의 참여, 워크숍과 프로젝트 매니저까지 살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모계획은 둥지내몰림,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지자체·주민·상인의 상생 가능성도 주요 요소로 제시한다. 사람이 많이 찾아온다고 지역이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방문객이 늘면서 상권이 살아날 수도 있지만 임대료와 업종이 달라지고, 기존 주민과 상인의 자리가 좁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명소재생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러올 것인가와 함께 누가 참여하고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변화의 이익과 부담을 지역 안에서 어떻게 나눌 것인지까지 봐야 한다. 무엇을 콘텐츠로 만들 것인가와 누가 그것을 운영할 것인가는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처음 기획할 때부터 함께 정해야 한다. 더 어려운 일은 만든 뒤에 시작된다. 사람을 한 번 오게 만드는 것과 다시 찾게 만드는 일, 행사가 있는 날 사람을 모으는 것과 평소에도 장소를 움직이게 하는 일은 다르다. 행사가 끝난 다음 날에도 찾아갈 이유가 있는가. 평일에도 걷고 머물 수 있는가. 개발한 상품과 먹거리가 실제 지역의 가게에서 팔리는가. 주민과 상인이 사업기간의 참여자에 머물지 않고 이후에도 장소를 운영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까지 답해야 명소재생이 사업기간을 넘어선다. 국가유산청도 기본계획 단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선정하고 지역단체·상인·주민과 워크숍을 추진하며, 지원이 끝난 뒤에는 주민 중심의 운영으로 이어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공간과 콘텐츠, 상권을 잇는 구상만큼 중요한 것이 그 구조를 누가 계속 움직일 것인가를 처음부터 정하는 일이다. 선정은 출발점일 뿐이다. 지원이 끝난 뒤에도 콘텐츠가 이어지고, 상인들의 참여가 계속되며, 주민과 운영주체의 관계가 남아 있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한시적인 사업이 장소의 일상으로 남는다. 시설에는 준공일이 있다. 하지만 장소에는 준공일이 없다. 지역마다 다른 명소가 만들어지려면 명소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찾아오고 걷고 머무는 시간이 쌓이고, 주민과 상인이 새로운 방문객을 만나면서 장소의 인상도 조금씩 달라진다. 결국 명소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시설 하나가 아니라 그곳에서 반복되는 사람들의 경험이다. 황리단길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마다 쌓아온 시간과 생활문화, 거리와 상권의 모습,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관계는 다르다. 출발점이 다른데 같은 답을 내놓을 수는 없다. 지역마다 다른 장소를 읽어야 지역마다 다른 명소가 나온다. 그래서 명소재생의 첫 질문은 '무엇을 설치할 것인가'가 아니다. 이 장소에는 무엇이 남아 있고, 어떤 시간이 쌓여 있으며, 사람들은 어디를 걷고 무엇을 경험하는가. 그리고 그 경험을 누가 이어갈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국가유산은 그 질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유산의 가치를 오늘의 이야기와 경험으로 풀어내고, 그 경험이 골목과 시장, 상점과 사람에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 그렇게 장소 안에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롭게 연결할 때 국가유산은 한 지점에 머물지 않고 지역을 움직이는 자원이 된다. 명소는 다른 곳의 성공을 닮아가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장소가 가진 시간을 읽고, 그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만들며, 그 경험을 지역의 사람들이 오래 이어갈 때 비로소 그곳만의 명소가 된다. 글 = 이창근 예술-기술 칼럼니스트, 인문 논픽션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 시리즈 저자

2026.09.22 10:14이창근 컬럼니스트

원도심 재생, 무엇부터 설계할 것인가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원도심을 다시 살리는 일은 빈 건물을 채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장소를 남기고, 무엇을 콘텐츠로 만들며, 그곳을 찾은 사람이 어느 거리까지 움직이게 할 것인지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정부가 9월 8일 발표한 '원도심 리코어(RE:CORE) 프로젝트'는 이 문제를 공간과 콘텐츠, 상권을 한 사업 안에서 다루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국토교통부는 공실상가와 유휴건물을 정비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키우며,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상권과 창업 관련 사업을 연계한다. 개별 시설 하나에 머물지 않고 특화거점과 공실상가, 특화거리를 연결해 원도심 전체를 대상으로 삼는다. 정부는 2027년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4극3특 권역별 1~2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지역당 국비를 최대 242억4천만원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의 틀은 마련됐다. 이제 지역에서는 어디를 거점으로 삼을지, 무엇을 대표 콘텐츠로 만들지 판단해야 한다. 사람이 어느 거리까지 움직이게 할지, 주변 상권은 어떤 역할을 맡을지, 만들어진 공간을 누가 사용하고 이어갈지도 함께 봐야 한다. 이번 글에서 주목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장소를 읽고 콘텐츠를 기획해 공간과 경험으로 구현하고, 그 경험을 다시 거리와 상권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원도심 활성화는 개별 사업을 나열하는 데서가 아니라 이 과정들이 한 장소 안에서 서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공간과 콘텐츠, 한 계획서에 담아야 RE:CORE에서 문체부의 역할은 만들어진 공간에 프로그램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해 원도심의 특색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창·제작부터 실증과 고도화, 유통까지 지원한다. 국토부는 미활용 공공시설과 집단 공실상가 등을 특화거점으로 만들고 주변 공실과 거리로 연결한다. 중기부의 창업·상권 사업도 연계한다. 정부 발표에는 '특화거점-공실상가-특화거리'를 잇는 면적인 원도심 재생 구상이 담겼다. 같은 사업 안에 들어갔다고 공간과 콘텐츠, 상권이 저절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공간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인근 골목까지 가지 않을 수 있고, 행사가 있는 날과 평소의 거리가 전혀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 새로운 콘텐츠가 있어도 주변 시장이나 상점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면 방문은 한 시설에서 끝난다. 그래서 기본구상 단계에서 공간의 위치와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성격, 사람의 이동과 체류, 주변 상권, 운영주체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문체부가 9월 15일 발표한 '제3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2026~2030)'도 지역 문화 인프라 혁신, 고유한 지역문화자산의 활용과 지역 주도 콘텐츠 육성, 지속가능한 로컬 문화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생활권과 초광역권을 잇는 문화균형성장도 핵심 전략에 포함됐다. 이번 정책의 취지를 현장에서 살리려면 공간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어떤 장소인지 읽고, 그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함께 정해야 한다. 설계는 해석에서 시작된다 원도심 사업에서 '설계'라고 하면 흔히 건축도면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도면에 들어가기 전에 정해야 할 것이 있다. 어느 장소를 거점으로 할지, 지역의 어떤 역사와 문화가 콘텐츠가 될 수 있는지, 주민과 방문객은 어느 길을 이용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어떤 업종과 창작자가 들어오고 주변 시장과 상점은 어떻게 참여할지도 사업의 성격을 좌우한다. 그보다 앞에는 장소를 해석하는 일이 있다. 오래된 시장에는 장사를 하고 물건을 사고팔았던 사람들의 시간이 있고, 폐산업시설에는 구조와 생산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역과 골목에는 오랫동안 형성된 이동경로와 생활방식이 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오늘의 콘텐츠로 다시 보여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해석은 조사로 끝나지 않는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보여줄지를 정하는 창작의 출발점이다. 장소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콘텐츠가 달라지고, 콘텐츠가 달라지면 공간과 경험의 설계도 달라진다. 관객이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움직일지 연출한 뒤 영상과 그래픽, 사운드, 인터랙션 등을 제작한다. 구축 단계에서는 이 콘텐츠와 공간, 장비와 시스템을 현장에서 하나로 맞춘다. 설계와 구축 사이에는 연출과 제작이 있다. 설계한 경험이 실제 관객의 눈과 귀, 움직임으로 바뀌는 구간이다. 운영도 이 흐름과 떨어져 있지 않다. RE:CORE는 '원도심 활성화상가'에 대해 조성 후 최소 10년의 운영계획을 마련하고, 임대기간과 임대료 수준, 증액 상한 등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담도록 할 예정이다. 공간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그곳을 누가, 얼마나 오래, 어떤 조건으로 사용할지도 함께 본다는 뜻이다. 천안, 공간마다 다른 연출을 택한 이유 필자는 2023년 천안 원도심 특화거리 조성사업에서 천안역 지하도상가 공실을 활용한 상설 미디어아트 전시관 '빛의 정거장'의 총감독을 맡아 기획·설계·연출·제작·현장 구축을 총괄했다. 출발점은 장비가 아니었다. 천안역과 지하상가라는 장소, 원도심이 지나온 시간, 사람들이 실제로 걷는 동선에서 무엇을 경험하게 할지를 먼저 정했다. 원도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어제·오늘·내일' 세 공간으로 나누고 공간마다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오늘' 공간은 천안역에서 출발하는 기차여행을 모티프로 벽과 바닥을 잇는 다면 프로젝션맵핑을 적용했다. 여행 장면에 따라 영상이 달라지고 바닥에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효과를 넣어, 공간 안에서 여행의 한 장면을 경험하도록 연출했다. '내일' 공간은 지하상가 통로와 맞닿는 면에 전면 유리벽을 새로 구축했다. 유리면에 투명스크린을 적용하고 프로젝터를 실내 후면에 배치해 뒤에서 영상을 투사하는 리어 프로젝션(Rear Projection) 방식으로 구현했다. 공간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통로를 지나는 사람이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작업에서는 설계와 구축 사이에도 많은 판단이 필요했다. 공간의 크기와 형태에 맞춰 장면을 구성하고 콘텐츠를 제작한 뒤, 현장에서 투사 상태와 시야, 관람동선을 확인하며 다시 조정했다. 통로와 맞닿는 '내일'에서는 지나가는 사람까지 관람객으로 봤다. 반면 안쪽에 머무는 '오늘'에서는 다면 프로젝션과 인터랙션으로 체류 경험을 만들었다. 같은 미디어아트라도 장소와 관람방식이 다르면 설계와 연출, 제작방식도 달라진다. 장소를 읽고 경험을 설계한 뒤, 그 경험을 구현하는 데 맞는 연출과 제작방식, 기술을 선택했다. 공간에서 거리로, 거리에서 상권으로 하지만 한 공간을 잘 만드는 것과 원도심 전체가 살아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콘텐츠를 본 사람이 주변 점포와 시장, 거리까지 움직이려면 공간 밖의 동선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원도심에는 이미 많은 것이 있다. 오래된 시장과 가게, 빈 점포와 골목, 역과 버스정류장,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길이다. 새로운 문화거점을 만들 때는 어느 입구에서 사람이 들어오고 어디에서 머무는지, 거점을 나온 뒤 어느 골목으로 향하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낮과 밤의 쓰임은 어떻게 다른지, 주변 음식점과 상점은 무엇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요즘 흔히 말하는 '핫플레이스' 역시 이름을 붙인다고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가 있고,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와 시간을 보내며 주변 골목과 가게까지 이용하고, 다시 올 이유가 쌓일 때 장소의 인상이 달라진다. 좋은 콘텐츠는 방문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잘 설계된 공간은 머무를 이유를 만든다. 그 방문과 체류를 거리와 시장, 상점까지 연결하는 일은 원도심 전체를 보는 기획의 영역이다. 공간의 경험이 거리의 경험으로 이어지고, 거리의 경험이 상권과 연결될 때 문화공간은 원도심의 거점으로 역할을 넓힌다. RE:CORE 역시 특화거점과 공실상가, 특화거리를 잇는 면적인 재생과 함께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문화시설과 축제, 상권 등으로 확산하는 구조를 담고 있다. 4극3특, 지역마다 달라야 할 첫 설계 2027년부터 RE:CORE가 수도권을 제외한 4극3특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들어가면 대상지의 조건은 서로 다를 것이다. 어느 도시는 폐산업시설이 중심일 수 있고, 다른 곳은 시장과 골목, 폐역과 철도시설, 근대건축, 지역 인물과 생활문화가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같은 사업의 틀 안에서도 출발점은 지역마다 다르다. 그래서 다른 도시의 사례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먼저 그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 어느 장소가 거점이 될 수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지, 사람들이 어느 길을 걷고 어디에서 머무는지, 주변 상권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해석이 달라지면 기획과 설계도 달라진다. 그에 따라 연출과 제작, 공간 구축과 적용할 기술도 달라진다. 시장과 골목, 폐산업시설, 철도와 근대유산, 지역의 생활문화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불러들이고 머물게 할 수 있다. RE:CORE는 공간과 콘텐츠, 상권과 창업을 한 사업 안에서 다룰 수 있는 틀을 제시했다. 이제 실제 지역에서는 그 틀을 각자의 장소와 생활, 문화자원에 맞게 구체화하는 일이 남는다. 원도심 사업의 첫 단계에는 건축도면보다 앞선 그림이 필요하다. 지역의 무엇을 해석할지, 어떤 콘텐츠를 기획할지, 공간과 경험을 어떻게 설계할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연출하고 제작해 구현할지를 정하는 기본구상이다. 그 경험이 어느 거리까지 이어지고 주변 상권과 어떤 관계를 만들지도 같은 그림 안에 있어야 한다. 원도심의 변화는 장소를 읽는 데서 시작한다. 그 해석을 콘텐츠로 만들고, 설계와 연출·제작을 거쳐 공간에 구현하며, 사람이 찾아와 머물고 걷게 하는 것. 그 움직임이 거리와 상권으로 이어질 때 한 공간의 변화는 원도심의 변화로 넓어진다. 글 = 이창근 예술-기술 칼럼니스트, 인문 논픽션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 시리즈 저자

2026.09.21 09:30이창근 컬럼니스트

유니티, 오픈AI 코덱스용 공식 퍼스트파티 플러그인 출시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가 오픈AI의 개발 도구 코덱스(Codex)와 직접 연동되는 공식 퍼스트파티 플러그인을 선보이며 AI 기반 게임 개발 환경을 확장한다. 유니티는 오픈AI의 코덱스용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을 정식 제공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출시는 지난 10일 발표한 클로드 코드용 플러그인에 이은 유니티의 퍼스트파티 통합 도구로, 게임 개발에 특화된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공개 시점에 맞춰 현장에 도입됐다. 해당 플러그인의 스킬은 유니티 내부 엔지니어들이 직접 작성하고 유지·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코덱스는 작업 수행 전 프로젝트 상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최신 API를 적용하며, 최종 산출물을 개발자에게 전달하기 전 자체 검증 절차를 거친다. 지원 범위는 UI 툴킷과 uGUI, 2D 타일맵, URP 및 셰이더 그래프, 오디오, 물리 엔진, IAP 및 레벨플레이, 멀티플레이어, 로컬라이제이션 등 총 31개 핵심 영역에 달하며 향후 지속해서 스킬을 확장할 방침이다. 개발 환경 편의성도 높였다. 유니티 CLI 스킬을 통해 터미널 환경에서 유니티 에디터 설치부터 프로젝트 생성, 패키지 관리까지 제어할 수 있다. 이번 플러그인은 유니티 6 이상 버전과 호환되며, 오픈AI 플러그인 디렉터리를 통해 별도 프로젝트 설정이나 기기간 파일 복사 절차 없이 설치해 활용할 수 있다.

2026.09.17 14:50진성우 기자

모바일 SoC, AI 처리 중심 NPU→GPU로 확장

온디바이스·엣지AI의 핵심 연산을 담당해온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SoC)의 AI 가속 구조가 신경망처리장치(NPU) 중심에서 GPU를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생성 AI와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틱 AI 등 처리해야 할 AI 작업이 한층 다양해지며 병렬 연산에 강점을 가진 GPU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퀄컴과 Arm은 최근 GPU에 AI 연산 전용 신경망 가속기를 통합했고, 애플도 M5에 이어 차세대 아이폰용 A20 프로 GPU에 신경망 가속기를 적용했다. 퀄컴과 Arm, 애플이 잇따라 GPU에 AI 전용 가속기를 통합하는 것은 이처럼 AI 연산의 일부를 GPU로 분산해 복잡한 AI 작업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퀄컴, 차세대 아드레노 GPU에 AI 연산 접목 퀄컴은 모바일용 스냅드래곤8 엘리트, PC용 스냅드래곤X2 엘리트 등 SoC 제품에서 그동안 NPU의 AI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강조해왔다. 여러 AI 모델이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전력 효율이 높은 NPU가 모바일·PC AI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퀄컴은 이달 2일 아드레노 GPU에 AI 처리 전용 코어인 '아드레노 매트릭스 코어(AMC)'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고성능 AI 연산에 필요한 기능을 NPU나 CPU에 넘기지 않고 GPU 내부에서 직접 처리한다는 것이다. 퀄컴은 AI 처리를 GPU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드레노 GPU 역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복잡한 렌더링 모델을 보다 낮은 지연시간과 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rm도 말리 G2-울트라 NX GPU에 AI 연산 추가 모바일용 SoC의 설계자산(IP)을 공급하는 영국 Arm도 이달 8일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겨냥한 새로운 반도체 IP '모바일용 CSS 2'를 공개했다. 모바일용 CSS 2는 각종 연산작업을 수행하는 C2 CPU와 그래픽 및 AI 가속을 담당하는 말리 G2-울트라 NX GPU로 구성된다. 이중 말리 G2-울트라 NX GPU에는 신경망 가속기가 통합됐다. Arm은 GPU에 통합된 신경망 처리 기능을 이용해 저해상도 화면을 고해상도로 보정하는 신경망 슈퍼샘플링(NSS), 초당 30프레임 화면을 60프레임 수준으로 높이는 신경망 프레임 업스케일링 등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GPU가 그래픽과 AI 연산을 보다 긴밀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구조다. Arm은 말리 G2-울트라 NX GPU의 실제 AI 처리 성능을 약 10~20 TOPS 내외로 예상했다. 애플, M5 이어 A20 프로 GPU에도 신경망 가속기 추가 애플은 2017년 아이폰8·X에 탑재한 SoC 'A11 바이오닉'에 NPU인 뉴럴 엔진을 처음 통합하고 사진·음성·자연어 처리 등 특정 AI 연산에 활용했다. 애플 역시 최근에는 GPU의 AI 처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아이패드 프로·맥용 SoC M5의 GPU에 신경망 가속기를 통합한 데 이어 차세대 아이폰용 A20 프로도 GPU에 신경망 가속기를 적용했다. A20 프로의 GPU는 전 세대보다 1개 많은 7개 코어로 구성되며, GPU 내부에 신경망 가속기를 내장해 FP8(8비트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을 최대 두 배 높였다. A20 프로는 GPU와 별개로 NPU 역할을 하는 32코어 뉴럴 엔진도 함께 탑재한다. 저전력으로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AI 작업은 여전히 뉴럴 엔진이 담당하지만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한 AI 작업에서 GPU의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GPU 병렬 연산, 복잡한 AI 처리에 적합 NPU는 주위 소리 확인, 음성 인식 등 저전력으로 지속 처리가 필요한 작업에 적합하다. 그러나 AI 모델의 크기가 커지고 연산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NPU만으로 모든 AI 작업을 빠르게 처리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되는 스테이블 디퓨전·플럭스 계열 이미지 생성, 거대언어모델(LLM), AI 영상 생성·변환, 실시간 AI 이미지 편집 등은 대규모 병렬 연산과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작업에서는 GPU가 가진 높은 병렬 연산 능력과 메모리 대역폭, 다양한 연산을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2나노급 공정으로 GPU 확대 여유 증가 모바일 SoC는 PC/서버용 프로세서와 달리 스마트폰 내부의 제한된 면적을 활용해 CPU·GPU·NPU 등 주요 연산 블록을 집적하는 구조다. 때문에 특정 연산 장치를 대폭 강화하기 어려웠다. 이달 공개된 차세대 모바일 SoC는 모두 TSMC N2와 삼성전자 SF2 등 2나노급 공정을 염두에 둔 제품들이다. 2나노급 공정 도입에 따른 트랜지스터 집적도 향상은 이들 연산 블록을 확대할 수 있는 설계 여유를 제공한다. TSMC에 따르면 N2는 N3E(3나노급) 대비 동일 면적에서 15% 이상 높은 트랜지스터 밀도를 제공한다. 이를 단순히 면적에 환산하면 동일한 회로를 구현할 때 이론적으로 약 13%의 면적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GPU+AI 결합 모바일 SoC, 이 달부터 시장 진입 새로운 GPU를 통합한 모바일용 SoC는 올해 애플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 듀오를 시작으로 내년 퀄컴과 미디어텍 등 주요 제조사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AI의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도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까지는 주로 NPU의 TOPS가 온디바이스 AI 성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됐지만, 앞으로는 GPU 내 신경망 처리 기능을 활용한 그래픽 성능과 AI 연산 성능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다만 GPU에 AI 가속기를 통합했다고 해서 실제 성능이 자동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운영체제와 AI 프레임워크, 개발 도구가 새로운 가속기를 지원하고 개발자가 이를 활용하도록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야 한다.

2026.09.15 16:11권봉석 기자

HD현대중공업, AI 전력시장 겨냥…발전엔진·SMR에 1조원 투자

HD현대중공업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발전엔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생산 기반을 확대한다. HD현대중공업은 육상용 발전엔진 생산기지 신설과 SMR 제작 전용 공장 건립에 총 1조 722억원을 투자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선박용 엔진에서 쌓은 기술을 육상 발전시장으로 확장하고, 차세대 원전의 핵심 설비를 제작할 기반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투자액 가운데 8336억원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들어설 3GW(기가와트) 규모의 힘센엔진 생산기지에 투입한다. 약 21만 5000㎡ 부지에 엔진 조립·시운전 공장과 엔진 회전축인 크랭크샤프트 가공 공장, 엔진 몸체를 만드는 블록 주조 공장 등을 조성한다. 2027년 1분기 착공해 2028년 5월 준공한 뒤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번 증설로 육상 발전엔진 생산능력을 연간 4GW 규모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 거점별 역할도 나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공장은 선박용 힘센엔진에 집중하고, 온산 신규 공장과 전남 영암의 HD현대엔진은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증설과 생산 효율 개선을 통해 선박용·육상 발전용을 합친 전체 힘센엔진 생산능력이 기존 3GW에서 2030년 7.2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MR 핵심 설비인 주기기를 제작하는 전용 공장에는 2386억원을 투자한다. 울산조선소 내 부지를 활용해 건립하며, 2029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출력을 줄이고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만든 원전이다. HD현대중공업은 24시간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대안으로 SMR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을 인용해 2050년 SMR 시장이 150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핵심 설비 제작·공급 물량이 제조사에 확정된 사례는 아직 많지 않아 사업 확대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미국 원전 개발사 테라파워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 8월 14일 서울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 등을 만나 차세대 원자로 '나트륨'의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올해 4월 에이페리온에너지그룹과 6271억원, 8월 코반에너지그룹과 9560억원 규모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2026.09.10 14:01류은주 기자

유니티, 클로드 코드용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 선보여

게임 엔진 유니티(NYSE: U)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용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을 선보였다고 10일 밝혔다 클로드 코드는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을 지원하는 첫 번째 코딩 에이전트다. 개발자는 이 퍼스트파티 플러그인(First-party plugin)으로 별도의 툴을 오가거나 외부 스크립트를 조합하지 않고도 본인이 사용하는 AI 워크플로에 유니티를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유니티가 퍼스트파티 플러그인을 만든 것은 개발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스킬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각 스킬은 유니티 팀이 직접 작성하고 보안 검토를 거쳤으며, 관련 문서도 엔진 업데이트에 맞춰 함께 갱신된다. 이에 따라 AI에 스킬 없이 작업을 맡길 때보다 더 적은 대화 턴으로 오류가 적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토큰 사용도 줄어든다. 유니티는 연내 다른 코딩 에이전트용 플러그인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유니티는 앞서 7월에 개최한 '유나이트 서울 2026'에서 개발자가 선호하는 코딩 에이전트를 유니티 엔진과 연결할 수 있도록 개발한 'Unity CLI'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클로드 코드용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은 이를 한 단계 확장해 AI 코딩 에이전트가 유니티 프로젝트의 구조와 개발 방식에 보다 최적화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클로드 코드용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은 한 번의 명령으로 유니티 엔지니어링 스킬· Unity CLI·실시간 에디터 제어를 지원하는 Unity MCP 서버를 설치한다. 현재는 총 29개의 스킬을 제공하며, 주요 지원 영역은 ▲URP(Universal Render Pipeline) ▲UI 툴킷 ▲멀티플레이어 ▲레벨플레이(LevelPlay) ▲Unity IAP 등이다. 개발 워크플로와 엔진 기능 전반을 지원하는 스킬은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클로드 코드용 공식 유니티 플러그인은 터미널 또는 클로드 데스크탑 앱의 클로드 코드를 통해 설치할 수 있으며, 클로드의 플러그인 디렉토리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2026.09.10 10:00이도원 기자

애플, 아이폰용 첫 2나노급 SoC 'A20 프로' 공개

애플이 9일(현지시간) 새 아이폰 공개 행사 '깜짝 빛날 시간.'에서 아이폰용 새 시스템반도체(SoC)인 'A20 프로'를 공개했다. A20 프로는 애플이 아이폰용으로 설계한 첫 2나노급 SoC로 미세화된 트랜지스터를 더 높은 밀도로 집적하면서 CPU와 GPU, AI 연산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CPU는 고성능 '슈퍼코어' 2개, 저전력 '효율' 코어 4개 등 총 6코어로 구성됐다. 애플에 따르면 슈퍼코어 성능은 전 세대 대비 최대 20% 향상됐고 효율 코어 4개에는 뉴럴 엔진과 별도로 신경망 가속 엔진을 통합했다. 애플은 "효율 코어에 신경망 가속기를 통합해 일반적인 앱은 물론 기기에서 직접 AI 모델을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작업에서도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GPU는 총 7코어로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폰용 SoC 중 가장 많은 코어를 내장했다. 일반 그래픽 성능은 전 세대 대비 최대 40% 향상됐다. GPU에도 신경망 가속기를 내장해 FP8(실수, 8비트) 연산 성능을 최대 두 배 높였다. 각종 AI 처리를 저전력으로 전담하는 뉴럴 엔진은 최대 32코어로 구성됐다. 전 세대 대비 연산 성능은 두 배, 메모리 대역폭은 50% 늘어났다는 것이 애플 설명이다. 발열 관리 방식도 달라졌다. A20 프로는 애플 PC·아이패드 프로용 M 시리즈 SoC에 먼저 적용됐던 새로운 패키징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실리콘 다이가 증기 챔버와 직접 연결되도록 하는 한편 증기 챔버 표면 면적도 아이폰17 프로 대비 최대 3배 늘렸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게임 등 실행시 성능을 높였다. A20 프로는 같은 날(9일) 공개된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 애플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에 탑재된다.

2026.09.10 07:33권봉석 기자

새로운 한국적 오디세이, '까만 인절미'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2026년 여름, 나는 아주 흥미로운 두 작품을 마주했다. 하나는 거대한 바다를 가르며 귀환하는 고대 영웅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의 한 여인이 순교를 통해 본향(本鄕)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한쪽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강원도립극단의 우리소리극 《까만 인절미》가 있다. 두 작품을 나란히 놓는 순간, 뜻밖의 접점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대도 세계도 다른 두 이야기가 놀랍도록 닮은 방식으로 긴 여정의 문을 연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노래하고, 노래를 통해 한 시대의 기억을 건네던 사람. 바로 '음유시인'의 목소리로 말이다. 오래전 사람들이 아직 책을 갖지 못했던 시절 이야기는 글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로 전해졌다. 한 사람이 노래하면 다른 사람이 듣고, 다음 세대가 다시 노래했다. 영웅의 모험과 전쟁, 사랑과 죽음, 인간의 운명은 그렇게 공동체의 기억 속에 살아남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 역시 그런 구전의 세계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읽지만, 그 뿌리에는 이야기를 노래로 전하던 음유시인이 있었다. 한국에도 이러한 음유시인이 있다. 바로 소리꾼이다. 소리꾼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자가 아니다. 서술자이면서 등장인물이 되고, 때로는 시대를 바라보는 증인이 된다. 자신의 목소리와 몸짓, 고수의 북과 추임새를 통해 한과 신명을 전달하며 기나긴 이야기와 역사를 입에서 입으로 이어온 사람들이다. 《까만 인절미》가 불러내는 인물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의 한가운데 놓인 여인 이성례다. 남편의 순교와 연이은 어린 자식의 죽음, 살아남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야 했던 배교(背敎), 그리고 그 뒤에 남겨진 고통과 죄책감이 그녀의 삶을 관통한다. 결국 그녀는 사랑하는 자식들을 뒤로한 채 자신의 신앙을 선택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이제, 나란히 선 두 음유시인의 소리를 따라 긴 여정에 올라 보자. 《오디세이》의 음유시인은 영화의 첫 장면에서 몇 개의 단어만으로 거대한 여정의 좌표를 찍는다. 이제 그 음유시인의 방식처럼, 몇 개의 키워드를 따라 《까만 인절미》의 새로운 풍경을 펼쳐보려 한다. SONG - 이야기를 여는 소리 《오디세이》의 시작을 기억하는가. “A Face. A Fleet. A War. A Man. A Thought. A Trick.” 영화의 첫 장면에서 음유시인은 이 여섯 개의 단어를 차례로 던진다. 짧고 강렬한 음성과 고대 그리스의 6음보 운율을 현대적인 리듬으로 풀어낸 방식은, 오래된 서사시가 소리로 먼저 존재했음을 일깨운다. 《까만 인절미》의 시작 역시 소리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맞이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태의 주기도문이다. 판소리의 어법으로 작창(作唱)된 주기도문은 힘 있는 중모리장단을 타고 흐르며 뜻밖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나아가 주기도문과 함께 울리는 열두 대의 북소리는 마치 《오디세이》 속 음유시인의 노래가 지팡이의 두드림을 만나 힘을 얻듯, 목소리에 물리적인 울림을 더한다. 그리고 그 울림은 어느 순간 하나의 경건한 의식으로 확장된다. 그 순간, 낯선 종교의 언어는 한국의 소리가 된다. 이 주기도문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모두 세 번 등장한다. 첫 번째는 삶 속에서 신성을 발견하는 기도로, 작품의 세계관을 여는 서곡이 된다. 두 번째는 자식을 잃은 여인의 모성이 신앙과 충돌하며, 한맺힌 절규로 점철된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기도는 비로소 귀향의 노래가 된다. 삶의 고통과 갈등을 지나 죽음 너머 본향으로 향하는 순간, 주기도문은 교리가 아니라 소리가 되고, 소리는 모두를 진동시키는 울림이 된다. 세 번의 주기도문은 그렇게 이성례의 긴 여정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SONG'은 단순히 노래한다는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이야기를 시작하고, 기억을 불러내고, 고통을 토해내며, 마침내 한 인간을 귀향으로 이끄는 하나의 긴 여정인 것이다. SEA - 폭풍을 건너는 두 개의 오디세이 《오디세이》에는 바다가 있다. 트로이 전쟁 이후 오디세우스는 폭풍과 괴물, 유혹을 통과하며 이타카를 향한다. 눈에 보이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긴 귀환의 길이다. 그런데 《오디세이》라는 렌즈를 통해 《까만 인절미》를 바라보면, 전혀 다른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성례가 건너는 바다는 실제의 바다가 아니라 마음속의 폭풍이다. 그녀에게는 남편 최경환의 죽음이 있고, 어린 막내의 죽음이 있다. 살아남은 자식들이 있고, 자식을 살리기 위해 신앙을 부정했던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선택 뒤에 따라온 죄책감과 고통이 있다. 오디세우스가 외부의 바다를 건넌다면, 이성례는 내면의 바다를 건넌다. 이렇게 바라보는 순간, '오디세이'는 더 이상 특정한 영웅의 모험담에 머물지 않는다. 한 인간이 겪어내는 긴 여정,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오디세이는 《까만 인절미》에서 '귀향'이라는 한국적 정서로 이어진다. 한(恨). 혼(魂). 해원(解冤). 그리스도교에서 죽음이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에게로 돌아가는 길이라면, 한국의 정서에서 돌아감은 흩어진 혼을 거두고 오래된 한을 풀어내는 해원에 가깝다. 그렇게 이성례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본향으로 돌아가는 길이자 오래된 한이 비로소 풀리는 해원의 순간이 된다. LOVE - 마지막에 남는 사랑 그렇다면 긴 여정의 끝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무엇일까. 《오디세이》에서 오디세우스가 수많은 폭풍과 죽음의 위협을 지나 마침내 이타카에 도착했을 때, 그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은 오래된 개 아르고스다. 오랜 세월 주인을 기다린 아르고스는 그의 귀환을 알아본 뒤, 더 이상 그를 맞이할 힘조차 남기지 못한 채 조용히 숨을 거둔다. 거대한 전쟁과 신들의 분노, 수많은 모험으로 가득했던 서사의 마지막이 한 생명과 한 인간 사이에 남아 있던 사랑으로 수렴하는 순간이다. 《까만 인절미》에도 그런 장면이 있다. 이성례의 삶을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 박해와 순교, 신앙과 배교, 모성과 죄책감.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가 마지막에 모이는 곳은 의외로 까만 인절미 한 조각이다. 아이의 손때가 묻은 그 인절미는 거대한 역사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한 사람이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을 끝내 놓지 못했는지를 조용히 품고 있다. 거대한 전쟁과 신들의 분노로 가득했던 이야기가 마지막에는 늙은 개 한 마리의 눈빛으로 남듯, 《까만 인절미》의 박해와 순교라는 거대한 역사 역시 마지막에는 한 조각의 인절미가 품은 사랑으로 압축된다. 아르고스와 까만 인절미. 서로 전혀 다른 세계에 놓인 하나의 생명과 하나의 사물이지만, 두 작품은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킨다. 긴 여정의 끝에서 인간을 기억하게 하는 것은 거대한 업적이 아니라, 끝까지 남겨진 사랑이라는 것. BARD -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 그렇다면 이 긴 여정은 어떻게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도착했을까. 답은 다시 소리다. 《오디세이》의 음유시인을 연기한 래퍼 트래비스 스캇은 2026년의 음악적 언어와 새로운 운율로 오래된 영웅의 이야기를 다시 노래한다. 《까만 인절미》의 소리꾼 박애리 역시 오래된 순교의 역사를 옛 방식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새로운 작창의 소리로 오늘의 무대 위에 다시 세운다. 고전과 역사 속에 머물 뻔했던 인물들은 그렇게 각자의 시대가 가진 언어와 감각을 입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그 결과 《까만 인절미》에서 이성례는 더 이상 기록 속에 남겨진 순교자의 이름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신앙과 모성 사이에서 신음하고, 사랑 앞에서 흔들리며, 끝내 본향길에 오른 한 인간의 얼굴로 오늘 우리 앞에 선다. 효율과 실리를 좇는 시대에, 이성례의 선택은 어쩌면 지나치게 미련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미련한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오래 바라보아야 할 인간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를 빠르게 소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는 그렇게 지나가서는 안 된다. 한 인간이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을 끝까지 지켜냈으며, 무엇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놓았는가. 이런 이야기가 오래도록 불리고 회자될 때, 비로소 우리의 여정에도 한 줄기 사유가 남을 것이다. 필자 최한이 최한이는 전통과 현대를 노래하는 국악 보컬리스트다. 초등학생 시절 판소리에 재능을 보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에 발탁됐고, 국립국악중·고를 거쳐 한양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2012년 창작국악 신진 등용문인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켜켜이 쌓인 전통의 숨결을 바탕으로, 크로스오버와 월드뮤직, 방송과 무대를 넘나들며 판소리의 동시대성과 문화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MBN , tvN , KBS 등에 출연했으며, 2025년 12월부터 지디넷코리아 [문화엔진] 시리즈 필진으로 합류해 판소리와 창작국악, 한류를 음악의 관점에서 풀어내는 칼럼을 연재한다.

2026.09.09 10:08최한이 컬럼니스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명화, LG TV로 들어왔다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명화가 LG TV로 들어왔다. LG전자는 최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아트 콘텐츠 서비스 'LG 갤러리 플러스(LG Gallery+)'에서 소장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에두아르 마네의 '아르장퇴유 정원의 모네 가족', 윌리엄 메리트 체이스의 '해변에서', 세브린 로젠의 '꽃과 과일이 있는 정물' 등이 대상이다. 명화를 집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익숙한 디지털 전환의 한 장면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오래전부터 소장품을 디지털화하고 온라인으로 공개해왔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지점을 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미술관의 컬렉션이 TV 제조사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화면을 둘러싼 경쟁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명화만 모으지 않는 '갤러리' Gallery+의 매력은 콘텐츠의 폭에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뿐 아니라 영국 내셔널 갤러리 런던,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문화기관과 협력하고, 사치아트의 현대미술도 제공한다. 게임 일러스트와 영화 이미지, 자연경관까지 포함하면 현재 5천 개가 넘는 아트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미술사에 따라 작품을 배열한 온라인 미술관과는 쓰임이 다르다. 한 화면 안에서 고전회화와 현대미술, 영화와 게임 이미지가 이용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 그날의 취향과 공간에 맞춰 화면을 바꾼다. Gallery+는 미술작품을 디지털화해 보여주는 데 그치기보다 다양한 시각문화를 생활공간의 화면에 편성하는 서비스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LG전자의 하드웨어와 플랫폼 전략도 맞물린다. OLED를 비롯한 디스플레이가 이미지의 색과 명암, 디테일을 얼마나 잘 구현할 것인가를 담당한다면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webOS와 Gallery+는 그 화면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를 넓힌다. 좋은 디스플레이가 콘텐츠의 표현력을 높이고, 좋은 콘텐츠는 다시 그 화면을 사용할 이유를 만든다. TV 산업에서도 이 연결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화질과 크기, 디자인의 경쟁은 계속되겠지만 제품을 구입한 뒤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선택하고 서비스를 반복해서 이용하는지도 TV 경험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메트로폴리탄이 더해진다는 것 그래서 이번 협업은 작품 100여 점의 추가보다 파트너의 성격을 볼 필요가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힘은 유명한 명화 몇 점에만 있지 않다. 오랜 시간 작품을 수집하고 연구하고 보존하면서 쌓아온 컬렉션과 큐레이션의 신뢰가 있다. LG전자에는 다른 자산이 있다. 디스플레이와 webOS, Gallery+라는 서비스, 그리고 이용자의 생활공간에서 작동하는 TV다. 미술관이 축적한 문화적 자산과 기술기업의 화면·플랫폼이 만나는 구조다. 문화콘텐츠의 유통에서도 살펴볼 대목이 있다. 그동안 미술관과 박물관의 디지털 전환은 원본을 얼마나 정밀하게 촬영하고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것인가에 많은 힘을 쏟았다. 이제 구축 이후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만들어진 디지털 문화자산을 어디에 유통하고, 어떤 콘텐츠로 편집하며, 사람들이 다시 찾는 경험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 같은 작품 이미지라도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때와 거실의 대형 화면에 오랫동안 띄워놓을 때 쓰임은 달라진다. 플랫폼이 바뀌면 콘텐츠의 호흡도 바뀐다. 디지털화 이후에 다시 편집과 연출, 큐레이션이 필요한 이유다. TV 속 명화가 실제 미술관의 원작을 대신할 수는 없다. 작품의 물성과 크기, 전시장 안의 거리와 빛은 실제 장소가 가진 경험이다. 대신 작품과 만나는 경로는 하나 더 늘어난다. TV에서 처음 발견한 작품이 미술관 방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직접 봤던 작품을 생활공간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다. 5천 점 다음은 '발견'이다 Gallery+가 5천여 콘텐츠를 갖추면 질문도 달라진다. 더 많은 작품을 확보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숫자가 커질수록 그 안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아트 콘텐츠는 영화나 드라마와 소비의 리듬이 다르다. 한 작품을 몇 시간, 때로는 며칠 동안 화면에 둘 수 있다. 아침과 밤, 계절과 공간의 분위기에 따라 선택도 달라진다. 무엇을 보유했는지만큼 무엇을 언제 만나게 하는지가 서비스의 성격을 결정한다. Gallery+는 이미 이용자의 취향에 맞춘 추천과 큐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중요한 것은 이용자가 새로운 작품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하느냐다. 유명 작품을 많이 모아놓는 것으로 좋은 컬렉션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작품 사이에 맥락을 만들고, 익숙한 취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이미지로 관심이 이어지게 하는 설계가 중요하다. 콘텐츠의 양이 플랫폼의 규모를 만든다면, 큐레이션은 플랫폼의 성격을 만든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합류가 흥미로운 것도 그래서다. 세계적인 미술관이 축적해온 컬렉션의 힘과 LG전자의 디스플레이·플랫폼 역량이 만나 명화를 보여주는 데서 어디까지 더 세밀한 발견과 감상 경험으로 발전할지 지켜볼 만하다. 이는 문화기관과 콘텐츠기업에도 같은 과제를 남긴다. 디지털 전환의 다음 과제는 구축 이후에 있다. 구축한 자산을 콘텐츠로 가공하고, 적합한 플랫폼에 유통하고, 이용자의 선택과 반응을 다시 다음 기획으로 돌려야 한다. 유산과 예술이 디지털 자산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와 경험, 다시 산업으로 이어지려면 이 순환이 필요하다. TV의 화질 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만큼 좋은 화면을 쓸 이유를 만드는 콘텐츠의 가치도 함께 커진다. LG Gallery+에는 이제 메트로폴리탄의 명화와 현대미술, 영화와 게임 등 서로 다른 시각문화가 하나의 서비스 안에 모이고 있다. 다음 승부가 몇 점을 더 채우느냐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하는가로. Gallery+가 앞으로 보여줄 매력도 그 변화 속에서 더 선명해질 것이다. 글 = 이창근 예술-기술 칼럼니스트, 인문 논픽션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 시리즈 저자

2026.09.09 09:58이창근 컬럼니스트

진도의 9월, 민속예술과 도시의 만남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도시의 이름에는 장면이 붙는다. 어느 곳에서는 소리가 먼저 떠오르고, 어느 곳에서는 걸었던 길과 사람의 얼굴이 남는다. 문화도시의 힘도 그런 경험이 얼마나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느냐에서 드러난다. 9월에는 그 흐름을 연이어 살펴볼 일정이 있다. 전국 문화도시가 밀양에 모이고, 며칠 뒤 진도에서는 무형유산의 전승과 오늘의 실천을 이야기하는 컨퍼런스와 몸과 소리의 현장인 축전이 열린다. 밀양에서 공유하고, 진도에서 이어간다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밀양에서 '2026 전국 문화도시 박람회'가 열린다. 전국 37개 문화도시가 각 지역의 성과와 문화를 펼치고, 개막식에는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도 참석한다. 개최도시 밀양은 옛 밀양대학교를 햇살문화캠퍼스로 되살리고 아리랑과 로컬 콘텐츠, 시민 활동을 도시 안에 축적해왔다. 박람회에서는 밀양·정선·진도의 아리랑도 한 무대에서 만난다. 행사가 끝난 사흘 뒤인 16일부터 진도에서는 국제무형문화컨퍼런스가, 18일부터는 국제무형문화축전이 열린다. 두 지역의 행사는 공식적으로 연결된 사업은 아니다. 그러나 전국 문화도시의 경험을 나눈 직후 진도가 자신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다시 현장에 펼친다는 시간의 흐름은 흥미롭다. 밀양에서 전국의 문화도시와 만난 진도의 아리랑이 며칠 뒤 다시 진도의 삶과 장소 안으로 돌아온다. 전국 단위의 교류와 한 지역의 자기다움 사이를 오가는 문화도시 정책의 한 장면처럼 읽힌다. '민속문화의 섬', 사람과 장소에서 살아나다 진도는 13개 '대한민국 문화도시' 가운데 하나다. 내건 비전은 '대한민국 문화도시 민속문화의 섬, 진도'. 강강술래와 진도씻김굿, 진도다시래기 등 몸과 소리로 이어온 민속문화를 핵심 자산으로 삼고 교육과 창작, 유통과 확산, 원도심과 관광을 잇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시작해 2027년까지 이어지는 본사업의 가운데 해가 올해다. 이제 그 비전이 사람과 장소에서 어떤 경험으로 모습을 드러내는지 살펴볼 시점이다. 무형유산의 가장 오래된 아카이브는 어쩌면 사람의 몸이다. 누군가 다시 부르고 춤추며 장단을 받아야 다음 시간이 열린다. 진도의 문화적 힘도 여기에 있다. 오래된 소리와 몸짓이 여전히 사람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8월 열린 '진도 민속예술 관광정책 포럼'에는 이재각 진도군수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문화·관광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민속예술과 관광의 접점을 논의하고 운림산방과 남도진성, 진도토요민속여행 같은 현장도 함께 살폈다. 진도군문화도시센터도 허건 센터장을 중심으로 민속문화를 프로그램과 공간, 지역 활동으로 연결하는 문화도시 사업의 현장 실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콘텐츠 디렉팅의 역할도 더욱 선명해진다. 어느 장소에서 만나고, 어떤 동선으로 걷고, 누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나 머물고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 것인가. 진도가 지닌 풍부한 문화자산이 오늘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수록 문화도시의 매력도 더욱 또렷해질 것이다. 관광 역시 사람을 데려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방문객의 체류와 소비가 전승자와 지역 기획자의 다음 활동으로 돌아가고, 그것이 다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 된다면 문화도시는 사업 기간을 넘어 지역에 축적되는 구조를 갖게 된다. 민속문화와 관광을 연결하려는 진도의 움직임도 결국 이 순환을 얼마나 촘촘히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컨퍼런스에서 축전까지, 말과 몸을 잇다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2026 진도국제무형문화컨퍼런스'의 공개 프로그램은 '한'과 '흥'을 화두로 아시아·태평양 민속예술의 전승과 창조적 실천을 다룬다. 기조강연에 이어 민속예술의 전승과 도전, 유네스코 무형유산과 국제교류, 민속예술의 창조적 실천 등을 여러 세션에서 논의하고 진도를 다루는 특별세션도 마련한다. 컨퍼런스가 발표와 토론으로만 끝나지 않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진도의 민속예술을 직접 접하는 문화체험을 일정 안에 배치했다.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살아 있는 유산'을 다시 사람의 몸과 소리, 실제 장소에서 만나게 하는 구성이다.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18일부터 20일까지는 '2026 진도국제무형문화축전'이 이어진다. '삶의 줄, 열두 매듭'을 중심으로 진도씻김굿과 진도다시래기 등 지역의 무형유산에 국내외 초청공연, 전시와 체험, 지역 연계 프로그램이 더해진다. 공개된 축전 계획에는 공연 편성뿐 아니라 체험과 먹거리, 편의시설, 공간배치까지 담겨 있다. 공연을 보는 시간과 장소를 걷는 시간, 먹고 머무는 시간이 하나의 축전 안에 놓인다. 콘텐츠의 관점에서는 바로 이 접점이 중요하다. 공연 하나의 완성도뿐 아니라 서로 다른 몸과 소리, 장소와 사람이 어떤 동선과 리듬으로 이어져 하나의 진도 경험을 만드는가 하는 문제다. 컨퍼런스가 그 몸이 다음 세대로 건너갈 길을 묻는다면, 축전은 그 길 위에서 다시 몸과 소리를 만나게 한다. 그 흐름이 행사 뒤에도 이어진다면 의미는 더 커진다. 컨퍼런스에서 나눈 이야기가 다음 정책과 기획으로 이어지고, 해외 초청이 공동작업과 교류로 발전하며, 축전에서 생긴 관심이 전승자와 지역 기획자의 다음 활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진도에는 이미 씻김굿의 소리와 강강술래의 원, 다시래기의 몸짓과 아리랑의 장단이 있다. 새로운 이야기를 서둘러 덧붙이기보다, 그 오래된 시간이 오늘의 동선과 체류, 해설과 콘텐츠 안에서 다시 사람을 만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민속문화의 섬'이라는 비전이 사람의 몸과 장소의 기억, 관광과 전승 사이에서 진도다운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 올가을 진도에서 기대하고 싶은 장면은 바로 그 연결이다. 글 = 이창근 예술-기술 칼럼니스트, 인문 논픽션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 시리즈 저자

2026.09.08 09:26이창근 컬럼니스트

현대로템, 항공우주 첫 별도 채용…엔진 개발 인력 확보

현대로템이 유도무기와 우주발사체 엔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항공우주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항공우주 분야 14개 직무에서 신입·경력 직원을 채용한다고 8일 밝혔다. 항공우주 분야만을 대상으로 별도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받고 있으며, 이달 20일까지 현대로템 채용 홈페이지에서 접수할 수 있다. 이후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직무별 업무와 자격 요건도 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집 분야는 유도무기용 덕티드 램제트 엔진, 극초음속 엔진, 메탄엔진, 엔진 등 추진기관의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설비 등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채용으로 항공우주 핵심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원자와의 소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달 주요 대학과 대학원 연구실을 방문해 예비 지원자에게 직무와 채용 절차를 소개하는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 과제를 수행하며 유도무기용 덕티드 램제트 엔진과 극초음속 엔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덕티드 램제트 엔진은 비행 중 유입되는 공기를 연소에 활용하는 추진기관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사체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메탄엔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해 성능을 높이고 있다. 누리호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추진기관 시험설비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사업 확대에 맞춰 연구개발 조직도 정비했다. 올해 조직 개편으로 항공우주개발센터에 우주모빌리티팀을 신설했으며, 기존 방산 조직에도 항공우주 사업을 반영해 항공우주·방산을 뜻하는 'AD(Aerospace·Defense)'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도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전북특별자치도·무주군과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2034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생산과 연구개발 기능을 갖춘 항공우주 종합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6.09.08 08:39류은주 기자

산업부, '지방주도 성장엔진 협의회' 출범…중앙-지방 소통·협력 채널 구축

5극 3특 성장엔진 가동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소통·협력 채널인 '지방주도 성장엔진 협의회'가 7일 출범했다. 산업통상부는 7일 충북 오송 오스코에서 13개 지방정부와 산업기술진흥원(KIAT)·산업연구원·지역산업진흥원 등이 참석하는 '제1회 지방주도 성장엔진 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성장엔진 육성 등 지역 산업 현안을 논의하는 중앙-지방간 소통·협력 채널이다. 지난 7월 개최된 '성장엔진 실무협의회'를 공식적인 고위급 중앙-지방 소통체계로 한층 격상시켜 더욱 속도감 있게 성장엔진 육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날 협의회에서 성장엔진 분야 지방투자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범부처 정책·사업 등으로 구성된 '성장엔진 7대 정책지원 패키지'와 지방정부가 지역의 산업여건·인프라 등을 고려해 주도적으로 육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성장엔진 육성계획 수립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성장엔진 육성계획에는 ▲앵커기업 투자계획 ▲중앙정부의 7대 정책지원 패키지 활용 방안 ▲지방정부 자체 투자 지원방안 ▲산업거점 조성·정주여건 개선 등 공통기반 과제가 포함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육성계획 수립지원을 위해 5극3특 권역별로 지방정부, 지역기업, 지역혁신기관, 지역산업진흥원 등으로 구성된 '성장엔진 초광역 공동사업단'을 가동할 예정이다. 협의회에 참석한 13개 지방정부는 지역의 산업과 경제여건을 반영한 미래 성장엔진 육성 구상을 제시했다. 5극3특 권역이 자생적으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성장축을 만들어 나간다는 내용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성장엔진을 성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방투자 프로젝트가 속도감 있게 이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방정부 역할과 현장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날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방정부가 연내 성장엔진 육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2026.09.07 18:19주문정 기자

넥슨, '마비노기 이터니티' 첫 알파 테스트 성료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가 언리얼 엔진 교체 프로젝트인 '마비노기 이터니티'의 첫 이용자 대상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현대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넥슨코리아(공동 대표 강대현∙김정욱)는 MMORPG '마비노기'의 엔진 교체 프로젝트 '마비노기 이터니티' 첫 알파 테스트를 마쳤다고 7일 밝혔다. 넥슨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이번 테스트를 통해 초반 성장 구간부터 전투, 생활 콘텐츠에 이르는 핵심 동선을 점검했다. 수집한 이용자들의 플레이 패턴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여 향후 개발에 반영할 계획이다. 테스트 첫날인 3일에는 민경훈 총괄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와 실시간 소통을 진행했다. 민 디렉터는 초반 성장 구간 스토리와 튜토리얼을 직접 플레이하며 약 2시간 동안 알파 테스트의 목적과 향후 개발 방향성을 소개하고, 개선된 플레이 편의성과 생활 도구 아이템, 콘텐츠 시스템, 사운드 및 비주얼 요소의 변화를 상세히 설명했다. 방송 중에는 치지직 채널에서 30분 이상 시청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넥슨캐시 5000원을 지급하는 드롭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아울러 치지직과 SOOP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총 34명이 테스트에 참여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민경훈 총괄 디렉터는 “알파 테스트 기간 동안 아낌없는 관심과 피드백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다양한 의견을 개발에 적극 반영해 기대에 부응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2026.09.07 16:35정진성 기자

예악의 시간이 춤이 될 때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 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춤은 어디에 남을까. 건축은 자리에 남고 그림과 유물은 형태로 남는다. 춤은 누군가 다시 몸을 움직여야 이어진다. 발을 딛는 자리와 팔을 드는 높이, 방향을 바꾸는 순간과 음악을 기다리는 호흡까지 몸에서 몸으로 건너가야 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의 일무(佾舞)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사람의 몸으로 이어온 춤이다. 오는 9월 12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국가무형유산 종묘제례악 일무 전장 '팔풍의 몸짓, 일무' 열한 번째 연작이 열린다. 사단법인 아악일무보존회가 주최하는 대표공연으로 현재 예매가 진행 중이다. 공연 자료에 따르면 종묘대제와 공개행사에서 일무 전장을 온전히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일무의 원형과 전장을 온전히 전승·공연하는 데 연작의 뜻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64인의 팔일무로 보태평·정대업 일무 전장을 암보해 선보였고 올해 열한 번째 연작으로 그 흐름을 이어간다. 절제에서 드러나는 격조 종묘제례악이라고 하면 먼저 장중한 음악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음악만으로 예악의 전체를 만날 수는 없다. 기악 연주와 선왕의 공덕을 노래하는 악장, 줄과 열을 이루어 추는 일무가 함께 움직인다. 보태평의 일무는 선왕의 문덕을, 정대업의 일무는 무공을 기린다. 귀로 듣는 음악의 뜻을 몸이 공간 위에 펼쳐 보이는 셈이다. 일무의 매력은 큰 동작보다 절제에서 드러난다. 한 사람이 자신의 기량을 앞세우기보다 여러 몸이 방향과 간격을 맞추며 전체의 형식을 만든다. 팔을 드는 각도와 발을 놓는 위치, 움직임과 멈춤 사이의 호흡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 몸을 과장해 드러내지 않아도 줄과 열이 만든 공간은 넓다. 종묘제례악 일무의 격조는 이 절제된 질서에서 나온다. 몸의 배열에도 오래된 세계관이 배어 있다. 종묘제례에서는 상월대의 등가가 하늘을, 하월대의 헌가가 땅을 상징하고 그 사이에서 일무원이 춤춘다. 하늘과 땅, 사람이 하나의 질서 안에서 만나는 천지인의 생각이다. 팔일무의 줄과 열 역시 보기 좋은 군무 대형으로만 읽을 수 없다. 몸의 위치와 방향에는 당시 사람들이 세상과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던 방식이 담겨 있다. 빠른 장면전환과 강한 이미지에 익숙한 관객에게 일무의 호흡은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천천히 볼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의 움직임보다 몸과 몸 사이의 거리, 움직일 때보다 멈춘 순간, 개별 동작보다 여러 몸이 함께 이루는 질서에 시선을 두면 춤의 다른 표정이 보인다. 그것이 일무를 보는 첫 번째 방법이다. 전장을 기억하는 몸 이번 공연명에서 눈여겨볼 단어는 '전장'이다. 종묘제례악의 보태평과 정대업은 각각 11곡으로 이어지고 곡에 따라 일무의 움직임도 달라진다. 실제 종묘대제나 공개행사에서는 그 전체 흐름을 한 자리에서 온전히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전장을 익힌다는 것은 많은 동작을 차례대로 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부분과 부분이 어떤 관계를 맺고 하나의 예악을 이루는지를 몸 안에 담아두는 일이다. 전체를 알고 있어야 한 동작이 왜 그 자리에 놓였는지, 문무와 무무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는지도 읽을 수 있다. 여기에서 '전승의 완결성'을 생각하게 된다. 오랫동안 이어온 유산이라 해도 자주 쓰이는 일부만 남고 전체의 맥락이 희미해지면 다음 세대가 물려받는 것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전장을 기억하는 일은 과거의 형식을 그대로 얼려두겠다는 뜻과 다르다. 이후의 해석과 창작이 출발할 수 있도록 전체의 구조를 잃지 않는 일에 가깝다. 종묘제례악 일무 전승교육사 김영숙 보존회 이사장은 원로들에게 전장을 모두 외워 발표하라는 과제를 받고 1988년 전장을 암보해 발표했다. 이후 이수자들이 전장을 익혀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이어왔다. 그가 전장을 외워 전하지 않으면 맥이 끊길 수 있다고 강조했던 배경에는 무형유산 전승의 현실이 놓여 있다. 악보와 의궤가 음악과 절차를 기록했다면 일무는 제례의 질서를 몸으로 기억해왔다. 영상으로 동작을 남길 수 있는 시대에도 옆 사람과 맞추는 간격과 음악을 기다리는 호흡, 몸에 들어가는 힘과 절제까지 저절로 전해지지는 않는다. 결국 사람이 익히고 사람이 가르쳐야 한다. 무형유산에서 몸은 살아 있는 기록이다. 그래서 활용보다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원래의 구조와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채 눈에 띄는 장면만 떼어내면 전통은 쉽게 이미지와 소재로 소비된다. 반대로 원형의 보존만 강조해 사람과 만나는 접점을 닫아버리면 전승의 폭은 좁아진다. 온전히 이어가는 힘과 더 많은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이 함께 필요하다. 의례에서 무대로, 전승에서 경험으로 이번에는 일무가 종묘에서 국립국악원 예악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종묘에서 일무는 정전과 월대, 신위와 제상, 음악과 악장, 제관의 움직임과 함께 존재하는 제례의 한 부분이다. 공연장에서는 관객의 시선이 춤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 줄과 열의 조형, 문무와 무무의 차이, 움직임과 멈춤이 만드는 리듬을 집중해서 들여다볼 수 있다. 물론 공연장이 종묘라는 장소의 시간과 제례의 모든 맥락을 옮겨올 수는 없다. 대신 의례 안에서 부분적으로 보이던 몸의 언어가 무대의 중심으로 나온다. 종묘에서는 예악 전체 속에서 일무를 만나고, 공연장에서는 일무를 통해 예악의 구조를 되짚어보게 된다. 같은 춤이라도 장소가 달라지면 그것을 읽는 시선도 달라진다. 필자는 몇 해 전 종묘 악공청에서 미얀마의 K-팝 그룹이 김영숙 이사장과 이미주 예술감독을 비롯한 일무 전승자들의 지도로 직접 일무를 배우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설명을 듣던 이들이 팔을 들고 발을 옮기기 시작하자 오래된 춤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졌다. 멀리서 바라보던 문화가 자신의 몸을 통과하는 순간, 유산은 지식에서 경험으로 바뀌었다. 이 장면은 무형유산을 오늘의 사람과 연결하는 방식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했다. 꼭 화려한 기술이나 거대한 장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무엇을 잘 보이게 할 것인지, 어떤 맥락을 이해하게 할 것인지, 어디까지 직접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세심하게 설계하는 것이 먼저다. 전통예술의 활용도 같은 원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전장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설과 기록, 몸의 움직임을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한 번의 공연이 다음 공연과 연구로 이어지는 아카이브가 함께 쌓여야 한다. 한 차례 공연의 성과만으로 전승의 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어떤 형식이 온전히 이어졌는지, 관객은 무엇을 새롭게 이해했는지, 공연 이후 무엇이 기록되고 다시 쓰일 수 있는 자산으로 남았는지도 봐야 한다. 보존과 활용을 따로 놓기보다 전승의 완결성과 경험의 접근성을 함께 설계하는 일이 필요하다. 12일 예악당에서 '팔풍의 몸짓, 일무'를 만난다면 화려한 장면부터 찾지 않아도 좋겠다. 몸과 몸 사이의 간격, 팔과 발이 향하는 방향, 음악과 함께 흐르는 움직임과 멈춤을 천천히 따라가 볼 일이다. 그 작은 차이들이 모여 이루는 질서 속에서 종묘제례악의 춤이 오래 지켜온 예악의 격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춤은 순간에 사라진다. 그러나 누군가 다시 몸으로 익히면 그 시간은 다음 사람에게 건너간다. 온전히 기억하고, 제대로 경험하게 하는 것. 종묘제례악 일무의 다음 시간은 그 두 가지가 만나는 곳에서 이어진다. 글 = 이창근 예술-기술 칼럼니스트, 인문 논픽션 『도시와 유산을 읽는 법』 시리즈 저자

2026.09.07 10:20이창근 컬럼니스트

유니티, 게임 엔진 '유니티 6.6' 정식 출시…'CoreCLR' 핵심 탑재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 유니티가 차세대 엔진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개발 전반의 생산성을 대폭 강화한 신규 엔진 버전을 정식 출시했다. 유니티는 오는 4분기 선보일 '유니티 6.7 LTS'에 앞서 마지막 비 LTS(Non-LTS) 버전인 '유니티 6.6'을 정식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버전은 차세대 엔진 '유니티 7'의 기반이 되는 신규 CoreCLR의 핵심 구성 요소를 구현했으며, 반복 작업 속도와 콘텐츠 관리, 그래픽, UI, 플랫폼 지원 범위 등 개발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개선 사항을 적용했다. 작업 효율과 에셋 관리 체계가 한층 현대화됐다. 모든 신규 프로젝트에 도메인 리로드 없이 씬만 리로드하는 '패스트 엔터 플레이 모드'가 기본 적용돼 작업 속도를 높였으며, 기존 에셋 번들을 대체하는 '콘텐츠 디렉토리'가 로컬 콘텐츠 대상으로 어드레서블에 통합됐다. 여기에 대용량 에셋과 종속성 체인을 파악할 수 있는 '빌드 분석 창'과 대규모 씬 성능을 개선한 신규 '하이어라키 창'이 기본 활성화된다. 그래픽과 UI 시스템도 대거 개편됐다. 하드웨어 가속 레이 트레이싱 기반의 '유니티 컴퓨트 라이트 베이커'와 DX12용 DXC 기반 셰이더 빌드 설정을 지원해 에셋 빌드 시간을 대폭 줄였다. 2D 환경에는 소팅·렌더링 레이어를 지원하는 2D 라이트와 신규 프로파일러 모듈 3종이 추가됐으며, uGUI 세이프에리어 컴포넌트 및 UI 툴킷 백드롭 필터 USS 속성 등이 새롭게 도입됐다. 플랫폼 지원도 웹과 콘솔, XR 전반으로 확장됐다. 프로덕션 레디 WebGPU와 최대 16GB 메모리를 지원하는 웹어셈블리64를 제공하며, 메타 퀘스트용 어댑티브 퍼포먼스와 애플 스위프트 전용 프레임워크를 지원한다. 윈도우 및 엑스박스 시리즈 X|S 환경에서는 다이렉트 스토리지 연동으로 데이터 읽기 속도를 최대 40% 끌어올렸다. 개발 생태계의 신뢰성과 보안성도 한층 강화했다. 유니티는 주요 배포 포맷인 '.unitypackage' 파일에 서명 기능을 도입해 패키지가 검증된 조직의 신원과 직접 연결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외부 에셋의 출처를 투명하게 확인하고 파일 변조 여부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됐다.

2026.09.02 16:20정진성 기자

항공업계, 올해 17.4조원 투자…신규 항공기 60대 도입 등 안전투자 지속

국토교통부는 국내 17개 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등 2개 기관의 '2025년 항공안전 투자실적'과 '2026~2027년 투자계획'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 13조 3098억원을 안전 분야에 투자했고, 올해에는 올해 17조 4462억원을 투자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투자액은 2024년 6조 1769억원보다 115.5% 증가했다. 항공사·공항운영자 등 모든 부문에서 투자 규모가 늘어났다. 2026년 공시부터 기존 경년항공기 교체만 인정하던 항공기 관련 투자를 신규 항공기 도입 비용까지 확대하고, 정비사만 인정하던 인건비도 운항·객실승무원 등 항공안전 관련 종사자 고용비용까지 포함하는 등 안전투자 인정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 신규 항공기 43대 도입에 3조 8798억원, 안전 관련 종사자 고용비용에 3조 3817억원을 투자했다. 신규 항공기 도입 등을 통해 국적항공사 평균 항공기 기령은 2024년 12.4년에서 2025년 12.1년으로 개선됐다.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에 3조 3848억원, 엔진·부품 구매·임차에 1조 8761억원, 정비시설·장비에 2250억원 등을 투자했고 정비·수리·개조 투자의 92.7%가 예방정비에 투입됐다. 소형항공운송사업자는 417억원, 공항운영자는 3460억원을 투자했으며, 공항운영자는 이착륙시설·항행안전시설, 소방·구조·제설장비 등 공항 안전 인프라에 주로 투자됐다. 항공업계는 올해 17조 4462억원의 안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규 항공기 60대 도입에 7조 66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엔진·부품, 정비시설·장비 등 정비·부품 분야와 공항 항행안전시설, 소방·구조장비 등 안전인프라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항공사 통합 등에 따른 중복투자 조정 등 투자구조 변화로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다. 신규 항공기 도입은 내년에도 28대가 계획돼 있고 정비·부품 등 안전운항에 필수적인 상시 안전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경수 국토부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항공산업이 성장하고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경영여건에 따라 안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지만, 안전은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며 “안전투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과 성장의 기반으로 인식하는 안전경영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시자료는 각 항공교통사업자 누리집과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서 3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2026.09.02 14:21주문정 기자

넥슨 '마비노기 이터니티', 첫 알파 테스트 D-1…환골탈태한 '판타지 라이프' 주목

넥슨의 장수 MMORPG '마비노기'가 새로운 도약의 시험대에 오른다. 넥슨은 마비노기 엔진 교체 프로젝트 '마비노기 이터니티'의 첫 대규모 알파 테스트를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진행한다. 지난 2004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원작 마비노기는 전투 중심이던 기존 시장에 '판타지 라이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 악기 연주, 요리 등 일상적인 생활 콘텐츠와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앞세워 출시 당해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 등을 휩쓸며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나이를 먹고 환생하는 독창적인 시스템과 모닥불에 둘러앉아 합주를 즐기는 특유의 커뮤니티 감성은 '밀레시안(이용자)'이라는 매우 견고한 팬덤을 구축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넥슨의 대표 장수 지식재산권(IP)으로 사랑받으며 독보적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방대한 리소스를 지닌 3D MMORPG의 엔진을 통째로 교체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기도 한 도전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프로젝트 공개 이후 약 3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대규모 테스트는 게임의 영속적 성장을 향한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뼈를 깎는 재설계 과정 속에서도 넥슨은 '데이터 계승'이라는 대원칙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민경훈 총괄 디렉터는 "기존 마비노기를 잘 계승해 지속 가능한 영속적인 에린 세계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방향성"이라며 "기존 이용자의 스펙 데이터가 온전히 이어지는 것이 변하지 않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테스트에 앞서 넥슨은 지난 6월 '마비노기 22주년 판타지 파티' 현장에 200석 규모의 시연존을 마련해 이터니티의 청사진을 선제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커스터마이징, 에린 탐험, '수상한 이벤트' 등 3가지 핵심 콘텐츠를 공개해 이용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특히 227개(30개 세트)에 달하는 의장과 세분화된 '지염(지정 색상 염색 앰플)' 세트를 통해 한층 진일보한 염색 시스템을 뽐냈다. 문게이트를 활용해 티르 코네일 등 5개 지역을 자유롭게 탐험하도록 했으며, 민 디렉터가 추천한 '아브 네아 호수'의 수려한 경관이 이목을 끌었다. 현장 시연에서 수집된 방대한 이용자 피드백은 이번 알파 테스트 기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민 디렉터는 "이동 모션과 타격감을 크게 개선했으며, 캐릭터 두상 크기 역시 특징이 왜곡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알파 테스트의 핵심적인 주안점은 기존 밀레시안과 신규 이용자를 모두 아우르는 '초반 플레이 경험'의 전면 재설계다. 민 디렉터는 "게임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을 넘어, 마비노기 고유의 매력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크게 신경 썼다"고 전했다. 이번 알파 테스트는 20년 장수 게임의 엔진을 교체하는 이례적인 프로젝트의 첫 대규모 검증 무대다. 넥슨이 원작의 고유한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발전된 플레이 경험을 성공적으로 입증해, 마비노기의 영속적 서비스를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넥슨은 오는 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이터니티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마비노기 IP의 뼈대를 새로 세우는 작업인 만큼, 지속적인 테스트와 피드백 수렴을 거쳐 영속적인 서비스 기반을 단단하게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026.09.02 10:51정진성 기자

인간성 게임 - 자족하는 무지성의 시대

'문화엔진'은 문화정책과 콘텐츠산업, 도시공간과 예술 현장의 흐름을 깊고 넓게 통찰하기 위해 마련된 시리즈입니다. 이 연재를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속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렉터 이창근과 현대미술가 최지원, 도시경관 계획가 박상희, 미디어공학자 정지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전문 영역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디넷코리아 문화산업팀 기자들과 협업해 연재를 이어갑니다. '문화엔진'이K-컬처를 미래산업의 엔진이자 동시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예술가는 꿈이 크다. 자신이 내놓은 작품이 대부분 아쉽기 때문이다. 인간은 꿈이 크다.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움직임에는 적당한 결핍, 아리송한 의문이 관여한다. 소진과 회복의 연속이다. 이 동력을 가능케 하는 가장 기초적인 여건은 땅에 있다. 인간은 발을 딛고 기댈 단단한 땅을 빌려 산다. 우리가 '육지'라고 부르는 땅이 당장 꺼지지 않기에 그 위에 건물을 올리고 부수고, 사인을 그리고, 보도블록을 덮음과 동시에 들어내고 산다. 작금의 '대지'는 어디일까? 땅을 밟는 감각보다, 허공을 응시하는 멍한 감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냥 보아도 될 것들을 필터링 된 디지털 캔버스를 통해 보는 것이 당연해졌다. 이러한 생태양식은 하나의 문법과 같이 현대인에게 일률적 움직임을 부여한다. 고도의 기술력으로 다방면의 불편을 최소화한 상태의 인간 삶은 제자리에서 눈으로 정보처리를 마치고 허공에 손가락으로 반복적으로 스와이핑 하며 조잘거리는 모습이다. 움직임은 비효율의 키워드로, 최소화된 물리적 움직임만을 남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생의 반증이다. 사람 몸 자체가 파동 덩어리이며 생물학적 반응 또한 파동과 파동의 상호 교류다. 더 나아가 평범한 생활로부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직관적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유동하지 않으면 머물고 고이고 부패한다. 한편, 편리를 도모하는 것은 종종 몸을 얼어붙게 한다. 미래에 대한 선행 욕구로 인한 과로는 현재의 존재 감각을 잊게 하며, 데드라인이 없는 갈망은 마음을 경직하게 한다. 만족이란 무엇일까? 충분한 자족감을 어떻게 지켜내며, 과하지 않은 속도감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현명한 무지함을 선택하는 지혜가 귀한 시대다. 정답을 내기 위해 목적지로 직행하는 AI 지성과 달리, 해답을 택하려 쩔쩔매는 인간성이 있다. 골몰하다 죽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고 가정한다면, '선한 AI'는 '현명한 무지'의 가치를 어떻게 책정할까? 클로드(Claude) AI의 재귀적 자기 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 RSI) 능력의 탑재로 인공지능 개발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이며, 이 개발의 본격화는 앞으로 일어날 인간의 통제 밖의 사건들을 상상케 한다. 이미 던져진 인공지능의 행방이 확률의 게임이라면, 되려 인간이 탑재한 자발적 어수룩함이 이 게임의 유일한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필자 최지원 작가 최지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가로지르는 현장 예술가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석사를 받았다. 회화·드로잉 창작을 비롯해 융합형 미디어콘텐츠 제작을 병행한다. 현재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 [문화엔진] 시리즈 필진으로 합류해 현대미술·AI·예술철학 비평을 연재한다.

2026.09.02 10:18최지원 컬럼니스트

EU, 챗GPT에 최고 강도 규제…생성형 AI로는 처음

유럽연합(EU)이 챗GPT를 대형 플랫폼과 같은 반열의 규제 대상으로 끌어올리며 생성형 AI에 대한 감독을 본격화했다. 이번 조치로 오픈AI는 미성년자 보호와 불법 콘텐츠 확산 방지 등 이용자 안전과 직결된 책임을 지게 됐다. 31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챗GPT는 EU 월평균 이용자 4500만명 이상 기준을 충족해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으로 지정됐다. 오픈AI는 2027년 1월까지 서비스와 알고리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체계적 위험을 평가하고 완화하는 등 추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초대형 온라인 검색엔진은 이용자가 많아 사회적 파급력이 큰 검색 서비스를 뜻한다. EU는 이런 서비스가 문제를 일으키면 그 영향도 크다고 보고 DSA 체계에서 가장 강한 규제를 지운다. 챗GPT는 EU에서만 월평균 이용자 4500만명을 넘겨 이 최고 등급 규제 대상에 올랐다. 규제 근거는 디지털서비스법(DSA)이다. EU가 2022년 제정해 2024년 2월 전면 시행한 법으로 오프라인에서 불법인 것은 온라인에서도 불법이라는 원칙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플랫폼은 불법·유해 콘텐츠를 방치하지 않고 이용자를 보호할 책임을 진다. 지정된 서비스는 자사 서비스가 낳는 위험을 스스로 점검하고 줄여야 한다. 대상 위험은 불법 콘텐츠 확산과 미성년자 보호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의 신체·정신 건강과 기본권, 선거, 공공 안보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된다. 집행위는 이번 지정으로 해당 서비스의 기능과 관련 시스템을 조사할 권한도 갖게 됐다. 챗GPT는 아일랜드의 디지털서비스조정관인 코미시운 나 메안과 협력해 DSA 준수 여부를 감독받는다. 집행위는 챗GPT를 이용자의 프롬프트와 질의에 응답하는 AI 시스템으로 보면서도 웹 검색 기능을 근거로 온라인 검색엔진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로 판단했다. 이번 조치에서 레딧과 로블록스도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함께 지정됐다. 두 서비스 역시 EU 내 월평균 이용자 4500만명 이상에 도달한다고 신고해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레딧과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제3자 콘텐츠를 대중에 유통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분류됐다. 각각 코미시운 나 메안, 네덜란드 소비자·시장청(ACM)과 협력해 감독받는다. 반면 앤트로픽 클로드는 이번 지정 대상에서 빠졌다. 성능이나 심사 결과가 아니라 유럽 이용자 수가 법적 기준선인 4500만명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구글 제미나이도 이번 지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집행위가 DSA에 따라 지정한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엔진은 모두 28개로 늘었다. 앞서 구글과 메타, 틱톡 등 대형 플랫폼이 같은 규제 대상에 올랐으며 챗GPT는 생성형 AI로는 처음 이름을 올렸다. DSA의 감독과 집행은 집행위와 각 회원국의 디지털서비스조정관이 나눠 맡는다. 집행위는 "레딧과 로블록스, 챗GPT는 이미 온라인 플랫폼과 검색엔진에 적용되는 DSA 일반 의무를 각각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9.01 17:57김동원 기자

서울iT아카데미 홍대, 기업수요 반영 유니티·XR 개발자 양성

산업현장에서 가상현실(VR)과 확장현실(XR)을 활용한 안전교육과 직무훈련이 확대되면서 유니티(Unity) 개발자의 활동영역도 게임을 넘어 산업용 실감형 콘텐츠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서울iT아카데미 홍대는 이러한 산업변화와 기업수요를 반영해 이달 22일 '바이브코딩(Cursor·Copilot) 기반 유니티 게임개발 & AR/VR 콘텐츠 제작(기획·디자인·개발 올인원)' 과정을 개강한다. 총 870시간으로 운영되는 이번 과정은 유니티와 C#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게임개발의 기본기를 익힌 뒤 온라인 게임, VR·AR·XR 콘텐츠 개발까지 기술영역을 확장하는 취업연계 교육과정이다. 교육생들은 유니티 게임제작을 통해 프로그래밍과 실시간 3D 콘텐츠 개발의 기본기를 익히고, 이후 VR·AR·XR 인터랙션과 산업용 실감형 콘텐츠 개발로 학습영역을 넓히게 된다. “게임을 넘어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XR 개발역량으로” 이번 과정의 특징은 단순한 VR 기능 실습을 넘어 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VR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교육생들은 기업의 요구사항과 활용환경을 분석하고 VR 콘텐츠를 기획한 뒤 유티니를 이용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한다. 이후 VR HMD(메타퀘스트2) 환경에서 콘텐츠를 직접 실행·테스트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결과물을 수정·고도화하는 실제 프로젝트 과정을 경험한다. 특히 산업안전교육과 직무훈련처럼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VR·XR 콘텐츠도 주요 프로젝트 영역으로 다룬다. 게임을 제작하며 익힌 유니티·C# 개발기술을 산업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실감형 콘텐츠 개발로 연결한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교육생들은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 기업 요구사항 분석→콘텐츠 기획→유니티 개발→VR 인터랙션 구현→HMD 테스트→피드백 반영→결과물 고도화로 이어지는 프로젝트 전 과정을 경험하고 이를 취업용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본 훈련 과정은 AI 시대의 개발환경 변화도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수업에서는 Cursor, GitHub Copilot, ChatGPT, Gemini 등 생성형 AI와 AI 코딩도구를 코드 작성과 설명, 오류 분석, 디버깅 등에 활용한다. 다만 AI가 생성한 코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생이 코드의 구조와 동작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실행·검증·수정하도록 하는 휴먼-인-더-루프(Human-in-the-Loop)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AI를 통해 코딩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생성된 코드가 적절한지 판단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개발역량을 함께 기르는 것이 목표다. 서울iT아카데미 홍대 이구 원장은 “유니티는 더 이상 게임만을 위한 개발도구라고 보기 어렵다”며 “게임개발을 통해 프로그래밍과 실시간 3D 개발의 기본기를 갖추고, 이를 VR·XR과 산업안전·교육훈련 콘텐츠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개발역량을 갖추는 것이 이번 과정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유니티의 기능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 실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콘텐츠를 기획·개발·테스트해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는 개발자”라며 “기업 요구사항 기반 VR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생들이 이러한 프로젝트 경험을 취업 포트폴리오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과정은 서울 홍대에 위치한 서울iT아카데미에서 2026년 9월 22일부터 2027년 3월 4일까지 총 870시간 진행된다. 국비지원 및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고용24와 서울iT아카데미 홍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9.01 14:41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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