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니버설 뮤직 "챗봇 클로드, 가사 도용" 고소
미국 음악 출판사가 저작권 문제로 인공지능(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AI 챗봇이 노래 가사를 불법 도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19일(현지시간) 유니버설 뮤직그룹을 비롯한 ABKCO, 콩코드 퍼블리싱이 미국 테네시주 연방법원에 앤트로픽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직원 4명이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챗GPT와 비슷한 챗봇 '클로드'를 출시했다. 이후 앤트로픽은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7천815억원)를 유치했다. 유니버셜 뮤직이 문제 삼은 것은 앤트로픽의 챗봇 '클로드2'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앤트로픽이 저작권 있는 노래 가사를 챗봇 답변에 블법 도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음악 출판사가 저작권 문제로 AI 전문기업을 고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송 내용에 따르면 사용자가 클로드에게 특정 가수를 언급하면, 해당 가수 노래 가사를 모두 제공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가사를 써 달라거나, 음악 작곡의 기본이 되는 코드 제공 등을 요청해도 저작권 있는 콘텐츠를 무차별 제공하는 방식이다. 원고 측은 "사용자가 클로드에 직접적인 가사 요청을 하지 않아도, 저작권 있는 노래 가사를 답변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음악 출판사는 앤트로픽이 가수 비치 보이즈의 '갓 온리 노우즈'를 비롯한 롤링 스톤스의 '김미쉘터', 마크 론슨과 브루노 마스의 '업타운 펑크', 비욘세의 '헤일로' 등 500곡 넘는 가사 데이터를 클로드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유니버설 뮤직은 "앤트로픽의 챗봇은 인터넷에서 노래 가사를 무단으로 복사해 사용자에게 제공한다"며 "이는 출판사와 아티스트 저작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원고 측은 법원에 금전적 손해배상과 침해 행위 중단 명령을 요청했다. 물론 기업이 노래 가사를 사용할 수는 있다. 스포티파이나 지니 뮤직 등도 노래에 가사를 넣어 콘텐츠를 공급한다. 다만 가사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유니버설 뮤직 측은 "가사를 불법 도용하는 행태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저작권료를 내고 사용해야 하는 콘텐츠다"고 강조했다. 음악 출판사가 저작권 문제로 AI 기업을 고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소설 작가와 비주얼 아티스트 등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빅테크를 고소했다. 유니버설 뮤직 측을 대리하고 있는 매트 오펜하임 변호사는 "저작권법상 권리자 허락을 받지 않은 기업은 자신의 사업을 위해 타인의 저작물을 복제, 배포, 전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에 대해 앤트로픽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