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 청년에게…"AI가 할 수 없는 일 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 청년의 경쟁력과 국가 성장의 출발점으로 사회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역량을 제시했다. SK는 최 회장이 지난 12~16일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6에서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강연하고 청년들의 질문에 답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의 방송은 강연 3편과 청년 문답 2편으로 구성됐다. SK에 따르면 한국 기업인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사람이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 판단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봤다. 그는 AI 시대 리더의 역할에 대해 "AI는 지능을 높여주는 도구이지만 지능이 곧 지혜는 아니다"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생각하는 힘과 공감 능력, '적응의 근육', '바디 스킬'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주어진 정답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모든 위험에 대비한 뒤 행동하려다가는 AI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며,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도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은 교육에 대한 제안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고 시험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해결책을 찾고 직접 실험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력 자체보다 문제를 풀어본 경험에 무게를 두고, 질문하는 능력과 사고력,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자리의 변화도 노동시간과 직업 선택의 관점에서 풀었다. 최 회장은 AI가 노동을 대체할 때 노동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묻는 취업준비생에게 "노동의 선택이 변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회사의 특정 직종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는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8시간이 필요했던 업무를 AI로 1~2시간 만에 마친다면,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하거나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예를 들었다. 창업에 관한 질문에는 사회문제 해결을 자신의 선택 기준으로 제시했다. 다시 20대가 된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일단 저는 무조건 창업을 할 겁니다"라고 답하면서, "지금처럼 반도체 사업을 하기보다는 물 부족과 탄소 배출, 식량 부족 등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문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식량 문제라면 새로운 농사법이나 인공식품 개발 등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을 방법을 찾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청년들에게는 처음부터 큰 과제에 매달리기보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해결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환경과 돌봄, 저출산, 금융 약자 문제 등을 예로 들며 작은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더 큰 문제에 도전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앞선 세 차례 강연에서는 개인의 도전을 뒷받침할 경제·사회 구조와 국가 차원 성장 방안을 다뤘다. 첫 강연의 핵심은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에 경제적 보상을 연결하는 구상이었다. 성과를 측정해 보상하면 기업과 사회적기업 등 민간의 참여를 늘릴 수 있다는 논리다. 최 회장은 SK가 10여 년간 진행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실험을 소개하며,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들이 받지 않은 기업들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사회적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AI를 다룬 두 번째 강연에서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조건으로 속도·규모·안전 등 '3S'를 제시했다. 인프라 구축과 모델 개발에 더해 AI를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쓰는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난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사용하면서 기술과 제도를 실험하는 'AI 네이티브 사회'로의 전환도 제안했다. 마지막 강연에서는 지정학적 변화와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할 방안으로 한일경제연대를 들었다. 최 회장은 "양국이 경제공동체로 발전하면 약 6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 분야로는 에너지와 AI, 헬스케어, 관광, 벤처·창업 등을 제시했으며, 시장 확대가 청년의 취업과 창업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젊은 여러분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함께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우리가 밝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