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OLED 기술이 뭐길래?...삼디가 인수한 이유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업 이매진을 2억1천800만 달러(약 2천900억원)에 인수한 것을 놓고 애플이 개화시킬 증강·가상·혼합현실(AR·VR·MR) 등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을 공략하고 이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XR 기기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열리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는 새로운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19일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매진 인수에 대해 미래 시장을 대비하는 선제 대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스마트안경 같은 웨어러블(wearable) 기기가 상용화되고 널리 퍼지기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면서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매진을 인수하면 XR 기기에 적용하는 적(R)·녹(G)·청(B) 올레도스(OLEDoS)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OLED를 증착하는 기술이다. 이매진은 RGB 화소를 같은 층에 인접 증착하는 올레도스 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매진은 차세대 AR 구현에 필수인 마이크론 OLED의 다이렉트 패터닝(dPd) 기술을 보유했다”고 소개했다. 다이렉트 패터닝 기술은 기존 OLED보다 전력을 적게 쓰면서도 휘도(화면 밝기)가 높다고 평가된다. XR 기기를 눈에 밀착하니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좋아야 하고, 웨어러블 기기인 만큼 배터리가 오래가는 게 중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매진의 XR 디스플레이 기술 가치를 보고 이 회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 기기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이매진 기술로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애플이 다음 달 MR 헤드셋을 첫선을 보이며 마이크로 OLED를 탑재하는 XR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다음 달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월간지 GQ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의심했던 분야에서 애플은 성공을 거둬왔다”며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제품과는 다를 것이라고 발언했다. 삼성전자도 이에 맞서 신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도 메타버스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2026년 출시가 예상되는 안경 형태 차세대 AR 기기 시장은 애플 주도로 커질 것”이라며 “2030년 이후 10억대 규모로 확대돼 세계 스마트폰 시장(12억대)과 유사해지면서 향후 모바일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