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노 젓기 여파? 거래소 '코인 상장' 속도 붙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코인 상장이 보다 빈번해지고 있다. 2위 사업자인 빗썸이 10월 이후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이어가면서, 다른 거래소들이 거래량 사수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최근 한 달간 코인 상장 현황을 살펴보면 업비트, 코빗의 상장 발표 횟수가 이전보다 늘어난 편이다. 업비트의 경우 9월 들어한 달에 한 번 꼴로 신규 코인을 상장해왔다. 그러다 최근 한 달 동안 코인 5개를 상장했다. BTC마켓에는 지난달 30일 스페이스ID(ID)를 신규 상장했고, 지난 7일 엑시얼(AXL)을 추가로 상장했다. 20일 16시부터는 토트넘홋스퍼(SPURS)를 상장한다. 원화마켓에도 지난 12일 크레딧코인(CTC)을, 18일 아스타(ASTR)를 상장했다. 원화마켓 상장 코인의 경우 기존 BTC 마켓 상장 코인을 원화마켓으로 옮긴 것이다. 코빗은 최근 한 달간 상장 코인 개수가 11개다. 지난 8일 위믹스(WEMIX)를 재상장한 뒤 13일 뱅코르(BNT), 바운스브랜드(AUCTION), 사이버커넥트(CYBER), 바이프로스트(BFC), 오아시스(OAS) 5종을 신규 상장했다. 이어 20일 이스크라(ISK), 아스타(ASTR), 하바(HVH), 문빔(GLMR), 뉴메레르(NMR) 5종 상장을 발표했다. 거래지원은 오는 21일부터 한다. 지난 4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직원이 금품을 받고 코인 상장을 청탁받은 사실이 수사로 드러난 뒤 국내 거래소들은 한 동안 코인 상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내 업체가 발행한 '김치코인'은 상장 검토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된 모양새였다. 이와 달리, 하반기 들어서는 코인 상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김치코인 중 하나인 위믹스를 거래소들이 잇따라 상장하고, 코인 거래자 대상 마케팅도 실시하면서 거래량을 늘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2위 사업자인 빗썸이 지난 10월 수수료 무료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나서자 경쟁 사업자들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빗썸도 지난해 상장 폐지했던 위믹스를 12일 재상장했을 뿐 아니라, 올들어서도 꾸준히 코인을 상장해왔다. 올해 빗썸에서 신규 상장된 코인 개수는 원화마켓, BTC마켓 합산 104개다. 최근 업비트의 원화마켓 신규 코인 상장 시점이 빗썸의 상장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빗썸이 지난 12일 위믹스, 18일 퓨저니스트 상장을 공지하고 1~2시간 뒤 업비트가 각각 크레딧코인, 아스타를 상장을 발표했다. 거래지원 시점도 같거나 1시간만 차이가 난다. 빗썸에 '견제구'를 던졌다는 추정이다. 최근 들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 수요가 위믹스에 상당히 집중되면서, 유일하게 위믹스를 재상장하지 않은 업비트만 점유율이 다소 감소한 상황이다. 빗썸이 위믹스를 재상장한 12일 이후부터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내 점유율 사수 차원에서 이같은 상장 정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 점유율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업비트도 그 동안 보수적이었던 상장 정책 기조를 수정해 상장 시점을 전략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이 압도적인 거래소이다 보니 신규 코인 상장을 발표하면 투자자들 시선이 분산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코인 상장 정책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