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원피스 오디세이, 턴제 RPG로 그려진 원피스 IP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넘어 각종 게임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원피스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새로운 게임이 출시됐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2일 PC와 플레이스테이션4, 플레이스테이션5로 출시한 원피스 오디세이는 언리얼엔진4를 활용해 개발된 턴제 RPG다. 원피스 IP를 활용한 게임 대부분이 대전액션이나 액션 RPG 등 액션성을 중시한 장르로 출시됐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낯선 모습이다. 실제로 원피스 IP를 활용한 RPG는 2012년에 출시된 원피스 로맨스던: 모험의 새벽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원피스 원작자인 오다 에이치로가 게임 스토리와 설정,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개발 프로듀서는 원피스 해적무쌍4를 총괄했던 츠츠키 카즈아키가 맡았다. 원작자가 큰 공을 들였으며 IP 이해도가 높은 게임이라는 평을 받았던 해적무쌍4 프로듀서가 참가했으니 원피스 오디세이 역시 원작 느낌을 해치지 않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출시 전부터 이어졌다. 게임은 원작과는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로 이어진다. 다만 완전히 다른 세계관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고 원작 설정이 다른 전개로 흘러갔다면 어떤 내용이 됐을까를 다루는 형태의 이야기를 갖추고 있다. 한 왕국을 집어삼키려는 해적의 계략이 인상적이었던 알라바스타부터 2부 스토리의 시작을 알렸던 드레스로자 등 주요 지역이 게임에 대부분 구현됐으며 그 덕에 게임 볼륨 역시 충실하다. RPG 장르 답게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 진행할 수 있어서 '원피스 세계관 IF 스토리'를 만끽하는데 부담이 없다. 대사는 다양하고 캐릭터성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구성됐다. 필드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서브퀘스트도 재미를 더한다. 다만 전반적인 게임 템포가 늘어진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느린 것은 아쉬운 점이다. 캐릭터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 필드를 돌아다니는 것이 답답할 정도이며 원작 주인공 캐릭터는 빼곡하게 등장하지만 주요 적은 듬성듬성 등장하는 점도 아쉽다. 이동속도가 느린 점은 게임 내 수집요소가 다양하고 플레이 가능한 서브퀘스트가 만다는 장점과 맞물려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결국 이런 장점을 즐기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캐릭터가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미를 찾자니 답답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 이용자가 내몰린다. IP 원작 게임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원작 주요 장면이나 스킬을 멋지게 재현해야 한다는 점이 꼽히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아쉬운 편이다. 턴제 게임임에도 기술 연출, 시점 변화가 밋밋해서 이런 점을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