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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영 칼럼] 그들은 왜 떠나나: 퇴사의 심리학 2.0

“팀장님, 1:1 면담 가능할까요?” 조용하던 구성원이 툭 던진 이 한마디는 대개 두 갈래 길로 이어진다. 사직서를 내밀거나, 속에 담아둔 고충을 털어놓거나.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함께 건배를 했던 그가 “개인 사정으로 퇴사합니다”라는 짧은 메일을 남기고 떠날 줄, 우리는 왜 예감하지 못했을까. 최근 수치가 불안을 정당화한다. 글로벌 설문에 따르면 전 세계 직장인의 3명 중 1명이 1년 안에 회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고, 미국 조사에서는 직장인 절반이 이미 새 일자리를 적극 찾고 있다고 한다. 현장은 조용하지만, 마음속 이직 준비는 늘 움직이는 셈이다. 퇴사는 벼락이 아니라 계절이다. 봄에는 '내 의견은 왜 늘 뒤로 밀릴까' 하는 작지만 뾰족한 씨앗이 심어지고, 여름에는 회의 발언과 팀 채팅이 서서히 줄어든다. 가을에는 출근 카드만 찍을 뿐 열정은 빠져나가고, 결국 겨울의 사직 메일이 마지막 잎새처럼 떨어진다. 뒤늦게 손을 내밀어도 계절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이별을 부르는 세 가지 '균열'부터 살펴보자. 그 첫째는 심리적 계약 붕괴다. 심리적 계약은 계약서에는 없지만 입사 순간 서로 암묵적으로 기대한 성장·인정·의미의 약속이다. “오기만 해, 내가 책임질게”라는 대담한 영입 멘트가 “경력자니까 알아서 해”로 바뀌는 순간, 약속의 공백은 골짜기가 된다. 둘째는 감정 고갈과 의미 상실이다. 한때 가슴 뛰던 일이 '해야 할 일'로 변하면 열정은 등 뒤로 빠져나간다. 번아웃(장기적 스트레스가 관리되지 않아 생기는 정서·인지·신체적 소진)은 이 단계에서 폭발한다. 셋째는 미래 효능감 상실이다. 공들여 준비한 기획서가 회의 몇 번 만에 사라질 때, 한 장 남짓 슬라이드와 함께 마지막 희망도 접힌다. 이때 직원은 “여기는 내 미래를 키워 주지 못한다”고 결론 내린다. 요즘엔 퇴사를 둘러싼 신조어도 빨리 진화한다.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마음 먼저 떠나는 단계라면, 조직이 기회를 박탈해 직원 스스로 나가길 유도하는 '조용한 해고(Quiet Firing·Cutting)'가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요란한 퇴사(Loud Quitting)'가 등장했다. 퇴사를 결심한 직원이 회사의 모순을 SNS에 적극적으로 폭로하거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쏟아내며 작별 인사를 미리 울리는 현상이다. 침묵과 요란, 두 극단 모두 심리적 계약이 깨졌다는 사실을 같은 소리로 알린다. 월요일조차 변하고 있다. '미니멀 먼데이(Bare Minimum Mondays)'라는 흐름이 틱톡에서 수천만 회 이상 조회되며 퍼졌다. 직장인은 월요일에 꼭 급한 일만 끝내고, 오전은 자기 돌봄이나 워밍업에 쓴다. 일요일 저녁 찾아오는 불안과 번아웃을 예방하려는 삶의 설계다. 어느 회사는 월요일 아침 회의를 아예 금요일로 돌려 버렸다. 트렌드는 '소확행'이 아니라 '소확업(小確業)'- 작지만 확실한 업무 설계-를 통해 일주일 전체 몰입도를 높이자는 실험으로 읽힌다. 한국 직장인들에게도 실마리가 보인다. 2023년 진행한 잡코리아의 한 설문에서 한 회사에서 5년 이상 머문 경험자가 꼽은 장기근속의 이유 1위는 '함께 일하는 좋은 동료'였다. 워라밸, 복지, 연봉보다 사람이 남을 이유가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연봉을 다시 따지기 시작할 때는 이미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거나 “몰입할 프로젝트가 없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조직이 붙잡아야 할 것은 '당신도 좋은 동료가 되어 주길 바란다'는 관계 메시지와, '이직 타이밍을 놓칠 만큼 빨려 들어가는 업무 몰입도'를 동시에 설계하는 일이다. 리더가 이를 감지할 기회를 놓치는 이유도 단순하다. 커리어 대화가 증발하고, “제가 조금 힘들어요” 같은 사소한 감정 피드백이 끊기며, 학습 속도가 둔화되고, 일의 의미와 개인 가치가 어긋나는 그 순간들을 우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친다. 직원은 이미 조용히, 혹은 요란하게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데이터로 마음의 계절을 보는 HR테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도입한 시스템은 주간 몰입지수가 10% 떨어지면 리더에게 즉시 알림을 보낸다. 직원은 대시보드에서 자신의 성장 궤적을 스스로 확인한다. “나만 모르는 사이 불만이 쌓인다”는 공포가 줄어드는 이유다. 2024 지디넷코리아 HR테크 리더스 데이에서 공유된 사례들 역시, 데이터 기반 조기 경보 체계가 이탈을 막는 가장 현실적 무기임을 증명한다. 물론 숫자만으로 마음을 붙들 수는 없다. 엔비디아 젠슨 황 대표는 전 직원에게 주간 'Top-5 Things' 이메일을 받아 직접 읽는다. 동시에 몰입이 떨어지는 프로젝트는 그 주에 바로 코칭이 이뤄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Know-it-all'에서 'Learn-it-all'로 문화를 바꿔 실패도 학습 자산으로 환산했다. 직원이 “여기선 더 클 수 있다”는 미래 효능감을 체감하는 구조다. 리더가 계절을 거스를 수 없다면, 그래도 '머무를 이유'를 설계할 수는 있다. 봄엔 진심 어린 1:1로 기대와 불만의 씨앗을 살핀다. 여름엔 리더가 먼저 취약성을 드러내며 심리적 안전망을 복원한다. 가을엔 30일짜리 리셋 프로젝트로 불꽃을 다시 지피고, 겨울 이후에도 퇴사한 직원을 위한 커뮤니티를 열어둔다. 떠난 인재가 돌아와 더 큰 가치를 내는 부메랑 탤런트는 이런 열린 문에서 탄생한다. 대화는 어렵지 않다. “6개월 후에도 여기서 일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가장 흥미를 느끼는 업무나 배우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두 가지만 물어도 봄의 씨앗을 살필 수 있다. 들은 답을 72시간 안에 작은 행동으로 보여 주면 '말만 듣고 끝'이라는 냉소가 사라진다. 프로텍터십의 저자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는 “회사가 직원을 지키면 직원도 회사를 지킨다”고 말한다. 이는 감정론이 아니라 공동 인센티브와 공동 목표가 어우러진 설계가 기본이 됐다. Z세대·알파세대에게는 한 줄이 더 붙는다. 관계·성장·의미가 조합될 때만, 돈은 오래 머무는 이유가 된다. 사람은 연봉을 보고 입사하지만, 감정을 따라 남고, 의미를 잃으면 떠난다. 오늘 퇴근 전, 팀원 한 사람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 “입사 후 지금까지의 시간 중, 나중에 오래 기억할 것 같은 장면은 무엇인가요?” 그 대답 속에, 봄을 조금 더 길게 붙잡을 열쇠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2025.05.07 08:30원미영

[원미영 칼럼] 회사는 사람을 뽑지만, 알파세대는 회사를 선택한다

2013년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밥'(가명)의 실제 이야기가 IT 업계를 뒤흔들었다. 40대 중반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는 수년간 '최고의 개발자'로 평가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유능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비밀이 밝혀졌다. 그는 연봉의 약 20%인 5만 달러를 중국 선양의 한 외주 개발 회사에 지불하고, 자신의 모든 코딩 업무를 아웃소싱하고 있었던 것이다. 밥은 매일 아침 정시에 출근해 회사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실제로는 레딧(Reddit)에서 고양이 영상을 보고 이베이(eBay)를 둘러보며 하루를 보냈다. 오후 5시가 되면 관리팀에 짤막한 진행 상황을 이메일로 보고하고 퇴근했다. 그 사이 중국의 누군가가 그의 이름으로 코드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는 회사의 보안 토큰을 페덱스(FedEx)로 중국에 보내 원격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 모든 사실은 회사 보안팀이 원격 접속 기록(VPN 로그)을 추적하던 중, 중국 선양에서 지속적인 접속 흔적을 발견하며 드러났다. 처음엔 해킹으로 의심했지만, 밥의 컴퓨터에 저장된 수백 건의 외주 송장을 통해 진실이 밝혀졌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제출한 코드는 늘 기한을 지켰고, 오류도 적었으며, 동료들 사이에서도 “가장 뛰어난 개발자”로 인정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는 보안 위반과 내부 규정 위반을 이유로 그를 즉시 해고했다. 밥의 윤리적 딜레마: 성과인가, 과정인가 밥의 이야기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원격 근무와 아웃소싱이 일상화된 오늘날, 이 사건은 '일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회사가 밥에게 돈을 지불한 것은 그의 '시간'에 대한 대가인가, 아니면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보상인가? 만약 결과물이 핵심이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은가? 나아가 당신이라면 이 개발자를 다시 고용하겠는가? 그에게 상을 줄 것인가, 아니면 징계를 내릴 것인가? 프로젝트 관리자 관점에서 보자면, 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결과를 만들어낸 '10배 개발자'라 볼 수도 있다. 동시에 회사의 신뢰를 저버리고 보안 위험을 초래한 위반자이기도 하다. 만약 외주 개발자가 악의적이었다면, 회사의 핵심 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의 방식은 바뀌었고, 조직은 아직 따라오지 못했다 밥의 사례는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아웃소싱, 리모트, 긱워크는 이제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법적 리스크, 윤리적 기준, 통제력 약화 같은 새로운 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성과와 과정', '신뢰와 효율'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가. 이 질문은 이제 조직이 피할 수 없는 고민이 됐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먼저 인정해야 한다. 지금은 단순히 세대가 바뀌는 시기가 아니다. '일의 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이 '인재 확보'를 최대 경영 과제로 꼽았다. 필자의 주변만 보더라도, 빠른 성과를 내야 하는 스타트업들은 능력 있고 조직에 잘 스며드는 인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채용하려는 조직은 넘쳐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뛰어난 인재들'은 회사를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은 더 이상 안정적인 한 직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다. 조직은 이제 타 기업만이 아니라, 프리랜서·원격 근무·해외 근무·창업·단기 계약 위주의 자유직업(긱워크)까지 포함된 '모든 일하는 방식'과 경쟁하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알파세대가 있고, 그 뒤를 베타세대가 잇고 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이 기본값'인 세대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존 직장 문화를 흔들었다면, 이제는 알파세대가 일 자체의 정의를 바꾸고 있다. 알파세대: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선 '목적 중심 세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AI, 유튜브, 틱톡과 함께 자라난 '초디지털 세대'다. 검색보다 추천 알고리즘에 익숙하고, 피드백보다 실시간 반응을 기대하며, 학습과 놀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무엇보다 이들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일상적으로 던진다. 단순히 직장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성장이 연결된 플랫폼을 찾는다. 좋은 연봉보다 '나의 성장이 가능한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에게 기업은 단순한 고용의 장이 아니다. 브랜드, 철학, 리더의 비전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미국의 Z세대 58%가 “회사의 사회적 가치가 급여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미래의 알파세대는 이보다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할 것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흐름을 인지하고 있다. 현재 그들은 10대를 위한 '가치 중심'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미래 인재 확보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금, 여기 한국의 현실: 기술은 빠르지만 조직은 느리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많은 조직은 여전히 '같이 일하게 만드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초저출산 시대, 인재 한 명의 무게는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조직은 여전히 정해진 틀에 사람을 억지로 맞추려 한다.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는 선언에 그치고, 다양성은 포스터 속에만 존재하며, 새로운 접근은 실적과 바쁨에 묻혀버린다. 2023년 한 설문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직원의 67%가 “회사가 말하는 가치와 실제 운영 방식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MZ 친화적'이라 강조하는 기업일수록 그 괴리는 더 크다.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내세우지만, 현실은 '더 늦게 퇴근하는 자율 출근제'가 되고, 일과 삶의 경계는 더 모호해진다. 대기업 A사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매년 수십억 원을 ESG에 투자하고, 화려한 채용 브로셔를 발간하지만, 내부에선 여전히 50대 임원 중심의 직관적 의사결정과 경직된 출퇴근 문화가 지배적이다. MZ세대의 이직률은 2년 연속 20%를 넘겼다. 반면 스타트업 B사는 '개인의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주 4일 근무제, 프로젝트 기반 참여 구조, 외부 개발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오픈소스 기여도)과 개인 프로젝트 시간을 정식 평가 항목으로 삼는다. CEO가 직접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며 회사의 철학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이제 출근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디바이스 하나로 연결된 공간이며, 리더의 철학에 접속하는 순간이 돼야 한다. 이 감각이 없는 조직은 알파세대의 눈에 '낡은 조직'일 뿐이다. 인재 확보의 새로운 전략: 선택받기 위해 설계하라 앞으로 기업에게 더 중요한 전략은 '누굴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선택받는 조직이 될 것인가'다. 알파세대는 더 이상 입사지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업을 검색하고, 리더를 리서치하며, 조직의 콘텐츠를 구독한 뒤 조용히 판단한다.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하지 않을 뿐이다. 이들은 포지션보다 철학을 먼저 본다. “이 조직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내가 속하면 나의 가치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이 기준이 된다. 그에 대한 기업의 답변이 명확하지 않다면, 그저 지나친다. 선택받는 조직이 되기 위한 설계는 결국 '성과 중심'에서 '관계 중심', '구조 중심'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제는 알파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어떤 조직에 끌리는지에 대해 명확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구글은 10대 대상의 가치 중심 멘토링으로 미래 인재를 선점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최첨단 기술 환경과 실전 프로젝트로 기술 지향적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힐튼은 직원 복지와 포용성에 집중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기술 인프라와 유연 근무 제도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왜 여기서 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충분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AI센터를, 네이버는 '네이버 랩스'와 '커넥트 원'을 통해 첨단 환경을 구축하고 있지만, 알파세대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스타트업 B사처럼 주 4일 근무제, 프로젝트 기반 참여 구조, 오픈소스 기여도 평가, CEO의 철학 공유 등 명확한 문화적 신호를 내는 조직이 더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결론: 선택받지 못한다면? 만약 당신의 조직이 알파세대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면? 아마도 같은 자리가 1년 넘게 비어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어쩔 수 없이 채용한 구성원이 조직에 맞지 않아, 서로가 눈치만 보다 결국 '퇴사할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이 게임은 결국 조직에 큰 손실로 돌아온다. 인재 확보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시점이 왔다. 12년 전 '밥'의 사례는 당시에는 해프닝이었지만, 지금은 더욱 절실한 질문이 되었다. 밥을 고용할 것인가, 밥의 방식을 용인할 것인가. 그 윤리적 기준을 어디에 그을 것인지는 결국 기업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사람'인가, '결과물'인가. 일의 방식과 조직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늘 눈앞의 실적과 정신없이 바쁨 속에 묻힌다. 새로운 접근은 존재하지만, 실행되지 못한 채 회의록 속에만 남는다. 미래는 알파세대가 만들고 그 뒤를 이을 베타세대는 그것을 가속화할 것이다. 기업은 이제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해야 한다. 우리는 사람을 채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새로운 세대는 회사를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과 설계'에 있다. 지금, 당신의 조직은 선택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만약 선택받지 못한다면, 그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2025.04.23 08:30원미영

[원미영 칼럼] 강제 출근이냐 자율이냐, 'Work Your Way' 시대의 선택

회사를 살리자는 감정적 호소,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 퇴근 시간이 막 지난 저녁. 직장인에게는 공포영화보다 무서운 그 시간, 사무실로 한 남자가 들어선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직장 문화를 그려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쿠팡이츠 오리지널 드라마 '직장인들'에 등장하는 회사 대표, 신동엽이다. "배우 강하늘 씨가 내일 하기로 한 회의 시간이 좀 애매해서, 지금이라도 하려고 왔어요." 직원 봉식(현봉식분)은 조용히 대답한다. "퇴근 시간은 지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 공기가 바뀐다. 신동엽은 웃으며 말한다. "내가 회사 생각만 하고 죽어라 일만 하다 보니까, 이게 몇 신지 모르겠네…" 그러곤 한 발 물러선다. "퇴근할 사람은 해요. 선약 있는 사람은 가요. 진짜로." 하지만 이어진 말은 달랐다. "나랑 같이 회사 살리겠다, 한 번 제대로 우리 회사 살려보자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눈치를 보다가 손을 든다. "저요, 저요!" 그러자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럼… 나 회사 죽이겠다. 그런 사람 손 들어봐요." 아무도 손을 들지 못한다. 이 장면은 현실감이 강하다. 몰입과 감정, 책임과 눈치가 얽혀 있는 진짜 조직의 풍경처럼 보인다. 동시에 질문이 남는다. 이런 설계, 언제까지 가능할까? 감정에 기대는 방식은 순간의 몰입은 만들 수 있다. 반면 지속 가능하지는 않다. 구조 없이 감정만으로 회사를 움직일 수는 없다. 지금 많은 조직이 '강제 출근'이라는 이름 아래, 이런 감정의 기대치만을 반복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변화한 일의 방식과 리더십 팬데믹 이후 일의 방식은 바뀌었다. 하이브리드 근무, 전면 재택, 비동기 협업은 실험이 아니라 기본이 됐다. 그 이후 어떻게 되고 있을까? 여전히 '다시 출근하면 된다', '자율을 줬더니 일 안 하더라'는 말이 현장에 남아있다. 바뀐 건 기술과 환경만이 아니다. 사람도 바뀌었고, 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 역시 바뀌어야 한다. 국내 브랜드 코니바이에린(Konny)은 전 직원 100%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는 직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고, 2024년 기준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리모트를 '전략'으로 선택한 사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들은 출근을 '이동'이 아닌 '연결'로 재정의했기 때문이다. 코니바이에린의 사례는 하나의 힌트를 준다. 이미 검증된 제품이 있고, 실행 중심의 일이라면 리모트는 오히려 몰입을 높인다. 반면 테슬라처럼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라면 다르다. 발명과 창조는 실시간 연결과 현장의 온도, 즉 '프레즌스(presence)'가 중요한 영역이다. 결국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일의 성격과 목적에 맞는 설계'다. 실리콘밸리의 역행과 자율의 진정한 의미 유연한 근무의 상징이었던 실리콘밸리는 요즘들어 강제 출근으로 돌아서고 있다. AI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애플·메타·구글·아마존 같은 테크 기업들이 주 3일 이상 출근을 의무화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원격 근무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창의성의 협업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로켓은 우주로 보내면서도, 직원은 사무실 의자에 묶어 두려 한다는 것이다. 기술은 앞서가는데, 리더십은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자율만이 해답은 아니다. 팬데믹 이후 전면 리모트를 도입했던 허브스팟(HubSpot, 마케팅·영업·고객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은 2024년 2월 기준 약 9천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지만, 최근 실적 부진과 조직 감축 이슈를 겪고 있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의 상징이었지만, “문화가 느슨해졌다”는 내부 비판도 뒤따랐다. 리모트 근무가 정말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었을까? 진짜 자율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구조에서만 가능하다. 리모트 근무, 단순한 장소의 변화가 아닌 일의 구조 재설계 아기상어로 유명한 핑크퐁은 리모트 근무를 이렇게 정의한다. "실시간 응답을 기대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 아기상어 노래처럼 반복적인 알림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일은 연결이 아니라 흐름이다. 의사결정은 각자가 내리고, 피드백은 나중에 받는다. 협업은 동기화가 아니라, 타임라인 안에서 유연하게 맞춰진다. 리모트는 단지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일의 구조를 재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런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처럼 시간의 유연성을 조직 차원에서 보장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몰입은 누가 출근했는지를 확인해서 생기지 않는다. 언제 몰입이 잘 되는지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을 때 나온다. 기술과 긱 이코노미, 새로운 일터의 확장 기술도 중요하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 시스템, 보안이 강화된 원격 환경,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대한 가이드라인. 리모트 근무는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술과 함께 신뢰와 구조, 그리고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 변화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단기·프리랜서 중심 노동 시장)와 디지털 노마드의 확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크몽, 숨고, 쿠팡이츠 같은 플랫폼은 이미 수많은 1인 전문가와 프리랜서를 위한 일터가 되었다. 고용이라는 말이 점점 느슨해지고 있다. 이 흐름은 멈출 수 없다. 때문에 이제 조직은 더 이상 '일하라'고 명령하는 공간이 아니라, '왜 함께 일하는지'를 설계하는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 채용 인터뷰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된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라는 전통적 질문은 “우리 회사가 당신의 커리어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바뀌고 있다. 회사와 개인의 목적이 일치할 때, 비로소 진정한 협업의 의미가 생긴다. 사람과 Agentic AI 협업의 시대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역시 일의 방식에 깊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에이전트틱 AI(Agentic AI)'는 단순한 도우미가 아니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율형 AI'로 진화하고 있다. 그 자체로는 사람이 아니지만 잘 설계된 협업 구조 안에서 사람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의사결정을 보완하며, 몰입의 깊이를 키워준다.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구조는 결국 리더의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리모트 근무와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질문하고 AI가 정리하고 또 다른 사람이 연결하는 구조는 단지 자동화 그 이상이다. '일을 설계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며, 앞으로 조직이 설계해야 할 '일의 생태계'에 대한 본질적 접근이기도 하다. 출근이 아닌 설계의 시대, 리더의 역할 리더는 더 이상 '어디서 일하느냐'에 집중할 수 없다. 대신 이렇게 물어야 한다. "무엇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는가?" "지금 이 몰입은 설계된 것인가, 순간의 감정인가?" "우리 조직은 눈치가 아닌 진정한 목적과 의미를 느끼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Work Your Way(각자의 방식으로 일하기)는 선택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리고 이 흐름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설계한 조직이, 다음 시대의 리더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조직은 아마도 퇴근 시간 이후에도 '회사를 살리자'는 회의를 계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25.04.09 08:48원미영

[원미영 칼럼] HR부서의 '디지털 부검'...무엇이 조직을 느리게 만드는가?

"빠른 것이 이기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빠르게 변하는 것이 느리게 변하는 것을 이긴다."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이자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대중화한 클라우스 슈밥의 말이다. 멋진 통찰이지만 현실은 어떤가. 오늘날 우리 기업들은 '변화'하려다 제자리에 멈춰 서 있다. 디지털 초고속도로 위에서 유독 천천히 가는 자동차처럼 말이다. 유명 유튜버 주언규는 '월급만 주다가 내가 망한 이유'라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아무리 뽑아도 업무량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가 하는 업무를 줄이고 정체구간을 까봐야 돼요." 부검이라니 섬뜩한가.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으려면 때론 메스를 들 필요도 있다. 병목현상이 생기는 곳을 정확히 찾아내야 속도가 붙는다. 의사결정의 미로: 빠른 결정, 느린 실행의 역설 현대 기업의 의사결정은 놀랍도록 빨라졌다. CEO가 "이 시스템 도입하자"라고 결정하면 바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하지만 실행은? 빠른 결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 불균형의 역설'이 발생한다.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는 리더가 바뀔 때마다 반복된다. "이번에는 더 획기적인 고객 맞춤형 시스템을 도입하겠습니다"라는 발표와 함께 시작되지만, 실상은 당장 급한 일들마저 새로운 디지털 프로세스에 맞춰야 한다. 마치 엔진이 아직 돌아가는 비행기의 날개를 공중에서 교체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AI 기반 HR 시스템이 속도를 높인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글로벌 테크 기업 A사는 채용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한 후 AI 기반 지원자 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시스템 오류로 처리 시간이 오히려 20% 증가했다. 자동화된 시스템은 지원자에게 "검토 중입니다"라는 AI 이메일을 보냈지만, 정작 담당자는 지원서를 볼 수 없었다. 그 사이 우수한 인재는 떠났고, 답장은? "죄송합니다. 이미 타사 합격했습니다." 디지털화의 속도전에서 유일하게 빨라진 것은 인재 이탈 속도뿐이었다. 스타트업들은 반대 접근법을 취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자체 개발하거나 하나로 통합하려 하지 않는다. 대기업들이 '통합 시스템'에 수백억을 쏟아붓는 동안, 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AI 채용 솔루션을 활용해 더 빠르게 움직인다. 페라리를 새로 사기보다 현재 차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편이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하는 방법일 수 있다. 프로세스의 릴레이: 속도 강박이 만든 깊이의 실종 현대 조직에서는 업무가 마치 뜨거운 감자 게임처럼 처리된다. 누구도 오래 들고 있고 싶지 않다. 인박스에서 아웃박스로, 내 이메일에서 당신 이메일로, 내 태스크 리스트에서 당신 태스크 리스트로. 그러나 정작 사고는, 논의는, 깊이는 어디로 갔는가. HR 분야에서도 '속도의 함정'이 존재한다. 금융 기관 B사의 팀장들은 평균 직원 1명당 15분 이하로 평가를 완료했다.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깊이 있는 피드백은 사라졌다. 대신 "전반적으로 좋습니다" 같은 AI 자동 생성 평가 문구가 늘어났다.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또 형식적인 평가구나"라는 체념뿐이었다. 제조업체 D사는 최신 HR 관리 시스템을 큰 비용을 들여 도입했지만, 1년 후 직원의 68%가 여전히 이전 시스템과 새 시스템을 병행 사용 중이었다. 직원들은 엑셀 시트를 내려 받아 작업한 후, 다시 새 시스템에 업로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반복했다. 이런 현상들로 인해 '제한된 시간 내 최대의 깊이'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부 회사들은 딥워크타임박스(Deep Work Timebox)를 도입해 2시간 동안은 AI 알람과 회의를 차단하고 집중적인 작업을 진행한 후, 결과물을 공유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빠른 답변이 아니라 '최적의 답변'이다. 빅데이터 분석과 AI를 활용한 HR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피드백의 질이 향상되는 사례도 등장하며 발전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과학적 예측과 통찰력 중심'의 HR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핵심은 기술을 속도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분석과 의미 있는 피드백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로우 데이터의 역설: 디지털 청소부들의 하소연 시스템화 하려면 모든 것이 데이터화 돼야 한다. 그 말인즉슨, 누군가는 엄청나게 데이터를 기입하거나, 크롤링으로 읽힌 잘못된 데이터를 치열하게 클렌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엔지니어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제가 바로 디지털 청소부입니다." 화려한 대시보드 뒤에는 데이터를 입력하고, 정제하고, 검증하는 사람들의 노동이 숨어 있다. 디지털 혁신의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이들의 업무량은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늘어난다. 새로운 AI 분석 도구는 멋지지만, 그것을 위해 누군가는 수천 개의 엑셀 셀을 채워야 한다. "이것도 매크로 돌리면 되지 않나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때마다 나오는 질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AI와 머신 러닝을 활용한 데이터 클렌징 도구들이 발전하면서 단순 작업에 대한 부담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자동화된 데이터 검증 및 정제 시스템도 등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그 로직과 검증의 검증은 결국 누가 하나. 자동화가 100% 완벽하다면 더 이상 사람이 필요 없겠지만, 대기업 C사의 HR 데이터 분석가는 여전히 매월 3일을 단순히 여러 부서 데이터의 형식을 통일하는 데 쓴다. "우리가 사용하는 시스템은 여섯 개인데, 서로 말이 안 통해요. 마치 통역사 없는 국제 회의 같아요." API 통합과 노코드/로우코드 플랫폼의 발전으로 시스템 간 연결성이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디지털 통합은 단순히 많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일례로, 컨설팅 회사의 직원들은 평균 14개의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며, 하루 2.3시간을 그저 이 플랫폼에서 저 플랫폼으로 정보를 옮기는 데 쓴다. 메일, 슬랙, 팀즈, 줌, 트렐로, 노션, JIRA... "일은 언제 하나요?"라는 농담이 현실이 된 셈이다. 마치 카톡, 인스타, 페북, 스레드를 끊임없이 오가는 디지털 원주민들처럼 말이다. 해결책은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다. 정말 필요한 데이터만 수집하고 핵심 지표에 집중하는 것이다. 때로는 80%의 정확도를 가진 빠른 인사이트가 100% 정확하지만 한 달 걸리는 분석보다 훨씬 가치 있다. 고객 중심 균형: 내부 효율성과 외부 가치의 조화 많은 조직이 내부 효율화에만 집착한다. 하지만 고객은 어떨까. "저희가 내부 프로세스 최적화 중이라 좀 기다려 주세요"라는 말에 고객이 감동할 리 없다. 벤츠 영업본부장으로 최대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윤미애 이사의 영업 전략 핵심은 놀랍도록 단순했다. "절.대.로. 어떤 전화도 놓치지 않는 것" 고객은 시스템 향상이 아니라 '응대'를 원하기 때문이다. 내부 집착을 탈피하려면 '고객 여정 맵핑'을 모든 프로세스에 적용해야 한다. "이 시스템이 어떻게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보자. 고객의 눈으로 조직을 바라보면, 놀랍게도 많은 효율화가 실은 비효율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결론: 디지털 효율성의 패러독스를 극복하기 최근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디지털 드래그(Digital Drag)'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 도입이 오히려 조직을 느리게 만드는 현상이다.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의 70%가 기대한 ROI를 달성하지 못한다. 더 심각한 것은 '쉐도우 IT' 현상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기업 IT 지출의 30~40%가 공식 시스템을 우회한 비공식 도구 사용에 해당한다. 직원들은 이미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다. 공식 시스템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느라 시간을 쓰고, 두 번 실행하느라 또 시간을 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문제에 새로운 해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꼭 필요한 도구만 사용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부터, 시스템 층위를 파헤치는 '시스템 고고학', 그리고 베이스캠프의 '조용한 목요일'처럼 디지털 소통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실험까지 다양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전략적 활용이다. 내일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컴퓨터를 켜기 전에 자문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없애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프로세스는 무엇인가?" 때로는 가장 강력한 혁신은 추가가 아니라 제거에서 시작된다. 디지털 다이어트, 시작해볼 때다.

2025.03.26 09:59원미영

지디넷 'HR테크 리더스 데이', 사람·일·성장 전문가 모인다

국내 대표 HR테크 기업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HR테크 리더스데이' 참석자 사전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행사 참여 기업과 전문가 라인업이 확정됐다. HR 리더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행사장 공간이 한정된 만큼, 참여를 원하는 HRer들은 사전 등록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IT 전문 미디어 지디넷코리아(대표 김경묵)는 HR커뮤니티 기고만장과 5월8일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한 슈피겐홀에서 'HR테크 리더스 데이'(구 HR테크 커넥팅 데이즈)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HR테크 리더스 데이 참가 기업으로는 ▲인크루트 ▲휴먼컨설팅그룹(탈렌엑스) ▲ 플렉스 ▲사람인 ▲두들린(그리팅) ▲디웨일(클랩) ▲스펙터 ▲데이원컴퍼니(패스트캠퍼스) ▲스픽이지랩스코리아 ▲에이블런 ▲헤세드릿지(달램) 등이다. 전문 강연자로는 오용석 SAP 코리아 최고문화전문가와 더:미 원미영 대표가 무대에 오른다. 스페셜 키노트에는 '프로텍터십' 저자인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가 강연자로 나선다. HR테크 리더스 데이의 대주제는 'MBTI about HR'이다. 개인 간에도 서로의 성향을 파악하고 더 나은 관계를 바라는 것처럼, 조직과 구성원 사이에도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뜻을 담았다. 또 ▲M(Method, 방법) ▲B(Branding, 브랜딩) ▲T(Technology, 기술) ▲I(Inspiration, 영감) 키워드를 정하고, HR에 관한 방법·브랜딩·기술·영감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본다는 의미도 있다. 5월8일 오전·오후 진행될 강연은 ▲HR테크 ▲HR테크닉 ▲HR테크트리 세 가지 세션으로 구분된다. HR테크 세션은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HR 강연을, HR테크닉 세션은 기술뿐 아니라 HR에 관한 여러 노하우와 기법들을 알려준다. 마지막 HR테크트리 세션은 구성원의 성장법과 HR담당자 스스로의 커리어 패스에 도움이 되는 팁들을 공유한다. 참석자들은 최근 HR 관련 트렌드뿐 아니라, 최신 기법이 적용된 핵심 인재 채용 전략과 조직·구성원들의 성장법, 공정하고 효과적인 업무 평가와 보상 노하우,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한 복지 정책 등 HR에 관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얻을 수 있다. 각 분야 최고 HR테크 기업과 전문가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보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한자리에서 습득할 수 있다. 나아가 보다 밀도감 있는 소통의 기회도 있다. 이 밖에 HR 전문 멘토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솔루션을 제시해 화제를 모은 '흑백HRer: 오피스 멘토 대전' 우승팀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총 6곳의 채용 플랫폼 기업들이 9번에 걸쳐 경합을 벌였으며, 가장 많은 독자들의 추천을 받은 인크루트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사전 신청자 중 약 120명은 오프라인 현장 참석(유료)이 가능하며, 현장에 참여하지 못한 신청자들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최종 현장 참석자 초청은 4월 중순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기업당 현장 참석 인원은 최대 2인으로 제한된다. HR테크 리더스 데이 참석을 희망하는 HRer들은 [☞사전등록] 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2025.03.26 09:01백봉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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