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부정적 감정 예측 우울증 진단 가능"
다른 사람의 긍정적 부정적 생각을 읽어 우울증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연구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흘러가는 생각 속에 담긴 감정을 읽어내는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뇌의 활동 패턴을 측정하고,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을 활용했다. 우 부연구단장은 "사람들의 생각속에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우울이나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양극성 장애 등을 판별하는 것이 이 연구의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우충완 부연구단장은 또 "현재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만을 읽을 수 있으나 향후 실험 범위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최근엔 감정을 느끼는 AI(인공지능)도 만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 참가자 49명에 대해 fMRI 기기 안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나타나는 뇌의 긍정· 부정 생각에 대한 패턴을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긍·부정 분포도에 따라 총 25개의 조합으로 데이터를 정량화했다. 제1저자인 김홍지 연구원은 “그간 수집된 200명의 뇌 활동 패턴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긍정 및 부정적 생각을 읽어냈다"며 "실험 조건에 국한되지 않는일상적인 생각의 감정도 해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실험의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충완 부연구단장은 “뇌에서 생각을 읽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있지만, 생각에 담긴 내밀한 감정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생각과 감정의 개인차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온라인판 3월 28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