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회장 "수술하지 않는 병원을 꿈꾼다"
[제주=손희연 기자] 꿈 많고 상상력이 풍부했던 소녀는 자식이 아플 때마다 아이를 둘러업고 병원에 가는 어머니가 됐다. 어머니는 지인들의 아픈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린 나이가 됐다. 인류가 병든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소녀는 의료기술은 발전한다는 점을 알았다.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최소한의 의료 행위로 나을 수 있는 삶은 어떨까. 디아니서울 김수경 회장의 이야기다. 지난 28일 제주 서귀포시에 오는 11월 개원을 앞둔 '우리들녹지국제병원' IT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수경 회장은 "IT 컨퍼런스라 IT에만 주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은데 설립 예정인 병원의 캐치프레이즈는 '미래 병원의 현재(Future hospital, now)'다"라며 "20여년 전 디지털 병원을 만들려고 했었는데 디지털을 해야지 보다는 환자들의 공간과 시간을 절약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서 출발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문을 뗐다. 20년 전 신현묵 최고정보책임자(CIO)와 구상한 내용은 일반인이나 환자의 전자건강기록 데이터를 활용해 아프기 전에 조기 알람을 보내주고, 개인에게 딱 맞는 의료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향이다. 20년 전 그렸던 이 시스템은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코어라인소프트와 손잡고 구현될 전망이다. 김수경 회장은 "최소의 치료, 이를 넘어 수술하지 않는 병원을 꿈꾼다"며 "수술하지 않는 병원이라고 말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공인 안된 치료를 하는 병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예방의학을 통해 빨리 증상을 진단하게 되면 수술도 줄이고 약 복약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과거 암 환자라고 하면 수술과 입원만있었지만 이제는 외래 진료로도 가능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인만큼 의료시설에 대한 규제는 많은 편이다. 신기술을 접목한다는 점 때문에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에 대한 답변도 내놔야 한다. 김수경 회장이 설립할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이 해야할 일이 많은 셈이다. 김수경 회장은 "대형 병원이 독점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가져가다보니 필요한 의료영상기기를 사려면 병상이 몇 개 이상돼야 하는 등의 규제가 있다"며 "50년 전 사고방식인데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을 통해 미래를 지향하는 병원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소설을 쓰는데 수기로 쓰거나 컴퓨터로 쓰거나 심지어 인공지능(AI)을 통해서도 실험을 해보는데 '쓴다'는 고유의 작업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한방과 같은 수 천년 전의 의료 서비스 등도 현재와 비견해 뒤떨어지지 않다고 보며 이를 차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안 중"이라고 부연했다. 미래 병원을 꿈꾸지만, 고급화 전략만으로 누군가의 진입을 막지 않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제시했다. 그는 "부자들만을 위한 병원이라는 것을 표방하고 싶지 않다"며 "마케팅에 신경을 쓰겠지만 의료와 치료는 돈의 문제가 아니다. 개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