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보다 가심비...폰·가전·노트북 프리미엄이 대세
전자 및 가전업계가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을 늘린다. 박리다매를 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중저가 제품 대신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요 침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22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거시경제 여건 악화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글로벌 프리미엄(도매가 600달러 이상)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증가하며 스마트폰 시장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넘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시장 외 신흥 경제국에서도 프리미엄 세그먼트 수요가 확대되는 등 전 세계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화'가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경제 위기 속 프리미엄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저소득층 고객보다 부유한 소비자들이 경제적 위기에 더 면역이 있기 때문이다”며 “스마트폰이 삶의 중심이 되면서 사람들은 기기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오랜 기간 보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수요 침체를 타개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애플은 출하량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2위 사업자지만, 판매액 기준으로는 1위다. 적게 팔고 더 많이 버는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프리미엄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 중에서 울트라 모델 판매 비중 50%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노트북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수요를 노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처음으로 갤럭시북3 시리즈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인 '울트라' 모델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 배경으로 콘텐츠 제작과 고성능 게임 확대에 따라 전체 PC 시장에서 프리미엄 PC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전체 판매 비중이 50%인 프리미엄 PC 제품군(1천달러 이상)에서 10%p이상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전자 BS사업본부도 게이밍 모니터, 그램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 삼성·LG, 비스포크·오브제 프리미엄 앞세워 위기 타개 지난해 경제 침체 타격을 입은 가전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군을 앞세워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프리미엄 시장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LG전자는 올해도 오브제컬렉션·올레드TV 등 프리미엄 가전 카테고리 확장에 따른 해외 매출 확대가 점쳐진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 DA사업부(생활가전) 역시 올해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로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비스포크 판매를 올해 전년대비 50%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시장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제품 효과를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29.7%, LG전자는 16.7% 점유율을 기록하며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옴디아는 지난해 침체된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두를 지킨 데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 금액기준 삼성은 48.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7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이상 성장했다. 올레드 TV 시장 규모는 올해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올레드 TV 출하량을 전년 대비 약 14% 성장한 총 741만대로 전망했다. 특히 1천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올레드 TV의 출하량 비중이 49.8%로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