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나이츠 개막전 만원관중 사로잡은 '버추얼 휴먼 농구단'
지난 22일 열린 SK나이츠 농구단의 홈 개막전에 디지털 휴먼이 경기장을 수놓았다. 경기 시작에 앞서 전희철 감독과 김선형, 오세근, 허일영 선수를 비롯한 선수단 22명이 디지털 휴먼으로 재탄생한 영상이 농구팬들의 응원 열기를 고조시켰다. 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온마인드는 디지털 트윈과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디지털 휴먼 영상을 SK나이츠 개막전 선수단 소개에 앞서 선보였다. 영상은 버추얼 휴먼으로 꾸며진 SK나이츠 농구단 선수들이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철갑옷을 두른 무적의 기사단으로 등장, 오크들과 전투에서 승리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홈 경기장을 전장인 계곡으로 형상화, 선수단이 칼을 들고 달려가는 모습에 생생한 표정까지 디지털로 되살렸다. 온마인드는 선수단 개개인의 얼굴 개성을 살리고 실제와 유사한 표정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객체를 디지털 데이터 모델로 복제해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모델 제작을 위해 SK나이츠 감독, 코치와 선수단은 온마인드 회사에 꾸려진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찾았다. 3D 스캔 장비인 포토그래메트리에서 129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선수들의 실제 모습을 바탕으로 버추얼 휴먼이 생성됐다. 포토그래메트리 장비는 다수의 카메라로 촬영된 고품질 이미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공간을 재구성하고 좌푯값을 생성해 폴리곤 데이터로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버추얼 농구단의 얼굴 골격과 홍채 눈물샘, 피부 솜털과 주름까지 섬세하게 구현했다. 실사와 같은 이미지를 생성한 뒤 칼을 휘두르거나 적진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3D 엔진을 활용한 실시간 렌더링 기술이 쓰였다. 연기자의 움직임을 캡처해 3D 캐릭터에 적용한 뒤 실시간 렌더링 환경에서 배경과 각종 효과를 적용해 영상을 구현한 것이다. 실시간 렌더링 기술이 온마인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컴퓨터그래픽 작업은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가 있지만 실시간 렌더링 엔진으로 별도의 영상을 합성하고나 후처리 작업을 거치지 않고도 고품질의 3D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단 외에 온마인드가 선보인 국내 최초 리얼타임 버추얼 휴먼 '나수아'도 이날 경기에 등장했다. SK나이츠의 시즌 명예 치어리더로 선정된 나수아는 경기 4쿼터 작전타임에 경기장 디스플레이에 등장, 실제 치어리더와 함께 군무를 선보였다. SK나이츠 응원복을 입고 대표 응원가인 질풍가도에 맞춰 실제 치어리딩과 차이가 없는 군무를 선보였다. 이와 같은 버추얼 휴먼 기술로 가상의 SK나이츠 농구단을 재현하면서 온마인드는 기술력을 입증하고, SK나이츠는 디지털 세상에서 농구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온마인드는 향후 실시간 렌더링 기반의 버추얼 휴먼 라이크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와 실시간 소통으로 팬덤을 구축하고, IP 바탕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버추얼 휴먼 기술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고, 신규 수익화 사업으로 내후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마인드의 김형일 대표는 “SK나이츠와의 협업으로 버추얼 휴먼 기술력을 대중에 증명하고, 버추얼 휴먼의 활동무대를 스포츠 업계로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다년간 쌓아온 버추얼 휴먼 제작과 라이브 기술 노하우를 통해 사람과 교감하고, 사람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진정한 AI 버추얼 휴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온마인드는 버추얼 휴먼에 AI 기술을 접목해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는 단계까지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관련한 내용은 내달 17일 SK 테크서밋에서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