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브컬처 게임, 글로벌 시장서 통했다
국산 서브컬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중국이 해당 장르를 양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한국 게임사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의 경쟁력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니케)',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서브컬처의 본산이라 불리는 일본시장에서도 막대한 인기를 얻었다. 올해 초 출시된 나인아크의 에버소울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빅게임스튜디오의 블랙클로버 모바일, 브이에이게임즈가 개발한 아우터플레인도 기대를 모으는 서브컬처 신작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니케는 지난달 출시 반주년 업데이트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프트업에 따르면 업데이트 이후 니케는 한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4위를 기록했으며 일본 2위, 대만 5위, 미국 13위 등의 성과를 거뒀다. 니케는 시프트업이 개발하고 레벨 인피니트가 서비스하는 세계 탈환을 위한 미소녀 건슈팅 액션 게임이다. 이 작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기계생명체 랩쳐와 맞서 싸우는 니케와 지휘관(이용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국내를 포함해 일본·대만과 같은 해외 시장에서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니케는 출시 한 달만에 글로벌 매출만 1억 달러(약 1천300억원)를 벌어들였다. 글로벌 매출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매출 기여도 1위 시장'은 일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는 국가별 점유율을 살펴보았을 때, 전체의 43.3%에 달하는 약 5천만 달러(약 654억 원)의 매출이 일본 시장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도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수많은 학교가 모여있는 거대 학원도시 키보토스를 무대로 학생들의 일상을 다룬다. 이용자는 연방 수사 동아리 샬레의 고문 교사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소통한다. 블루 아카이브는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일본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인기 순위와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다양한 컬래버레이션과 굿즈, 코믹북 등 지식재산권(IP) 생태계를 확장한 것은 물론 일본 TV 애니메이션 제작도 진행 중이다. 센서타워는 출시 이후 올해 1월까지 블루 아카이브의 글로벌 누적 매출이 2억4천만 달러(약 3천100억원)라고 발표했다. 특히 일본 점유율은 75%로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편이다.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에 1년여 정도 먼저 출시된 영향도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3월 외자판호를 받으면서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이 게임은 중국 현지에서 사전예약자 수 130만명을 넘겼다. 업계에선 출시 전까지 블루 아카이브의 예약자가 300만 명가량 몰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인아크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에버소울도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이 게임은 지구 종말 이후 미래의 지구로 설정된 에덴을 살아가는 정령들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수집형 RPG다. 에버소울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당시 싱가포르, 대만, 홍콩, 태국 등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현재도 동남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매출 비중 60% 정도를 유지하며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버소울은 하반기 중 일본 출시를 계획 중이다.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블랙클로버' 지식재IP를 계승한 수집형 RPG다. 이 게임은 애니메이션을 플레이하는 듯한 고퀄리티의 그래픽과 몰입감 높은 스토리텔링 등이 특징이다.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이달 중 한국과 일본시장에서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브이에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아우터플레인도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게임은 턴제 RPG와 액션 RPG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지난달 18일 동남아시아 3개국(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출시됐고, 이달 말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이나 중국 작품에 밀려 이렇다 할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원신', '붕괴', '그랑블루' 등 걸출한 대작에 밀려 국산 게임이 힘을 쓰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이제 한국 서브컬처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산 작품들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작품들이 든든하게 버텨주면서, 유망 신작이 계속해서 출시되면 한국도 서브컬처 게임 강국 반열에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