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입점사 할인쿠폰 '묻지마 삭제' 한 지마켓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마켓에 '입점 업체 갑질' 사유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마켓이 입점 업체 할인 쿠폰을 경쟁사의 요구로 삭제해 줬고, 입점 업체에 해당 사실과 이유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 공정위는 쿠폰 삭제를 주도한 노트북 유통 업체 오진상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마켓은 공정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내부 점검을 진행하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공정위, 지마켓 시정명령…오진상사 시정명령·과징금 1500만원 철퇴 공정위는 이날 입점업체 가격비교사이트(PCS) 쿠폰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지마켓에 시정명령을, 경쟁 업체 쿠폰을 삭제하도록 요구한 오진상사에 시정명령과 1천500만원 과징금 조치를 내렸다. PCS 쿠폰은 소비자가 비교쇼핑사이트(네이버쇼핑·다나와·에누리닷컴 등)에서 상품을 검색한 뒤 상품을 클릭해 지마켓으로 유입하는 경우, 상품에 적용되는 가격 할인 쿠폰이다. 오진상사는 가격경쟁을 피하고자 지마켓에 경쟁 입점 업체 상품에 적용된 쿠폰 삭제를 요구했다. 지마켓은 오진상사와 원활한 사업관계를 유지하고자 요구를 수용해,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다른 입점 업체 PCS 쿠폰 737건을 삭제했다. 오진상사는 노트북 제조사로부터 공식 판매자 인증을 받고 판매하는 유통 업체인데, 병행 수입이나 이외 경로로 판매하는 비인증 업체 판매량이 증가하자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오진상사는 이에 지마켓에 최저가 상품을 등록한 비인증업체 PCS쿠폰 삭제를 요구했다. 특히 공정위는 지마켓이 해당 입점 업체에 쿠폰 삭제 이유와 삭제 사실을 안내하지 않고, 입점 업체의 신뢰도나 상품의 문제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도 오진상사 요청으로만 일괄적으로 쿠폰을 삭제한 점을 문제 삼았다. 공정위는 지마켓이 노트북 판매 입점업체에 거래상지위가 있다고 보고, 이 행위를 입점업체에 부당하게 불이익을 제공한 거래상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오진상사는 다른 사업자가 거래상지위 남용행위를 하도록 주도한 것에 해당됐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6호 위반(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행위다. 공정위는 “거래상지위를 가진 오픈마켓이 입점업체에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를 하도록 요구한 경우에는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라는 점에 이번 사건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오픈마켓에서 입점업체 간 가격경쟁이 보다 활발해지고, 소비자는 낮은 가격에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오픈마켓 등 플랫폼 사업자 입점업체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감시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마켓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PCS 쿠폰 설정을 다시 한번 면밀히 체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소비자를 위한 공정한 쇼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