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내렸습니다"...신라면·불닭·진라면 빼고
주요 라면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발표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 제품은 인하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여주기식 인하'란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12일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라면 가격 인하 계획을 잇따라 내놨다. 농심은 안성탕면과 무파마탕면 등 16종 가격을 평균 7.0% 인하한다고 밝혔고, 오뚜기는 라면류 8개 제품과 유지류 4개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6.3%, 6.0% 낮추기로 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오리지널 2종 출고가를 평균 14.6% 인하한다고 발표했고, 팔도도 라면 19종 가격을 평균 4.8% 인하한다고 밝혔다. 각 기업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동참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인하 배경으로 설명했다. 원가 부담과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가격 조정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각 사의 간판 제품은 대부분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농심은 안성탕면, 육개장라면, 사리곰탕면, 짜왕, 무파마탕면 등을 내렸지만 대표 제품군인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이번 인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오리지널 봉지면과 용기면 가격은 낮추기로 했지만, 회사 전체 판매를 이끄는 불닭 시리즈는 그대로 가격을 유지했다. 최근 해외와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 비중과 인지도를 가진 제품군이 빠진 셈이다. 오뚜기 역시 진짬뽕, 짜슐랭, 진짜장, 진쫄면, 열라면 계열 일부 제품 가격은 조정했지만, 대표 브랜드인 진라면과 참깨라면은 이번 인하 대상에 넣지 않았다. 업계 전체적으로 체감도가 높은 핵심 품목보다 일부 제품군 중심으로 가격을 조정한 모습이다. 이에 해당 기업들은 소비자 체감 효과와 사업 구조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물라면으로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스테디셀러 제품에 집중해 할인율을 높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닭볶음면은 해외 수출 비중이 80% 이상인 만큼, 국내 가격을 섵불리 낮췄다가 해외 쪽에서도 인하해 달라는 요청이 오면 기업 입장에선 난감해진다”고 설명했다. 농심도 비슷한 입장이다. 회사 측은 “가격 인하 품목은 내수 판매 비중이 높은 제품 위주로 선정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면서 “안성탕면 역시 연간 1000억원 이상 판매되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원가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최근 판매량 꾸준히 나오는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을 인하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일정 부분 호응하면서도, 수익성 타격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입장이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대표 제품까지 모두 가격을 내리면 기업 입장에서는 타격이 너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도 사실상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