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연체규모, 3년 전보다 27% 늘었다
서민들이 급전 마련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카드·캐피탈 등 제2금융업권의 연체 채권 규모가 코로나19 유행 직전이었던 3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제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13일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할부금융사 23곳 ▲카드사 8곳 ▲리스사 26곳의 연체채권을 분석한 결과 2022년 말 세 업권의 평균 연체채권 규모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 27% 가량 상승했다. 연체채권이란 금융기관의 대출 및 지급보증 중 원리금이나 이자를 제때 받지 못한 채권을 말한다. 2022년 말 기준 연체액 규모가 가장 많은 업계는 카드업계는 1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업계와 리스업계 연체액 규모는 각각 1조원, 965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할부금융업계와 리스업계의 연체율 증가 규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케이카캐피탈(98.72%), 한국투자캐피탈(99.91%), 에이치비캐피탈(90.39%) 등은 3년 동안 90% 넘게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번주부터 카드사(4곳), 캐피털(6곳) 등 제2금융사를 대상으로 감독·검사 인력을 파견해 연체채권 현황 점검 작업에 착수했다. 금감원이 대규모로 금융사 연체채권 현황을 점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연체채권 관리 현황 점검은 어디까지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 연체채권이 급증한 이유는 금융권 한국은행의 긴축 통화정책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고 경기 둔화로 가계·기업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최근 여신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다중채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대출 상환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길 경우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부실위험이 현재화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자본 및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