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머노이드 직접 만든다…부품 내재화로 경쟁력↑
LG전자가 세미 휴머노이드 '클로이드'를 서울 양재 데이터 팩토리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클로이드는 애지봇과 로보스타 등이 위탁생산해 왔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연산 칩 등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며 자체 생산 역량을 키울 전망이다. 31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양재 데이터 팩토리에서 클로이드를 만들고 있다. 아직 양산 단계가 아닌 만큼 공장 설비 대신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팩토리는 가정과 공장을 본뜬 환경에서 로봇이 실제 작업 데이터를 쌓는 시설이다. 로봇은 이곳에서 부품을 옮기고 쌓거나 조립하며 리얼 월드 데이터를 만든다. LG전자는 클로이드를 만들어 데이터 팩토리에 투입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클로이드 수백 대가 들어갈 예정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 A씨는 "LG전자가 연구개발용 클로이드를 양재 데이터 팩토리에서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휴머노이드를 자체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클로이드 제작은 외부 업체 몫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애지봇이 LG전자의 요청으로 약 20대를 만들었다. 올초 열린 CES 2026에서 클로이드 공개가 갑작스레 결정되면서 준비 기간이 6개월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LG전자는 기술력을 갖춘 애지봇의 손을 빌린 것으로 풀이된다. 애지봇은 중국 1위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올해 상반기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 점유율이 44%에 달한다. LG전자는 애지봇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지난해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로보스타가 클로이드 제작을 맡았다. 로보스타는 LG전자가 지분 33.4%를 보유한 산업용 로봇 기업이다. 두 회사는 LG전자가 지분을 인수한 2018년부터 협력해 왔다. 로봇 업계 관계자 B씨는 "올해 들어 로보스타에서 클로이드를 생산했지만, 현재는 만들고 있지 않다"고 귀띔했다. LG전자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와 연산 칩을 내재화해 제조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회사는 상반기 창원에 액추에이터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하반기에는 액추에이터 설비 자동화와 품질 개선 등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수주 활동도 병행 중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 C는 "LG전자는 핸드(손)의 경우 LG이노텍 외에 다른 회사 제품을 쓸 수도 있겠지만, 액추에이터는 외부에서 조달하면 원가 경쟁력이 없어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LG 그룹 내 로봇 핸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제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내재화 여부가 가격 경쟁력을 좌우한다. 연산 칩도 내재화 대상이다. 또 다른 관계자 C씨는 "휴머노이드용 연산 칩을 내재화하면 경쟁사보다 제조 원가에서 30~40% 우위를 가질 수 있다"며 "LG전자는 단기적으로 엔비디아 칩을 쓰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직접 칩을 개발해 내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일 공급사 의존에 따른 위험을 줄이려고 인텔과 퀄컴 칩을 함께 쓸 수도 있다"며 "특히 퀄컴의 IQ9과 IQ10은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좋아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