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취소+거짓광고' 테슬라, 28억 과징금 철퇴
전기자동차 주행거리와 충전성능을 거짓·과장광고하고 소비자의 주문취소를 방해한 테슬라가 공정위로부터 첫 시정조치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코리아 유한회사와 테슬라 인코퍼레이티드의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8억5천200만원(잠정),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는 2019년 8월 16일부터 최근까지 국내 홈페이지에서 자사 전기차 주행가능거리와 수퍼차저 충전 성능, 연료비 절감금액을 거짓·과장해서 광고했다. 남동일 공정위 소비자정채국장은 “테슬라가 광고한 거리는 배터리를 1회 충전해 최대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 인증 주행거리임에도 그 이상 더 멀리 주행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며 “테슬라가 'ㅇㅇㅇkm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한 행위는 거짓·과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남 국장은 “인증 주행거리는 상온에서 도심·고속·복합, 그리고 저온에서 도심·고속·복합 주행거리를 측정한 것인데, 광고보다 더 멀리 주행이 가능한 경우는 통상 상온-도심 조건에서뿐이고 다른 대부분 주행조건에서는 광고보다 주행거리가 짧았다”며 “특히 저온-도심에서는 주행거리가 광고보다 최대 5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테슬라는 국내와 달리, 미국 홈페이지에서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최대(up to) 수치로 광고하고 있다. 테슬라는 또 수퍼차저의 종류·시험조건 등을 밝히지 않고 '수퍼차저로 30분(또는 15분) 내에 ㅇㅇㅇkm 충전'이 가능하다고 광고했다. 수퍼차저 V3로 30분 충전하면 약 60%(모델3), 15분 충전하면 약 49%(모델3·Y·S·X), 35%(모델S·X)가 충전되는데, 주행가능거리에 해당 비율을 곱해 30분 또는 15분 충전으로 추가 주행가능거리를 광고했다. 공정위는 수퍼차저 V3로 실험한 충전성능을 광고했으나 수퍼차저 V2로는 광고된 수퍼차저 충전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워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광고가 시작된 2019년 8월 16일에는 수퍼차저 V2만 국내에 설치돼 있었고, 수퍼차저 V3는 지난해 3월 31일 이후에 설치됐다. 테슬라 전용 초급속 충전기는 수퍼차저 V2와 V3가 있다. 최대 충전 속도는 시간당 V2는 120kW, V3는 250kW로 V3가 V2보다 2배 이상 빠르다. 또 충전 효율이 높은 최적 조건에서 실시된 시험 결과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충전 환경에서는 광고한 충전성능이 발휘되기 어려워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수퍼차저의 종류, 외부 기온, 배터리의 충전상태 등에 따라 충전성능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누락해 기만성도 인정된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충전 비용을 1kWh 당 135.53원으로 가정하고 '향후 5년간 예상되는 연료비 절감 ㅇㅇㅇ원' 'ㅇㅇㅇ원 연료비 절감 후, ㅇㅇㅇ원 연료비 절감 전' 등으로 주문 과정에서 연료비 절감금액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 광고한 것도 기만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또 2020년 1월 30일부터 2021년 1월 16일까지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주문 수수료 10만원을 결제하도록 한 후, 상품이 공급되기 전에 그 주문을 취소하면 수수료를 위약금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테슬라는 소비자 주문일로부터 1주일 후에 차량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데, 그 1주일 내에 소비자가 주문을 취소해도 주문수수료를 돌려주지 않았다. 공정위는 테슬라의 이러한 행위 때문에 소비자가 주문취소를 주저하게 돼 법에 따라 보장되는 정당한 주문취소(청약철회)권 행사를 방해받았고, 이런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또 온라인몰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할 때는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하면서, 주문취소를 할 때는 '080-822-0291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고 안내하며 온라인으로 주문을 취소할 수 없게 했다. 공정위는 테슬라의 이같은 행위가 표시광고법과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표시광고법 위반 사항에는 시정명령과 28억5천200만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전자상거래법 위반 관련해서는 시정명령과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했다. 남 국장은 “이번 조치는 전기차 구매에 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부당 광고와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를 적발·제재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과 권익 보호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제품 성능 등을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부당 표시·광고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