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기술 총아 MR 헤드셋 '비전 프로' 공개…"눈·손가락 움직여 제어"
"우리가 만든 최초의 착용형 공간 컴퓨터다." 애플은 이날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열고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이 공개한 '애플 워치'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비전프로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혼합된 혼합현실(MR)을 보여주는 기기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동자 움직임과 손가락 제스처만으로 기기 제어를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애플은 비전프로에서 아케이드 게임, 원격근무, 영화 등 고화질 콘텐츠 감상 등이 가능하며, 3D 음향효과로 몰입감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기 사용 중에도 주변 환경과 격리되지 않도록 눈을 보여주는 '아이사이트' 기술을 적용했다. 기기를 사용 중이더라도 근처에 누군가가 나타나면 디스플레이로 바라보는 시야에서도 사람이 등장하는 식이다. 이는 작업 중에도 주변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하기 위함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선보이며 R1칩과 비전OS도 함께 소개했다. R1칩은 M2 칩과 함께 비전 프로에 탑재한 칩으로 실시간 센서를 처리하는 고도의 작업을 위해 만들었다. M2는 모든 센서에서 받은 정보를 처리하고 컴퓨팅 파워에 따른 발열을 제어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애플에 따르면 R1칩은 12개 카메라와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 정보를 동시에 처리한다. 애플은 "다른 기기에서는 지연속도 때문에 멀미현상이 있지만, R1칩은 12mm초마다 갱신하며 눈깜빡이는 속도보다 8배 빠른 처리속도로 지연시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비전OS는 애플이 수십년간 쌓아온 엔지니어링 혁신의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공간 컴퓨팅에 필요한 낮은 레이턴시를 구현하고, 공간 컴퓨팅을 위해 만든 최초의 운영체제(OS)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표 크기 디스플레이에 2천300만개 패널이 들어간 최첨단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2개의 애플 실리콘 칩 등 다양한 최첨단 기술이 집적된 애플의 비전 프로는 개발 과정에서 출원한 특허만 5천개 이상이다. 애플 기술 개발 그룹의 부사장 마이크 록웰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의 거의 모든 면을 새롭게 발명했어야 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앞선 개인용 전자기기인 독자적인 공간 컴퓨터를 착용 가능한 콤팩트한 폼팩터로 설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전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456만원)부터 시작하며 내년 초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충전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외장 배터리만으로 최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이다. 팀 쿡 애플 CEO는 "맥이 개인 컴퓨터를 그리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였다"며 "수십년 간의 애플 혁신에 기반을 둔 비전 프로는 새로운 혁명적인 입력 시스템과 수천개 이상의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예전에 봐왔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비전 프로는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선사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