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연동제 10월 시행···중기부-공정위 기업과 간담회
앞으로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표준 연동계약서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오는 10월까지 연동제를 자율 도입하고 연동실적이 우수한 동행기업들은 '24년도 수·위탁거래 및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받는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장관과 공정거래위원회 한기정 위원장은 서울 마곡 소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납품대금 연동제 10월 시행에 앞서 자율참여하고 있는 동행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장관과 한 위원장 외에 동행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KT, SK수펙스추구 협의회, 롯데케미칼, 디케이, 와이솔, 아하, 알파, 한국중부발전, 한국환경공단과 유관기관으로 대·중소기업·농어업 협력재단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그간 원팀·원보이스로 연동제를 추진해온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두 부처는 기업들이 연동제 도입 시 활용할 수 있는 통일된 표준 연동계약서를 소개하고, 연동제 시행에 앞서 자율참여하고 있는 우수기업에 제공하는 추가 인센티브 및 납품대금 연동 확산지원본부의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연동제 도입과 관련해 업계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부터 공기업까지 진정한 '원팀'으로 연동제의 현장 안착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이번 간담회가 가진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연동제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동행기업의 수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많은 대기업과 계열사들의 참여가 부족하다”며 “대기업도 실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추가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계에서 소액계약, 단기계약, 미연동 합의가 악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점에 대해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기정 위원장은 “앞으로의 경쟁은 기업 대 기업 간 경쟁보다는 그 기업을 백업해주는 협력업체를 모두 포함하는 한 분야의 생태계와 생태계 간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나갈 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고 중소기업이 투입한 노력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동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자율적으로 참여해 준 기업들을 격려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쪼개기 계약, 미연동 합의 강요 등 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여 성실하게 연동의무를 다하는 기업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그간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과 현장 안착을 위해 진행돼온 동행기업 모집, 로드쇼 개최 등의 성과도 소개됐다.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공동설명회, 기업과 법무법인 등을 대상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연동제를 소개하는 136회의 로드쇼와 연동제 자율추진 협약식 개최 등에 힘입어 작년부터 납품대금 연동제에 자율참여하고 있는 동행기업이 9월 현재 4208개에 달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 1108개사가 참여한 것에 비해 9월에는 이미 8일 만에 1386개사가 참여하는 등 연동제 확산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동제 자율참여에 앞장서고 있는 동행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공동으로 추가 인센티브 내용도 발표했다. 10월까지 동행기업에 참여하는 위탁기업 또는 원사업자 중 참여 수탁기업 수, 연동계약 체결 기업 수 등 참여실적이 우수한 동행기업에 대해 '24년 1년간 수위탁거래 또는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다만, '23년 실태조사 등을 통해 처분을 받은 기업, 사건이 진행 중인 기업 등은 실태조사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두 부처는 연동제를 처음 도입하는 기업들의 이해를 제고하고, 원활한 계약체결을 돕기 위해 통일된 표준 연동계약서를 마련해 배포했다. 표준 연동계약서는 원재료 가격변동 및 연동여부의 기준이 되는 원재료 가격의 기준지표, 연동대상 주요 원재료, 조정요건 및 연동산식 등을 기재하는 연동표의 작성방법, 연동절차, 연동의무가 없는 원재료에 대한 연동방법, 탈법행위의 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연동대상이 되는 주요 원재료 중 두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연동하지 않기로 한 경우 그 취지와 사유를 기재하도록 한 표준 미연동계약서도 배포했다. 미연동계약 체결 시 미연동 대상 원재료 명칭, 당사자 간 협의 개요, 미연동사유 등을 반드시 적시하도록 했고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미연동합의를 강요하는 탈법행위는 금지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표준 연동계약서 관련 용어 설명, 세부적인 작성 요령 및 다양한 작성예시를 수록한 가이드북도 배포해 기업들이 연동계약 체결 시 손쉽게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지난 7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연동 확산 지원본부로 지정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원가 확인·컨설팅 시범사업 운영, 연동계약 체결 후 분쟁 발생 시 법률자문 지원, 동행기업 홍보 강화 등 납품대금 연동제 정착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현장의 시행착오를 고려해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위탁기업(원사업자) 뿐 아니라 중소 수탁기업(수급사업자)도 연동계약 체결을 위한 원가정보 제공 등 사전준비가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전반에 대한 교육·홍보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원재료가격 기준지표 설정 등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연동제 세부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이영 장관은 “연동제가 하나의 거래 관행으로 자리 잡기 위해 현장의 협조가 필요함을 재차 강조하면서 업계 의견을 수렴해 현장 안착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정 위원장은 “연동제 시행 이후에도 운영실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업계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렴해 하위규정으로 정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항, 제도보완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단가 제값받기 환경 조성'이라는 국정과제 및 정부혁신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공동 추진한 것으로, 두 부처는 “연동제가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며,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도 원팀으로 더욱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표준 연동계약서 배포 및 자율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들이 처음 연동 계약을 체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을 경감하고 연동제가 시장에 확산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