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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반도체 연구시설 특별 점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말 한국기술교육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22개 대학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반도체 연구시설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선다. 최근 AI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지어지면서 반도체 연구도 덩달어 늘어 관련 연구실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2023년 18건이던 것이 2025년 2년새 32건으로 두 배 급증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연구시설 사고발생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특별 현장점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이달 말 한국기술교육대학교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3개 기관 대상 시범점검한다. 내년부터는 전국 22개 주요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으로 확대, 연구실 운영 실태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안전확보 차원에서 현장에서 꼭 점검확인해야 할 핵심 안전사항을 담은 '자체점검 체크리스트'를 개발해 오는 연말 배포한다. 이와함께 과기정통부는 반도체 관련 전문기관과의 협업체계도 구축한다. 화학사고 대응 전문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과 올해 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향후 반도체 연구실에 대한 합동 점검, 사고조사, 컨설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준배 과기정통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정기적인 안전 협의체를 운영해 반도체 연구실의 안전 현안을 지속 공유·개선하는 등 연구자 보호를 위한 부처 합동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9.27 12:00박희범 기자

AI 인재 중국으로 몰린다...근무지 비중 41%로 미국 추월

세계 최상위 AI 연구자의 최대 근무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다. 중국에서 일하는 AI 연구자 비중이 3년 만에 27%에서 41%로 크게 늘어난 반면 미국은 46%에서 34%로 낮아졌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산하 카네기차이나의 최근 연구를 인용해 2025년 세계 최상위 AI 연구자 가운데 중국에서 근무하는 비중이 41%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연구자는 34%였다. 3년 전과 비교하면 흐름이 뚜렷하다. 2022년 조사에서는 미국이 46%로 중국 27%를 크게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 순위가 뒤집혔다. 카네기차이나는 세계적인 머신러닝 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 2025년 논문이 채택된 연구자 가운데 경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1만 280명을 분석했다. 연구자의 학부 교육 국가와 현재 근무지 등을 추적해 세계 AI 인재의 배출과 이동 흐름을 살폈다. 중국은 AI 인재를 배출하는 규모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 대상 연구자 가운데 중국에서 학부 교육을 받은 비중은 57%로 2022년보다 11%p 높아졌다. 중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해외로 떠나지 않고 자국에 머무는 비율도 늘었다. 중국에서 학부를 졸업한 AI 연구자 가운데 중국에서 근무하는 비중은 2022년 57%에서 2025년 69%로 상승했다. SCMP는 중국 내 AI 기업과 연구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자국 연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데미언 마는 SCMP에 딥시크와 문샷AI 같은 중국 AI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있는 보상 수준 등이 인재를 중국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별 AI 인재 배출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이 커졌다. 베이징대는 이번 조사에서 최상위 AI 연구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한 기관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AI 인재 잔류율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에서 학부 교육을 받은 연구자 가운데 77%가 국내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AI 인재 배출 기관 순위에서 2022년보다 12계단 오른 3위를 기록했다. 카네기차이나는 “이번 분석을 통해 중국이 세계 최대 AI 인재 배출국인 동시에 최상위 AI 연구인력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국가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2026.09.27 09:37박수형 기자

정학근 에너지연 원장 "0→1만드는 '수직적 도약' 이룰 것"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행정 업무 자동화에 나선다. 목표는 80% 이상이다. 정학근 제20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취임식에서 0에서 1을 만드는 '수직적 도약'(Net-Zero to Great One)을 위한 4대혁신 전략 '코어(C.O.R.E)'를 제시했다. 퍼스트 무버 KIER를 지향한다. 4대 전략안에 따르면 우선 ▲공동체 평가제와 ▲자율 신청형 평가제를 도입한다. 공동체 평가제는 성과 창출 단위를 개인에서 프로젝트 팀 단위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의무적 연례 평가를 폐지하고 연구팀이 자율적으로 평가 주기를 정하는 자율신청형 평가시스템도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원 행정 업무를 줄여 연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K-어드민 AI 플랫폼'도 도입한다. 반복적 행정 업무를 80% 이상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또 대형 과제별로 '연구행정 전문매니저(RA)'를 전담 배치, 행정은 전문가와 AI가 담당하고 연구자는 오로지 연구에만 몰입하는 완전한 분업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세 번째 전략도 파격적이다. 자율 기획형 '미래기술 씨앗과제' 신설과 함께 독자적인 'KIER AI 에이전트' 구축을 추진한다. AI에이전트는 성공적 결과는 물론, 난제 해결 과정에서 축적된 소중한 실패 결과까지 데이터로 구축, 자산화할 방침이다. 정 신임 원장은 마지막으로 '2035 탄소중립 KIER 캠퍼스 리빙랩'을 대전 본원과 4개 거점 지역에 구축한다. 또 원스톱 자체 기술 검증 제도인 'KCP 인증제'를 신설, 정부 공공조달 체계와 연계해 기술 상용화의 병목 시간을 50% 이상 단축을 선언했다. 정 신임 원장은 "지난 50년이 대한민국 에너지 기술의 주춧돌을 놓은 역사였다면, 다가올 새로운 50년은 KIER가 세계 에너지 기술의 글로벌 표준이 되는 위대한 연대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신임 원장은 또 "직종 간, 세대 간 벽을 허물고 노동조합과 긴밀히 대화하며 구성원들의 복지와 권익을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원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 신임 원장은 GIST와 서울대에서 메카트로닉스공학과 기계항공공학 전공 석,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1998년 에너지연에 들어가 에너지효율연구본부장 등을 지냈다. 과기정통부 한계도전 R&D위원회 기획위원, 산업통상부 에너지효율개선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임기는 9월 22일부터 2029년 9월 21일까지 3년간이다.

2026.09.23 15:32박희범 기자

AI기본법 연구반, 조문화 착수…제도개선 속도낸다

지난 1월 시행된 'AI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제도개선을 논의해온 연구반이 실제 법안 조문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연구반 논의를 바탕으로 법안을 다듬는 작업반이 이달 본격화되면서 AI기본법 개정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과 연계된 제도개선 작업반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작업반에는 기존 연구반의 분과장급 인사들이 참여하며 법안을 조문 단위로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말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을 학술·법체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3개 분과로 구성해 운영해왔다. 50명 규모로 꾸려진 연구반은 각 분과에서 AI기본법 개선 방향과 쟁점을 논의한 뒤 전체회의를 통해 의견을 조정·통합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도출된 방안을 토대로 관계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4분기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설된 작업반은 이같은 연구반 논의를 실제 법안 형태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문서화된 회의 결과만으로는 논의 과정에서 오간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인사들이 작업반에 직접 참여해 의견을 설명하거나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작업반에서는 기존에 논의됐던 AI기본법 개정 쟁점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 최근 새롭게 부상한 기술·사회적 사안도 살펴본다. 국회에 발의된 AI기본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 역시 논의 대상이다. 이는 작년 12월부터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참여해 마련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 관련 작업반·자문단과는 별개의 조직이다. 인공지능 윤리원칙은 KISDI가 실무를 맡아 마련한 반면, 이번 AI기본법 제도개선 작업반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실무를 맡고 있다. NIA 관계자는 "분과별 논의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의 경우 하나의 안으로 확정하기보다 조문별로 1안·2안 등 복수안을 마련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며 "전체적인 의견을 들어보면서 법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23 11:12이나연 기자

자인연구소 생각산책 개최…"AI 시대 인간 경쟁력은 질문하고 성찰하는 힘"

마이다스그룹 자인연구소가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을 '질문하는 능력'에서 찾았다. 생성형 AI가 답을 제공하는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인간은 스스로를 성찰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마이다스그룹 자인연구소는 판교 본사에서 'AI 시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철학의 힘'을 주제로 올해 다섯 번째 '생각산책' 행사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계열사 임직원을 비롯해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고문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김형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강연과 최원호 자인연구소 대표, 이형우 마이다스그룹 회장이 참여한 발표 및 대담 순으로 진행됐다. 김형철 교수는 '답하는 AI, 질문하는 인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생성형 AI 확산으로 답을 얻는 비용이 크게 낮아진 시대일수록 인간의 경쟁력은 질문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답은 점점 쉬워지고 있지만 좋은 질문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질문의 출발점으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제시했다. 또한 인간은 무엇을 모르는지 스스로 인식할 수 있지만 AI는 그런 메타인지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AI 시대에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강점은 성찰과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으로 ▲나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그것은 정말 당연한가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와 같은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것을 하는가 ▲내 자리에서는 무엇이 보이지 않는가 등을 소개했다. 이어 "AI를 활용해야 하지만 AI에 자신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기술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최원호 자인연구소 대표가 '철학에 AI와 인간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대표는 AI 시대를 인류가 가장 많은 지식과 도구를 보유한 동시에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커진 시기라고 진단했다. 생각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드는 능력이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면서 인간을 규정하던 기준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가 빠른 시대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핵심 개념으로 '관계'를 제시했다. 최 대표는 "사람과 세상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다양한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며 "행복과 성공 역시 관계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은 관계로 움직이고 인간은 인과로 살아간다"며 "그 차이를 이해하고 관계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지혜"라고 말했다. 행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형우 마이다스그룹 회장은 관계론적 통합철학을 구상하게 된 배경과 리더의 성찰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한편 생각산책은 자연과학, 심리학, 인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공유하는 마이다스그룹의 지식 나눔 프로그램이다. 2019년 시작된 시즌1에 이어 지난해부터 시즌2가 진행되고 있으며 격월로 열린다. 다음 생각산책은 오는 11월 7일 '삶을 건너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지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와 신미영 마이다스인 대표가 연사로 참여한다. 이 회장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인간은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을 필요로 한다"며 "과학적 정합성과 철학적 논리성, 실용성을 갖춘 새로운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 발전의 원동력으로 메타인지를 꼽으며 "성찰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2026.09.23 10:48남혁우 기자

AI 위험 검증하는 나라로…韓, '제3자 평가국' 노린다

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누가 위험을 판단할 것인지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프런티어 AI 경쟁을 주도하면서 양국이 서로의 시스템을 직접 검증하기 어려울 경우 제3국이나 국제기구가 평가를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23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제3국의 평가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가 나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앞서가는 시나리오이자 희망 사항일 뿐 실제 역할을 맡으려면 프런티어 AI 기술과 평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으로도 프런티어 AI를 공동 평가하고 위험 정보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오픈AI는 21일(현지시간) 한국 등 각국 AI안전연구소가 참여하는 협력망을 활용해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공통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중 AI 안전 협의 시작…검증은 누가 최근 AI 개발 속도와 안전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AI 안전 문제가 의제로 떠올랐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미국은 중대한 AI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서로 알리는 통보 체계를 중국 측에 제안했지만 중국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위협의 신호가 보이면 서로 핫라인을 개설해 이야기하고 협의하자는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보 체계가 만들어져도 상대국 AI 위험을 누가 확인할지는 남는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 AI 시스템을 직접 들여다보거나 중국이 미국의 모델을 검사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김 소장은 장기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비슷한 국제 통제체제가 AI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안보 전문가 사이에서도 핵 군축과 유사한 안전장치와 위기 소통 채널을 AI에 적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은 국제 평가체계가 만들어질 경우 참여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김 소장은 지난 8월 국제 AI 평가 협력망을 조정하는 영국 측과 의견을 나눴고 각국 AI안전연구소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한국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영국이다. 영국 AI안전연구소는 2023년 11월부터 프런티어 AI를 직접 평가해왔다. 사이버와 생물안보 등 국가안보·공공안전 분야에서 첨단 모델을 반복적으로 시험하면서 평가 방법과 데이터를 축적했다. 김 소장은 영국이 현재 프런티어 AI 평가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AI안전연구소도 지난 2년간 영국의 평가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 역량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AI 제재국이 되지 말고 제재를 논의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논의 발언권, 결국 '경험'에서 나온다 AI 안전 논의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키우려면 기술력과 함께 실제 현장에서 쌓은 경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아직 AI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얼마나 자주 일으키는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는데 머릿속에서 만든 기준이 처음부터 정확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혈압 기준을 예로 들었다. 어느 수준부터 치료에 개입할지를 수많은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거쳐 정해온 것처럼 AI도 실제 적용과 실증을 반복하면서 기준을 다듬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한국이 표준에 대한 현장 실증을 많이 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기준을 실제 산업과 공공현장에 적용해 무엇이 맞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경험과 별개로 국제적으로 통용될 표준은 공적인 절차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 전종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표준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오픈AI나 앤트로픽이 '표준'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지만 그렇게 쓴다고 그냥 표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서를 만드는 것과 권위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런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되면 한국의 의견에 무게가 생기고 더 많은 국제 실증과 표준화 논의의 중심에 설 기회가 생긴다"며 "기준을 받아들이는 나라보다 기준이 현실에서 작동하는지를 증명하고 개선하는 나라가 AI 안전 논의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3 10:43김동원 기자

박성균 KBSI 신임 원장 "새빛가속기가 기관 변화의 중심축"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향후 3년간 한국새빛가속기(KLS) 구축과 운영 준비에 역량을 집중한다. 박성균 제14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22일 취임식에서 향후 3년간의 기관운영 핵심 과제로 한국새빛가속기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KLS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로 오는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총 1조 1,643억원을 투입, 가속장치, 빔라인, 연구지원시설 등을 구축한다. 이날 취임사에서 박 신임 원장은 "KLS를 중심으로 기관이 보유한 첨단 연구장비와 분석과학을 연결하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며 "현안인 AI와 연구데이터, 자율실험실 구현, 나아가 NFEC(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역량까지 모두 모아 KBSI를 지역거점 및 전문인력, 산업계를 하나로 잇는 국가대형 연구인프라 플랫폼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신임 원장은 향후 추진 방향으로 KLS에 관한 언급 외에 KBSI의 근간인 분석과학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첨단 연구장비와 AI, 로봇, 데이터를 연결한 자율실험실을 통해 연구 방식 자체를 혁신해 나갈 방침이다. 이외에 연구 몰입 환경 조성도 언급했다. 박성균신임 원장은 1990년 부산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2001년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KBSI 선임연구원으로 2년 근무하다 2008년부터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박 신임 원장 임기는 오는 2029년 9월21일까지 3년이다.

2026.09.22 17:23박희범 기자

네이버클라우드 "공격·방어형 AI 키운다…보안 데이터 830TB 확보"

"우리는 보안 특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4512장과 보안 데이터 830테라바이트(TB)를 활용해 공격·방어용 모델을 구축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가 핵심시설과 기업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높일 것입니다." 김진휘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22일 더 그랜드 롯데 서울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에서 프로젝트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앞으로 10개월간 보안 특화 AI 모델 2종을 개발한다. 컨소시엄은 그래픽처리장치(GPU) 4512장과 약 830테라바이트(TB) 보안 데이터를 모델 개발에 활용한다. 참여기관 33곳과 협력기관 8곳 등 총 41개 기관은 데이터 수집과 모델 개발부터 성능 검증·현장 실증까지 역할을 나눠 수행한다. GPU 4512장은 네이버클라우드·LG AI연구원의 자체 자원 4256장, 정부 지원 물량 256장으로 구성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8월부터 엔비디아 B200 4000장을 모델 개발에 투입한 바 있다. LG AI연구원은 H200 256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B200 256장은 데이터 전처리와 모델 학습·현장 실증에 배분한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모델 학습에 필요한 보안 데이터 약 830TB를 우선 확보했다. 확보한 데이터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LG CNS가 보유한 위협·운영 데이터와 국가 핵심 인프라·보안 산업 현장에서 수집한 실제 데이터가 포함됐다. 컨소시엄은 원천 데이터를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하고 데이터셋과 라벨을 자동으로 구축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네이버클라우드와 LG AI연구원은 '하이퍼클로바X'와 '엑사원' 기반으로 보안 특화 모델을 각각 개발할 방침이다. 하이퍼클로바X 기반 모델은 여러 시스템의 위협 정보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방어 능력을 강화한다. 엑사원 기반 모델은 소스코드를 분석해 취약점과 실제 공격 경로를 찾아내는 능력에 집중한다. 김 전무는 "우리 컨소시엄은 두 모델의 공격과 방어 과정서 얻은 결과를 서로의 학습에 활용할 것"이라며 "공격형 모델이 발견한 취약점은 방어형 모델의 학습 데이터로, 방어형 모델이 제시한 대응 방식은 공격형 모델이 다시 검증할 과제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전체 개발 과정을 2단계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다. 1단계에서는 학습 방법을 최적화하고 평가·검증 체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2단계에서는 앞서 마련한 학습 방법을 적용해 각각 파라미터 약 7000억개급 보안 특화 모델의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김 전무는 국제 벤치마크와 공인기관 검증을 통해 두 모델 취약점 발굴 능력과 침해사고 조사 성능을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전력·과학기술·통신·반도체·방위산업·항공우주 분야의 국가 기반시설과 핵심 전략산업에서도 모델을 실증할 것"이라며 "검증을 마친 모델은 국내 보안 솔루션과 연동해 취약점 진단과 사이버 공격 대응·침해사고 조사 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개발한 모델 2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중소기업에 취약점 점검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과 LG그룹의 13개국 해외 거점을 활용해 현장 구축형 보안 AI 패키지의 해외 공급도 추진한다. 이날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해외 모델로 지킬 수 없는 대한민국을 한국형 보안 특화 AI 모델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2 16:57김미정 기자

오픈AI "AI 국제표준, 미국이 주도해야"

오픈AI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차세대 인공지능(AI)의 국제표준 수립을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1일(현지시간) 오픈AI는 자사 블로그에 'AI의 다음 단계를 위한 표준 구축'이라는 글을 올리고 미국이 세계 각국과 협력해 최첨단 AI의 글로벌 기술표준 마련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국가마다 AI 평가와 사고 보고 기준이 다르면 위험이 발생했을 때 공동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첨단 AI 개발 역량과 전문성도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어 국가 간 공통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연구 자동화도 국제표준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AI가 다음 세대 모델 개발에 더 많이 참여하면 연구 결과가 다시 AI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오픈AI는 이런 '재귀적 자기개선(RSI)'이 늘어날수록 AI 발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사람이 빠진 채 AI가 스스로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다만 자동화가 지나치게 빨라지면 사람이 연구 과정을 이해하지 못해 AI 개발을 제대로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오픈AI는 국제표준에 AI 연구가 얼마나 자동화됐는지 측정하는 기준과 사람이 개입해야 할 시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분류하고 보고하는 절차를 담자고 제안했다. 표준 마련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케냐, 일본, 싱가포르, 인도, 영국의 AI 안전연구소와 관련 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미국 인공지능 표준혁신센터(CAISI)와 각국 기관이 협력해 AI 성능 평가와 위험 관리에 필요한 공통 기술기준을 마련하자는 구상이다. 다만 이를 AI 모델 출시 전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제로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공통 기술기준을 실제 법과 제도에 적용할지는 각국 정부가 결정하도록 했다. 미국이 국제표준 마련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로는 기술력과 국제 영향력을 들었다. 미국이 최첨단 AI 개발을 주도하고 금융과 무역, 국방, 기술, 정보시스템 등에서 세계 각국과 연결돼 있어 국제 규칙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오픈AI는 앞으로 AI 경쟁이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느냐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기업과 사회가 어떤 기준 아래 AI를 도입하고 확산할지 정하는 규칙까지 경쟁 영역으로 넓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제안은 미국과 중국이 AI 안전 문제를 양국 간 의제로 다루기 시작한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AI와 무역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20일 뉴욕에서 AI 안전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정도의 AI 사고가 발생하면 양국이 서로 알리는 체계를 제안했고 양측은 관련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오픈AI는 "미국과 중국 간 대화는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지금 주도권을 잡아야 미국이 글로벌 AI 체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09.22 15:32김동원 기자

대학 AI 기술, 기업 현장으로…4개 대학 45개 기술 공개

국내 주요 대학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 45건이 한자리에 공개된다. 국가AI연구거점은 10월 6일 서울 서초 AICT에서 'NAIRL 이노베이션 쇼케이스 2026'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포스텍, 연세대 등 4개 참여대학 41개 연구실이 지난 1년간 거둔 연구 성과 가운데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 45건을 시연한다. 이번 행사는 대학 연구실의 AI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연구진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업이 해결하려는 문제에 맞는 기술을 찾고 연구팀과 직접 만나 사업 적용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가 기업이 사전에 관심 기술을 선택하면 행사장에서 해당 연구팀과 직접 만날 수 있다. 행사 이후에는 개념검증(PoC)과 공동연구, 기술이전 논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AI연구거점이 지원한다. 현장에서 접수된 추가 협력 수요도 관련 연구실과 연결한다. 기술 소개 방식도 기업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논문 제목이나 연구 분야 대신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보여주고 기술의 특징과 적용 분야, 활용 가치를 설명한다. 참가 기업에는 자사 업종과 필요에 따라 관련 기술을 찾을 수 있는 안내서도 제공한다. 기업이 연구 분야나 기술명을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해결하려는 과제를 기준으로 필요한 AI 기술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시는 ▲'베터 AI' ▲'피지컬 AI' ▲'인더스트리 앤 사이언스 AI' ▲'크리에이티브 앤 멀티모달 AI' 등 네 분야로 구성된다. 각각 AI 성능·비용·안전 개선, 로봇 인식·판단·동작, 산업 현장 설계·예측·운영, 생성형 미디어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피지컬 AI 기술이 15건으로 가장 많다. 사람의 필체를 모사해 글씨를 쓰는 로봇과 농작물 수확 로봇 등 실제 작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전시한다. 행사는 별도의 무대 발표 없이 오후 1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자유 관람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다음달 2일까지 사전등록을 받는다. 45개 기술의 상세 내용과 참가 신청 방법은 국가AI연구거점 홈페이지와 공식 링크드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AI연구거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지원을 받아 2024년 출범한 AI 연구 컨소시엄이다. 서울시와 서초구도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AI연구거점 관계자는 "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 어디 있는지 묻는 기업에게 답을 주는 자리로 설계했다"며 "연구실의 기술과 기업의 과제가 같은 테이블에서 만나 실제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행사 이후까지 거점이 연결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2 15:05김동원 기자

방송 소유·겸영 규제 손질 논의장 열린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 맞춰 방송사업자의 소유·겸영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열린다. 방송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여론 다양성 등 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규제 체계를 모색하는 자리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는 오는 28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 소유·겸영 규제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OTT를 비롯해 미디어 시장의 경쟁 환경이 달라진 상황에서 현행 방송사업자 소유 겸영 규제가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방송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요구와 여론 다양성 등 방송의 공공적 가치를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함께 고려한 제도 개선 방향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방송사업자 소유·겸영제도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제한다. 이어 홍원식 동덕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방송사업자의 경쟁력 강화와 공공성 제고 방안을 논의한다. 토론에는 김용희 선문대학교 교수, 박석철 컬쳐미디어랩 전문위원, 이기훈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지상파방송정책과장, 이남표 용인대학교 객원교수, 이헌율 고려대학교 교수가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주최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후원한다.

2026.09.22 14:53박수형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지영 신임 건강보험연구원장 임명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2일자로 신임 건강보험연구원장으로 김지영 대한산업보건협회 강원센터 관리의사를 임명했다. 김지영 신임 건강보험연구원장은 예방의학과 전문의로 서울대학교 보건학 석사와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년간 보건·의료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실무 경험을 쌓아 왔다. 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원센터장과 의료비용분석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고 보건의료, 원가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전문지식과 조직관리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의료비용·원가 분석과 건강보험 수가·보상 분야의 전문가로서, 보건복지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 연구'에 보상분과 연구진으로 참여해 국가 정책 마련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지영 신임 건강보험연구원장은 “다양한 정책 실무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보장제도 전반에 걸쳐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실용적 정책 연구를 통해 연구원이 대국민 건강복지서비스의 핵심 중추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건강보험연구원장은 연구원 조직 운영 및 연구사업 기획,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비롯한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연구지원 및 관리업무를 총괄한다.

2026.09.22 11:54조민규 기자

"대한민국엔 반도체 거점 기관 없다…국가R&D는 파편화"

"대한민국에는 반도체 거점 기관이 없다. 구심점이 없어 국가 R&D가 파편화되고 있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 반도체 연구소 구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인프라 현황 및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대전시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및 실증 거점으로 국가반도체연구소 구축이 시급하고, 최적지가 대전이라는 공감대 확산과 이의 구체적인 구축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전 지역구 국회의원 7명 전부가 주최자로 나섰다. 박범계·박용갑·박정현·장종태·장철민·조승래·황정아 의원 등이다. 윤 회장은 국가 반도체 R&D 및 산업 문제점으로 ▲국가 R&D와 상용화 연계 역량 분산 ▲산학연 연구 역량 결집위한 구심점 부재 ▲초미세공정·상용화개발·시제품제작 및 실증평가 등이 가능한 300mm 공공팹 부재 ▲상용화 R&D 수행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해외 의존 불가피 등을 꼽았다. 윤 회장은 특히, "국내 대학·연구소·공공팹이 100~150mm 소구경에 머물고 있고, 삼성이나 SK하이닉스 300mm는 자사 양산전용 설비이기 때문에 산업 전반이 함께 쓸 개방형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산학연을 위한 국가반도체연구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나노인프라 기관으로는 나노종합기술원과 서울대 반도체공정연구소, DGIST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 한국나노기술원, ETRI 반도체 소부장기술센터, 나노융합기술원 등 총 14개가 있으나 기초연구 및 교육 등의 목적으로 개별 운영 중이라고 윤 의장은 지적했다. 신설할 국가반도체연구소 역할과 기능으로 △12인치(300mm) 첨단 반도체 제조·실증 팹 구축을 통해 20나노급 반도체 제조와 설계검증을 실제 양산과 동일한 환경에서 지원 △전공정과 후공정을 통합한 단일 플랫폼에서 국산화 실증 수행 △허브-앤-스포크 체계로 전국 특화팹을 연결하고 단일 창구로 서비스 제공 △차세대 반도체 R&D 및 미래인재 양성 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또 국가반도체연구소 향후 운영 방안으로 300mm 팹 구축을 재차 강조하며, △개방형 플레이그라운드 △상용화거점 △전주기 원스톱 지원 등 3대 축으로의 기능을 제시했다. 해외 예시도 들었다. 윤 회장은 유럽(벨기에)의 아이멕(imec)과 미국은 NY 크레이츠 등은 현재 300mm 공공팹을 갖추고, EUV(극자외선) 노광공정 등을 적극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 토론에서는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최성율 KAIST 연구부총장 △권석준 성균관대 부학장 △김학진 넥스틴 부사장 △진병주 아이에스티이 부사장 △김동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장 등이 참석했다. 김형준 단장은 서울대 국가반도체연구소 경험을 언급하며 "반도체 시설 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고, 운영비도 최소 20년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진 부사장은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엔 반도체 분야의 제대로된 R&D가 없다. 특히 3D DRAM 연구도 국내는 아무도 안한다. 중국만 한다"며 "중소기업 장비업체들에 EUV는 놔두더라도, 패턴이라도 최신 장비로 공공팹이 서비스해달라"고 주문했다. 진병주 아이에스티이 부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 레벨을 못따라간다. 장비를 만들어 현장에 납품하면, 개선요소나 나오고, 설계까지 다시 하는데 2년 정도 걸린다"며 "이에 대해 빨리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준 원천기술과장은 "반도체 연구소 얘기는 5년 전에도 나왔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파운드리냐 연구소냐의 얘기도 나오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연구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모을 필요도 있었다"며 "이제 새로운 거버넌스와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과장은 또 "인프라 부재 얘기도 나왔지만, R&D도 체계화돼야 한다. 소재와 소자 등을 연계할 구심점이 필요하다. 분산된 연구체계 묶을 R&D 허브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운영은 인하우스 방식보다 오픈형으로 운영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이들은 ▲대학·출연연 연구 성과의 산업 연계 ▲기업 기술의 시험·검증 ▲팹리스·소부장 기업 지원 ▲미래 반도체 인재 양성 ▲AI 반도체·첨단패키징 등 미래 전략 분야 연구 등을 수행하는 국가 반도체 R&D 플랫폼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9.22 11:23박희범 기자

핵융합연, R&D 역량 강화위해 체제 정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이해 체제 정비에 나섰다. 핵융합연은 중심 사업인 혁신핵융합로설계단 단장에 김재현 혁신핵융합로설계단 AI기반설계통합그룹장을 발령냈다. 또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경영자문위원회(MAC) 의장은 윤시우 부원장에 맡겼다. 김재현 신임 단장은 한국형 혁신핵융합로 개념설계와 분야별 설계 통합 등 설계단 연구 전반을 총괄한다. 또 설계단을 이끌었던 양형열 박사는 현재 K-문샷 핵융합 프로젝트 PD를 맡게 됐다. 윤시우 부원장은 지난 8월 1일 이현곤 ITER MAC 의장으로부터 직위를 물려받아 회원국간 의견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이현곤 박사는 같은 날 ITER한국사업단장에 취임했다. ITER MAC은 ITER 사업의 주요 경영·운영 현안을 검토하고 ITER 이사회에 자문하는 기구로, 7개 회원의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한편, 핵융합연은 ITER 사업을 통해 확보되는 기술과 경험을 국내에 적극 활용하고 핵심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해, 이현곤 ITER한국사업단장 체제에서 조직을 재정비했다.

2026.09.22 09:44박희범 기자

과기노조 NST 행정 전문화·성과 배분 체계 "반대"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 출연연 독립노조 연대, 연대노조 등이 14대 과학기술분야 노동조합을 대표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인력 증원과 성과 분배 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 3개 대표 노동조합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NST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며 연구수당 폐지·실질임금 삭감 중단 등 4개항을 요구했다. 성명에 따르면 4개 요구사항 ▲1% 싹쓸이 상영금 제도 즉각 철회 ▲연구수당=임금 인정 및 성과연동제 개편 시도 중단 ▲NST 조직 확대 중단 및 연구현장 행정부담 경감 ▲탁상행정·조직 비대화 추진 NST 사과 및 전면 혁신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예민한 현안은 그동안 연구사업 참여자에게 임금성격으로 일률적으로 나눠주던 연구수당 폐지와 성과급 중심 보상체계다. NST와 과기정통부는 현재 기관평가 A등급 이상 기관의 전체 연구직 중 단 1%에게 1인당 4,000만~6,000만 원의 파격적 상여금을 몰아주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들 3개 대표 노조는 "이는 출연연 간 장벽을 허물고 융합·집단연구를 추진하라는 정부 지침에 정면 역행하며, PBS 폐지 선언 시 지적된 '집단연구 와해' 폐단을 스스로 재현하는 일이다. 동료가 경쟁상대로 전락하는 행태"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또 "NST 설립 목적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가 연구사업 정책을 지원하고 지식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것"이라며 "NST는 현재 연구현장을 와해하고, 팀워크 붕괴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ST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출연연 및 노동조합 등 현장 관계자와 70여 차례 이상 논의를 거쳐 공통행정 전문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과기정통부와 NST는 공통행정 전문화와 연계, 출연연 연구현장 밀착지원 인력을 확대 및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NST 측은 또 "성과 보상도 강화한다. 별도 예산으로 상위 1% 우수 연구자에 최대 6,000만원의 파격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기관 자체 수입을 활용할 경우 추가 보상도 가능하다. 다만, PBS 폐지를 고려, 성과와 관계없이 과제 수탁 규모에 연동돼 있는 현행 인센티브 체계는 연구성과 기여도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09.21 19:43박희범 기자

KBSI·생기원·에너지연 신임 원장에 박성균·손웅희·정학근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에 박성균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에 손웅희 생기원 수석고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에 정학근 에너지연 책임연구원이 각각 선임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1일 제248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3개 기관장에 이들을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성균 기초지원연 신임 원장은 1990년 부산대학교를 졸업했다. 1994년 물리학 석사, 2001년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2008년부터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일하며, 과기정통부 다목적방사광가속기구축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손웅희 생기원 신임 원장은 1988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했다. 1993년 한양대학교 기계설계학 석사와 2011년 메카트로닉스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들어가 융합기술연구소장, 부원장 등을 수행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장, 한국인공지능기술산업협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 정학근 에너지연 신임 원장은 1996년 전남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GIST 메카트로닉스공학 석사, 2013년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들어가 에너지효율연구본부장, 에너지ICT/ESS연구실장 등을 수행했다. 신기술인증(NET) 심의위원, 과기정통부 한계도전 R&D위원회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들 신임 기관장은 22일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기는 22일부터 오는 2029년 9월 21일까지 3년이다. 한편 재공모, 3배수까지 뽑은 한국원자력연구원장과 한국전기연구원장 최종 선발 이사회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한국기계연구원장, ETRI 부설 국가보안연구소장과 KAIST부설 나노종합기술원장은 공모가 진행 중이다.

2026.09.21 19:04박희범 기자

이영준 직무대행 "한국형 SMR 수익모델·사업추진체계 미흡"

우리나라가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을 민관합작으로 개발 중이나, 수요자 입장에서의 수익모델과 사업 추진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영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진흥전략본부장 직무대행은 21일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SMR 생태계 구축 전략 컨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직무대행에 따르면 SMR은 전세계적으로 18개국에서 68종이 개발 중이다. 러시아가 17종으로 가장많고, 우리나라는 총 6종이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경수형 SMR로 ▲SMART (인도·사우디와 수출협력 논의) ▲i-SMART(2035년 상용화 목표) ▲ARA(2029년 경주 분원 건설 목표) 3종을 개발하고 있다. 또 민관합작으로 추진 중인 비경수용 SMR로 ▲고온가스로(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롯데케미칼) ▲소듐냉각고속로(현대건설, 테라파워,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용융염원자로(현대건설, 센추리,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을 개발 중이다. 이 직무대행은 SMR 향후 과제로 설계 기술의 민간이전과 대량생산 공정 혁신의 필요성, 검증·실증 인프라 구축, 핵연료의 인정적 수급 등을 꼽았다. 이어 수요자 입장에서의 수익 모델과 사업 추진체계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다양한 해외 리스크, SMR 특별법 후속 조치의 필요성, 집적화된 거점 부재, 민간주도 협력 플랫폼 제한, 선도국과의 기술 동맹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어진 주제 강연에서는 △권순엽 법무법인 광장 국제업무 대표가 '글로벌 SMR 동향및 한국 SMR의 전략적 과제' △조윤기 포스코이앤씨 원자력사업단 상무가 '포스코 그룹 SMR활용 전략' △김종원 삼성중공업 그룹장이 '선박용 차세대 SMR: 미래 해양산업의 핵심엔진' △김지환 현대건설 책임매니저가 '현대건설 차세대 원자로 개발 현황' 등을 공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차세대 SMR 미래도약 선언식과 공동선언문 서명식도 개최됐다. 선언문에는 ▲차세대 SMR 핵심 기술 개발의 적기 달성과 실증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참여 및 지원 ▲차세대 SMR의 특성을 반영한 혁신적·선제적 안전 규제 체계 마련 및 글로벌 표준화를 위한 민·관 공동 대응 ▲차세대 SMR 공급망 구축과 전문 인력 양성 및 기업 육성을 위한 협력 체계 활성화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공동 마케팅과 해외 네트워크 공유 및 전략적 해외 진출 지원 등이 담겼다.

2026.09.21 16:56박희범 기자

에너지연, AI 대응 태양광 전주기 기술 고도화 방안 모색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1일 대전 본원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태양광 첨단 전략기술 산업생태계 강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는 50MW급 태양전지 제조라인과 100MW급 대면적 모듈 파일럿라인을 갖춘 국내 유일 개방형 혁신연구 플랫폼이다. 양산 전 단계의 태양광 기술 검증이 가능하다. 1층엔 1만 클래스 클린룸도 갖췄다. 하루 72톤의 폐수 처리도 가능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민간 영역에서 한국태양광산업협회,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한화솔루션, OCI파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가 N-TOPCon, HJT, 후면전극 태양전지(xBC) 등 고효율 확보 기술로 진화 중"이라며 "이 기술이 차세대 탠덤 기술로 이어지는 태양광 기술혁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태양광은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청정에너지를 공급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식 에너지연 원장대행은 “태양전지 제조공정뿐 아니라 태양광 모듈화 기술, 소재·장비·측정·신뢰성, 인버터·시스템·시공 기술에 이르기까지 관련 산업 전반의 기술력을 지속 확보하고, 연구개발과 산업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회복하는 것이 국가 태양광 기술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26.09.21 14:09박희범 기자

[부음] 김성년 제13대 원자력연구소장 타계

김성년 제13대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이 20일 타계했다. 향년 84세. 고 김 소장은 1976년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입소해 하나로센터장, 부소장을 거쳐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제13대 소장으로 재임했다. 원자력연구소가 일괄 수행하고 있던 원자로 계통 설계 사업, 핵연료 사업,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등을 개별 산업체로 이관하는 등 현재의 원자력 산업 구조를 세팅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43년 부산 태생으로 한양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했다. 뉴욕대학교 원자력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유족으로 부인 이영자 씨와 슬하에 남일, 미금 1남 1녀가 있다.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7시 30분, 빈소는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특3호. 장지는 세종시 은하수공원이다.

2026.09.21 11:45박희범 기자

AI 안전성, 지정학적 맥락보다 '언어'에 더 큰 영향…한국어 질문 시 유해성 낮아

인공지능(AI) 모델의 안전성이 질문 언어와 지정학적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어보다 한국어로, 미국보다 한국 맥락으로 질문했을 때 유해성 점수가 낮았으며 언어에 따른 효과는 지정학적 맥락보다 2.5배 컸다. 오픈소스 모델에서는 이와 다른 양상도 나타났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조직인 인공지능안전연구소는 스케일 AI와 다국어 AI 안전성 벤치마크 'ROK-포트리스'를 공동 개발했다. ROK-포트리스는 스케일 AI의 국가안보·공공안전 분야 벤치마크인 포트리스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 최신 벤치마크는 기존 다국어 안전성 평가처럼 동일한 프롬프트를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문의 언어와 지정학적 맥락을 각각 바꿔 모델 응답 변화를 비교한다. 영어·한국어와 미국·한국의 주체, 기관, 사건 등을 조합해 하나의 적대적 프롬프트를 최대 4가지 조건으로 변형하는 방식이다. 공동 연구진은 국가안보·공공안전 분야에서 1235개 과제를 구성해 14개 AI 모델을 평가했다. 평가 영역은 화학·생물학·방사능·핵·폭발물(CBRNE), 정치적 폭력·테러리즘, 범죄·금융 활동, 정보 유출 등 4개다. 각 유해 요청에는 무해한 대응 요청을 함께 구성해 모델의 과잉 거부 여부도 측정했다. 평가에서는 영어 프롬프트가 전반적으로 가장 높은 위험 점수를 기록했고 한국어와 한국 맥락을 함께 적용한 프롬프트의 위험 점수가 가장 낮았다. 영어에서 한국어로 언어를 바꿨을 때의 효과는 약 10%포인트로, 미국 주체·기관을 한국으로 바꿨을 때의 약 4%포인트보다 2.5배 컸다. 한국어로 바꿨을 때 유해성이 낮아지는 효과가 한국 맥락을 추가한다고 더 커지는 것은 아니었다. 14개 모델 중 4개에서는 오히려 한국 맥락을 적용했을 때 한국어 사용에 따른 유해성 억제 효과가 유의미하게 줄었다. 반대로 한국 맥락을 추가하면서 이 효과가 유의미하게 커진 모델은 없었다. 공동 연구진은 언어와 지정학적 맥락이 서로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델마다 상호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어의 상대적 안전성이 모든 모델의 고유한 안전성 정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공동 연구진이 역할극이나 가상의 배경, 감정적 호소 등 유해한 요청을 감추는 적대적 프레이밍을 제거하고 같은 정보를 직접 요청하도록 조건을 바꾸자 한국어의 상대적 이점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모델 유형별 차이도 나타났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 폐쇄형 모델은 적대적 프레이밍을 제거한 뒤에도 한국어에서 다소 낮은 유해성을 유지했지만 5개 오픈소스 프론티어 모델은 오히려 한국어 유해 요청에 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트랜스크리에이션 과정에서 적대적 프롬프트의 포장 방식이 효과를 잃으면서 초기 결과의 일부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어에서 낮은 유해성 점수가 나타난 것이 거부율이 높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결과 역시 확인됐다. 모델이 요청을 거부하지 않고 실제 답변을 제공한 사례만 따로 분석해도 14개 모델 중 12개가 한국어 질문에 더 낮은 유해성의 응답을 내놨다. 동시에 무해한 한국어 요청에 대한 거부도 늘었으며 일부 모델에서는 거부 빈도가 약 두 배까지 증가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영어 프롬프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방식만으로는 배포 환경의 AI 안전성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에서는 언어와 함께 제도·기관·인물·사건 등 지정학적 맥락도 달라지는 만큼, 안전성 평가에서도 이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안전연구소와 스케일 AI는 공동 연구와 거대언어모델(LLM) 평가, AI 시스템 취약점과 잠재적인 적대적 악용방식을 식별하기 위한 레드티밍 활동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동 연구진은 "ROK-포트리스의 더 큰 목표는 측정하기 가장 쉬운 환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안전성 평가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영어 환경에서 안전장치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실제로 사용될 다양한 맥락에서도 안전성이 일반화되는지를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1 11:26이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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