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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래 전력수요 대안 '원전의 역할' 국민 의견 듣는다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원전의 역할'을 놓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앞으로 약 3개월간 원전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부후 장관은 “반도체·전기차 확대 등으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분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원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원전 안전성이나 사용후 핵연료 문제 등에 대한 국민 우려와 불안감도 있어서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 문제를 정부 결정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정부가 고민해 온 여러 선택지와 쟁점을 국민과 솔직하게 나누고 국민 여러분과 생각을 직접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기후부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총 11명 이내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에너지 등 각 분야 관련 유관단체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아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원전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인사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공론화 과정의 신뢰를 확보할 계획이다. 원전 찬반 관련해서는 공론화위원회와 별도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한다. 전문위원회에서는 원전과 전력수급, 공론화 과정에 필요한 전문적인 의견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공론화위원회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기후부에 권고하고, 기후부는 공론화 결과를 고려해 전력수급과 계통 등 전문적인 의견을 반영한 제12차 전기본을 수립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공론화는 단순히 신규 원전을 건설할 것인지, 말 것인지만 묻는 찬반 토론으로 진행하지는 않고 전력수급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가치를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이 과정에서 원전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공론화는 약 3개월간 진행하고 12월 께 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2026.09.22 15:35주문정 기자

에버스핀, 기술지원 경쟁력으로 '고객 신뢰·재계약·기업가치' 세 마리 토끼 잡아

“고객 신뢰와 재계약, 추가 사업 연결 핵심은 기술지원 경쟁력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기업 에버스핀의 기술지원을 총괄하는 장성호 이사는 기술지원의 역할을 “기술을 고객의 신뢰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이사는 에버스핀의 대표 제품인 '에버세이프 모바일' 초기 개발에 직접 참여한 개발자 출신 임원이다. 제품 내부 구조와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고객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다시 개발조직과 연결하는 기술지원 조직을 이끌고 있다. 장 이사는 “사이버보안은 제품을 공급하는 순간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며 “고객 서비스는 365일 운영되고 공격기법과 IT 환경도 계속 변하기 때문에 기술지원의 수준이 결국 제품에 대한 신뢰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에버스핀은 기술지원을 단순한 사후지원 조직으로 보지 않는다. 고객이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경험하는 문제와 새로운 요구사항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이를 개발조직에 전달해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장 이사는 “개발자가 생각하는 좋은 제품과 고객이 현장에서 느끼는 좋은 제품은 다를 수 있다”며 “고객의 목소리를 기술의 언어로 바꾸고, 다시 개선된 기술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로 만드는 것이 기술지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지원 역량은 사업성과로도 이어진다. 기존 고객의 안정적인 사용은 재계약뿐 아니라 다른 제품의 추가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간 축적된 고객 레퍼런스는 다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영업자산이 된다. 장 이사는 “영업이 고객과 첫 번째 계약을 만든다면 기술지원은 두 번째, 세 번째 계약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기술지원은 단순히 비용을 사용하는 조직이 아니라 고객 생애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에버스핀은 AI-동적표적방어(MTD)·화이트리스트 등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웹·모바일 해킹방지와 피싱방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에버스핀은 고객 현장에서 축적되는 기술지원 경험을 다시 제품에 반영해 기존 고객의 재계약과 추가 제품 도입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장 이사는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고객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며 “기술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에버스핀을 계속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기술지원이 만드는 기업가치”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삼성카드·SBI증권 등 국내외 금융사 150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웹 & APP 채널보안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에버스핀은 기술지원까지 하나의 성장 사이클로 연결해 기술 경쟁력을 장기적인 기업가치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2026.09.16 10:43주문정 기자

"너는 OO 전문가야"...AI 페르소나 프롬프팅, 효과 있을까?

인공지능(AI)에게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역할을 부여하는 '페르소나 프롬프팅'이 실제로는 코딩이나 수학처럼 정밀한 지식이 필요한 작업에서 오히려 AI의 정확도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AI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지시어(프롬프트)를 입력할 때 "당신은 이 분야의 숙련된 전문가입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하면 성능이 향상된다는 설이 상식처럼 통용돼 왔다. 하지만 남가주 대학교(USC) 지자오 후 연구팀이 최근 프리프린트 서버 'arXiv'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이런 방식은 분야에 따라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인 척' 하느라 전문 지식 놓치는 AI 레지스터닷컴·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연구팀은 'Llama-3.1-8B'와 'Qwen 2.5-7B' 등 6종의 AI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AI에게 단순히 "당신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라고 짧게 지시하거나, 혹은 전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는 식의 복잡한 페르소나를 부여한 뒤 성능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여러 차례의 대화를 통해 품질을 평가하는 'MT-Bench' 테스트에서는 글쓰기나 추론 분야의 출력 품질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AI가 인간의 윤리관에 어긋나는 답변을 하지 않도록 하는 'AI 얼라인먼트(정렬)' 측면과 보안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Jailbreak) 방어력은 크게 개선됐다. 반면, 실제 정답률이 중요한 코딩·수학·인문과학 분야에서는 오히려 품질이 하락했다. 광범위한 지식 측정 지표인 'MMLU' 벤치마크에서도 "당신은 전문가입니다"라고 지시했을 때 전체적인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역할 수행에 능력 낭비... 구체적 요구사항 전달이 효과적"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AI의 자원 배분 문제로 분석했다. AI에게 전문가 역할을 부여한다고 해서 없던 전문 지식이 실제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가 '전문가처럼 보이게 답변하는 것(지시 추종)'에 능력을 집중하느라, 정작 사실을 기억해내고 계산하는 데 써야 할 능력을 소진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후 씨는 "AI에게 '당신은 숙련된 프로그래머'라고 말하는 것은 코드의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프로젝트 요건과 요구사항을 상세하게 전달하는 것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2026.05.03 09:58백봉삼 기자

김봉균 체제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 민간·정부 가교 나선다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가 전임 최지웅 회장의 뒤를 이어 김봉균 신임 회장 체제로 전환하며 공공 시장 내 민간 클라우드 확산과 산업 정책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산업의 구조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산업계와 정부를 연결한 '실행형 리더십'을 김 신임 회장이 펼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협회는 제22차 임시총회를 통해 신임 협회장으로 김봉균 KT클라우드 대표를 선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총회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서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협회는 김 회장 취임을 계기로 AI·클라우드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정책 협력과 산업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IT 경영전략 석사와 공학박사를 취득한 뒤 KT 커스터머부문 기획담당, B2B 사업구조개선 TF장, 엔터프라이즈부문 비즈사업본부장 및 전략본부장, 부산·경남광역본부장, KT엔지니어링 대표 등을 거친 엔터프라이즈·클라우드 전문가로 알려졌다. 박윤영 KT 대표 체제하에서 엔터프라이즈부문장과 KT클라우드 대표를 겸임하며 민간·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모두 이끌 예정이다. 전임 협회장인 최지웅 전 KT클라우드 대표 체제에서 협회는 공공 클라우드 제도 개선과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라우드 제도 개편에 대한 산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국회와도 소통을 늘리며 공공시장 내 민간 클라우드 참여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와 함께 협회 연합체 '커넥트 클라우드 얼라이언스(C.C.A)'를 중심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서비스형 플랫폼(PaaS)·보안·글로벌 진출·AI 클라우드·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등 6개 지원 분과를 운영하며 정책·시장·기술 연계를 강화해왔다. 업계에선 현재 클라우드 시장 상황에서 김 회장 체제의 협회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선 여전히 낮은 전환율과 보안 인증을 비롯한 주무부처 간 규제 혼선 등이 민간 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와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들은 공공 사업의 수익성 문제와 규제 불확실성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회가 정부와의 정책 협력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위한 클라우드 대가 강화와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협회는 이번 김 회장 취임과 함께 정책 수립 과정에서 산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규제 개선을 위한 민관 소통 채널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공공 영역에서의 민간 클라우드 확산 주도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AI 인프라 확충과 SaaS 확산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해 클라우드 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규제와 비용 구조 등으로 인해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이 이끄는 협회가 이러한 간극을 좁히고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협회는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기술 교류와 공동 사업 발굴, 회원사 간 협력 네트워크 강화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등 신규 성장 분야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산·학·연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과 데이터·AI 융합 생태계 구축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해 12월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서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AI 생태계 지원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넘어 데이터와 AI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산업 전반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AI 중심 생태계 전환 흐름과 맞물린 행보다. 업계에선 김 회장이 통신·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두루 경험한 만큼 정책과 시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산업 활성화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제도 개선과 시장 확대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실행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김 회장이 KT 엔터프라이즈 부문과 KT클라우드 대표직을 겸직하는 상황에서 협회장 역할까지 원활히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T클라우드 신임 대표로서 조직 정비·운영에 더해 협회의 대외 협력 업무도 적지 않은 만큼, 정책적 대응과 산업계 의견 수렴 등에 충분한 시간과 역량을 투입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AI와 클라우드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협회가 정부와 산업계를 잇는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회원사들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책 지원과 산업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4.21 00:00한정호 기자

과연 중간관리자도 사라질까...AI 시대의 불편한 질문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편집자 주]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베이맥스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사람을 돕는다.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절차를 안내하며, 반복되는 일은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의 맥락까지 대신 판단하지는 못한다. 지금의 업무 현장도 비슷하다. 사내 규정 문의, 휴가 기준, 복리후생 절차처럼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질문은 AI 챗봇이 상당 부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예외 상황이 생기면 결국 판단은 사람에게 돌아온다. 이 지점에서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기존의 중간관리자는 팀의 일을 챙기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보고를 정리해 윗선에 전달하는 사람이었다.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팀에 맞게 풀어주고, 아래에서 올라온 보고를 다시 정리해 전달하는 역할이었다. 그래서 중간관리자는 조직 안에서 조정자이자 감독자 역할을 맡았다. 일정이 밀리거나 기준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기면 이를 바로잡고, 팀원 간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일이 회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AI가 들어오면서 이 역할은 달라지고 있다. 이제 중간관리자는 단순히 인력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일은 AI에게 맡기고 어떤 일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지 나누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사람을 일일이 감독하는 역할보다 일의 흐름을 설계하고 어디서 사람이 직접 판단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변화는 실제 업무 현장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같은 요청이라도 앞뒤 사정과 구성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할 수 있고, 어디까지 예외로 인정할지, 누구까지 보고하고 승인받아야 할지를 판단하는 일은 자동화되기 어렵다. AI는 기준을 알려줄 수는 있어도, 그 기준을 넘어서는 상황까지 책임지고 판단하지는 못한다. 결국 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것은 AI일 수 있지만, 예외를 해석하고 책임 있게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앞으로 중간관리자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나”가 아니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어디서 직접 판단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AI가 초안 작성과 정보 정리를 빠르게 해주는 시대에는 빨리 답하는 능력만으로는 차별화되기 어렵다. 오히려 결과의 품질을 살피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걸러내며, 사람이 꼭 개입해야 하는 순간을 알아보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HR 부서도 이 변화를 단순히 개인의 적응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면 그에 맞게 직무 내용도 바뀌어야 하고,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하며, 관리자 교육도 새롭게 설계돼야 한다. 예전처럼 보고를 잘 받는 관리자, 실수를 줄이는 관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는 사람과 AI가 함께 일할 때 어떤 기준으로 일을 나누고, 어떤 문제를 사람이 책임지고 판단할지를 정할 수 있는 관리자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 불필요한 것은 중간관리자 자체가 아니라, 예전 방식만 고수하는 중간관리자다. 앞으로의 중간관리자는 사람을 세세하게 통제하는 관리자보다,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현장에서 일이 흔들리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운영자에 가까워질 것이다. AI가 우리 삶에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HR의 시각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2026.03.25 08:00박주연 컬럼니스트

중기부, '진짜 지방시대' 연다…특화특구 제도 개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역특화발전특구(특화특구)를 '풀뿌리 지역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화특구 제도 개편방안'을 6일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2004년 처음 도입된 특화특구 제도의 내실을 기하고 규제특례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최근 많은 지방 도시들이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로 허덕이고 있어 지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국가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지방의 새로운 활력을 모색하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차원에서 이번 개편안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특화특구 제도는 지역의 자발적인 특화사업 발굴을 유도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제적 자립 기반을 다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다만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성과에 기반한 유인 체계가 부족해 제도의 활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기부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의 핵심 내용은 ▲지역산업 특성 및 규모별 지원 차별화 ▲성과중심 제도 개편 및 현장밀착 지원 강화 ▲법 제도 정비 및 협력기반 강화 등 3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우성 중기부는 특화특구를 3가지 유형(부가가치 고도화형, 융합 혁신형, 도전 도약형)으로 분류해 맞춤형 지원한다. 부가가치 고도화형은 특구 내 생산, 가공 등 밸류체인의 단계별 협업화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융합 혁신형의 경우는 새로운 기술 접목이 필요한 경우 신규 특례를 적극 발굴하고 지자체가 요청할 경우 해당 특구에만 적용하는 '개별 인정특례'를 허용하는 등 확대할 방침이다. 도전 도약형은 민간 전문가가 지자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화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방식이다. 성과 중심 제도 개편을 위해 중기부는 성과 중심 운영체계를 도입한다. 성과평가 등급을 5단계로 세분화하고 우수 등급을 받은 특구는 정부 사업 연계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식이다. 법 체계도 정비해 신규 특구 지정 시 최대 지정기간을 설정하고 우수 특구 사업화 지원 등을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 근거도 신설한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특화특구가 상권 활성화까지 이어지는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번 개편을 통해 민간과 지자체가 '원팀'이 되고, 성과에 기반한 '신상필벌' 체계를 확립해 '진짜 지방시대'를 여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5.11.07 14:54김기찬 기자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 아니라, 흐름이 살아 있는 조직 돼야

'HR을 부탁해'는 일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가진 이 시대 직장인 모두를 위한 기획 연재물입니다.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HR 전문가들이 인적자원 관련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이번 칼럼은 티오더 김동현 HR디렉터의 '스타트업 HR 가이드' 4편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조직'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낯설게 들릴 때가 많다. “사람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무슨 조직까지?”, “지금은 실무가 먼저 아닌가요?” 많은 창업자와 리더들은 이렇게 말하며 조직 설계를 미룬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상수인 시기, 조직을 짠다는 건 사람을 배열하는 게 아니라 일의 흐름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설계하는 일이다. '조직화'는 결코 딱딱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계속 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혼란 없이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유연한 틀이다. '조직 안정성'이라는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변화 없음'을 떠올린다. 그러나 진짜 조직 안정성이란, 위기나 변화가 오더라도 그 흐름이 유지되고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해, 흔들리지 않는 조직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흐름을 회복할 수 있는 구조가 조직의 힘이다. 스타트업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빠르다. 동시에,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자주 멈춘다. 사람이 나가면 일이 끊기고, 팀이 흔들리면 의사결정도 흔들린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이 아닌 구조 위에서 돌아가는 흐름이 없기 때문이다. 조직이 존재한다는 건, 누가 어떤 일을 결정하고, 어떤 흐름으로 업무가 흘러가며, 어떤 기준으로 책임이 연결되는지를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도 작동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조직은 '사람을 잘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는 설계다. '사람 수'와 '조직 설계의 필요성'은 비례하지 않는다. 10명이든, 100명이든 간에 역할이 모호하고, 책임이 뒤섞여 있고, 결정이 매번 사람 따라 달라진다면 그 조직은 '조직'이 아니다. 그냥 '사람 모음'이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에는 구조 없이도 일이 굴러간다. 그러나 지금처럼 투자 환경이 위축되고, 인력 재배치가 일상화되는 시기에는 조직이야말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판단을 구조화하는 최소 단위가 된다. 사람은 떠날 수 있지만, 구조는 남는다. 사람의 손이 아니더라도 일이 흐를 수 있어야 한다. 그 기반이 되는 게 바로 조직 설계다. 많은 스타트업이 다음과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다. 일을 분명히 시켰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고, 누가 책임자인지 애매하며, 역할은 나눴지만 중복되거나 빠지는 일이 자꾸 생긴다. 결국 대표가 나서야만 일이 다시 진행되며, 조직은 한 명에게 모든 결정이 집중되는 구조로 회귀한다. 이건 사람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다. 흐름이 정비되지 않은 구조에서 사람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조직의 규모가 아니라, 흐름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 설계다. 이를 위해서는 네 가지 관점에서 조직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첫째, 조직은 '책임 단위'를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조직은 '누가 있느냐'를 중심으로 짜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정의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단위를 구성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 단위가 기능일 수도 있고, 결과 영역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책임과 결과가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의사 결정 구조는 고정돼야 한다. 스타트업은 유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모든 것을 유동적으로 만들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결정이 지연된다. 직무나 협업은 바뀌어도, 판단 기준과 결정 위치는 항상 일관돼야 한다. '모두가 함께 결정하자'는 말은 실행 단계에서 혼란만 가져온다. 결정권자는 명확하게 정의돼 있어야 하고, 변화가 있더라도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셋째, 사람보다 흐름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성과가 안 나오는 팀원이 있다고 해서 바로 교체하는 건 쉬운 선택이지만, 대부분은 그 사람이 통과하는 구조가 비정상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흐름이 병목되거나, 역할이 겹치거나, 판단권이 누락돼 있는 구조라면 아무리 뛰어난 인력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사람을 바꾸기 전에 반드시 '그 사람이 지나고 있는 흐름'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넷째, 조직은 살아 움직이는 구조여야 한다. 많은 회사가 연 1회 조직 개편을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시장 환경과 전략이 자주 바뀌는 시대에는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조직도는 매뉴얼이 아니라 실시간 조정 가능한 설계 언어여야 한다. 핵심 인력이 바뀌거나 신규 프로젝트가 생기면, 조직의 배치와 결정 구조도 재조정돼야 한다. 이런 유연한 설계 역량이야말로 지금 가장 중요한 조직관리 역량이다. 리소스가 줄어들면 제일 먼저 중요한 것은 공통 자원의 재조정이다. 조직 내에서 마케팅, 디자인, 기획 등 기능별 인력이 각 팀에 중복돼 배치돼 있다면, 리소스는 금방 소진된다. 이제는 각 기능별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공통 풀(pool)을 만들고, 해당 인력을 조직 전반의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기능 중심 조직이란 각 기능별 역량을 모듈화해 리소스를 공통화하고, 기능별 업무를 명확히 분리하는 설계 방식이다. 이 구조는 필요 시 유연하게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수 있고, 인력이 떠나거나 프로젝트가 종료돼도 업무 전체가 무너지지 않게 만든다. 예컨대 한 스타트업은 제품별로 따로 마케팅 팀을 두다가, 인력 부담이 커지자 기능 단일화 전략을 택했다. 기존의 브랜드별 조직에서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하자, 중복 업무가 줄었고,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졌다. 우선순위에 따라 마케팅 리소스를 유연하게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기능 중심 구조에서는 리더도 전문성과 범용성을 겸비해야 한다. 기능 리더는 각 비즈니스와 일대일 대응하는 게 아니라, 공통 역량을 통해 여러 흐름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는 스타트업의 한정된 인력과 예산을 훨씬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처럼 매출보다 고정비 부담이 크고,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조직은 기능 단위로 가볍게, 흐름 단위로 민첩하게 구성돼야 한다. 지금 스타트업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사람 부족이 아니다. 흐름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사람을 뽑기 전에, 다음의 질문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업무는 어디서 막히고 있는가? 결정은 누가 내리고 있는가?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모든 흐름에 책임은 연결되어 있는가? 흐름이 정비되지 않은 채로 사람만 채우면, 그 사람은 얼마 못 가 다시 빠져나간다. 성과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과 구조에서 나온다. 조직은 감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구조로 움직인다. 그 구조 안에서 사람이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성과가 쌓이고, 유지 가능성이 생긴다. 조직을 짠다는 건 단순히 '박스를 나누는 일'이 아니다. 일의 순서, 판단의 위치, 책임의 흐름을 연결하는 일이다. 이 구조가 있어야만 리더십이 작동하고, 문제 없이 일이 흘러간다.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 흐름이 살아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2025.05.23 10:34김동현 컬럼니스트

AI챗봇과 역할 놀이?…성적 대화 유출

인공지능(AI) 챗봇과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은 내용이 인터넷에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인 환상을 채우는 역할 놀이를 하려고 설계된 AI 챗봇이 실시간으로 사용자와의 대화 내용을 인터넷에 유출하고 있다고 미국 잡지 와이어드는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보보호 업체 업가드는 지난달 보안 취약점을 찾다가 인터넷에 노출된 AI 시스템을 400개 발견했다. 이 가운데 117개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에서 대화 내용이 새고 있었다. 유출된 내용을 보면 일부 사용자는 아동 성적 학대를 자세히 그리는 대화를 했다. 미리 설정한 AI 캐릭터와 역할 놀이를 했다. 예를 들어 A라는 한 사람은 학교 기숙사에서 다른 여성 3명과 함께 살고, 내성적인데 종종 슬퍼 보인다는 10대 여성으로 묘사됐다. 업가드 연구원은 “모든 대화가 성적으로 노골적인 역할 놀이였다”며 “일부는 어린이와의 성관계를 얘기했다”고 말했다. 업가드는 어떤 사이트나 서비스에서 정보가 빠져나갔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기업이 아닌 개인이 쓰는 AI 챗봇에서 일어난 것으로 짐작했다. 대화한 사용자 이름이나 개인정보는 빠져나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5.04.12 10:13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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