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여름, 주류업계 실적 선방…지난해 말 출고가 인상 효과
긴 여름이 이어지면서 주류업체가 2분기 선방한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반짝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긍정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하이트진로의 2분기 매출은 6천652억원, 영업이익은 6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473.1% 늘어난 수치다. 이에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130.4% 증가했다. 롯데칠성도 지난 2분기 매출 1조9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증가한 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매출도 처음으로 2조원을 넘겼다. 소주를 중심으로 한 주류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35.8%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통상 주류 관련주는 여름 계절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여름에는 맥주 등이 많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격 인상 효과도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말 주류업체는 정부의 기준판매 비율 도입에 따라 소주 등 주류 출고가를 낮췄는데, 이보다 한 달 앞선 11월 출고가 인상을 먼저 결정하면서 실제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각각 6.95% 올렸고 테라, 켈리 등 맥주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했다.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이트진로의 6일 종가는 2만500원으로 최근 한 달 사이 5.5% 상승했고 롯데칠성은 12만8천400원으로 같은 기간 4% 하락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양 사의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음식료업종 섹터 전반적인 조정에 들어간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폭은 적은 편이다”며 “삼양식품을 중심으로 한 K푸드 관련 종목이 올해 초부터 급등세를 보이다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높이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설명이다. 상상인증권은 하이트진로 목표 주가를 2만5천원에서 2만7천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1분기에 이어 원가율 하락과 마케팅비 절감에 따른 판관비율 축소로 수익성이 향상됐다”며 “전년 동기 낮은 영업이익률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며 마진 개선 폭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비 축소 기조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원가율 개선세 역시 지난해 말 가격인상 이후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에 대해서도 하반기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음료는 판가 인상과 생산 능력 합리화에 따른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주류는 재료비 부담 완화와 소주와 맥주 점유율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모멘텀 확대와 해외 수익 기여 증가를 고려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저평가 상태로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2만원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