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소부장 80% 국산화 위해 특화 기술 기업에 자원 집중해야"
정부가 2027년 디스플레이 산업 세계 1등 자리를 되찾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을 80%로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업계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업계 디스플레이 장비 회사 대표는 1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생각과 기술로 다른 기업이 못하는 일을 해내는 기업에 자원을 몰아야 1등할 수 있다”며 “경쟁국도 잘하는 일을 한국도 잘한다는 것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은 물론이고 언젠가부터 중국마저 쫓아가려고 한다”며 “해왔던 것만 잘하려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소·부·장 관계자도 “크기가 작더라도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 지원을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다시 살리겠다는 정책을 환영한다”면서도 “산업 규모가 과거보다 작아진 터라 예전만큼 디스플레이가 전반적으로 성장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에 따르면 현재 디스플레이 소·부·장 국산화율은 65%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50% 이상 차지하고, 소·부·장 자립화율을 8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담은 디스플레이 혁신 전략을 내놨다. 산업부는 정부 R&D 사업에 5천억원 이상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질·수명 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어려워 해외에서 의존했던 파인메탈마스크(FMM)·노광기·봉지장비 등 80개 품목 국산화를 추진한다. 산업부는 또 디스플레이 소·부·장 으뜸기업을 20개사로 늘리기로 했다. 으뜸기업은 5년 동안 범정부 차원 '기술 개발 → 사업화 → 해외 진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으뜸기업 전용 R&D, 인력 양성, 신뢰성・양산 평가, 시설·운영·수출 자금 융자, 국내외 인수·합병(M&A) 정보, 세액공제, 국제 표준 취득, 해외 마케팅, 환경 인·허가, 특별 연장 근로 인가 및 청년 의무 고용 예외, 장비 도입 절차 간소화, 특화단지 지정, 수도권 산업단지 물량 우선 배정, 임대 전용 산단 우선 입주 등 혜택을 받는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디스플레이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10개사가 뽑힌 상태다. ▲1기 코오롱인더스트리·신화인터텍·에이치앤이루자·선익시스템 ▲2기 엔씨켐·엘티메탈 ▲3기 서울바이오시스·라온텍·코스텍시스템·엔젯이 있다. 한 소·부·장 으뜸기업 관계자는 “소·부·장 키워주겠다는 정책은 전부터 있었다”며 “같은 얘기를 정부가 계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으뜸기업 수를 늘리기보다 예산을 늘려 업체당 주어지는 질적인 부분을 개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연구·개발 지원 체계가 쪼개진 상태”라며 “한 회사에 국책과제라고 10억원씩 줘봤자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