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독점' 비판한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의 복잡한 속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콘솔 게임 독점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합병해서 콘솔 게임 시장을 독점하고 지배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에서 나온 말이다. 나델라 CEO는 지난 달 28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해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콘솔 게임 시장 독점과 시장 지배력 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나는 소프트웨어가 가능한 한 많은 플랫폼에서 실행돼야 한다고 믿는 회사에서 성장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실제로 나델라 CEO는 2014년 MS 취임 이후 독점적인 폐쇄형 시스템을 추구하던 회사의 문화를, MS 소프트웨어에 개방성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나델라 CEO의 해당 발언은 독점작 분야에서 약세를 보이는 엑스박스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자인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와 비교하면 엑스박스 독점작은 상대적으로 무게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엑스박스를 대표하는 독점작으로는 포르자, 헤일로, 기어스 오브 워 등의 시리즈를 뽑을 수 있다. 다만 MS는 최근 엑스박스 콘솔과 윈도우에서 동시에 호환되는 게임패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에 콘솔 독점작에 대한 의미는 다소 희석된 상황이다. 반면 경쟁자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는 현재도 탄탄한 독점작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5는 현재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데몬즈 소울(2020년 리메이크작), '갓오브 워 라그나로크' ,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의 독점작을 보유하고 있다. 추후 '마블 스파이더맨2', '스텔라 블레이드', '마블 울버린', '데스 스트랜딩2'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닌텐도는 3개 회사 중 가장 강력한 독점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젤다, 동물의 숲 등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꾸준히 독점작을 출시 중이다. 독점작은 콘솔기기 판매량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난 5월 출시된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킹덤(티어스 오브 킹덤)'이 좋은 사례다. 이 게임은 출시 3일 만에 누적 판매량 1천만 장을 돌파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신작 흥행에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도 증가했다. 니혼케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닌텐도 스위치는 일본 내에서 총 38만 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68% 높은 수치인데, 외신은 "닌텐도 스위치는 출시한 지 6년이 지난 비교적 노후화된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콘솔 기기 판매량 증가의 주요 원인은 티어스 오브 킹덤의 흥행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5 판매량 증가로 웃고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소니는 1분기 기간동안 약 630만 대의 플레이스테이션5를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0만대에서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누적 판매량은 3천840만 대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인기 독점작 출시가 예정된 만큼 콘솔 기기 판매량은 꾸준히 우상향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엑스박스 콘솔 기기 판매량은 다소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게임행사 BIG 페스티벌 현장에서 MS는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에스 판매량 수치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에스 판매량은 현재 기준으로 2천100만 대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비교하면 1천만 대 이상 뒤쳐지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솔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특정 게임이 어떠한 콘솔에서 더 구동이 잘 될까'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어떤 콘솔을 사야하나'를 생각한다"며 "이전보다는 독점작에 대한 중요도가 줄었다해도, 여전히 콘솔 독점작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결국 나델라 CEO의 콘솔 독점 비판도 이러한 부분이 담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