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성장'·카카오 '주춤'…1분기 예상 실적 비교해보니
네이버·카카오가 1분기 실적 발표를 내달 초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어들며 양사가 서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 달 8일 1분기 실적 공개를 예정한 네이버는 매출 2조2천774억원, 영업이익 3천2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영업이익은 작년 1~3월과 비교했을 때 각각 23.42%, 6.70% 늘어난 수치다. 네이버는 내수 경기 둔화로 검색과 광고 매출이 감소했지만, 북미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연결 편입과 크림 수수료 인상, 그리고 이북재팬 인수 효과 등에 따라 커머스·콘텐츠 매출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체 영업수익이 개선된 것으로 점쳐진다. 내달 4일 실적 발표를 예고한 카카오의 경우 1분기 매출이 1조8천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어난 데 반해, 영업이익이 20.63% 줄어든 1천259억원으로 집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물하기 직매입 판매 증가에 힘입어 커머스 매출은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작년 서비스 장애에 따른 이모티콘 보상으로 신규 이모티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톡비즈 광고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예측된다. 2분기 역시 광고 시장 불황 등 경기 침체 기류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픈AI 챗GPT로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힘을 주는 등 수익성 회복을 위한 타개책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이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를 검색에 적용한 '서치GPT'를 2분기 중 시범 출시하고, 하이퍼클로바의 경량화 업그레이드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도 7월 선보일 예정이다. 서치GPT에 실시간 검색 결과를 반영하고, 식당 예약과 상품 구매 등 기존 서비스와 연계를 강화해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AI가 플러그인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 기업을 AI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친다면, 네이버는 자체 서비스와 연계해 활용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경쟁 사업자들을) 추격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는 새로운 AI 생태계 생성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도 언어모델 코지피티(KoGPT)와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코지피티는 현재 GPT 3.0 단계”라며 “상반기 내 무리 없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연구원은 "카카오는 아직 자체 AI 모델을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사업 진척이 느린 상황으로, 코지피티의 경우 아직 API 형태로 외부에 제공하는 단계까진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경쟁사 대비 부족한 인프라, 인력, 자금 등이 속도의 차이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SM 인수 효과로 카카오 하반기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카카오 영업이익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SM 편입 후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기 영업익은 700억~800억원으로 이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