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로 선 '페이코인'…DAXA의 딜레마
국내 결제 전문 기업 다날의 가상자산 기반 결제 서비스 '페이코인(PCI)'이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기로에 놓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화마켓 운영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모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페이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기간이 종료된다. DAXA는 이날 페이코인에 대한 투자 유의 종목 해제 또는 지정기간 연장,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중 한 가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결정을 유보하는 지정 기간 연장 외 유의 종목 해제나 거래 지원 종료 어느 쪽으로 결정이 나든 잡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페이코인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것은 페이코인 서비스 운영사인 페이프로토콜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불수리돼서다. 지난달 6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같이 발표하면서 지난 5일까지 페이코인 이용자와 가맹점 보호를 위한 안내 및 서비스 종료 관련 기술적 조치를 완료하라고 했다. DAXA 회원사 중 페이코인을 상장한 업비트, 빗썸, 코인원은 이 발표가 이뤄진 당일 페이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페이코인 서비스에 중대한 영향이 나타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로 설명했다. FIU가 페이프로토콜 신고 불수리 발표 전 페이코인 시세는 약 300원 대였지만, 이후 폭락을 거듭하면서 6일 현재 약 130원 대로 내려앉았다. 페이코인은 법원에 FIU 결정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지난 3일 기각 결정되면서 지난 5일 18시부터 페이코인 기반 결제 서비스가 중지됐다. 일각에선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거래 지원 종료에 무게를 둔다. 불수리 사유였던 은행 실명계좌 미확보 문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더해진다. 은행이 당국에 엇나가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DAXA 회원사들도 금융 당국의 영향권에 포함돼 있는 만큼 당국의 입장과 상반되는 결정을 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상장 폐지하기엔 결정적 사유가 미비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해 동안 DAXA 회원사들이 상장 폐지를 발표한 위믹스, 라이트코인, 루나, 싸이클럽, 아스타, 소다코인 등의 사례를 보면 재단이 소명 과정에 성실하지 않았거나 거래 지원이 곧 국내법 위반이 되는 경우였다. 페이코인의 경우 서비스 재개에 기약은 없는 상태이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FIU가 원칙적으론 페이코인이 실명계좌를 확보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절차를 재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란 점도 고려된다. DAXA가 어떤 결정을 취하든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코인 상장 폐지를 결정할 경우 업계가 납득할 만한 명분 없이 금융 당국의 입장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 반면 상장을 지속하기로 결정하는 것 또한 투자 유의 지정 사유였던 사업자 신고 불수리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운영 정책과 어긋나는 행보란 지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6월 DAXA가 출범했지만 구체적인 운영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특정 코인의 처분을 앞두고 업계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DAXA는 지난달 코인 상장 폐지에 대한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선 알려진 내용이 없다. 페이코인 측은 이번 결제 서비스 중지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향후 은행 실명계좌 확보 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에 재도전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류익선 페이프로토콜 대표는 "현재 은행과의 위험성 평가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2~3월 내에 확인서 제출 및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재신고를 통해 페이코인의 결제 서비스를 계속해 나가겠다”며 “국내 규제 때문에 주춤했던 해외 결제 서비스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고, 이미 사업자 신고 수리가 된 지갑사업자로서의 다양한 사업도 더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