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로보틱스, 내년 초 양팔 달린 상반신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에 양팔형 로봇이 등장할 전망이다. 기존엔 외팔형 로봇이 주류를 이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상반신 형태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최대 6축을 지닌 1개 팔을 사용했지만, 신규 로봇은 두 팔과 상반신 몸체를 갖춘 총 14축으로 설계된다. 상반신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정된 자리에서 사람이 수행하던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할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전원 공급과 통신 문제에서 자유롭고, 외팔형 로봇만으로는 동작할 수 없던 움직임도 구현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내년 초 해당 로봇과 자율주행로봇 제품군 등 신제품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에서 생산 작업자도 한 군데에서 가만히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반신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존 산업용 로봇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은 제조·물류 현장에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로봇 팔은 사람이 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최신 솔루션이다. 업계는 먼 미래엔 휴머노이드 로봇이 온전히 사람의 일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한계에 직면한 것이 현실이다. 사람 형태를 갖춘 로봇을 만들려면 수십 개가 넘는 축이 필요한데, 이렇게 되면 로봇 가격이 수억 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상반신 로봇은 외팔형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절충안이 될 것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생산성은 높이면서 전신 휴머노이드에 비해 보다 현실적인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팔형 로봇이 업계에 등장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ABB는 지난 2016년부터 협업용 양팔 로봇 '유미'를, 엡손은 2017년 3D 시각 카메라로 조립 작업이 가능한 양팔 로봇 '워크센스 W-01'을 선보인 바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다. 2016년 한국기계연구원과 LG전자·로보스타가 양팔 로봇 '아미로'를 개발했고, 현대위아도 자율주행로봇(AMR)에 두 팔을 탑재한 형태의 모바일 피킹로봇(MPR)을 제시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지난 달 열린 '2023 대한민국 디지털미래혁신대전'에서 데니스 홍 교수와 공동 개발한 양팔형 조리로봇 '요리(YORI)'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로봇들은 한 팔로 하기 어렵던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 최초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만든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회사다. 로봇 기술을 이용한 마운트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협동로봇 'RB 시리즈'와 천문 마운트, 2족·4족 보행로봇 등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최근 서빙로봇과 자율주행로봇(AMR)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