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조건 없는 승인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공정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기업결합을 조건 없이 승인한다고 30일 밝혔다. MS는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 전체를 687억 달러(약 90조 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지난 2022년 1월 28일 체결하고 이를 공정위에 2022년 4월 4일 신고한 바 있다. 공정위는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며 MS의 액티비전브리자드 인수를 승인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서비스 중인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등 인기 게임을 자사 게임 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해 국내 콘솔 및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검토 결과 공정위는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 주요 게임을 자사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봉쇄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해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가 개발 및 배급하는 게임의 합산 점유율이 낮고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가 높지 않으며, 경쟁사가 대체 거래할 수 있는 다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존재해 경쟁 게임 서비스사를 배제할 정도의 봉쇄능력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액티비전블리자드 게임의 인기가 높지 않은 등으로 인해 경쟁사의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 가입자로 전환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경쟁사가 상당한 정도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글로벌 기업간 결합인 점을 감안해 주요 해외 경쟁당국과의 수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했고, 경쟁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등 본 기업결합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 다만 이번 건의 승인여부에 대해 국가간 판단이 다른 것은 각 국별 게임시장의 경쟁상황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각 국 경쟁당국이 자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향후 공정위는 글로벌 기업 간 결합에 대해서도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 승인 여부를 심도 있게 판단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기업결합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브라질은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조건 없이 승인했으며 EU는 조건부로 인수를 승인했다. 이 밖에 일본과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도 이번 인수를 승인했다. 다만 주요 콘솔 시장인 미국과 영국의 규제당국은 이번 인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MS를 상대로 이번 인수를 취소하라는 행정 고발을 연방거래위원회 내부 행정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영국 경쟁시장국은 1차 조사 당시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문제 소지가 있다며 2차 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클라우드게임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수를 불허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 중 제일 중요한 것이 경쟁사 의견이기 때문에 콘솔 분야에서는 소니와 닌텐도의 의견을 물어봤다. 또한 클라우드게임 부문에 대해서는 엔비디아와 아마존 의견을 확인했고 PC 게임 부문에 대해서는 스팀과 에픽게임즈 같은 유통사 의견을 조회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콘솔 분야는 여러 일본계 게임사라거나 텐센트, EA 등이 많은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기업 위주로 의견을 물어봤다. 한국은 주로 PC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이번 인수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는 아니어서 국내 기업에는 직접적으로 정식 공문을 보내 의견을 물어보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게임산업협회 쪽에서 찬성 의견을 제출했다.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 콘솔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이 일어나고 그 와중에 국내 게임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