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BNPL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 출시
애플이 디지털 지갑에서 온라인 할부 구매를 할 수 있는 선구매후결제(BNPL)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28일(현지시간) CNN은 애플이 새로운 BNPL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BNPL이란 무이자로 할부결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결제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지불하면 소비자가 여러 차례에 나눠 결제 업체에 대금을 보내는 것을 뜻한다. 연회비가 없고 신용점수를 따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신용카드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애플 페이 레이터'는 6주 동안 4회에 걸쳐 결제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때 첫번째 할부금은 구매 시점에 지불하며, 나머지는 3회분은 6주 내에 결제된다. 또한 소비자는 애플 지갑 앱 내에서 50달러에서 1천 달러 규모의 대출을 수수료와 이자 없이 신청할 수도 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일부 엄선된 소비자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향후 수개월 내에 모든 자격을 갖춘 이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페이·월렛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애플 지갑 앱을 통해 신용등급의 영향 없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신용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신용도의 영향을 주지 않는 신용등급 조회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구매 후 지불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어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는게 애플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와 소비자단체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부채를 짊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캔자스연방준비은행의 테리 브래드포드 결제시스템연구전문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결제 과정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의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매번 전액 지불해야 할 때보다 더 많은 부채를 짊어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일리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유연한 결제 옵션을 찾고 있다”며 “애플페이 레이터는 오히려 금융 소비 건전성을 고려해 디자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애플 측은 2019년 8월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애플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2' 행사에서 애플페이 레이터를 처음으로 발표하며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