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CEO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에 관심 많아"
'알파고'로 유명한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가 네이버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에 많은 관심을 보인 사실이 공개됐다. 네이버는 이달 1일부터 2일까지 영국 런던 근교에 있는 블레츨리 파크서 열린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전 세계 27개국 대표단과 AI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AI 잠재적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함께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 전경훈 삼성전자 DX 부문 최고기술책임자가 초청받았다. 네이버 설명에 따르면, 하정우 센터장은 이번 행사에서 '프론티어 AI가 통제를 상실했을 때 발생하는 위험'과 '프론티어 AI 개발자들이 지켜야 할 임무' 등 두 세션에 참석했다. 프론티어 AI란 인간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생각, 추론하며 전쟁에 활용되는 등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지능을 갖춘 AI 모델을 의미한다. 하정우 AI혁신센터장은 해당 세션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 다리오 아모데이 엔트로픽 CEO 등과 AI 안전성 연구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네이버는 하사비스 CEO가 하정우 센터장에게 "하이퍼클로바X를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며 이를 주제로 대화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효율적인 프론티어 AI 서비스 운영 방안이나 연구 개발에 대해서도 질문했다고 네이버가 전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기반 LLM이다. 기존 모델 하이퍼클로바에서 데이터 정제와 추가 학습을 거쳐 지난 8월 말 업그레이드돼 재탄생했다. 현재 네이버뿐 아니라 국내 중소·스타트업도 이 LLM을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가 한국어 기반 LLM을 통해 AI 주권 강화를 목표로 둔 만큼 딥마인드 CEO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딥마인드는 하사비스 CEO를 비롯한 무스타파 술레이만, 셰인 레그 등이 2010년 설립했다. 2014년 구글이 이 기업을 인수했다. 특히 딥마인드는 2016년 바둑 AI '알파고'로 이세돌 9단을 4:1로 꺾으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하사비스 CEO는 미래를 위해 AI 기술 위험성을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지금은 GPT-4 모델로 인한 치명적·재앙적 피해를 초래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다만 향후 10배, 100배, 1000배 더 큰 모델이 만들어졌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프론티어 AI 위험성을 인식해야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AI 정상회의에서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28개국이 '블레츨리 선언'을 통해 프런티어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협력에 국가 대표단과 기업이 뜻을 모았다. 기업은 위험성 있는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 사전 테스트를 거칠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테스트 결과는 각국 정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정상회의는 앞으로 계속된다. 이번 참여국 대표단은 내년 5월 한국에서 모이기로 했다. 프랑스에서 열릴 두번째 회의 개최 전 중간 점검을 위한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