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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7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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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줍줍] 샤오미 로봇, 8시간 교대 근무 vs BMW, 8천명 감원

'글로벌 줍줍'은 정신없이 지나간 한 주,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놓치면 후회할 글로벌 테크·산업 이슈를 정리한 코너입니다. 일요일, 커피 한 잔과 함께 글로벌 소식을 쉽고 재미있게 만나보세요. 여러분의 새 한 주를 응원합니다. 각 외신별 '기사 원문 바로가기' 링크는 지디넷코리아 웹사이트에서만 활성화 됩니다. [편집자 주] 8시간 교대 근무도 척척…샤오미, 전기차 공장 '휴머노이드' 실전 투입 화제 중국 샤오미가 자사 전기차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8시간 교대 근무에 투입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상 속 로봇들은 보관함에서 차량용 센터 콘솔 측면 커버를 꺼내 자율적으로 분류하는가 하면, 바퀴 달린 지원 로봇이 두 발로 걷는 보행 로봇과 협업하는 모습까지 선보였습니다. 샤오미는 로봇이 스스로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수정하는 지능형 제어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셀프태핑 너트 설치 작업에서 시작해 이번에 고난도 부품 분류 작업까지 범위를 넓히며 실전 배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샤오미가 구체적인 작업 성공률이나 8시간 동안의 배터리 유지 방식 등 세부 지표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 자율성 수준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이번 시연은 휴머노이드의 산업 현장 적용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례입니다. [기사 원문 바로가기: 전기차 공장 8시간 교대 근무 '휴머노이드' 화제] BMW 판매 부진에 전 세계 8000명 감원…중국은 10% 구조조정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 부진 여파로 독일의 명가 BMW가 결국 대규모 인력 감축이라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BMW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4.9%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고위 관리직 1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인력의 5%에 달하는 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전기차 경쟁 격화와 소비 침체로 판매량이 21.8%나 폭락한 중국 시장은 더욱 무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BMW 중국 법인은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1800여 명의 감원에 전격 착수했으며, 연차가 낮은 직원부터 10년 차 이상 관리직, 생산직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전통 내연기관의 강자마저도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수요 둔화와 체질 개선 압박을 피해 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기사 원문 바로가기: BMW, 판매 부진 속 5% 감원…중국은 10%] "빅맥 가격, AI가 정했나?"…미 의원들, 맥도날드 가격 책정 알고리즘 조사 착수 미국 의원들이 맥도날드의 인공지능(AI) 기반 메뉴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해 정식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은 맥도날드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추정하고 메뉴 가격을 높여왔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또 이 시스템이 독립된 가맹점들 사이의 가격 경쟁을 제한해 사실상의 담합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특정 개인 정보를 바탕으로 가격을 결정하지 않으며, 최종 가격 결정은 가맹점주의 자유로운 권한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가맹점주들은 시스템 도입 이후 매장 간 가격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고 토로했으며, 소비자들은 가격 불법 조정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AI를 활용한 가격 추천이 정당한 영업 활동인지, 아니면 꼼수 인상과 담합의 도구인지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기사 원문 바로가기: AI가 빅맥 가격 올리나…美 의원들, 맥도날드 가격 알고리즘 조사] "우주로 갈까" 머스크의 씁쓸한 농담…美 민주당 돌풍에 AI·스타링크 '비상'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선거 결과 직후 두 회사의 주가는 약 6% 급락했으며, 머스크가 추진해 온 텍사스 반도체 공장 '테라팹'에 대한 17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도 야당의 강력한 견제로 전면 재검토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연방 차원에서는 국방부와 NASA를 대상으로 한 스페이스X의 독점적 정부 계약과 스타링크 사업에 대한 의회의 현미경 감사가 예고됐습니다. 머스크는 선거 결과에 대해 "우주 레이저가 이번엔 작동하지 않은 모양", "우주 데이터센터가 꽤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지만, 지원금 삭감과 규제 강화라는 현실적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 원문 바로가기: 머스크의 씁쓸한 농담 "우주로 갈까"…민주당 돌풍에 AI 사업 먹구름] "대기업 특혜용 AI 뉴딜?"…오픈AI의 2028년 대선 정책 제안, 편향성 논란 오픈AI가 2028년 미국 대선을 겨냥해 제안한 'AI 뉴딜 정책'이 기업 이익에만 편향되어 있다는 거센 비판에 부딪혔습니다. 오픈AI는 대공황 극복을 위한 뉴딜 정책처럼 AI 시대를 맞아 세제 개편, 노동자 재교육, 중국과의 경쟁을 위한 데이터센터 확충 등 5대 과제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제안이 AI 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나 기술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을 강력한 과제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는 대책이 통째로 빠져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민간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공익인 것처럼 포장했다"는 평가 속에서, 진정한 AI 뉴딜을 위해서는 기업 과세 개편과 소수 기업의 시장 지배력 집중을 막는 강력한 공공 감독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기사 원문 바로가기: 오픈AI, 미국 대선 앞두고 'AI 뉴딜' 제안…기업 편향 '비판']

2026.11.08 09:37백봉삼 기자

[기고] 알고리즘이 놓친 우리 동네, 누가 지킬 것인가

알고리즘은 우리 동네를 모른다.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알고 있고 어제 본 드라마를 기억하고 다음에 보고 싶은 콘텐츠까지 귀신같이 추천한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 산불이 났을 때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우리 지역을 이끌 후보자가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는 누가 알려줄까. 지난 2022년 3월 울진·삼척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 당시 LG헬로비전 지역채널은 15차례 뉴스특보와 130회 이상의 현장 연결을 진행했다. 산불 상황과 대응 요령은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자막으로도 전달됐다.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재난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세계적인 콘텐츠가 손안으로 쏟아지는 시대다. 그러나 위급한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제의 드라마가 아니라 집 앞의 상황을 알려주는 정보일 수 있다. 미디어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보여주느냐뿐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 민주주의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케이블TV 지역채널들은 후보자 토론회와 공약 검증, 유권자 참여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였다. CMB는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의 무료 방송연설을 지원했고, JCN울산중앙방송은 후보자들에게 1분의 발언 기회를 제공했다.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 어려운 지역 후보들의 목소리까지 주민들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이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정작 우리 동네 후보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빈틈이다. 지역채널은 그 빈틈을 메워 왔다. 전국 방송이 미처 다루지 못하는 지방의회의 결정과 골목의 문제,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기록하는 것도 지역채널의 몫이다. 정보는 넘쳐나는데 내 삶에 필요한 정보는 부족한 시대. 정부가 제시한 '미디어 기본사회'는 바로 이러한 역설을 해소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미디어 기본사회는 단순히 더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어디에 살든 필요한 정보를 얻고, 나이와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미디어를 이용하며, 새로운 기술의 혜택에서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다. 이런 관점에서 케이블TV가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들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편적 방송 접근권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검색하고 여러 플랫폼을 넘나드는 일이 익숙한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회원가입과 로그인부터 어려운 과정이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익숙한 리모컨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케이블TV의 8VSB 서비스는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방송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화려한 기능은 없지만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중요한 선택지다. 케이블TV 업계가 이 서비스를 '모두의 TV'라는 공동 브랜드로 발전시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또 다른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AI가 일상으로 들어올수록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케이블TV는 지역 복지관과 노인대학, 주민센터 등과 협력해 '우리 동네 AI 교실'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AI를 생활 속에서 안전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월8일 케이블TV 업계는 '미디어 기본사회, 케이블TV가 잇겠습니다'라는 약속을 내놓았다. 지역의 알 권리를 지키고, 누구나 미디어를 누릴 수 있도록 하며, AI 시대에도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지속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케이블TV의 방송 수익은 감소하고 지역채널 제작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고, 선거 때마다 후보자와 유권자의 목소리를 담아야 하지만 이러한 공적 역할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다. 이제 지역채널의 법적 위상을 분명히 하고 공적 역할에 걸맞은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에 맞지 않는 규제와 부담구조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케이블TV의 지속가능성은 특정 산업의 생존을 넘어 지역 주민의 알 권리와 미디어 접근권을 지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디어 기본사회는 선언이 아니라 국민의 일상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산불 현장에서 대피정보를 전하고, 지역 후보자의 목소리를 알리고,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불편 없이 방송을 보는 것. 거창하지 않지만 바로 이런 일들이 미디어 기본사회의 출발점이다. 알고리즘은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찾아준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서 반드시 전해야 할 이야기는 누군가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세상을 연결하는 기술은 많다. 우리 동네를 잇는 방송도 있어야 한다.

2026.11.06 06:00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 컬럼니스트

영화만을 위한 OTT '무비랩'..."사람이 직접 추천"

1분짜리 쇼츠와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오직 영화에 집중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했다. 지난 1일 출범한 '무비랩'이다. 영화 감상부터 작품에 관한 이야기, 굿즈 구매와 오프라인 공간 탐색까지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았다. 무비랩이 기존 OTT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지점은 콘텐츠 추천 방식이다. 인기 순위나 이용자 시청 기록을 분석하는 알고리즘 대신 사람이 직접 고른 작품을 소개한다. 이용자가 어떤 영화를 선택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도록 작품 선정과 큐레이션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무비랩 관계자는 “기존 OTT의 톱10 순위와 알고리즘 기반 개인화 추천에 회의를 느꼈다”며 “추천받은 콘텐츠를 보고도 감흥이 없어 허무했던 경험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영화가 알고리즘에서 선택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오래 간직할 만한 영화를 하나하나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 순위 없는 OTT, 영화 고르는 기준부터 다르다 무비랩에서는 일반적인 OTT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기 콘텐츠 순위나 시청 이력 기반 추천 목록을 찾을 수 없다. 대신 작품의 완성도와 감상할 이유를 중심으로 구성한 다양한 영화 컬렉션을 제공한다. 독립·예술영화와 고전영화를 중심으로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연기, 이야기의 깊이 등 작품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살펴 영화를 선정한다. 제작 규모나 대중적 인지도보다는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의미가 있는 작품인지에 무게를 둔다. 큐레이션 방식도 다양하다. '이별을 통과하는 마음', '돈이 지배하는 세계', '집이라는 미스터리' 등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을 묶거나 봉준호·나홍진·박찬욱 등 감독별 컬렉션을 제공한다. 칸·베니스·베를린 등 주요 국제영화제의 출품작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도 마련했다. 특히 '피플(PEOPLE)'에서는 영화 매거진 '영화 볼 결심', 독립영화 큐레이터 '시네필 그린', 음악 큐레이터 '우키팝', 독립서점 유어마인드 운영자 '이로' 등이 직접 고른 작품과 추천 이유를 소개한다. 영화 전문가뿐 아니라 음악과 출판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어떤 분야에서 활동해 왔느냐에 따라 주목하는 장면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무비랩 관계자는 “같은 영화라도 음악을 오래 들어온 사람이 주목하는 장면과 책을 만드는 사람이 기억하는 대사는 다를 수 있다”며 “누가 어떤 이유로 골랐는지 알게 되면 익숙한 작품도 새롭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큐레이션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싶어지는 이유를 전하는 일”이라며 “이용자가 다른 사람의 추천을 따라가면서 자신만의 취향과 기준을 발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 보고 끝? 감상 나누고 굿즈까지 즐긴다 무비랩은 영화 재생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작품을 감상하기 전 정보를 탐색하고, 감상한 뒤에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거나 자신의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영화의 상세 페이지에는 줄거리와 감독, 출연 배우 등 기본 정보와 함께 관련 글을 모은 'LAB' 콘텐츠, 이용자 감상평 등이 제공된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인물 아카이브'와 영화의 역사를 정리한 '시네마 연대기'도 마련했다.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을 30초에서 1분 분량으로 편집한 '씬' 기능도 눈길을 끈다. 이용자는 주요 장면을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원하는 장면을 선택하면 영화의 해당 구간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영화 포스터와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바이닐, 블루레이 등 관련 상품도 판매한다.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과 영화 전문 서점, 카페 등 영화와 관련된 오프라인 공간을 소개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재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와 제휴를 맺었으며, 앞으로 협력 공간을 늘려갈 계획이다. 무비랩 관계자는 “이용자가 영화를 고르고 감상하는 과정부터 자신의 취향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의 추천을 만나는 흐름으로 플랫폼을 설계했다”며 “영화 감상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하나의 멤버십 안에서 연결하는 것이 무비랩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관객 목소리와 갈 곳 없는 독립영화까지 담는다 무비랩은 운영자가 선정한 작품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상영 요청도 받는다. 이용자가 보고 싶은 영화를 제안하면 배급 권리와 계약 조건 등을 검토해 실제 서비스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출범 3일 만에 접수된 상영 요청은 1000건을 넘었다. 모든 요청이 실제 작품 수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들이 어떤 영화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상영 기회를 얻기 어려운 독립·단편영화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독립영화 매거진 '시네필그린'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감독과 창작자로부터 작품을 제안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편을 선정해 무비랩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무비랩 관계자는 “국내에 다양한 독립영화, 단편영화가 있지만 관객에게 선보일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오래된 명작과 이용자가 요청한 작품, 새롭게 발굴한 독립영화가 함께 존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중심에 두면서도 작품의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영화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작품 가운데 소개할 가치가 있는 영화도 수급한다는 방침이다. 무비랩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많은 영화를 확보한 OTT가 아니라,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자체를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무비랩 관계자는 “무비랩에서는 어떤 영화를 골라도 실패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글을 쓰고, 굿즈를 사고, 서로 소통하며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10.19 08:55홍지후 기자

"방미통위가 AI 알고리즘 폐해 대응 나서야"

송기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2일 “각 부처가 서로 소관을 따지며 미룰 것이 아니라, '내 업무'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가짜뉴스와 알고리즘 폐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AI 알고리즘에 대한 폐해를 방지하는 정책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맡아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의 질의와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의 답변을 두고 나온 이야기다. 김 의원은 알고리즘 폐해 대응 정책을 두고 “방미통위는 현행법상 근거가 없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직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타 부처 소관이다 라면서 핑퐁 게임만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설치법상 이용자 권익 보호와 건전한 인터넷 이용 환경 조성, 청소년 보호 조치 책무가 명시되어 있다”며 “위원회 명칭에 '미디어'를 넣은 취지에 맞게 방미통위가 주도적 책임을 지고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태스크포스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미디어 총괄부서로서 방미통위가 알고리즘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책무가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다만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법령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며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법률 정비를 통해 이용자 선택권 보호와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입법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2026.10.12 12:25박수형 기자

"안전 기능 켰는데 작동 안 했다"…틱톡, 이용자 수천 명 대상 실험 의혹

틱톡이 청소년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안전 기능을 제공하고 실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자들은 원치 않는 콘텐츠를 피하기 위해 추천 알고리즘을 초기화했다고 생각했지만, 일부에게는 해당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틱톡이 기능 작동 여부에 따른 이용자 체류시간과 광고 수익 변화를 비교했다는 내용이 미국 뉴욕주 소송 서류에 포함되면서,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마저 수익성 실험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얼마전 공개된 틱톡 상대 소송 서류에서 회사가 2023년 청소년과 어린이를 포함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플라시보(위약) 실험'을 반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기능은 '알고리즘 새로고침(Algo Refresh)'이다. 이용자가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계속 추천받을 경우 기존 추천 기록을 초기화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기능이다. 그러나 소송 서류에 따르면 틱톡은 일부 이용자에게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기능을 제공하면서 정상적으로 실행된 것처럼 표시했다. 이용자들은 추천 알고리즘이 초기화됐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추천 피드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실험 참가자에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기능이 제공됐다. 뉴욕주 측은 틱톡이 두 집단을 비교해 이용자 체류시간과 광고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주장했다. 내부 직원도 우려 제기…안전 기능 실험 반복 틱톡 내부에서도 실험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 서류에 따르면 틱톡 디지털 웰빙 부문 제품 관리자는 내부 대화에서 알고리즘 새로고침 기능을 대상으로 플라시보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이용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당 직원은 이 기능이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이용자 통제권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는데,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기능을 제공하는 실험은 이러한 취지와 충돌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주 측은 틱톡이 내부 우려에도 2023년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또 틱톡이 알고리즘 새로고침 기능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기능을 사용하면 추천 알고리즘이 초기화된다고 안내했지만, 실제 변화는 일시적이었다는 주장이다. 이번에 공개된 소송 서류에는 틱톡이 별도로 진행한 안전 기능 실험 관련 의혹도 담겼다. 뉴욕주 측은 틱톡이 일부 이용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유해 콘텐츠 노출을 제한하는 안전 기능을 해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실험에 포함된 뉴욕주 청소년이 자해와 자살 관련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뒤 숨진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청소년의 사망과 틱톡 실험 사이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안전 기능을 해제한 실험 역시 알고리즘 새로고침 기능을 작동하지 않도록 한 플라시보 실험과는 별개다. 틱톡 "서비스 개선 위한 테스트"…美 각 주 소송 이어져 틱톡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일반적인 기능 테스트라는 입장이다. 틱톡 대변인은 로이터에 "대부분의 기업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제품과 기능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도 뉴욕주 측 주장을 전반적으로 부인하며 청소년 이용자 보호를 우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의혹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2024년 틱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나왔다. 뉴욕주는 틱톡이 청소년에게 중독을 유발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하고 안전 기능 효과를 과장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실험 관련 주장은 올해 8월 말 제출된 수정 소장에 포함됐으며, 법원 명령에 따라 관련 내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틱톡은 미국 여러 주에서 청소년 보호와 관련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지난 9월에는 앨라배마주와 소송에서 최소 1억 달러(약 1337억원)를 지급하고 청소년 대상 서비스 운영 방식을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다른 주들이 일정 조건에 따라 합의에 참여하면 지급액은 최대 3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2026.10.08 10:55안희정 기자

"대기업·인재, 알고리즘 등 양자 생태계 선점해야"

양자컴퓨터가 물리학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 도입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술적 난제였던 오류 정정(QEC) 분야에서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성과가 잇따르면서 제2차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근우 오리엔텀 부사장(CSO)은 6일 서울 웨스틴 파르나스에서 열린 'AI페스타26 퀀텀 포럼'을 통해 글로벌 양자컴퓨팅 최신 기술 동향과 산업 실증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의 선제적인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2019년 구글이 53큐비트 프로세서로 양자 우월성을 발표한 이후 기대감이 치솟았으나, 양자 오류 문제로 인해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며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큐비트 수 확장과 오류 정정을 결합한 칩셋이 대거 등장하면서 다시 강력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초전도 큐비트 기반의 구글 '윌로우'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상 큐비트 칩 '마요라나 1',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캣 큐비트 기반 '오셀롯' 등 하드웨어 아키텍처 다변화와 오류 정정 기술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의 노이즈 중간단계(NISQ)를 지나 논리 큐비트 중심의 완전 오류정정 양자컴퓨터(FTQC) 시대가 향후 2~3년 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 활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 부사장은 "완전한 양자컴퓨터 상용화 이전이라도 고전 슈퍼컴퓨터와 양자 알고리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연산 방식을 통해 최적화와 시뮬레이션 난제를 해결하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짚었다.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경로 최적화에 착수했으며, JP모건·HSBC 등 글로벌 금융사는 이상 거래 탐지와 포트폴리오 최적화, 파생상품 가격 결정 등에 양자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오리엔텀 역시 국내외 금융기관 및 산학 연구진과 협력해 양자 금융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고가의 양자 하드웨어를 직접 구축하기 어려운 금융 환경을 고려해 자체 에뮬레이터 '타이타늄큐'와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연산 미들웨어 '아톰큐'를 개발, 국민은행 등과 파생상품 평가 실증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한국 양자 산업 생태계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해외 주요 기업들은 7~8년 전부터 양자 기술 실증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시장이 성숙한 뒤 진입하겠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자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하는 데는 막대한 자본이 들지만, 특정 산업 문제를 해결하는 양자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개발은 적은 비용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지금 당장 국내 유수 기업과 청년 연구 인력들이 알고리즘 생태계에 뛰어들어 다가올 양자 전환기(Quantum Shift)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6.10.06 13:14진성우 기자

함재균 KISTI 양자단장 "양자 고속도로 구축 나설 때"

양자컴퓨팅을 둘러싼 세계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22일 행정명령 EO 14413(Ushering in the Next Frontier of Quantum Innovation)을 통해 양자컴퓨팅·센싱·네트워킹의 개발과 상용화를 가속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국가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과학적 발견을 가능하게 할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미국 에너지부(DOE) 시설에 구축하는 국가적 과제를 명시했다. DOE는 바로 다음 날 이를 구체화한 '퀀텀 제네시스(Quantum Genesis)'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고 2028년까지 과학적으로 유의미한 내결함성 양자컴퓨팅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Q 컴피티션(Competition)'을 통해 최소 100개 이상의 논리 큐비트를 갖추고 수억 회 규모의 내결함성 연산이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화학·소재·물리·응용수학 등 실제 과학문제를 통해 실증한다. 둘째, 양자컴퓨터를 국가 연구시설에 배치하고 슈퍼컴퓨터 및 AI와 연계해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환경(National Quantum Supercomputing User Facility)을 만든다. 셋째, 대학·국가연구소·기업이 함께 실제 과학적·산업적 가치를 만들어낼 응용과 알고리즘을 발굴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성능평가 체계를 구축한다. 최근 DOE가 최대 2억1,500만 달러 규모의 퀀텀 제네시스 큐 컴피티션(Quantum Genesis Q Competition) 공모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전략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조치다. 우리나라도 중요한 출발점에 서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는 양자컴퓨터를 도입하고 슈퍼컴퓨터와 연계하는 국가 양자-HPC(고성능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를 보유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약과 신소재, 에너지, 제조, 물류, 금융 등 각 분야의 문제를 양자컴퓨터에 적합한 형태로 바꾸고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슈퍼컴퓨터 및 AI와 연계해 과학적·산업적 유용성을 도출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활용 연구가 함께 축적돼야 한다. 우리나라 양자정책의 방향도 하드웨어 확보와 원천기술에서 소프트웨어와 활용까지 더욱 넓혀갈 필요가 있다. 산업별 양자 알고리즘과 양자-AI 융합 연구, 실제 활용을 지원하는 사업과 함께 성능평가·벤치마크·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거점도 필요하다. 세계에서는 이미 오픈큐에스이(openQSE)와 같이 서로 다른 양자컴퓨터와 HPC를 연결하기 위한 개방형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표준 인터페이스를 공동으로 설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표준은 향후 양자-HPC 활용 환경의 기반이 될 것이다. 우리도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이 초기 단계부터 이와 같은 국제 협력에 적극 참여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고, 표준과 생태계 형성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양자컴퓨팅-HPC-AI-연구자-산업 연결 필요 양자컴퓨팅은 아직 승자가 정해진 기술이 아니다. 하드웨어에서는 우리가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소프트웨어와 응용에서는 격차가 고착됐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양자컴퓨터와 HPC, AI, 연구자와 산업을 하나로 연결하는 세계적 수준의 '양자 고속도로'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는 지금, 앞으로의 몇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우리가 추격자 그룹에 머물지, 수요와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갈지를 결정할 것이다.

2026.10.01 15:25함재균 컬럼니스트

AI가 찍은 스포츠 명장면, 진짜일까?…UNIST가 답 찾다

스포츠 경기 영상에서 하이라이트를 찾는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보다 정교한 벤치마크가 개발됐다. UNIST는 김태환 인공지능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벤치마크인 'SV하이라이트(SVHighlights)를 만들었다고 13일 밝혔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럭비, 레이싱 등 8개 종목 영상을 각각 40편씩 320편으로 구성했다. 누적 640.18시간에 해당한다. 영상 한 편의 평균 길이는 2시간. 기존 데이터셋보다 30~60배나 길다. 김태환 교수는 "실제 스포츠 중계 길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존 벤치마크에 담긴 영상은 평균 2~4분 내외다. 이유는 시간과 비용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미 편집돼 인터넷 등에 공개된 스포츠 공식 하이라이트 영상을 활용했다. 다만, 하이라이트 영상이 원본 어느 시점에 나오는지에 대한 타임 스탬프 정보가 없다는 문제는 이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매칭 알고리즘을 만들어 해결했다. 이 알고리즘은 원본 영상과 하이라이트 영상 프레임을 픽셀 단위(PSNR)로 비교해 가장 유사한 장면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화면 유사성뿐만 아니라 앞에서 찾은 장면과의 시간 순서까지 함께 따지도록 했다. 중계 영상에는 보통 득점 장면 등을 여러 번 리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경기 발생 시점 대신 시각적으로 동일한 리플레이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잘못 매칭하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반인 10명이 참여한 평가에서도 하이라이트 구간은 5점 만점에 평균 3.42점을 받았다. 비하이라이트 구간의 평균 점수인 1.94점과 1.97점보다 뚜렷하게 높아, 자동으로 만든 정답이 사람의 판단과도 대체로 일치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장면 분할 모델과 음성인식모델, 비전언어모델, 대규모 언어모델을 조합해 긴 영상에서도 하이라이트를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TF-셀렉터'라는 AI 모델도 함께 개발했다. 'TF-셀렉터'는 고른 장면이 실제 하이라이트인지를 평가하는 HIT@1은 2.50%포인트, 실제 하이라이트 수만큼 후보를 골랐을 때 얼마나 많이 찾아냈는지를 평가하는 HIT@K는 4.04%포인트 높았다. 예측 구간과 정답 구간 겹침을 나타내는 IoU(교집합 대비 합집합 비율)도 2.95점 높았다. 연구는 이동규 UNIST 석·박사통합과정생, 기영빈 석사가 제1저자로 참여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9일 제주에서 열린 데이터마이닝분야 국제학회인 'ACM KDD'에 채택됐다. 김태환 교수는 “데이터를 계속 늘려갈 수 있어 장시간 영상 분석 모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성능이 더 나은 모델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스포츠 하이라이트 자동 제작뿐 아니라 영화·드라마 요약, 회의 기록 정리, 장시간 관제 영상의 주요 장면 검색 등으로 확장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26.09.13 09:00박희범 기자

"이용자를 실험 대상으로"…美 상원의원들, 틱톡에 해명 요구

미국 상원의원들이 틱톡 경영진에게 서한을 보내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안전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채 진행한 실험에 관해 해명을 요구했다. 실험 대상에는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6세 청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과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의원은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와 애덤 프레서 틱톡 미국 법인 CEO에게 서한을 보내 관련 자료와 답변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논란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2023년 작성된 틱톡의 기밀 문건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문건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 이용자의 10%를 대조군으로 지정하고 유해 콘텐츠가 반복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알고리즘 안전장치를 해제했다. 안전 기능이 이용자의 일간활성이용자 수(DAU)와 핵심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당시 대조군에 포함된 이용자는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에는 미국 뉴욕주에 거주하던 16세 체이스 나스카도 포함됐다. 그는 2022년 1월 25일 무작위로 실험 대상에 선정됐으며 약 한 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건에는 체이스의 계정에 숨지기 직전까지 슬픔과 절망, 외로움, 자살 등에 관한 수천 개의 영상이 추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틱톡은 해당 계정에 이른바 어두운 내용의 콘텐츠가 집중적으로 노출된 이유에 대해 “필터 버블 방지 전략이 설계상 이 이용자에게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문건에 적었다. 회사가 일부 이용자의 안전 기능을 해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안전과 DAU 및 핵심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능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의원은 서한에서 “틱톡이 이용자 보호가 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아동을 포함한 수백만 명의 미국 이용자에게 핵심 안전 조치를 의도적으로 적용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틱톡이 이익보다 청소년의 안전과 복지를 우선한다고 의회와 부모, 미국 국민에게 거듭 강조해온 것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회가 틱톡의 알고리즘이 청소년을 유해 콘텐츠로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실험 시작 전인 2021년 10월부터 제기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두 의원은 실험 사실을 보고받은 직원 명단과 미성년자를 대상에 포함한 이유, 경영진이 실험을 인지한 시점 등을 포함한 13개 질문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한 문건의 무삭제 원본도 제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틱톡이 미국에서 진행한 알고리즘 실험 가운데 안전 기능을 해제하거나 적용을 늦추고 기능을 축소한 모든 사례와 실험별 이용자 수, 미성년자 규모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답변 기한은 다음 달 1일까지다. 블랙번 의원은 “회사가 이용자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아동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할 때 이들 자신이 상품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실험을 기업이 안전보다 수익과 이용자의 관심을 붙잡는 것을 우선한 사례로 규정하며 플랫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틱톡은 의원들의 서한에 대한 논평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비즈니스위크에 “특히 청소년을 포함한 이용자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해 콘텐츠 탐지 시스템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삭제하는 전담 인력 등 신뢰·안전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08.21 09:17김민아 기자

메가존클라우드, 양자 시뮬레이터 '큐엑셀' 독점 판매…도입 문턱 낮춘다

메가존클라우드가 양자 소프트웨어 기업 큐비스택과 고성능 양자 회로 시뮬레이터 '큐엑셀(QXel)'의 국내외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양자컴퓨터 없이도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기업·연구기관의 양자컴퓨팅 도입 문턱을 낮춘다는 목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큐비스택과 큐엑셀의 국내외 독점 재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메가존클라우드는 큐엑셀의 영업과 시장 조사, 글로벌 마케팅, 기술 지원 등을 전담한다. 양사는 메가존클라우드의 클라우드 사업 역량과 큐비스택의 양자 시뮬레이션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양자 소프트웨어 시장을 공동 공략할 계획이다. 큐엑셀은 큐비스택이 개발한 고성능 양자 회로 시뮬레이터다. 기존 컴퓨팅 환경의 메모리 한계를 보완하는 보조 스토리지 오프로딩 기술을 적용해 실제 양자컴퓨터 없이도 가상 환경에서 양자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양자 시뮬레이터는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일반적으로 30여 큐비트 수준에서 한계에 도달한다. 큐엑셀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와 보조 스토리지를 계층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통해 메모리 한계를 최대 43큐비트까지 확장했다. 이를 통해 고가의 양자컴퓨터를 직접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과 교육·연구기관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양자 알고리즘을 시험·검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큐엑셀을 고객사 내부 시스템에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은 보안 정책과 운영 환경에 맞춰 구축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큐엑셀은 IBM 퀴스킷, 아마존 브라켓 SDK, 자나두 페니레인 등 주요 양자 개발 도구와도 호환된다. 자동 분할과 계층적 메모리 설계, 다중 노드 확장 기술을 통해 대규모 양자 연산 성능과 확장성도 높였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산업별 양자컴퓨팅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기업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양자 기술을 보다 쉽게 검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동호 메가존클라우드 최고양자책임자(CQO)는 "양자컴퓨팅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업·연구기관이 큰 초기 투자 없이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큐엑셀을 바탕으로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HPC·AI 인프라를 연결해 고객의 양자컴퓨팅 도입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대영 큐비스택 대표는 "큐엑셀은 실제 양자 하드웨어 없이도 양자 알고리즘을 검증하고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고성능 양자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라며 "메가존클라우드와 협력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고객들에게 양자컴퓨팅 활용 가치를 제공하고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메가존클라우드는 큐엑셀 공식 출시를 앞두고 기술의 시장성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일본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기업 쿠나시스(QunaSys)와도 협력했다. 양사는 기존 슈퍼컴퓨터 환경에서 개발된 양자 프로그램을 큐엑셀에 최적화해 적용하고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텐닌 쿠나시스 최고경영자(CEO)는 "큐엑셀은 뛰어난 성능과 확장성을 갖춘 양자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 내부 성능 검증에서도 매우 경쟁력 있는 결과와 높은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큐엑셀을 쿠나시스의 QURI SDK와 통합함으로써 기업과 연구기관이 QSCI를 포함한 실용적인 양자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쉽게 개발·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7.30 16:59한정호 기자

데이원컴퍼니, '백준온라인저지' 인수..."개발자 학습·성장 지원"

데이원컴퍼니(대표 신해동·김동혁)가 알고리즘 학습 플랫폼 '백준온라인저지(BOJ)'를 인수, 국내 개발자들을 위한 서비스로 발전시킨다. 백준온라인저지는 개발자가 알고리즘 문제를 풀고 코드를 제출하면 자동으로 채점받을 수 있는 온라인 저지 서비스다. 3만 개가 넘는 알고리즘 문제와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 채점을 지원하며 개발자와 대학생, 취업준비생들의 코딩 테스트와 알고리즘 학습을 위한 대표 플랫폼이다. 다만 이용자 증가에 따른 서버 운영 비용과 인프라 부담이 지속 확대되면서 운영 16년 만인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에 데이원컴퍼니는 국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6월 BOJ 서비스 일부인수양도를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서비스 재개를 넘어 국내 개발자 생태계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학습 플랫폼의 가치와 역할을 이어가기 위한 취지다. 특히 데이원컴퍼니는 BOJ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BOJ 콘텐츠를 생성형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지 않으며, 기존 이용자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플랫폼의 정체성과 이용 방식도 최대한 유지할 예정이다. 데이원컴퍼니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개발자의 학습과 성장을 아우르는 교육 생태계를 한층 강화한다. BOJ를 통해 알고리즘과 문제 해결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초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패스트캠퍼스와 제로베이스, 커널아카데미 등 기존 교육 서비스를 통해 취업 준비부터 실무 역량 향상까지 개발자의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BOJ가 쌓아온 운영 철학과 커뮤니티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앞으로도 BOJ가 개발자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학습 플랫폼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내 개발자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6.07.30 08:24백봉삼 기자

[법과 상식 사이]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찾은 콘텐츠는 언제였을까

요즘은 드라마를 보기 위해 검색창부터 열지 않는다. OTT를 켜면 첫 화면에 작품이 기다리고 있고, 한 편이 끝나면 다음 작품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음악도 비슷하다. 한 곡만 들으려 했는데 플랫폼이 이어주는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 있다. 유튜브에서도 영상 하나를 선택했을 뿐인데 그다음부터는 내가 고른다기보다 '계속 보기'에 가까워진다.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콘텐츠를 직접 찾는 과정은 점점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영화나 들을 만한 음악을 찾기 위해 친구에게 묻고, 인터넷이나 잡지를 뒤지곤 했다. 무엇을 볼지 고르는 과정 자체가 콘텐츠를 즐기는 경험의 일부였다. 그러나 이제는 직접 찾기보다 플랫폼이 먼저 보여주는 것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 결과 무엇을 먼저 만나고 무엇을 끝내 알지 못하는지가 플랫폼의 배열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이를 '추천'이라고 부른다. 추천이라는 말은 내 선택을 돕는 기능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먼저 보여주고 무엇을 계속 보게 할지를 정한다. 아무리 많은 콘텐츠가 있어도 첫 화면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용자가 발견하기 어렵다. 추천은 이용자의 선택을 돕는 동시에, 무엇을 선택지로 보게 할지 결정한다 플랫폼은 추천을 개인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어떤 영상을 끝까지 봤는지, 어디에서 멈췄는지, 무엇을 반복해서 들었는지 등을 분석한다. 이용자가 직접 밝히지 않은 취향도 행동을 통해 추론한다. 내가 찾기 전에 알아서 보여주는 편리함은 결국 나를 계속 관찰하는 데서 나온다. 시청 기록이 쌓이고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관심사와 생활방식은 물론 정치적 성향이나 건강 상태, 종교처럼 민감한 영역까지 드러날 수 있다. 추천의 문제는 이처럼 개인정보 보호와 연결된다. 플랫폼은 추천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먼저 따져 보고 수집하는 정보의 범위와 보관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어떤 개인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수집하고 이용하는지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용자는 자신의 정보에 대해 열람이나 삭제, 처리정지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이용자도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청 기록을 지우거나 맞춤형 추천을 조정하고, 때로는 자동재생을 끄거나 직접 검색해 볼 수 있다. 추천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무심코 계속 보는 대신 '관심 없음'이나 '추천하지 않음' 같은 기능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다. 첫 화면에 나타난 콘텐츠가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다. 추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러나 이용자가 기록을 지우고 추천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과도한 정보 수집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추천을 막을 수는 없다.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무엇을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는 결국 플랫폼이 정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추천이 이용자에게 좋은 콘텐츠를 찾아주기 위한 것인지, 이용자를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시청시간과 클릭 수를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 비슷하거나 자극적인 콘텐츠가 반복해서 노출된다. 그 결과 이용자는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기보다 이미 본 것과 비슷한 콘텐츠만 계속 접하게 되고, 취향의 폭도 좁아질 수 있다. 추천이 사라질 필요는 없다. 추천 덕분에 평소라면 알지 못했을 작품을 발견하고,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선택의 부담을 덜기도 한다. 다만 추천이 우리의 선택을 대신하면서도 단지 선택을 돕고 있을 뿐인 것처럼 보이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자유롭게 고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플랫폼이 먼저 보여준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찾은 콘텐츠는 언제였을까.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면 편리함과 맞바꾸어 우리가 내어준 것이 개인정보만은 아닌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찾고 무엇을 만날지 스스로 결정하는 힘도 조금씩 플랫폼에 넘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2026.07.22 14:51안정민 컬럼니스트

청소년, SNS만 해로울까..."AI챗봇 중동적 설계 보호책도 필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SNS의 중독적 알고리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AI 챗봇의 중독 유발 설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입법조사처는 기존 유해 콘텐츠 차단 중심의 사후 규제를 넘어, 정서적 의존을 유발하는 AI 챗봇의 설계 구조 자체를 규율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법활동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AI 챗봇과 정서적 관계 깊어지는 아동청소년 AI 챗봇은 대화 맥락과 선호를 기억하며,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공감과 격려를 건넨다. 피로감이나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고 언제든 즉시 응답해 뛰어난 접근성과 반응성을 보여준다. 챗봇을 두고 '동반자형 AI'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챗봇의 특성이 이용자의 체류 시간과 재접속을 늘리려는 기업의 수익 중심 설계와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반복 질문이나 푸시 알림 등이 이용자의 중독적 이용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자기통제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이같은 설계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입법조사처는 “제타, 크랙, 바베챗 등 캐릭터 기반 AI 대화 서비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캐릭터와 세계관, 관계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친밀감을 쌓도록 설계돼 정서적 몰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서적 의존에서 시작해 인지적 왜곡, 사회적 고립, 안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챗봇의 무조건적인 동조와 공감에 익숙해질 경우 현실 인간관계가 줄어들고, 유해정보 수용이나 위험 행동 모방,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 4월 만 14세 이상 청소년 33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4%가 AI 챗봇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75.3%는 챗봇의 답변을 실제 행동에 옮겼거나 진지하게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챗봇, 해외서는 규제 흐름 해외에서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AI 챗봇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연령 확인과 AI 챗봇 고지, 미성년자 대상 성적 및 폭력적 대화 금지 등을 사업자 의무로 규정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인공지능 컴패니언 챗봇 규제법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인공지능법을 통해 미성년자의 취약성을 악용하는 AI를 금지하고,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추천시스템 개선과 참여 유도 기능 제거 등 '설계에 의한 안전' 원칙을 강화하고 있다. 캐나다도 챗봇 서비스를 소셜미디어와 별도 규제 대상으로 두고 안전설계와 위험관리계획 공개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법제는 AI 챗봇의 구조적 위험을 반영하지 않는다. 현행 정보통신망법과 청소년보호법은 게시물이나 유해매체물의 삭제와 차단 등 사후 대응을 중심으로 한다. 일대일 대화 형태 서비스를 사후 규제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기본법도 생성형 AI 결과물 표시와 고영향 AI의 위험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신체, 안전, 기본권에 대한 직접적 영향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정서적 의존이나 중독성 알고리즘 같은 비가시적 위험은 규율하기 어렵다. 청소년 보호정책, 성인물-도박에서 AI로 넓혀야 국회입법조사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독과 과몰입을 유발하는 AI 서비스의 설계 요소를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한 스크롤과 자동 재생, 감정적 취약성을 이용한 참여 유도, 심야 푸시 알림 등을 제한하고 사업자 규모와 서비스 위험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사업자에 안전설계와 위험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위험평가 결과를 공개하거나 의무 이행 여부를 감사받도록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봤다. AI 챗봇이 인간이나 전문가로 오인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AI라는 점을 알리고 자해나 성적 착취 관련 대화가 탐지되면 경고 문구를 표시하거나 상담기관 및 보호자와 연계하는 안전장치도 제안됐다. 아울러 청소년보호정책 대상을 전통적인 성인물과 사행성 콘텐츠에서 AI 추천 알고리즘, 중독적 설계 등 새로운 디지털 위험요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AI 챗봇의 위험은 단순한 유해 콘텐츠가 아니라 이용자와의 관계 형성 과정에서 의존을 유도하는 구조적 위험에 있다”며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안전설계와 연령 확인, 위기대화 대응, 보호자 교육을 포함한 통합적인 아동·청소년 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07.21 14:29박수형 기자

오리엔텀 "이탈리아 링크스 재단과 양자기술 개발 업무협약"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오리엔텀(대표 방승현)은 이탈리아 링크스 재단(LINKS)과 금융 서비스, 은행 및 보험 분야에서 양자 및 양자 영감 컴퓨팅 연구개발을 공동 모색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협약은 양자 컴퓨팅, 양자 알고리즘 기술, 그리고 초고성능 컴퓨팅-양자 하이브리드(HPC–퀀텀) 워크플로우가 복잡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의 플랫폼 기술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공동 평가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양사는 ▲파생상품 및 옵션 가격 결정: 몬테카를로 기법 및 양자 진폭 증폭 추정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리스크 관리: 제약 조건이 있는 조합 최적화, 최적의 포트폴리오 청산 및 실행, 리스크 분석 ▲은행 및 보험용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 이상 거래 탐지 및 상품 추천 등의 유스케이스를 위한 양자 및 양자 영감 머신러닝 등에서 협력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양사는 이외에 양자 기술과 관련한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고, 개념 증명(PoC) 및 시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공동 이니셔티브 기회도 발굴한다. 이와함께 △금융 유스케이스 및 벤치마킹 방법론 정의 △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 설계·테스트 △과학 및 기술 지식 교류 △지역·국가·국제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 참여 모색 등의 협력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방승현 대표는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 시스템 및 관련 분야를 위한 양자 컴퓨팅 및 양자 최적화 기술의 연구·개발·적용 분야에서도 추가적인 협력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 대표는 "한-유럽 공동 연구 이니셔티브를 포함한 양자, 다자간 및 국제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 하에 공동 연구 제안서 및 혁신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개발, 제출할 수 있도록 상호 지원할 예정"이라며 "전문 지식 교류나 공동 논문 발표, 기술 개발, 연구원 교류 및 워크숍 개최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링크스 재단은 첨단 컴퓨팅, 고성능 컴퓨팅(HPC), 양자 컴퓨팅 및 시뮬레이션, 양자 머신러닝, 하이브리드 HPC-양자 워크플로우 분야 기술력을 보유했다. 오리엔텀은 금융, 은행 및 보험 분야에 대한 지식과 함께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양양자 알고리즘 기술 개발 역량을 갖췄다. 방승현 대표는 "현재 양자 컴퓨터의 하드웨어적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개념 증명(PoC) 및 시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6.07.20 16:31박희범 기자

美 'AI 채용 도구' 주의보..."한 번 찍히면 계속 탈락"

기업들이 도입한 AI 채용 도구가 특정 지원자를 시스템적으로 배제하고 있으며, 특히 흑인과 아시아계 등 소수 인종에게 심각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많은 기업이 동일한 외부 공급업체 AI 알고리즘을 공유해 사용하면서, 한 기업의 AI 툴에서 감점된 구직자가 다른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도 연쇄적으로 원천 배제되는 이른바 '알고리즘 획일화(Algorithmic Monoculture)' 현상도 감지됐다. 스탠퍼드 대학교 인간중심 AI연구소(HAI)는 최근 실제 대규모 채용 데이터셋을 활용해 AI 채용 도구가 구직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50개 고용주, 11개 산업 섹터에 걸친 1700건의 구인 광고와 여기에 응모한 340만 명의 지원 서류 400만 건이다. 이들 구인 안건은 모두 동일한 외부 공급업체가 구축한 AI 채용 도구를 통해 서류 분류 및 등급 매기기 평가를 받았다. 미국 기업 90% AI 채용 도구 사용...아시아계·흑인계 지원자 불이익 최근 생성형 AI의 보급으로 구직자들의 이력서 작성이 수월해지면서 미국의 기업당 채용 응모 건수는 2022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미국 기업의 약 90%는 AI 채용 도구를 사용해 지원자를 선별하고 있다. 문제는 스탠퍼드 HAI의 조사 결과, 이 과정에서 심각한 인종적 편향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지원자 수 기준 백인이나 히스패닉 구직자가 AI 알고리즘에 의해 불이익을 받은 비율은 1% 미만에 그쳤다. 반면 아시아계는 5.3%, 흑인은 무려 10.6%의 사례에서 AI 채용 도구로 인해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개별 응모 건수별로 확대해 보면 수치는 더욱 심각해진다. 아시아계는 전체 응모 건수의 약 15%, 흑인은 약 26%에 달하는 구인 안건에서 서류 심사 단계부터 원천 배제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HAI 연구진은 "만약 AI 채용 도구가 흑인이나 아시아인 구직자를 백인과 동일한 비율로 추천했다면, 4만 건 이상의 구인 프로세스에서 이들이 탈락하지 않고 다음 단계(면접 등)로 진학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AI 채용 도구가 심사 기준 독점 시 '알고리즘 획일화' 우려 이번 연구에서 가장 경종을 울리는 부분은 '알고리즘 획일화'가 불러온 도미노 탈락 현상이다. 과거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이 위험성이 실제 데이터를 통해 증명됐다. 동일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AI 채용 도구 기반 일자리에 여러 번 응모한 구직자들의 경우, 각 기업이 사람의 눈으로 독립적인 채용 결정을 내렸을 때와 비교해 응모한 모든 기업에서 전방위로 거부(불채용)당할 가능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교차 검증을 위해 포춘 500대 기업 108개사의 구인 안건 8만 3000건을 대상으로 (AI 툴 사용 여부를 통제하지 않고)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개별 기업들이 각자 독립적으로 채용을 결정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특정 지원자가 응모한 모든 기업에서 동시에 거절당하는 비율이 통계적 예측치를 넘지 않았다. 결국 특정 구직자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하는 현상은 '단일 AI 채용 도구'가 심사 기준을 독점하고 지배할 때만 발생하는 특이 현상임이 확인된 셈이다. "규제 당국, AI 고용 정책과 법안 시급히 마련해야" 스탠퍼드 HAI는 현재 취업 시장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채용 AI 도구들이 사회적으로 공존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치명적인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로 ▲사회 전반에 '널리 보급돼 있고' ▲개인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력'을 미치며 ▲정작 일반 시민과 구직자들에게는 철저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알고리즘 채용 기법에 대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AI가 개별 고용 전망과 국가 노동력 구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향후 규제 당국이 명확한 증거에 기반한 AI 고용 정책과 법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6.28 10:07백봉삼 기자

한국식품연구원, 세포 이용 단맛 예측 모델 개발

세포 실험을 통해 단맛 정도를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예측 모델이 개발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김민정 노화연구단 단원이 인체 단맛 수용체 반응을 이용해 감미료 단맛 강도를 정량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김민정 단원은 "사람의 감각평가에 의존하던 단맛 평가 방식을 수용체 기반 데이터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단맛수용체를 활용한 세포 기반 연구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수용체 반응 여부를 파악하는데 머물렀다. 연구팀은 수용체 반응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단맛 사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계산하는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감미료 단맛을 '설탕 대비 몇 배'로 나타낸 기존 문헌 값을 그대로 활용해, 보다 이해하기 쉬운 예측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사카린, 사이클라메이트 등 감미료 5종을 대상으로 인체 단맛수용체 발현 세포의 반응을 측정하고, 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미료별 세포 반응 유도 농도는 기존에 알려진 상대 단맛값과 높은 상관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단맛 예측 지표인 'MPSS'(Model-Predicted Sweetness Score)를 제안했다. 'MPSS'는 수용체 반응을 바탕으로 감미료 단맛 강도를 추정한 값이다. 김민정 단원은 "Y축은 인간이 느끼는 단맛 정도를, X축은 단맛 효과가 절반 정도를 나타내는데 필요한 농도를 나열, 이를 감각점수로 나타낸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1 21:10박희범 기자

삼성전자, '12회 대학생 프로그래밍 챌린지' 개최...AI 부문 신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와 인재 발굴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 소프트웨어 경진 대회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제12회 삼성전자 대학생 프로그래밍 챌린지(SCPC)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1일 밝혔다. SCPC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한 대회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학년이나 전공 제한 없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7월5일까지 삼성리서치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이번 대회는 '인공지능(AI) 챌린지'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챌린지'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동시에 운영한다. 새로 도입한 AI 챌린지는 참가자의 에이전틱 AI 개발역량을 평가한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챌린지는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난제 해결 역량을 중점 심사한다. 예선은 부문별로 온라인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AI 챌린지 1차 예선은 7월6~12일, 2차 예선은 7월29일부터 8월5일까지 열린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챌린지 1차 예선은 7월10~11일, 2차 예선은 8월1일 각각 진행된다. 이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 본선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한다. AI 챌린지 본선은 8월21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챌린지 본선은 8월28일 열린다. 시상식은 두 부문을 통합해 8월28일 서울R&D캠퍼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삼성전자 채용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SCPC는 2015년 첫 대회 후 지금까지 누적 4만여 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총 393명 수상자를 배출하며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기여했다.

2026.06.11 10:17전화평 기자

[법과 상식 사이] "매장서 일회용 컵으로 드시면 안 돼요"…디지털 시대 법은 UI로 작동한다

과거 카페 벽의 안내문과 점원의 “매장 내 취식은 일회용 컵이 안 됩니다”란 말로 전달되던 법은 이제 키오스크 첫 화면과 배달앱 체크박스 같은 UI(User Interface) 속으로 옮겨갔다.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어떤 매장은 종이컵을 주고 어떤 곳은 머그잔만 가능하다고 안내해 소비자는 헛갈린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법이 정한 복잡한 예외 기준과 이를 반영한 알고리즘이 작동하고 있다. 사용자가 '매장 이용'을 누르는 순간 일회용 컵 옵션이 비활성화되는 장면은 법이 조문에서 알고리즘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은 이제 설명보다 시스템 입력을 통해, 설득보다 시스템 작동을 통해 집행된다. UI, 가장 조용한 규제 수단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일정 시설·업종의 사업자에게 원칙적으로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 제공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한다. 카페·음식점 등 식품접객업소가 대표적 대상이다. 그러나 법은 현실적인 소비 형태를 고려해 여러 예외도 둔다. 매장 밖에서 소비할 목적으로 판매·배달하는 경우에는 1회용품 사용이 가능하다. 매장 면적 33㎡ 미만인 소규모 점포나 2028년까지 규제가 유예된 생분해성 빨대 역시 일부 예외에 포함된다. 장례식장도 대표적인 예외 공간이지만 조리·세척 시설이 완비됐다면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단순해 보이는 규제 뒤에는 업종, 면적, 재질, 공간 구조까지 따지는 복잡한 기준이 숨어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복잡한 예외와 조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는 알고리즘으로 구현된다는 사실이다. 법은 더 이상 '쓰지 마라'는 명령에 머물지 않는다. 키오스크나 배달앱을 통한 주문에는 고객이 1회용품 사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도록 요구한다. 법적 의무가 조문을 넘어, UI에 어떤 버튼을 만들고 어떤 선택지를 보여줄지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법과 상식 사이의 '회색지대'는 어디로 갔나 문제는 수많은 예외와 특수성을 고려해 설계된 법이 화면 위에서는 단 몇 개의 버튼과 체크박스로 축소된다는 점이다. '매장 이용'과 '포장'이란 두 선택지 뒤에는 업종, 면적, 재질, 소비 목적 같은 복잡한 조건이 숨어 있지만 소비자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시스템이 허용한 선택지만을 따르게 된다. 법은 본래 상황에 따른 해석과 설명의 여지를 남겨두는 유연한 규범이다. 그러나 UI 안에서 법은 이를 생략한 채 즉각 실행되는 명령으로 바뀐다. 편리함을 얻는 대신 우리는 왜 안 되는지 질문할 기회를 잃는다. 사용자는 '법이니 그렇겠지'라고 받아들이지만, 실제 법령과 화면의 규칙이 언제나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현장의 상식을 담기 위해 면적 1㎡, 재질의 미세한 차이까지 따져 설계된 법도 UI의 효율성 앞에서는 화면 속에서 지워질 수 있다. 더 강한 통제보다 더 나은 설계 디지털 시대의 법치주의는 '해석'의 영역에서 '설계'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비활성화된 버튼 하나, 기본값으로 설정된 체크박스 하나가 강력한 집행수단이 되는 시대다. 이러한 규제는 별도의 단속 없이도 높은 효율을 보장하지만, 법 뒤에 숨은 사회적 가치와 공감의 과정을 단순한 버튼 조작으로 축소하기도 한다. 앞으로 법 규제의 효과성과 강제성은 키오스크, 웹, 앱 같은 IT 시스템을 통해 더욱 직접적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규제가 얼마나 강하게 작동하느냐만이 아니다. 법의 궁극적 목적은 시민을 더 안전하고 풍요롭고 인간적인 삶으로 이끄는 데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시스템에 법을 반영하는 과정 역시 효율성뿐 아니라 인간 중심의 설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법이 화면으로 작동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화면 속 코드가 시민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인터페이스가 법의 목적과 상식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법치는 더 강한 통제보다 더 나은 설계에서 완성된다.

2026.05.04 08:33안정민 컬럼니스트

UNIST, 입력 데이터 보정 AI 개발…오차 91% 줄여

정창욱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입력 데이터를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 기준에 맞게 재정렬하는 'π-불변 테스트 시점 보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 분야 3대 국제학회로 꼽히는 국제표현학습학회(ICLR) 2026에 채택됐다. 반도체 공정이나 칩, 패키지 설계에서는 내부에서 열이 어디에 얼마나 퍼지고, 힘이 어디에 집중되는지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열이 특정 부위에 몰리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고장이 날 수 있고, 반복적으로 힘이 쌓이면 미세한 균열이나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에 '버킹엄 π 불변량' 개념을 바탕으로, 새 입력이 들어오면 이를 그대로 예측에 사용하지 않고 먼저 학습 데이터와 물리적으로 유사한 형태로 보정하는 'π-불변 테스트 시점 투영'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는 π 값은 유지하면서 입력 스케일만 조정하므로 물리적 의미를 보존할 수 있다. 로그 공간 최소제곱 최적화를 이용해 재학습 없이 기존 모델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또 대표값 비교 방식을 도입해 계산 비용도 크게 줄였다. 이 방법을 열전도와 탄성 해석 문제에 적용한 결과, OOD에서도 평균 오차(MAE)를 최대 약 91%까지 줄이는 성능 향상을 확인했다. 학습 데이터를 전부 일일이 비교하는 대신 비슷한 데이터끼리 묶어 대표 값만 비교하는 방식을 적용해 계산 부담도 줄였다. 기존의 전수 비교보다 약 100분의1 수준의 비용으로도 빠르게 입력을 보정할 수 있다. 정창욱 교수는 "유체 역학의 난제로 불리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도 적용했을 때도 비슷한 성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2026.04.26 11:07박희범 기자

생체조직 현미경 이미지 왜곡 보정 알고리즘 개발

현미경으로 생체조직을 관찰할 때 발생하는 이미지 왜곡을 정밀하게 보정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알고리즘 개발은 KAIST(강익성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미국 UC버클리(나지교수) 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방법론 전문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신경장 모델을 활용했다. 이는 3차원 공간 구조를 연속적으로 표현해 이미지와 형태를 동시에 복원하는 신경망 기반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활용해 촬영된 이미지 데이터만을 이용해 빛이 어떻게 왜곡됐는지를 역으로 계산하고 이를 바로잡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알고리즘 개발에는 이광자 형광 현미경이 쓰였다. 이 장비는 두 개의 약한 빛을 동시에 사용해 생체 깊은 곳 특정 지점만 선택적으로 나타내게 할 수 있다. 다만, 광학수차에 의해 관찰 대상이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연구팀이 이를 보정했다. 연구팀은 "기술 핵심은 신경장 모델 기반 기계학습 알고리즘"이라며 "이 알고리즘은 빛이 이동하며 발생하는 왜곡 과정을 추적해, 생체 조직에 의한 광학 수차뿐 아니라 생체의 미세한 움직임과 현미경의 기계적 오차까지 동시에 보정하는 통합 기술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강익성 KAIST 교수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UC버클리 연구진은 연구기획과 논문작성, 공동 실험을 함께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현미경이라는 하드웨어를 SW로 대체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향후 이 기술이 뇌과학 연구에 좀더 활용되고, 스스로 최적의 이미지를 찾아내는 지능형 광학 이미징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04.21 08:13박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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