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소속감이 소수의견도 유용한 정보로 인식시켜"
소속 집단에서 안정적인 상태에 있는 구성원들의 소수 의견 표현과 수용이, 그렇지 않은 집단 구성원 대비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정된 소속감은 소수 의견도 유용한 정보로 인식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KAIST는 이수진·정승원 기술경영학부 교수 연구팀(김태현 박사과정생, 제1저자)이 조이 키니아스(Zoe Kinias) 캐나다 웨스턴대학교 아이비경영대학원 교수와 공동으로 '안정그룹애착'이 집단 내 소수 의견의 표현과 수용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온라인 설문 플랫폼 아마존 메카니컬 턱(Amazon Mechanical Turk)을 통해 지원한 미국인 참여자 234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은 미국인 참여자 113명으로 진행했다. 지원자는 풀타임 근로자 56명, 파트타임 32명, 실업자 25명으로 구성됐다. 두 번째 실험은 121명의 미국인 참여자들이었다. 풀타임 근로자 69명, 파트 타임 28명, 실업자 24명로 구성했다. 첫 번째 실험과 두 번째 실험 간에 중복된 참여자는 없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을 두 부류로 나눠, 한 부류는 안정그룹애착을 느끼도록 유도했고, 나머지 한 부류는 그룹애착을 유도하지 않은 뒤, 자신이 집단 내 소수 의견을 가진 상황에서 본인의 마케팅 아이디어를 표현하게 했다. 두 번째 실험은 참가자들을 다수 의견자의 입장에서 안정그룹애착을 느끼도록 한 소수 의견자 혹은 대조군 소수 의견자가 작성한 마케팅 아이디어 중 하나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실험에서는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소수자들의 의견 표현이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되지 않은 소수자들보다 더 높았다. 의견 표현 기준은 아이디어 작성에 사용된 어휘 수, 아이디어 구체화, 아이디어의 설득력 3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소수자들이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는데 사용한 어휘수는 총 41.80개, 그룹 애착 유도되지 않은 참가자들은 35.74개로 16.96%의 차이가 났다. 아이디어 구체화 정도를 따지는 평가 점수에서는 안정애착유도가 된 참가자의 평균이 3.28, 유도되지 않은 참가자의 평균이 2.87로 14.29% 차이가 났다. 또 아이디어의 설득력을 따지는 평가에서는 안정그룹애착 유도 여부에 대해 점수가 각각 3.2, 2.82로 13.48%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실험 후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아이디어를 내는 도중 과제 자체에 얼마나 집중하였는지 여부를 물었고,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참가자들은 평균 6.10, 유도되지 않은 참가자들은 평균 5.30으로 15.09%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매개분석 결과 세 의견 표현 기준 모두 참가자들이 작업 집중도에 의해 매개됐다. 두 번째 실험 결과에서는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후 작성된 소수 의견을 평가한 실험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소수 의견을 평가한 참가자들보다 자신의 입장과 반대된 소수 의견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기준은 세 가지였다. 반대 의견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기대 위반 (expectancy violation), 설득력, 그리고 의견 활용 의지 (willingness to utilize minority opinion)이었다.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후 작성된 의견을 평가한 참가자들은 그룹애착유도 없이 작성된 의견을 평가한 참가자들보다 기대위반을 25.20% 덜 느꼈고 (3.83 vs. 5.12), 13.48% 더 설득력있다고 느꼈으며 (3.20 vs. 2.82), 10% 더 의견을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6.42 vs. 5.85). 매개분석 결과 소수의견자들의 안정그룹애착 유도의 유무에 따른 참가자들의 소수 의견 활용 의향 차이는 기대위반과 설득력 모두 각각 독립적으로 매개했다. 김태현 기술경영학부 박사과정생은 "참가자들은 안정그룹애착이 유도된 소수 의견자의 주장을 평균적으로 더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다"며 "해당 의견이 집단의 기대를 거스른다고 느끼는 정도가 낮았다.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할 의향은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집단 내부 구성원이 제시하는 소수 의견과 외부 집단 구성원이 제시하는 소수 의견을 분석한 결과, 안정그룹애착과 내·외집단 구분 간의 전체 상호작용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며 "다만 안정그룹애착이 과제 집중을 높이고 소수 의견의 표현과 수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내부 구성원의 의견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결과는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반대 의견을 더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내부 구성원은 집단의 통념이나 다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기대를 더 크게 느껴, 현행 방식의 문제점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시하는 데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이때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구성원으로서의 관계와 위치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이러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승원 교수는 "조직 내부에서 비판과 개선 의견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외부 컨설팅이나 감사에 의존하는 실무적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구성원이 조직의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알고 있어도 관계 악화나 부정적인 평가를 우려해 말하지 않는다면, 조직은 내부에 축적된 지식과 위험 신호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내부 의견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발언 기회를 주는 것뿐 아니라 구성원이 안정적인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구성원에게 반대 의견을 말할 기회만 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다른 의견을 내도 조직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자신의 생각을 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고, 다수도 이를 갈등이 아닌 더 나은 결정을 위한 유용한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