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머스트잇 등 유통플랫폼 'KC인증' 관리 허술…"어린이 안전 위협"
오픈마켓 등 유통 플랫폼에서 제품 안전인증 기준인 KC 인증을 받지 않거나, 인증을 받았어도 이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입점 판매 업체들이 많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어린이 제품의 경우 성분 안전성 검사와 인증이 중요한데, 유통 플랫폼과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이 허술한 틈을 타 판매 업체들의 '인증 패스'가 빈번한 실정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을 비롯해 트렌비·쓱닷컴·11번가·롯데온·AK몰 등 국내 대형 유통 사이트에 올라온 일부 어린이 제품의 경우 KC마크 인증을 받지 않거나,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표시의무 사항을 위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전인증(KC마크) 표시란 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 등 5개 부처에서 각각 부여하던 13개 법정인증마크를 통합해 2009년 7월 1일부터 단일화한 국가통합인증마크다.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가 안전인증(제품검사와 공장심사를 해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을 받은 안전인증 대상 제품에 나타내는 표시다. 어린이제품의 경우 KC마크 인증없이 판매할 경우 '어린이 안전 특별법' 제19조, 시행규칙 제27조제1항에 저촉된다. 발견될 시 통신판매업체에 행정조치와 사법조치, 과태료 등이 부과될 수 있다. 머스트잇·트렌비·롯데온등 전자상거래법 표시의무 위반 명품 플랫폼사인 머스트잇 키즈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다양한 어린이 제품들이 판매 중이다. 이 중 '버버리 키즈 빈티지 체크 폴로 원피스'는 현재 머스트잇에서 KC마크 미인증 대상으로 분류돼 있는데, 이는 불법이다. 이에 머스트잇 측은 "KC인증이 필요한 카테고리의 경우 해당 정보(인증/미인증)를 입력하도록 기능이 개발돼 있으나 판매자가 누락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만약 판매자 누락을 발견하게 되면 판매자에게 개별 안내를 하고 있고 필요하면 판매활동 제재를 가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부분은 즉시 시정하고 앞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명품 플랫폼사인 트렌비에서 판매하고 있는 '몽클레어 키즈 클래식 캐주얼 후드 패딩 블랙' 어린이 의류 제품도 머스트잇과 마찬가지로 어디에도 KC마크 인증을 받았다는 검사결과 표시란이 없다. 이커머스사인 쓱닷컴에서는 BEEN 브랜드 제품인 '스카이블루 데님 점퍼팬츠'가 KC인증 표기 없이 판매 중이다. KC마크 인증이 들어가 있어야 할 표기란에는 '관련 법 및 소비자 분쟁해결 규정에 따름'이라는 공정위 기준을 표기해 놨는데, 이 부분에 대해 쓱닷컴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른 표기사항이라고 했지만, 국표원에 확인한 결과 "우리는 어린이 제품에 대해, 그 같은 표기사항을 권고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쓱닷컴 측은 "입점사가 어린이용 제품을 다른 카테고리에 등록하거나 상품 상세 정보내 표시로 대체하는 경우 등 KC인증 필수 등록 절차없이 상품이 등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입점 업체들이 어린이용 상품 등록 기준을 준수하도록 수시 안내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플랫폼으로서의 관리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롯데온과 11번가, AK몰에서는 각각 '티엘키즈 시크릿쥬쥬 여아 레인 민소매 원피스', '아동트레이닝복·트레이닝세트', '헌트이너웨어 아동 플레어 치마레깅스' 등 다양한 어린이 제품들이 KC마크 인증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다. 화학물질이 포함된 어린이제품 판매가 끊이질 않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전자상거래 상품정보 제공고시'를 개정했다. 이로 인해 상품의 안전인증번호와 유통기한 등 온라인 표시방법도 새롭게 개정됐다. 특히 어린이제품의 경우 판매화면에 인증과 허가번호 등을 소비자가 알아보기 쉬운 크기의 문자로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KC마크와 같은 인증을 판매가격보다 크거나 최소환 같은 크기로 표시하도록 개정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공정위 전자거래과 전영재 과장은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어린이제품의 경우 KC마크 등과 같은 인증표시를 판매처 화면에 정확히 기재하지 않을 경우 법 위반으로, 과태료 등이 부과될 수 있으며 시정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표준원 등 정부 단속 한계…전문가들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 지적 13세 미만 아동들이 사용하는 어린이 제품은 특히 까다롭게 유통돼야 한다. 어린이 의류제품 내부에 안감 코팅이나, 옷감 등에서 납·폼알데하이드·노니페놀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소비자들에게 유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기술표준원을 비롯한 정부당국 관계자들은 "조사하는 인력이 모자라, 대대적인 모니터링이 잘 이뤄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이를 조사하는 인원은 20~30명 내외로, 지난해에는 5만개의 어린이안전에 위법되는 제품을 판매하는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인력이 모자라 행정조치까지 이뤄지는 경우는 8천건이었다. 현행 제도 내에서 부과되는 미미한 과태료 금액도 판매업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부당국 한 관계자는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을 시 과태료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라면서 "기본이 250만원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있고 과태료가 많이 부과돼도 700만원에 그쳐, 대형 통신판매 플랫폼사들에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업무는 많은데 인력이 너무 모자라다 보니, 일일이 위법성 제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가 어렵다"면서 "신고를 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는 어린이제품에 대한 KC미인증이 확인이 되면, 절차상 제품안전관리원 조사팀이 우선 서면으로 기본조사를 하고, 이후 방문조사를 해 위법여부에 대한 확인서와 증빙자료를 입수하고, 행정조치와 사법조치, 과태료 등을 부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