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아카이브, 스포티파이에 4700억원 배상 판결..."과연?"
세계 최대 규모 무단 문헌 공유 사이트로 알려진 '안나 아카이브(Anna's Archive)'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대형 음반사들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빌보드닷컴·토렌트프릭 등 외신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와 워너·소니·유니버설 등 세계 3대 음반사는 안나 아카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하며 총 3억 2220만 달러(한화 약 4700억원)의 배상 명령을 받아냈다. 하지만 업계는 운영자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이번 판결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나 아카이브는 스포티파이로부터 2억 5600만 건의 메타데이터와 8600만 곡에 달하는 음악 파일을 스크래핑(무단 추출)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인류의 지식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미디어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며 이번 행위가 음악 보존을 위한 공익적 목적임을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실수로 유출했다" 해명에도 법원 철퇴 스포티파이는 안나 아카이브의 데이터 공개 직후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원의 삭제 조치로 일부 도메인이 정지되기도 했으나, 안나 아카이브는 주소를 옮겨가며 운영을 지속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약 280만 건의 음악 파일을 토렌트 형태로 공개하며 갈등을 키웠다. 당시 안나 아카이브 측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실수로 몇 개의 파일을 공개했다"는 해명을 내놓으며, 음악 업계와의 추가적인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배포를 일시 정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원고 측은 3월, 즉시 금지 명령을 무시한 행위에 대해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스포티파이는 12만 건의 음원 피해에 대해 3억 달러를, 음반사들은 각각 수십 건의 작품에 대해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고 측은 "이 액수조차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자 불명으로 배상금 집행은 난항 예상 미 연방 판사는 이달 14일, 안나 아카이브에 대해 원고 측 청구액을 전액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스포티파이에 3억 달러, 음반사들에 총 222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하는 동시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를 대상으로 해당 사이트를 영구 정지하도록 하는 항구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또한 법원은 안나 아카이브 측에 운영자의 유효한 연락처 정보가 포함된 보고서를 10영업일 이내에 제출할 것을 명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정 모욕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안나 아카이브 운영자의 신원이 베일에 싸여 있는 데다, 이들이 재판 과정에 전혀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나 아카이브가 과거에도 도메인 폐쇄 시마다 새로운 주소로 부활했던 전례를 들어, 법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불법 운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