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다녀 오면 손 힘 조절 어렵다 [우주로 간다]
우주 생활이 인간의 뇌 기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벨기에 루뱅 가톨릭 대학교, 스페인 바스크과학재단 공동 연구진이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공개됐다. 연구진은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과정에서 물체를 잡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해 무중력 환경에서 뇌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살펴봤다. 이를 위해 유럽우주국(ESA) 소속 우주비행사 11명을 대상으로 지구와 우주에서의 악력과 움직임을 비교 분석했다. 실험에서 우주비행사들은 두 환경에서 물체를 쥐고 반복적인 동작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뇌의 적응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귀환한 뒤 수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물체를 적절한 힘으로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가 무중력 상태에서의 물체 조작 방식에 적응한 뒤, 다시 중력 환경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지구에서 우주로 이동한 초기에는 필요 이상으로 강한 힘을 사용하는 경향도 관찰됐다. 이는 뇌가 여전히 중력의 존재를 전제로 물체를 다루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논문 주저자인 필립 르페브르 루뱅 가톨릭 대학 의생명학 교수는 “우주 임무 수행 중이든 지구로 귀환한 이후든 우주인들이 감각 피드백을 잘못 해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우주비행사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에서는 물체를 놓으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지만, 우주에서는 관성만이 물체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이런 차이를 인간이 인지적으로 이해하더라도, 실제 뇌가 이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달 탐사 임무 수행 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물체를 정확하게 잡는 능력은 단순 작업 수행 뿐 아니라 장비 손상 방지와 안전 확보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 유영이나 달 표면 탐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힘 조절은 장비 충돌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ISS 내부에서 큰 물체가 고정력을 잃고 이동할 경우 다른 장비와 충돌해 심각한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중력 변화가 인간의 뇌와 운동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장기 우주 탐사 시대를 대비한 안전 전략 수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